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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라트와 로렌츠는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행복한 시간은 빨리 지나가지요. 로렌츠는 늠름한 수컷 오리로 자랐고, 콘라트는 로렌츠를 매우 대견스러워했습니다. 오리 알을 발견한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말이에요. 콘라트는 가끔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그때로부터 몇 주나 흘렀지요. 콘라트는 그 몇 주 동안 오리를 잡아먹는 대신 훌륭하게 키웠던 거예요. 콘라트와 로렌츠는 이따금씩 둘이 처음으로 만났던 호숫가에 갔습니다. 둘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서 물속에 발을 드리우고는, 일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이야기, 하늘을 나는 새 이야기, 숲 속에 사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요. 하지만 콘라트와 로렌츠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도 있었겠지요. 왜 여우와 오리가 함께 사는지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왜 콘라트가 늘 꾸르륵 소리를 내는지 로렌츠는 묻지 않았어요. 로렌츠는 이 소리가 방귀나 재채기 같은 것일 거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하지만 콘라트는 이 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요. 누구도 자신이 배고프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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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숲 속 호숫가에 오리가 알 하나를 품고 있습니다. 이 숲 속에는 여우도 있습니다. 여우에겐 크나큰 배고픔만이 있습니다. 여우 콘라트는 배고프긴 했지만, 엄마오리가 놓고 가 버린 알에서 깨어난 아기오리에게 로렌츠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늠름한 수컷 오리로 키우게 되지요. (사실, 풍선처럼 둥글둥글 살이 찌면 잡아먹을 생각이었지요.) 그리고 오리 로렌츠는 여우 콘라트를 아빠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우 콘라트의 가련한 배는 꾸르륵거리는 소리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로렌츠가 엠마라는 암컷 오리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때도 콘라트는 생각합니다. 나중에 로렌츠가 엠마와 다투게 되어 사랑이 식었을 때 잡아먹자고요. 하지만 콘라트의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어요. 엠마도 가족이 되었고, 오리 알도 다섯이나 낳았거든요. 이렇게 해서 여덟 식구가 되었어요! 알들은 오리가 되고, 오리들은 자라서 로렌츠처럼 다른 오리들과 짝을 이루어 숲으로 왔어요. 그리고 그 오리들도 계속해서 알을 낳았습니다. 여우 콘라트는 셀 수도 없는 오리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지요. 하지만 여전히 콘라트의 뱃속에서 나는 꾸르륵거리는 소리를 잠재울 수는 없었어요. 어느덧 오리들도 그 소리에 익숙해져, 콘라트의 뱃속과도 이야기를 할 수 있었죠. 결국, 여우 콘라트에게 오리가 먹잇감이 되었던 적은 꿈속에서 뿐이었어요. 콘라트가 눈을 감을 때가지, 아니 눈을 감고서도 오리들과 여우 콘라트는 한 가족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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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나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바로, 배고픔. 먹잇감을 앞에 놓은 배고픈 여우가 취할 수 있는 행동 역시 하나밖에 없다. 여우의 본능대로 잡아먹는 것. 하늘파란상상 첫 그림책 『배고픈 여우 콘라트』는 배고픔을 참고 오리아빠가 된 여우 이야기를 개성 넘치는 문체와, 아름다우며 사실적인 묘사로 그리고 있는 수작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 이름인 여우 콘라트와 오리 로렌츠의 이름은 각인이론을 발견한 콘라트 로렌츠의 이름이기도 하다. 우연히, 그러나 운명처럼 찾아온 이 이상한 만남의 주인공인 여우와 오리 이야기를 따라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이야기가 주는 아름다우면서도 행복한 감성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또한 율리아 프리제의 그림은 오리와 여우가 한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을 독특하면서도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림책 『배고픈 여우 콘라트』에서 보여 주는 이야기와 그림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배고프지만 행복한 삶을 택한 여우 콘라트가 전하는 메시지는 재미와 깊이, 아름다움을 모두 담고 있다. 이야기 자체가 품고 있는 지혜와 자기희생은 읽는 내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꾸르륵! 오리아빠가 된 배고픈 여우 이야기 높고 낮은 꾸르륵, 짧고 길게 꾸르륵, 간혹 쉼표를 찍은 아름다운 멜로디의 꾸르륵! 뱃속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나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바로, 배고픔. 먹잇감을 앞에 놓은 배고픈 여우가 취할 수 있는 행동 역시 하나밖에 없다. 여우의 본능대로 잡아먹는 것. 하늘파란상상 첫 그림책 『배고픈 여우 콘라트』는 배고픔을 참고 오리아빠가 된 여우 이야기를 개성 넘치는 문체와, 아름다우며 사실적인 묘사로 그리고 있는 수작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 이름인 여우 콘라트와 오리 로렌츠의 이름은 각인이론을 발견한 콘라트 로렌츠의 이름이기도 하다. 우연히, 그러나 운명처럼 찾아온 이 이상한 만남의 주인공인 여우와 오리 이야기를 따라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이야기가 주는 아름다우면서도 행복한 감성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또한 율리아 프리제의 그림은 오리와 여우가 한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을 독특하면서도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먹잇감에서 아들로, 새로운 가족의 탄생! 그림책 『배고픈 여우 콘라트』에서 보여 주는 이야기와 그림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배고프지만 행복한 삶을 택한 여우 콘라트가 전하는 메시지는 재미와 깊이, 아름다움을 모두 담고 있다. 이야기 자체가 품고 있는 지혜와 자기희생은 읽는 내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그림 역시 색의 적절한 사용과 독특하지만 따뜻한 표현 방식, 추억을 담은 사진첩을 연상시키는 기법 등은 글과 조화를 이루어 『배고픈 여우 콘라트』에서 풍기는 사랑스러우면서도 고유한 이미지를 극대화시켜 주고 있다. 또한 『배고픈 여우 콘라트』는 아빠와 아들, 가족이란 주제로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어도 좋지만, 어른들이 읽고 곰곰이 생각해 볼 만한 철학적인 주제 역시 내포하고 있어 한 번 읽고 놓아두지 말고 천천히 몇 번을 음미해 보길 권한다. 이렇듯 이 그림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둘레를 돌아보게 하고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비록 먹음직스런 먹잇감들이 계속 늘어났지만, 그 먹잇감들을 사랑스러운 아이들로 받아들인 여우 콘라트처럼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배고픔 때문에 중요한 그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부터 시작하게 될 것이다. 알에서 갓 깨어난 순진한 오리는 아무런 의심 없이 여우 콘라트를 아빠로 인정해 버린 것입니다. 새들은 알에서 깨어나 처음으로 보게 되는 존재를 부모로 알고 따른다는 각인이론을 배고픈 여우가 알 리 없습니다. 각인이론을 발견한 콘라트 로렌츠는 이 이상한 만남의 주인공들 이름이기도 하지요. 아빠와 아들이 된 여우와 오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실, 여우 콘라트는 특별히 정이 많은 동물은 아니었어요. 오리아빠가 되고 싶었던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아주 우연히 생긴 가족과 몸을 부비며 살아가면서, 자기희생의 대가로 얻어진 삶의 기쁨을 맛보게 된 것이지요. 선한 마음을 갖고 있던 콘라트에게 어느 날 찾아 온 우연이 운명처럼 강한 힘을 발휘한 것입니다. 여우 콘라트는 다만 그런 자신의 참모습을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을 뿐입니다. 꾸르륵거리는 소리를 해결하기 바빠, 진정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데 인색한 우리들처럼 말이에요. - ‘옮긴이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