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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그렇게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얼마나 좋아지나요
1부 사람들 사는 이야기 한번 들어 볼래? 박재동·박재동 아저씨와 수다를 떨다 이일훈·마음속에도 집을 짓는 건축가 이총각·당당한 여성의 후회 없는 삶 김순천 외·사라지는 삶에 대한 기록 2부 몸으로 사랑하기, 마음으로 사랑하기 산소·성으로 한 걸음 다가가기 김성애·결코 부끄럽지 않은 성 이야기 3부 여성의 눈으로 김혜련·내가 뭘 원하는가 정희진·페미니스트를 만나다 4부 사람은 모두 같은 거야 고상만·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인권 임선일·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5부 세상일에 까막눈이 되지 말아야지 김준봉·김인곤·5·18은 끝나지 않았다 최상천·나는 박정희의 알몸을 보았다 책을 엮으며·세상에 좋은 어른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부록·인터뷰 수업 책 목록 |
송승훈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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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에는 송승훈 선생님을 욕했다. 시험 기간도 다가오는데 뭐 이런 숙제를 내서 사람 귀찮게 하나 싶었다. 하지만 이총각 선생님을 만나고 달라졌다.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책을 보고 지혜가 느는 것은 아니다. 주위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이 지혜다.” 난 이번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교과서 속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을 배운 짜릿함이 있었다. --- p.74
난 당신들한테 바라는 게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난 내 삶에 만족하지 않아요. 내 생각에 난 제도 교육의 희생자거든요. 내 시대에는 다양성이 없었어요. 선택이 아니라 진급이었죠. 서태지 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돼요. 난 쾌락과 욕망을 지향하면서 살고 싶어요. 히피나 예술가처럼 살고 싶은 거죠. ‘착한 여자는 천당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는 말이 있어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인데, 난 ‘어디든’ 가기를 원해요. 당신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자유롭고 가능성 있게 살아야죠. --- p.223 교과서에는 온갖 세상의 일들이 다 요약되어 있습니다. 논술 학습서에는 그런 사회모순에 대해 진보적인 해결책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요약정리 해 놓은 책들을 보고 지식을 얻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인간성과 열정은 거기서 잘 얻어지지 않습니다. 그 지식을 생산해 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삶의 태도가 학습서에는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에 우리 교육에 부족한 것은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인간에 대한 관심이 아닐까 합니다. 학생들이 가슴속에 저렇게 되고 싶다는 긍정적인 인생 모형을 품게 하기 위해 이 수업을 했습니다. --- p.3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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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학생들의 저자 인터뷰 도전기
이 책은 경기도 남양주 광동고 학생들이 국어 시간에 한 ‘책 읽고 저자 인터뷰하기’ 수업 글모음이다. 지도 교사인 송승훈이 아이들이 쓴 글을 5개 주제(일하는 사람들·성·여성·인권·역사), 12꼭지로 엮고, 책 뒤에 수업의 취지와 방식, 의의 등을 덧붙였다. ‘책 읽고 저자 인터뷰하기’ 수업은 모임 짜기→책 고르기→역할 분담→서평 쓰기→인터뷰이 섭외→인터뷰→최종 보고서 작성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한 모임은 5명으로 구성하는데, 각자 기획, 외교, 물음, 사진, 최종보고서를 맡는다. 기획은 감독, 외교는 섭외, 사진은 말 그대로 사진 찍기, 물음은 질문 따위를 준비하고 현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역할이다. 5명은 인터뷰를 마친 뒤 각자의 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내며, 이를 종합해서 ‘최종보고서’를 맡은 사람이 ‘최종보고서’를 작성한다. 때로는 학생들이 읽은 책의 저자와 실제 인터뷰이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저자가 외국인이거나, 인터뷰를 거절했거나, 시간과 거리의 문제 등으로 인터뷰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연관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인터뷰를 했다. 이 모든 과정이 두 달 동안 이루어진다. 이 책에는 지면의 한계와 내용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 각각의 활동을 모두 싣지 못하고, ‘물음’을 중심으로 연관성 있는 보고서를 골라 실었다. 아무래도 인터뷰 수업이라서 ‘물음’에 핵심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장의 박재동 인터뷰에는 ‘외교’와 ‘물음’을 3장의 이총각 인터뷰에는 ‘사진’과 ‘물음’ 그리고 ‘서평’을 싣는 식이다. 인터뷰를 해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두렵고 어려운지를······. 우선 생판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렵다. 그리고 자료 조사를 비롯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만나서도 인터뷰이의 성격, 감성, 말하는 방식 등을 재빨리 파악해야 한다. 그럴진대 사회생활이 전무한 보통의 고등학생들은 오죽할까? 이런 학생들에게 저자 인터뷰는 말 그대로 험난한 ‘도전’이다. 이 책에는 학생들이 과제를 처음 맡았을 때, 인터뷰이를 섭외할 때, 물음을 준비할 때의 두려움과 설레임, 친구들과의 갈등 따위가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또한 인터뷰를 무사히 마치고 난 뒤의 짜릿함과 뿌듯함도 잘 드러나 있다. “우리같은 시골 학생들을 저자들이 만나주겠냐”며 어이없어하던 학생들이 저자들이 사준 자장면과 냉면을 서로 자랑하는 모습,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라는 말에서는 자연히 미소 짓게 된다. 일반적인 인터뷰집이 대상과 주제에 대해 깊이 읽기에 목적이 있다면, 이 책은 인터뷰의 전 과정을 통한 인터뷰어들의 성장에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딩들, 국어 시간에 세상을 만나다 이 책에 실려 있는 학생들의 인터뷰는 전문가들의 인터뷰에 비해 깊은 맛이 떨어진다. 인터뷰라는 것이 책 한 권 읽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을 말쑥한 ‘인터뷰집’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렇다고 영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의 말쑥한 인터뷰보다 훨씬 맛깔스럽다. 미숙하고 엉뚱하지만 솔직하고 열정적인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뷰이들이 학생들을 아랫사람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면서 하나라도 더 말해주려는 자세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2학년 이경화 학생은 “솔직히 처음에는 송승훈 선생님을 욕했다. 시험 기간도 다가오는데 뭐 이런 숙제를 내서 사람 귀찮게 하나 싶었다. 하지만 이총각 선생님을 만나고 달라졌다.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책을 보고 지혜가 느는 것은 아니다. 주위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이 지혜다.’ 난 이번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교과서 속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을 배운 짜릿함이 있었다.”고 했고, 박재동 화백은 “배우는 것은 학생의 ‘특권’이다. 학생이 배우겠다고 하면 온 우주가 도와줘야 한다”며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한 번, 저자를 인터뷰하면서 또 한 번, 그리고 친구들과 지지고 볶으면서 또 한 번 세상과 삶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송승훈 선생의 ‘그래도 세상에 좋은 어른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수업 목적은 충분히 이루어진 셈이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건축가 ‘이일훈’, 노동운동가 ‘이총각’, 학자 ‘최상천’ 들이 등장해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과 사회에 대한 생각 따위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