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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가장 크게 바뀐 건 나 자신이었다(정환욱)
part1. 자연스러운 임신과 출산 준비 준비된 엄마, 오랜 꿈을 이루다(콩닭이네 | 배우 이윤지) 오랜 바람과 신념이 현실로 | 모험? 마땅히 가야 할 길일 뿐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1― 자연주의 출산의 유익한 점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1― 신생아실이 과연 더 건강한 곳일까? 주변의 반대를 넘고, 두려움을 넘고(미카네 | 안수현)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열 달 | 물속에서 평화롭게 만난 미카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2― 생명을 맞이하는 마음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2― 회음 절개는 꼭 필요한가? 고위험군 산모의 겁 없는 도전(방구네 | 송주현) 아기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 파도를 넘다 | 내가 가장 잘한 것, 자연주의 출산 | 둘째 출산기: “이렇게나 쉽게요?”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3― 고위험군 산모라도 자연주의 출산이 가능하다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3― 어떤 때 제왕절개를 하나? 자연주의 출산, 더 일찍 알았더라면……(봄이네 | 이현주) 귀 기울여주는 의료진을 만나다 | 큰아이와 함께하는 출산 | 엄마! 봄이 나온다! | 자연주의 출산, 온전한 연단의 시간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4― 자연주의 산전 검사는 이런 원칙으로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4― 산전 검사란 무엇인가? part2. 진통과 출산 같은 몸으로 이렇게 다른 출산을 경험하다니!(동이네 | 주철은) 다시 찾아오는 두려움 | 축제가 된 두 번째 출산 | 지우고 싶은 첫 출산의 기억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5― 자연 분만과 자연주의 출산은 다르다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5― 출산 동반자란 무엇인가? 자동차 안에서 나온 아기(튼똘똘이네 | 김미현) 아니 벌써? | 세상이 그렇게도 궁금했니?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6― 출산의 시작과 진통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6― 집이나 자동차 안에서 아기가 나오려 한다면? 내 안의 상처를 치유해 준 출산(만두네 | 윤지선) 두 번의 시험관 시술, 그리고 임신 | 내려오지 않는 아기 조금 느려도 괜찮아(태풍이네 | 고유진) 출산은 엄마와 아기가 함께하는 것 | 먹다가 진통하다가 | 물속에서 눈을 깜빡이는 아기 출산에 재능이 있나봐(잠원이네 | 강민정) 병원 벽을 붙잡고 호흡하다 | 초스피드 순산! | 믿음으로 아기와 만나는 과정 | 둘째 출산기: 몸이 기억한 출산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 7 양수가 먼저 흐르는 경우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 7 진통은 정말 참을 수 없는 고통인가? 트라우마를 딛고(개똥이네 | 조예경)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반감 | 둘째 출산, 브이백으로 | 36주, 병원을 옮기다 | 만남을 준비하다 | 옥시토신 촉진+찜닭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통 시작 | 본격 진통의 시작 | 골반에 낀 개똥이 | 골반 통과! | 세 번 힘 주고 출산! | 연꽃 출산 | 출산을 마치고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8― 연꽃 출산 부부가 함께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코비와 한음이네 | 박은혜·배우 정상훈) 어떻게 출산할까? | 날짜는 가고 소식은 없고 | 4박 5일 만에 만난 아기 | 둘째 출산기: 병원 도착 12분 만의 초고속 출산 | 행복했던 출산의 기억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8― 자연주의 출산의 핵심?기다림, 지지, 배려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9― 역아도 자연주의 출산을 할 수 있나? 길고 긴 진통, 그러나 모든 것은 완벽했다(바네사) ‘아기 받는 의사’가 되고 싶었던 아이 | 생각보다 더딘 진통 | 모든 것이 완벽했다 part3. 