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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이야기 / 일행독일잔음(一行讀一盞飮)
일행독일잔음(一行讀一盞飮) 나무를 위하여 담벼락의 새 1 담벼락의 새 2 노래 1 노래 2 스승의 마음 봄날에 설사(泄瀉) 마당에서 날이 새도록 혼자 술을 마시다가 잔에 빠진 수컷 모기를 본 여름 새벽 꽃나무 낙과(落科) 숟가락과 할머니 주포(酒鋪) 숭뢰리(崇雷里) 갈대밭에서 홀로 낚시하며 바퀴벌레 초촌(草村) 두번째이야기 /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1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2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3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4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5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6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7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8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9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10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11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12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13 세번째이야기 / 황등(黃登) 달밤 폐차 집 어쩐다고 풍경(風磬) 여산(礪山) 황등(黃登) 삼일우(三日雨) 꽃의 자식들에게 나무 능소화 그림자 앞에서 시인학교에서 무용가와 어린 딸을 만나다 홀린 것처럼 유리창 나의 겨울은 세우(細雨) 파꽃 네번째이야기 / 겨울, 목포에 갔다 나는 오늘도 겨울, 목포에 갔다 요즘의 나는 우수(雨水) 시를 쓰는 것이 부질없는 봄날 새벽 새 제비를 기다리며 대보름 월단단(月團團)의 할인 세일 남해금산 점화(點化) 몰두(沒頭) 아포케(EPOCHE) 황구(黃狗)의 비명(悲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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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독일잔음(一行讀一盞飮)
- 서정춘의 「봉선화」 읽기 한 줄 읽고 한 잔, 한 줄 읽고 또, 한…, 잔 열 손가락 끝 내려다보면 아홉 손톱 끝 발그레 누님 얼굴, 누님, 남국(南國)으로 시집 간 눈이, 눈이 큼지막한…… . --- 본문 중에서 별산정묘지음(別山頂墓地吟) 1 절벽에 금들이 가 있다 마음도 금이 갔다 몸의 전부인 양 널려진 헐렁한 하늘에서 빗금 치며 쏟아지던 비 그것이 전부였었다 절벽의 침묵이 어린 소리침을 가라앉혔을 때 금이 간 창백한 마음은 숲을 흔들었다 --- 본문 중에서 황등(黃登) 일곱 살 난 내가 넥타이 매고 젊은 엄니 치맛자락 따라 찾아간 황등은, 내 입술을 이마를 턱을 볼을 입 맞추며 제 어미 빼닮았다 웃던 외할머니 옥니가 엄니랑 꼭 같아 신비롭던 외가. 이웃집 이모네 사촌형들은 집토끼 풀어 산토끼 잡았다고 새벽같이 나를 깨워 놀래주고, 엄니는 나를 맡기고 어디론가 가 열흘이고 스무날이고 오지 않던 그 겨울의 황등 삼거리 점방(店房) 어둡고 으늑하던 낡은 집에는 이제 외할머니도 이모도 없어, 문득 일곱 살 난 딸아이 보다 외할머니 보고 싶어 물끄러미 있노라면, 딸아이 얼굴 속에 엄니의 어린 모습이 또 외할머니의 미소가 있어 딸아이를 웃겨 보면 함박 웃는 가지런한 흰 옥니, 외할머니를 빼닮았다. --- 본문 중에서 겨울, 목포에 갔다 - 하동(河童) 선생 사십 넘은 제자가 칠순 스승을 찾아뵙고 옥치(玉齒) 성깃한 웃으심에 마음 아파서 한 잔 한 잔 또 한 잔 과하게 마시고 스승 곁에 나란히 누워 잠이 든 겨울 밤새 이불을 여미어주시는 손길에 물가 헤엄치는 발가벗은 동자가 되어 눈 감고 엎드려, 눈썹은, 떨리는 것이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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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뚫고 나와
행복이 헤엄치는 시간이 올 것이다 「홀린 것처럼」 중에서 14년 만이다. 이규배 시인이 10년이 넘도록 홀로 간직해왔던 자신의 시를 하나로 엮어 내어놓았다. 이규배 시인이 문학 활동을 시작했던 80년대는 많은 학생들을 거리로 내몰고, 문인들이 자기의 양심을 글로 써내려가게 만들던 민주화를 향한 포기 없는 투쟁이 이어지던 시대다. 이규배 시인 역시 학문 하는 자의 양심과 시대의 요구를 따라 자신의 자리에서 민주화 운동에 동참했다. 이제 그 80년대, 어린 아이였던 세대가 청년이 되었으니 세월이 변한 만큼 사회의 요구도 많이 변했다. 14년 만의 그의 시집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픈 곳마다 꽃이 피고』는 세월을 따라 성장해 온 시인의 문학적 깊이와 삶을 담아내고 있다. 아프고 따뜻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기억은 물론, 학창시절 품었던 꿈과 신념에 비추어본 지금의 자신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 고고하게 자기의 정신을 지켜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시인은 변명하지 않고 세월이 변해가며 낡아버린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가슴 아프게 지켜본다. 자기의 삶을 돌보고 문학의 길을 걷는 동안 알게 모르게 지나쳤던 자신의 양심에 정직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의 시가 때로는 처절하고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이렇듯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녹록치 않음을, 또한 젊은 시절 품었던 절개를 지키기가 어려움을, 그가 회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한 긍정도, 다 잘 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결국 역사와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는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규배 시인은 낭만으로 덧칠하지 않은 날것의 현실을 문학적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그곳이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껍질을 뚫고 나와/ 행복이/ 날갯짓을 하는 시간이 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