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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말
1장 잘못된 교과서로 배운 역사 우리 국사 교과서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국사 교과서는 단종과 세조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가 2장 역사 드라마가 그리는 역사와 실제 역사 역사 드라마 열풍에 대해 생각한다 역사 드라마가 갖춰야 할 두 가지 필수 요건 ㅡ<왕과 비>와<대왕의 길>을 중심으로 3장 우리 역사를 망친 것들 조선 종친과 오늘날의 친인척, 정치 개입의 닮은꼴 부정부패, 망국으로 가는 고속도로 공신들이 망친 역사, 과거와 현재의 닮은꼴 나라를 망친 용군庸君과 간신 4장 우리 역사,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였나 100년에 걸친 개혁 전쟁 국회 청문회와 조선의 국문, 어느 것이 우수한가 위기 돌파의 지름길, 인재 등용: 명군과 명재상 직언에 목숨 건 대간들 조선의 사법부와 대한민국 사법부 5장 21세기 우리의 역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
李德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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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위에 있는 공신들이 올바른 인간관과 국가관을 갖고 있지 못할 경우 이들의 전횡이 일반 백성들에게 끼칠 해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처럼 법 위의 존재들인 공신들의 부패는 예견된 것이었다. 게다가 개국 공신을 제외한 나머지 3공신의 대다수는 오직 권력에 인생을 건 권력 부나비들이었다.
태종의 정권 장악에 많은 공을 세웠던 이숙번도 그런 인물 중의 하나였다. 도성의 서문을 개통할 때 이숙번의 집 앞으로 길을 내야 했으나 담당자들이 그를 두려워하여 대신 공정왕(정종)의 전문으로 길이 지나가게 할 정도로 이숙번은 그 위세가 당당했다. 그는 태종 16년 배천의 옥천에 목욕하러 가면서 갑사 수십 명을 청해 식자들의 우환을 살 정도로 위세를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약과였다. 뛰어난 무예로 개국 3등ㆍ정사 2등 공신에 올랐던 장사정은 정종 1년(1399)에 전 판서 남궁서의 아내를 붙잡아 귀를 자르고 때려 죽였으며, 그 이웃 마을 남녀 대여섯 명을 매질해 임신한 여자를 거의 죽게 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경우 국법을 따르자면 당연히 사형이었으나 정종은 허수아니였고 배후의 방원은 그를 함주로 유배보내는 데 그쳤다. 당시 비판 여론이 비등했으나 소용없었다. 태종 2년(1402) 10월에는 공신의 아들인 박실이 부사직 윤하의 첩을 도둑질하여 자기 집으로 데려온 사건이 있었다. 윤하가 박실의 집에 가서 첩을 도로 찾아가자 박실은 왕손 이징에게 처리를 부탁했다. 이징은 윤하의 집으로 쳐들어가 그 아내의 머리채를 끌고 나와 매질해 거의 죽게 만들었다. 남의 첩을 빼앗으려다 실패하자 벼슬아치의 정실부인을 때려 죽게 만든 이 사건은 성리학 사회였던 조선의 윤상倫常을 무너뜨린 만행이었으나 이 역시 공신의 아들이란 이유로 귀양보내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수양대군이 김종서를 베러 갈 때 함께 갔던 공신 홍윤성의 횡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는 홀로 사는 한 노파의 전 재산인 논을 빼앗았는데 노파가 울면서 돌려달라고 호소하자 그 노파를 돌 위에 거꾸로 매달고 모난 돌로 쳐 죽인 후 시신을 길 곁에 두었으나 사람들이 감히 거두어 장사지내지 못했다. 그가 이조판서로 있을 때는 아들의 벼슬을 부탁하는 그의 숙부를 때려죽였는데, 그 숙부는 그가 어려울 때 돌봐주었던 은인이었다. 이처럼 힘없는 일반 백성들은 물론 판서와 부사직의 아내까지 공신에게 맞아죽어도 국왕이 공신을 보호하는 상황이나 공신들에게 조선은 무법천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태종과 세조의 공신 대우는 다른 점이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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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기사는 지난 주말 경(3월 1~2일)에 대부분의 신문의 <사설>을 장식했던 제목과 주요 내용들을 일부 발췌한 것이다.