특이 출산과 의료적인 이슈 자이언트 베이비의 자연스러운 탄생(사랑이네 | 김로사) 아기가 스스로 생일을 정할 수 있게 | 42주 5일째 마침내 | 4.66킬로그램의 사랑이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9 예정일을 비밀로 해라!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10 자연스러운 진통의 유도 방법 브이백 출산을 마치고, 다 함께 브이!(뽀롱이네 | 류영주) 브이백 출산에 도전하다 | 모든 출산은 유니크하다 | 두려움은 기대감으로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10― 브이백 수술 또한 아기의 선택임을(통통이네 | 박은란) 내가 원하는 출산 | 기다림을 주저하게 만든 불안함 |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다 | 모든 것엔 이유가 있음을 | 아기와 내가 선택한 최선 | 기다림과 믿음이 가져다준 선물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11― 충분한 자연 진통 후의 수술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11― 촉진제, 무통 주사, 제왕절개 분만의 연관성 승리는 다운 천사입니다(승리네 | 조나영) 바늘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기 | 조금 천천히 자라는 아이일 뿐 | 조금만 더 참아줘 | 승리야, 승리야 | 엄마 아빠, 각오되셨나요? | 다운 천사의 가족으로 살아가기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 12― 산후조리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part 4. 아빠들이 들려주는 출산 이야기 자연주의 출산, 할 만합니다(자연이네 | 이적성) 왕초보 엄마와 초무식 아빠의 진통 맞이 | 가슴으로 느낀 뜨끈한 새 생명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12― 아빠와 큰아이의 출산 참여 바보 남편 울보 아빠(초심이네 | 박동명) 울지 않는 아기? | 진통이 사라지다 | 이 세상에 똑같은 출산은 없다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13― 자연주의 출산 현장에서 의사의 역할 출산 동반자가 되어 함께한 축제의 순간(공감이네 | 이한구) 천둥의 신 토르도 축하하다 | 공감 탄생의 길 | 아빠가 두 팔 벌려 받아줄게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14― 나만의 출산 계획서 작성하기 가정 출산, 셋이서 맞이한 아침(봉봉이네 | 정광식) 출산을 준비하며 | 출산의 순간 | ‘가정 출산’이 우리 가족에게 남긴 것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15― 가정 출산 둘라가 되고 싶은가요?- 둘라가 되면서 달라진 삶(솔이네 | 강민정) 에필로그- 출산이 맑아야 사회가 건강하다(정환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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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시간쯤 지났을까?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나를 나탈리가 불렀다. “아기가 나와요.” 달려가 보니 아기 머리가 물속에서 살며시 돌며 나오고 있었다. 눈과 입을 움찔거리는 것을 보니 건강했다. 아기는 곧 우렁찬 울음을 터뜨렸고, 나탈리는 밝게 웃으며 아기를 품에 안았다. 그 순간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기를 낳는 과정에서 의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산과 의사로 살아온 지난 20여 년간 단 한 번도 궁금해 하거나 의심한 적이 없는 문제였다. --- p.16
가장 크게 바뀐 건 나 자신이었다. 나는 어느 샌가 몸을 낮춰 산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전문성을 앞세워 서둘러 출산을 끝내려 하기보다는, 기다려주고 지지해 주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최신 의료 도구와 의술을 앞세운 권위보다, 의료진과 가족 간의 소통과 올바른 관계 형성이 출산의 필수 요소임을 몸으로 느꼈다. 어느 틈엔가 출산 현장의 주체가 되어버린 병원과 의사는 그 자리를 다시 산모와 아기, 그리고 가족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빠가 함께 참여함으로써 부부 관계가 더 친밀해지는 것도 보았다. 지금이야말로 출산이 병원으로 가면서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회복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19 아기를 가슴에 올리자 우리 세 식구의 심장이 마치 하나로 연결된 것 같았다. 