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뻐꾸기
Ⅰ. 두 세계 사이에서 아이스크림 앉으세요, 기자님 저 방엔 누가 있어요? 〈슈피겔〉을 만나다 Ⅱ. 역사의 한복판 베트콩 마을 무엇이 진실인가? 크메르 루주와 ‘해방된’ 캄보디아 이게 역사다! 모든 것이 끝난 후에 마침내 중국으로 혁명은 마치 어린아이 같지 Ⅲ. 종착역으로 독일 아가씨 권력에 맞서는 자세 아픈 아이를 고쳐야 할까? 이야기의 마을, 오르시냐 그 남자가 알고 있는 것 위험한 덫이 된 인도 묵언 Ⅳ. 이름 없는 자로 떠나다 마지막 산책 아버지는 ‘추억을 심어 주는 사람’이란다 이별 에필로그: 다시 뻐꾸기 |
Tiziano Terzani
이광일의 다른 상품
|
------
혁명이 터지면 사람들은 그 새로움에 열광하면서 거기에 휩쓸려 버려. 혁명은 마치 어린아이 같지. 처음에는 작고 귀엽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추하고 야비한 어른으로 변하거든. 모든 혁명의 탄생 순간에는 뭔가 황홀한 데가 있어. 혁명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약속하지.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그 거짓된 모습이 드러난단다. ------ 내가 옹호하는 혁명은 딱 하나뿐이야. 쓸모가 있는 유일한 것, 그것은 자기 내면을 변화시키는 혁명이야. 그 이외의 혁명이 어떻게 끝나는지는 지금까지 충분히 겪었어. 모든 게 반복될 뿐이야.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간 본성으로부터 시작해. 인간이 변하지 않으면, 인간이 질적 도약을 이루지 못하면, 물질에 대한 지배를 계속 추구하고 이윤과 사리사욕을 포기하지 않으면, 모든 게 영원히 반복될 뿐이야. ------ 나는 “까꿍 까꿍!”하며 너희들과 놀아 주고, 수영장을 함께 가거나 공차기해 주는 사람으로만 너희에게 남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란 ‘추억을 심어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지. 여러 경험을 함께 하면서 아름다움과 위대함에 관한 기억을 많이 남겨 주고 싶었어. 그래서 너희를 여기저기에 많이 데리고 다녔고. 하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하려고 욕심을 부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 히말라야에 가면 녹색 등불처럼 밤마다 환한 빛을 내는 애벌레들이 있어. 정말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지! 아이들한테 그 벌레 얘기를 꼭 해 주고 싶어. 그 아이들이 사는 세계가 훨씬 풍부하고 생동감 넘치는 곳이 될 거야. 차원이 여러 개가 되는 거지. 같이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는 거나 밖에 나가서 피자 먹는 것과는 다르게. ------ 이제 이걸 놔줘야지. 이 육신을 말이야. 촛불은 그 옆 촛불로 계속 옮겨간단다. 먼저 타던 것이 꺼지면 새 것이 타는 거야. 그렇게 해서 불꽃을 계속 이어가는 거야……. --- 본문 중에서 |
|
“혁명과 전쟁? 그런 건 다 소용없어. 그냥 네 마음껏 살아라!”
『네 마음껏 살아라!』는 임종을 앞둔 이탈리아 저널리스트 티찌아노 테르짜니가 아들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를 담은 책이다. 그는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의 아시아 특파원으로, 탱크 위에서 해방을 외치는 베트공,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낡은 세계를 청소하겠다는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주와 중국 소년들을 목격했다. 여느 동시대인들처럼 세상을 바꾸겠다는 뜨거운 열정으로 역사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던 테르짜니지만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순수한 열망만으로는 세상을 온전히 변혁시킬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는 인도와 티베트 여행을 통해 진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면의 혁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말한다. “네 마음껏 살아라!” 20세기의 현장을 온몸으로 살았다. 생과 사를 오갔던 생생한 경험담! 가난한 변두리 마을에서 태어난 테르짜니는, 이탈리아의 최고 명문 피사 고등 사범 학교에 쉽게 합격할 만큼 영특한 소년이었지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사회를 변혁시키고자’하는 이상은 당시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던 시대의 필연적 명제였고, 테르짜니도 결국 그 흐름에 동참, 사회에 참여하는 ‘기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독일의 유명한 시사 주간지 〈슈피겔〉에서 일하게 된 테르짜니는 동경하던 아시아에 특파원으로 파견된다.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거대한 이데올로기들의 격렬한 부딪힘과 그로 인한 파열음이었다. 베트남 전쟁, 캄보디아 내전, 중국의 문화 혁명…… 20세기를 좌지우지했던 커다란 사건들의 현장에서 테르짜니는 점차 자신이 품고 있던 진보에 대한 믿음에 회의를 품게 된다. “새로운 인간? 그런 걸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혁명가들은 하나같이 ‘새로운 인간’을 만들려고 했다.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주는 회색빛 피부를 한 소년병들을 키워 냈고, 중국의 공산당은 홍위병 집단을 만들었다. 강력한 제국에 맞서 평범한 농민 의 힘으로 싸우던 베트콩조차, 정권을 잡자 ‘새로운 인간’을 만들기 위해 과거의 적들을 강제 수용소에 처넣고 비인간적으로 대우했다. 테르짜니에게 이런 모습들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가 인생을 걸고 만들고자 했던 세상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혼란 속에서 방황하던 테르짜니에게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희망은 인도와 티베트와 같이 이기심과 탐욕이라는 문명의 병적인 요소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곳들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아보겠다고 결심한다. 그의 깨달음, ‘고요한 혁명’. 테르짜니는 히말라야에서의 혹독한 수련을 통해 결국 깨달음을 얻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은 서로에 대한 증오심으로 점철된 커다랗고 ‘시끄러운’ 혁명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내면에서 조용히 일어나는 ‘고요한 혁명’이었다.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둔 어느 날, 테르짜니는 아들 폴코를 오르시냐 산골로 불러 그동안 그가 겪은 모든 일들과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제가 어떻게 살길 바라세요?”라는 아들의 마지막 질문에 테르짜니는 답한다. “나는, 네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 그냥 네 마음껏 살아라!” 유럽의 많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권한 화제의 책! 이 책은 나오자마자 유럽의 많은 ‘아버지’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행진을 계속했다. 격동적인 시대를 겪었던 아버지 세대가 젊은 아들 세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오롯이 담고 있다는 점과, 어떤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에도 치우치지 않았지만 깊이 있는 통찰이 이 책이 많은 독자에게 받아들여지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 책이 갖고 있는 이런 의미와 깊이는 ‘전쟁’과 ‘민주 항쟁’ 등 굴곡 많은 역사를 겪은 우리의 아버지들에게도 가슴 깊이 와 닿는다. 격렬하게 독재에 항거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꿈꾸던 젊은 시절. 어느새 ‘생활인’이 되어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금의 모습. 언젠가 우리 아버지들도 티찌아노 테르짜니처럼 아들을 앉혀 두고 죽음을 맞이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그때가 오면, 그들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아들아. 네 마음껏 살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