[아들에 처조카, 이번엔 처남]대통령의 친인척들이 이 정권처럼 온갖 비리 의혹에 휩싸인 적은 없었다. 누구보다 신중한 처신을 했어야 할 그들 중 어느 인사는 이권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흔적까지 나타났다. 그런데도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의혹만 계속 쌓이는 중이다. 철저한 조사를 하는 것이 의혹을 해소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처남'위한 들러리 권력자들]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와 아태재단 전(前)이사 등 핵심측근들이 '게이트'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엔 처남이 또 다른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대체 이 부패사슬의 끝이 어디인지, 대통령은 언제까지 자신을 둘러싼 구름 같은 의혹들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겅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대통령 처남의 부적절한 처신]대통령의 아들과 처조카, 집사에 이어 처남까지 잇따라 구설에 오른 것을 집권말기 현상으로 단순히 치부할 수만은 없다. [대통령 처남을 둘러싼 구설수]그러지 않아도 대통령의 처조카가 구속되고 아들들이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리는 등 대통령 친인척들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왜 이런 일들이 생기는지 철저히 조사해 의혹을 씻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친인척 빌 언제까지]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시와 아태평화재단 전 이사 이수동(李守東)씨 등 핵심측근들이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해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엔 막내 처남 이성호(李聖鎬)씨가 또 다른 스캔들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도대체 대통령 친인척과 주변의 비리 끝이 어디인지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연이어 신문에 오르내리는 대통령 친인척들의 정치 개입과 비리 사건은,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들의 권력 지향성과 권력자 주변의 수준을 알 수 있게 하는 일들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들이 유독 이 정권에서만 벌어진 일은 아닐 것이다. 잠깐만 되돌아보아도 김영삼 정권의 김현철, 노태우 정권의 박철언, 금진호, 전두환 정권의 전씨 형제들과 처남들의 정치 개입과 비리 사건을 우리는 금세 기억해낼 수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교훈을 주고 있었지만, 그러나 김대중 정권에 들어서도 달라진 것 없이 비리와 부태는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우리 역사가 우리에게는 거울이 되지 못하고, 길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그래서 젊은 역사학자 이덕일은 이 책에서 우리 역사에서 끊임없이 문젯거리가 되는 사건들을 우리 역사의 거울을 통해 바라보면서 그 해답의 일단을 구해보고자 한다. 이와 관련하여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잘못된 우리 국사 교과서의 문제 둘째, 시청자를 호도하는 사관 부재의 역사 드라마 셋째, 최고 권력자 친인척의 정치 개입과 비리 연루, 정권 창출 공신들의 전횡, 부정부태와 정경유착 등 우리 역사를 망친 주요 코드들 넷째, 이러한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역사가 해 온 일들 《역사는 반복된다: 우리 민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읽기》 1453년 10월. 수양대군은 한명회ㆍ홍윤성 등을 주축으로 자신의 사병들을 앞세워, 김종서ㆍ황보인 등을 주살하고, 나아가 3년 뒤 단종의 왕위까지 가로채 임금의 자리에 오른다. 1979년 12월 12일. 이 날을 기점으로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은 나라의 중요 권력을 무력으로 차지하고, 새로운 군사 독재 정권의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된다. 그리고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이 그 다음 해 5월에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였다. 우리 역사는 고려 광종 때부터 종친들의 정사 관여를 금해 왔고, 교육 기관을 두어 종친들을 엄격히 관리하였다. 그렇지만 임금의 친인척들이 정치에 휘말려드는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몇 번이나 거친 혼란과 핏빛 살육전이 반복되곤 했었다. 임금의 종친, 즉 오늘날의 대통령 친인척의 문제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남긴 교훈들을 어느새 잊고 있음을 본다. 그래서 또다시 똑같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역사는 여러 가지 사건과 상황들이 중첩되어 끊임없이 이어지며, 역사적 사실들은 단순한 과거의 화석이 아니라 현재를 읽게 하고 미래의 길을 열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역사는 일종의 시간을 초월한 대화의 장(場)이다. 그 장 안에서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순환한다. 우리 역사는 그 험난한 질곡 속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겪어 왔으며, 그것들은 때론 묻히고, 때로는 심하게 왜곡된 채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우리나라의 오늘날의 모습은, 권력층의 각종 부정부패와 안팎으로 일어나는 각종 범죄 사건, 불안정한 국제 정세 등, 말 그대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이 올바른 방향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우리는 다시 한번 역사의 장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올바른 해답의 키워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역사들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그리고 그 역사들이 일깨워 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냉정하게 검토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덕일의 이 책은, 이러한 역사의 역할과 그 전제되어야 하는 기본적 환경의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 역사,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였나?》 지금은 무척이나 혼란한 개국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이라 한다. IMF가 지나갔다고 떠들어도 우리의 삶의 질은 근본적으로 나아진 것도 없고, 연이은 비리와 정쟁에 사회는 몸살을 앓는다. 개혁, 개혁 하고 아무리 외쳐도 정작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렇게 정체되어 있기만 한다면 우리 역사는 퇴보할 뿐이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 제기와 현실적이고 제도적인 개혁 방안이 마련되어야 사회적 개혁이 그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과거 역사의 장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수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거쳐 온 만큼 그 역사 속에서 위기 돌파의 방법의 일단이라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역사에서의 위기 극복의 문제들과 관련하여 '고려 말의 100년에 걸친 개혁 과정', '청문 제도의 문제', '인재 등용의 문제', '권력자와 언로(言路)의 문제', 그리고 '사헌부와 같은 감찰 기관의 역할' 등을 다루고 있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선조들은, 그들의 인생을 겹쳐 쌓아 우리에게 역사라는 거대한 통로를 만들어 주었다. 우리는 그들과 끊임없이 대화함으로써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역사의 가치이자, 우리가 역사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이 책은 우리를 그 길로 안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