아빠가 된 남편은 나를 뒤에서 안듯이 앉아 있었고, 막 물속을 빠져나온 나의 아가, 나의 천사, 나의 콩닭이는 내 가슴 위에서 하품을 하더니 조용히 잠을 청했다. 자지러지게 울거나 하지도 않고 말이다. 그 순간은 매우 고요하고 편안했으며, 정말이지 경이로웠다. 감사가 절로 나왔다. 내가 정말 탁월한 선택을 했구나 싶었다. --- p.27 아기가 스스로 나올 때를 기다리는 부모, 엄마 아빠와 떨어지지 않는 아기, 이 과정을 같이 보내는 가족이 일반 병원의 가족과 다른 경험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가족이 다시 태어나는 것’은 자연주의 출산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가치이며 궁극적인 목적이다. 분만대가 없고 신생아실이 없는 출산 센터의 구조가 자연주의 출산에 꼭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 p.31 대부분의 병원에서, 갓 태어난 아기는 예외 없이 신생아실로 보내진다. 신생아실은 힘든 아기를 쉬게 하고 치료해 주고 만일의 문제를 찾아 회복시켜 주는 곳이다. 그러나 건강한 신생아에게는 오히려 엄마의 품보다 못한 곳이 될 수도 있다. 병원은 아기의 체온 유지와 감염 예방이라는 측면에서 신생아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신생아실은 본질적으로 아픈 아기를 위한 공간이며, 적은 인원으로 많은 아기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간이다. --- p.32 촉진제 주사나 회음 절개 없이 자연주의 출산을 해보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미카는 우리가 준비한 대로, 병원 분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의료적인 개입 없이 이렇게 평화롭게 태어났다. 일반 병원 분만 환경이었다면 병원에 도착한 당일 촉진제를 쓰고, 의료진이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하여 미카를 꺼냈을 것이다. --- p.41 자궁 근종 수술 등을 하고 자연주의 출산을 시도하고 싶어서 나를 찾아오는 임신부가 많다. 그들은 대개 이렇게 질문한다. “선생님, 저도 자연주의 출산을 할 수 있을까요?” 내 대답은 한결같다. “하고 싶으시죠? 그러면 질문을 바꿔보세요. ‘선생님, 제가 (아래로) 못 낳을 이유가 있나요? 있다면 왜 그런지 설명해 주실래요?’라고 말이에요.” 올바른 질문을 하면 올바른 대답이 나온다. --- p.59 나는 사연 많은 엄마였다. 이런 이력 때문에 나는 어느 병원에서나 ‘고위험 산모’였다.…… 출산은 정신적인 면이 중요하다고 하더니 과연 그랬다. 원장님의 이야기가 내 마음에 파고들며 ‘그래! 이번엔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베개를 꼭 쥔 채 다시 한 번 힘을 줘보았다. 그때 남편의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 “다 됐어! 잘하고 있어! 아기 나온다. 아기 머리가 나온다.” 잇따라 큰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까만 바위 같은데 봄이 머리야? 엄마! 봄이 나온다!” --- p.72 대부분의 산모가 병원과 의사를 정하고 나면 이후의 모든 과정은 순조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준비 없이 병원을 찾아가 각종 검사를 받다 보면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병원과 의사는,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산모라는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해 문제가 있는지를 찾아내는 일부터 하기 때문이다. --- p.76 회음부도 조금 찢어졌다 한다. “OK!” 얼얼하지만 걸을 수는 있다. “이것도 OK!” 항문도 거의 원상태다. “이것도 Ooooook! Wow! Perfect!” 출산하고 두 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제대로 서서 걷고 ‘동그랑땡 의자’에 앉아 밥도 먹는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기와 한 침대에 누워 자고 젖도 먹였다. 어쩌면 같은 몸으로 이렇게 다른 출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 p.88 일반 병원에서의 자연 분만과 이 책에서 엄마들이 경험한 자연주의 출산은 다른 개념이다. 가장 큰 차이는 출산의 주체가 누구인가이다. 분만分娩은 영어로 ‘delivery’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산모의 몸에서 아기를 나눈다는, 즉 의사가 안전하게 산모의 몸에서 아기를 빼낸다는 의미가 강하다. 