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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싹오싹 오스스 여섯 가지 여우 이야기
[첫 번째 마당] 왼쪽 귀 없는 여우 젊은 무당이 사람이 온 줄도 모르고 중얼중얼 주문을 외며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지. “전라도 김제 땅 봉삼이란 놈, 하는 일마다 망하고 염병이나 앓다 죽어라! 전라도 김제 땅 봉삼이란 놈, 하는 일마다 망하고…….” 어라, 김제 땅 봉삼이라면 바로 봉삼이 자기잖아. 봉삼이는 눈을 비비고 다시 무당을 살펴보았어. 왼쪽 귀를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는 것만 빼면 영락없이 여우고개에서 만난 그 백여우였지. [두 번째 마당] 꼬질이와 여우 이제껏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무시무시한 얼굴이 꼬질이를 노려보았어. 꼬질이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몽둥이를 휘둘렀지. 그러자 구미호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날아다니며 소리쳤어. “이놈아! 스님도 날 잡지 못하는데 네 어찌 함부로 날뛰느냐? 아직 어리니까 내 너를 당장 죽이지는 않으마. 그러나 날이 밝으면 내 너를 죽일 지도 모르니 그 전에 돌아가거라!” 구미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꼬질이는 힘이 쭉 빠졌어. [세 번째 마당] 여우 수건 할아버지는 피곤한 척 하품을 하면서 나무 밑에 누웠어. 그러고는 깜박 잠이 든 것처럼 드르렁 코를 골았지. ‘히히히, 수건도 뺏고 할아범 간도 빼 먹고.’ 여우가 할아버지에게 다가와 긴 손톱으로 가슴을 찌르려는 순간, “에잇!” 할아버지가 벌떡 일어나 여우 목에 수건을 감았어. 캥, 캐앵!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여우가 금방 개미처럼 작아져 버렸지. “어떠냐, 요 녀석아! 감히 나를 죽이려 들어?” [네 번째 마당] 여우 누이 “오라버니, 얼른 들어오세요. 내가 밥을 지어 올게요.” 누이는 막내아들을 방에 들여보내고 부엌으로 갔어. 한참이 지나도 누이는 오지 않고, 쓰윽 쓰윽 칼 가는 소리만 들리는 거라. 방문을 살짝 열고 보니, 누이의 치맛자락 아래로 여우 꼬리가 삐죽 나와 있지 뭐야. 막내아들은 얼른 방을 빠져나와 도망치기 시작했어. 뒤를 돌아보니 두 눈을 시뻘겋게 치켜뜬 누이가 번개 같이 쫓아와. “아이고, 아이고, 내 밥이 도망가네!” [다섯 번째 마당] 여우와 소금 장수 소금 장수는 금방이라도 내리칠 기세로 몽둥이를 쳐들었지. 그러자 노파가 제풀에 놀라 캥캥 소리를 지르면서 큰 꼬리를 뻗치고 죽어버렸어. 사람들이 놀라 아우성을 쳤지. “아이고, 세상에! 자네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그려.” 주인은 백배 인사하고 푸짐하게 상을 내왔어. 소금도 팔고, 대접도 받고, 그야말로 소금 장수 경사 난 날이야! [여섯 번째 마당] 여우 색시 색시를 만난 그날처럼 달빛이 휘영청 밝은 밤이었어. 덕칠이는 사람들 말대로 썩은 고기 꾸러미를 색시의 머리맡에 놓아두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어. 덕칠이가 나가자마자 색시는 벌떡 일어나더니 꾸러미를 헤치고 허겁지겁 썩은 고기를 먹어 치우는 거야. 그렇게 착하게 예쁜 색시가 저게 무슨 짓이람! 덕칠이는 도저히 자기 눈을 믿을 수가 없어 문을 왈칵 열어젖혔어. 그 고운 색시의 얼굴이 무시무시한 여우로 변해 있었지. * 옛이야기의 뼈대는 살리고 재치 있는 입말로 다시 쓴 이야기! 다양한 여우와 갖가지 모양이 살아 있는 재치 넘치는 그림! 『오싹오싹 서늘한 여우 이야기』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입니다. 익살맞은 입말체의 이야기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 듯, 생생함과 재미를 전달합니다. 더불어 옛 정취가 느껴지는 배경, 표정과 동작이 살아 있는 캐릭터 등은 이 그림책만의 매력입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이야기의 특성에 맞게 그에 어울리는 다양한 성격의 여우를 새롭게 창조하여 보는 재미를 살렸습니다. * 우리 옛이야기를 소재별로 묶은 「잘잘잘 옛이야기 마당」 시리즈는 계속 이어집니다. 1권 『무서운 호랑이들의 가슴 찡한 이야기』, 2권 『신통방통 도깨비들의 별별 이야기』, 3권 『배꼽 빠지게 웃기고 재미난 똥 이야기』, 4권 『오싹오싹 서늘한 여우 이야기』에 이어 [꽃 이야기]도 곧 출간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