오늘날의 병원 출산 환경에서는 그 주체가 의사가 된다.…… 자연주의 출산은 ‘출산’이라는 말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출산出産은 영어로 ‘birth’이다. 병원이나 의료진이 아닌 산모와 남편이 주체가 되어 그들만의 출산 준비를 하고 이를 통하여 아기가 세상에 나온다는 의미이다. --- p.92 만두가 물속에서 들어 올려져 내 가슴에 안긴 순간! 우리 아기가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내 뱃속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우리 만두는 탯줄이 다른 아가들에 비해 많이 짧아 연습 진통이 길어졌던 것이고, 골반 안에서도 잘 돌지 못해 배를 바라보는 P 포지션을 취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올 때도 탯줄이 끊어지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렇게 자연의 법칙은 다 이유가 있는데, 기다리지 못하고 촉진제로 수축을 불러왔다면 만두가 더 힘들지 않았을까? --- p.112 “이게 뭐예요?” “애기 머리입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더더욱 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 힘을 줄 때마다 머리가 조금씩 더 보였다. 손으로 아기 머리를 만져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진통 간격이 길어지고 약해졌다. 나는 물에서 일어나 허리를 돌리며 진통을 부르고, 힘을 줄 때는 스쿼트 자세를 취했다. 마침내 아기 머리가 반 정도 나오자, 교육 때 배운 대로 ‘하하하’ 하며 스타카토 호흡을 했다. 곧 머리 전체가 쑤욱 나왔다. 아기는, 너무나 신기하게도 몸을 15도 정도 옆으로 스스로 돌리며 어깨를 뺐다. --- p.120 “아빠, 아기 머리 만져보세요. 이제 몸도 나오니까 받쳐주셔야 해요.” 남편은 얼른 물속에 손을 넣어 아기를 받쳐주었다. “이제부터 짧게 ‘하하하’ 호흡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힘줍시다.” 곧 열 달 동안 뱃속에서 나와 함께 생활하던 아기를 만난다는 벅찬 기쁨과 무사히 나올까 하는 걱정 등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호흡을 한 후 다시 힘을 냈다. 그러자 뭔가 쑤욱 미끄러지는 느낌이 나더니 우리 잠원이가 ‘꼬르륵’ 소리를 내면서 나왔다. 그리고 곧 내 가슴 위에 안겼다. --- p.126 자연주의 출산을 결심하고 교육을 받으면서 다시 한 번 내 결심이 옳았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둘째가 엄마 뱃속에서 나오는 것을 첫째도 함께 봐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였다. 가족이 생기는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첫째도 출산 현장에 함께 있어야 한다며 원장님부터 조산사, 둘라 모두가 같은 목소리를 내줬다. 출산 전 아기가 나오는 과정을 설명해 놓은 동화책을 추천해 주셔서 첫째에게 동화책을 사서 읽고 또 읽어줬다. 그렇게 개똥이를 맞을 모든 준비를 마쳤다. --- p.139 양막이 열린 지 5일째, 함께 쪽잠을 자며 나를 돕고 있는 남편이 무척이나 지쳐 보였다. 정오가 지나고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이 정도면 우리 최선을 다한 거지? 조산사님과 원장님께 도움을 요청해 보자.”…… 그런데 내진을 하려는 순간 깜짝 놀라며 말씀하신다. “아빠, 보세요. 아기 엉덩이가 보여요.” 의료진은 내 힘으로 아기를 밀어내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남편 말로는 엉덩이, 팔, 그리고 머리 순서로 아기가 나왔다고 한다. 마침내 아기가 내 품에 안긴 순간, 남편이 오열을 했다. 결혼식 때도 먼저 울더니 이번에도 나보다 먼저 펑펑 운다. --- p.158 너무도 오래 기다렸던 나의 딸 사랑이. 지금도 4.66킬로그램의 아기를 자연주의 출산으로 낳았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회음부 절개도 없이 42주 5일 만에 사랑이를 멀쩡하게 낳았다. 태어나는 순간 아기에게 최대한 좋은 것, 자연스러운 것을 해주었다고 생각하니 아기가 건강하게 잘 클 것이란 확신이 든다. 과연 어느 병원에서 42주 5일 만에 4.66킬로그램의 아기를, 자연 진통이 올 때까지 기다려 낳도록 해줄 수 있을까? --- p.186 “엄마한테는 두 번째 출산이지만 이 아기는 처음 세상에 나오는 것입니다. 첫아이와 다를 거예요. 모든 출산은 우주에 단 하나뿐인 유니크한 출산입니다.” 지금도 그 말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 말이 뇌리에 박히면서 브이백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 p.194 자연 분만을 검색해 보니 ‘3대 굴욕’이라는 말이 연관 검색어로 나왔다. ‘제모, 관장, 회음부 절개.’ 회음부 절개? 왜 회음부를 절개해야만 아기를 낳을 수 있지? 그렇다면 의료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과거에는 어떻게 아기를 낳았지? 산파가 회음부 절개를 했다는 말인가?…… 몇날 며칠 고민을 거듭하고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본 끝에 내린 결론은 “회음부 절개를 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출산하자”였다. 그것은 자연 분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자연주의 출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 p.200 자연주의 출산을 진행하다 보면 예상치 않은 문제가 생겨 결국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응급 제왕절개 분만에 해당하지만,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의료진과 남편 그리고 임신부가 고민하며 상담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 자연주의 출산의 가장 큰 장점이다. 비록 질식 분만과는 다르지만 자연 진통을 하다가 제왕절개 분만을 한 것 또한 자연주의 출산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자연 진통을 했다면 수술로 이어졌다 하더라도 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 p.211 나는 엎드린 자세로 출산하고 싶었는데, 역아는 바로 앉아 다리를 벌린 자세로 출산을 해야 한단다. 남편이 뒤에서 앉아 내 손을 잡고, 나는 남편에게 기대어 척추가 불타는 느낌 속에서 마지막 밀어내기를 하였다. 남편이 꼼짝 않고 뒤에서 함께 호흡하며 힘을 주었기에 아기를 낳고 나서는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아기를 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23 나는 새로워진 마음가짐으로 ‘아빠와 요가’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했고, 예정일이 가까워질수록 자연스런 출산을 위한 긍정적인 암시와 이완 훈련을 돕는 히프노버딩도 열심히 실천했다. 매일 히프노버딩 대본 읽어주는 것이 힘들까봐 내용을 녹음해 놓기도 했다. --- p.241 임신 내내 “아빠가 두 손 벌려 널 편안하게 받아줄 테니 겁내지 말고 이 세상에 나와”라고 했었는데, 진짜 그 말처럼 내 두 손에 공감이가 내려앉았다. 그 순간 눈에서는 눈물이 나는데 끊임없이 웃음이 흘러나오고, 머릿속에서는 여의도 불꽃 축제가 현란하게 펼쳐지면서 모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행복해 보였다.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커다란 행복감이었다. 잘 견뎌내 준 아내에게 사랑과 감사와 더불어 존경심이 흘러넘쳤다. --- p.255 아내가 재차 외치는 조산사를 부르라는 소리에 나는 거실로 나와 휴대전화를 잠금 해제했다. 그런데 통화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 책에서 읽은 내용이 떠올랐다. 잘 견뎌온 산모가 갑자기 모든 것을 포기하고 피해버리려고 할 때가 있는데 그 순간이 바로 ‘다 왔다’는 뜻이며, 출산 동반자는 이런 사실을 산모에게 상기시켜 분위기를 바꿔줄 필요가 있다. 나는 바로 지금이 책에서 말하는 그 순간이라고 직감했다. --- p.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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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출산은, 의사와 병원에 넘겨버린
우리 자신의 능력과 권한을 되찾는 일 이 책은 자연주의 출산을 경험한 엄마와 아빠 21명의 생생하고도 감동적인 출산 수기에, 그들의 출산 과정을 함께한 정환욱 원장(메디플라워 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장)이 각 사람의 출산기마다 자연주의 출산 전문가로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덧붙여 만든 책이다. 한마디로 “자연주의 출산 선배들의 생생한 후기 +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전문가의 답변”을 한 권에 담은 ‘자연주의 출산의 교과서’라 할 만한 책이다. 젊고 건강한 엄마뿐 아니라 노산, 역아, 브이백(제왕절개 이후의 자연 분만) 출산, 병원으로 가는 도중 차 안에서의 출산이나 예정일이 훨씬 지난 출산, 4.6킬로그램이 넘는 ‘자이언트 베이비’ 출산, 집에서 아기를 낳은 가정 출산 등 그야말로 세상에 하나뿐인 출산 경험들을 감동적으로 만날 수 있다. 또한 출산기 한 편 한 편에 정환욱 원장이 덧붙인 ‘닥터 정의 자연주의 출산 이야기’(15편)와 ‘자연스러운 출산 백과’(12편)를 통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그래서 두려워하고 있었던 출산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만나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면 “신생아실이 과연 더 건강한 곳일까? 회음절개는 필요한가? 자연 분만과 자연주의 출산은 어떻게 다른가? 집이나 병원이 아닌 곳에서 아기가 나오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를 제왕절개로 낳은 산모가 둘째를 자연주의 출산으로 낳을 수 있나? 역아도 자연주의 출산이 가능한가? 진통도 시작되기 전에 제왕절개를 하는 경우와 충분한 진통 뒤 수술을 하는 경우, 그 결과는 어떻게 다른가? 촉진제, 무통 주사, 제왕절개 분만 사이에는 서로 연관성이 있는가? 산전 검사란 무엇이며,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하나? 제왕절개가 필요한 산모가 있다면 어떤 경우인가?” 등이다.(여기서 잠깐! 정환욱 원장은 반드시 의료적 개입이 없어야만 자연주의 출산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출산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혹은 의료적인 비상 상황이 발생해 약물을 사용하거나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순간에도 출산 당사자인 산모와 그 가족에게 우선적인 결정권과 선택권이 주어져야 하며, 이를 결정하기 위해 현장에서 충분한 배려와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과 달리 자연주의 출산에서 촌각을 다투는 응급 상황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적다고 말한다.) 심지어 가정 출산을 할 경우 자연주의 출산 의료진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자연주의 출산을 원할 때 의료진에게 어떻게 의사를 표현하면 좋은지, 나아가 자신의 출산 계획서를 작성하는 방법까지도 소개한다. 이들의 글을 읽다 보면 자연주의 출산이란 결국 의사와 병원에 넘겨버렸던 우리 자신의 출산 능력과 권한을 되찾는 일에 다름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때 놀랍고 감동스러운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출산이 병원으로 가면서 잃어버린 것들, 이제 회복해야 할 때! 이 책을 쓴 정환욱 원장은 20년간 의료적 개입을 통해 분만을 돕던 보통의 산부인과 의사였다. 그러던 그에게 한 외국인 산모가 자신의 가정 출산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몇 번의 거절 끝에 ‘친구로서’ 돕게 된다. 열 시간의 진통을 호흡으로 조절하며 물을 마시고 욕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잘 견뎌내는 산모에 비해 '의사로서' 특별히 할 일이 없어 꾸벅꾸벅 졸고 있던 그는 마침내 아기 머리가 물속에서 살며시 돌며 나오는 모습, 우렁찬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 산모가 밝게 웃으며 아기를 품에 안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순간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기를 낳는 과정에서 의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산과 의사로 살아온 20여 년간 단 한 번도 궁금해 하거나 의심한 적이 없는 문제였다. 그때 비로소 깨달음이 왔다. 과거에 우리 어머니나 할머니는 모두 이렇게 경험 많은 출산 동반자들과 함께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기를 낳았다는 것을! 그리고 출산은 산모와 아기가 하는 것이고 의사는 이를 돕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당연히 그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 산모를 대하고 아기를 받을 수 없었다. 마침내 그는 자연주의 출산 전문 병원인 메디플라워 산부인과를 열었고, 개원 후 6년 사이 이 책에 출산기를 써준 이윤지, 정상훈을 비롯해 추상미, 주영훈?이윤미, 박광현, 김효진, 박은태 등 수많은 연예계 스타들과 일반인, 외국인 산모 등 3,500여 명의 자연주의 출산을 도왔다. 정환욱 원장은 의사로서 자연주의 출산을 경험하면서 수많은 가족들이 이 과정에서 더욱 깊은 사랑으로 이어지고 삶의 상처들을 치유하는 것을 보았을 뿐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그 자신이 커다란 변화를 경험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가장 크게 바뀐 건 나 자신이었다. 나는 어느 샌가 몸을 낮춰 산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전문성을 앞세워 서둘러 출산을 끝내려 하기보다는, 기다려주고 지지해 주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최신 의료 도구와 의술을 앞세운 권위보다, 의료진과 가족 간의 소통과 올바른 관계 형성이 출산의 필수 요소임을 몸으로 느꼈다. 어느 틈엔가 출산 현장의 주체가 되어버린 병원과 의사는 그 자리를 다시 산모와 아기, 그리고 가족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빠가 함께 참여함으로써 부부 관계가 더 친밀해지는 것도 보았다. 지금이야말로 출산이 병원으로 가면서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회복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프롤로그’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평화롭고, 특별하게 내 아기를 만나다. 자연주의 출산을 한 사람들이 맨 먼저 입에 올리는 말들은 ‘감사’ ‘감동’ ‘행복감’ 같은 것들이다. 자연주의 출산을 선택한 뒤 자신의 몸과 아기의 생명력을 믿고 끝까지 잘 해냈다는 기쁨과 자신감, 믿고 격려해준 가족과 의료진에 대한 감사, 무엇보다 가장 자연스런 방식으로 자신들을 찾아와 준 아기에 대한 고마움, 또한 명료한 의식과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 등에 대해 깊은 감사와 감동을 드러낸다. 다음은 이 책의 산모들이 그 절정의 순간을 기억하며 수기에 쓴 표현들이다. “아기를 가슴에 올리자 우리 세 식구의 심장이 마치 하나로 연결된 것 같았다. 아빠가 된 남편은 나를 뒤에서 안듯이 앉아 있었고, 막 물속을 빠져나온 나의 아가, 나의 천사는 내 가슴 위에서 하품을 하더니 조용히 잠을 청했다. 그 순간은 매우 고요하고 편안했으며, 정말이지 경이로웠다. 감사가 절로 나왔다. 내가 정말 탁월한 선택을 했구나 싶었다.”(콩닭이네, 배우 이윤지) “어쩌면 같은 몸으로 이렇게 다른 출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남편과 내가 미리 써간, 아기에게 보내는 편지도 읽어주었다. 병원 분만을 했던 첫째 때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다. 모든 게 축복이고 감사다.”(동이네, 주철은) “마침내 아기가 내 품에 안긴 순간, 남편이 오열을 했다.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 힘들었던 시간 뒤에 찾아온 기쁨이어서 더 감격스러웠다.……이렇게 부부가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부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출산이라는 첫 단추를 잘 끼웠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두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을 함께 했다는 사실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다.”(코비와 한음이네, 배우 정상훈, 박은혜) “‘엄마한테는 두 번째 출산이지만 이 아기는 처음 세상에 나오는 것입니다. 첫아이와 다를 거예요.’ 지금도 그 말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 말이 뇌리에 박히면서 브이백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뽀롱이네, 류영주) “너무도 오래 기다렸던 나의 딸 사랑이. 지금도 4.66킬로그램의 아기를 자연주의 출산으로 낳았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회음부 절개도 없이 42주 5일 만에 사랑이를 멀쩡하게 낳았다.”(사랑이네, 김로사) “정말 꿈만 같다. 그 뛰는 태맥하며, 한참 후 직접 내 가슴에서 느꼈던 뜨끈한 새 생명의 감동…… 어떻게 읽었는지 기억도 없지만 준비한 편지를 자연이에게 읽어준다. 자연이의 그 강렬한 생명의 에너지와 부드러움, 따뜻함, 말로 표현 못할 그 느낌들은 절대 못 잊을 것 같다.”(자연이네, 아빠 이적성) 샨티에서는 이 책 외에도, 자연주의 출산의 두려움을 없애고 효과적인 출산 방법을 가르쳐주는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 또 남편 등 출산 동반자들이 임신부터 출산까지 산모를 돕는 실질적인 방법을 소개한 『자연스러운 탄생을 위한 출산 동반자 가이드』를 출간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