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Ⅰ. 청춘 아이 혼자 살기
1. 혼자 살기 내 스무 살에게, 브루스케타 2. 나 케첩 잘 뿌리는 여자야! 케첩 잘 뿌리는 여자의 구운버섯오믈렛버거 3. 국물 한 대접에서 배운 것 맛있는 국물, 애호박새우젓찌개 4. 배달 음식 전화 걸기가 제일 어려웠어요 기특한 고구마자장 5. 내 일용할 양식 먹구름을 가려주는 고추수제비 6. 서울 사람, 서울 시민 꼼시럽게 먹을래, 채소팬케이크 7. 텔레비전 없는 내 방 간단된장찌개 8. 내 통조림을 열면 나오는 것들 나를 자라게 하는 꽁치무조림 9. 21세기 보헤미안 어른의 맛, 콩나물국밥 10. 아름다운 손 엄마의 오징어무국 Ⅱ. 긴 시간 멀리 떨어져 있어도 1. 앉은뱅이 밥상 앞에 앉아 가족이 그리울 때, 굴무밥 2. 난 엄마 딸이니까! 착한 딸기잼 3. 내 동생 원길이 미안한 매콤어묵탕 4. 아빠의 색깔 가지런한 가지나물 5. 콩나물의 힘 기도하는 마음으로, 전주식 콩나물찜(콩나물 짠지)과 콩나물밥 6. ‘두부’라는 별명이 좋은 이유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고추장두부조림 7. 떡볶이 하면, 하고 싶은 말들 추억을 나누는 오징어떡볶이 8. 벚꽃 피는 내 고향 군산 그리워 울다가 쑥국 9. 머무를 곳 없어도 용기를 가지고 바람 부는 날, 미역강된장찌개 10. 추억이라는 양념 추억으로 양념한 허브오므라이스 Ⅲ. 평범한 감동 1. 내 이웃 코·끼리 씨 이웃과 나누고 싶은 고추장버섯케사디야 2. 그녀의 첫 국수 사건 생활의 발견, 열무비빔국수 3. 파스타 친구 호화로운 두부파스타 4. 빵빵한 마음, 선희 언니 잊지 못할 컵 티라미수 5. 평범한 감동 비 오는 날, 김치칼국수 6. 2% 모자라게 살기 깊어지고 싶은 날, 무전 7. 오기 씨, 이렇게 만나니 정말 좋군요! 마음이 허기질 때, 양송이카레라이스와 카레우동 8. 메아리 우체부 삼아 인기 가수 손지연 언니에게 쓰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편지 건강을 주는 초록토마토잼 9. 그리움의 밥 인사 따뜻한 밥 한 그릇, 김치덮밥 10. 사람 있는 이바디 함께 모여 맛있는 닭가슴살채소죽 Ⅳ. 스물여섯, 여자의 방 1. 브라보 청춘, 나의 밤 생활 밤에 먹어야 더 맛있는 잔치국수 2. 간결한 생 간결한 브런치, 사과콩포트를 곁들인 토스트 3. 청파동 어떤 밥집 시간을 기억하는 따뜻한 맛, 바지락순두부찌개 4. 생리해서 좋은 날 내 몸을 위한 달래두부샐러드 5. 딸은 다 도둑이라더니 미안한 과일콕콕치즈탑 6. 내 서랍 속 초콜릿 휘파람 소리 나는 스페인식 감자오믈렛 7. 섬 같은 우리 혈육의 정, 오이소박이 8. 고마운 봄 감기 여유를 찾고 싶을 때, 바지락팟국 9. 내가 ‘밥’하는 이유 건강한 밥 짓기, 뚝배기밥 10. 엄마의 소포 사랑의 밑반찬, 촉촉한 고추장멸치조림과 양파장아찌 epilogue 스물여섯, 생일 |
|
꼬박 사흘을 앓아눕고 나서야 정신이 좀 들었다. 사흘을 굶었으니 오늘은 뭐라도 씹어 삼켜야 살겠다고 생각했다.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텅 빈 냉장고에 다행히 대파가 조금 있어 팟국을 끓이기로 했다. 마침 파는 감기에 좋다고 하니 잘되었다. 뜨거운 팟국에 밥을 말아 한 그릇 비우고 나면 몸도 마음도 한결 좋아지겠지. 혼자 아픈 것은 언제든 힘들지만, 그래도 이제 조금은 단단해진 것 같다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위로했다.
그렇게 국을 끓여놓고 밥 끓는 냄새를 맡으며 햇볕 잘 드는 부엌 창 옆에 주저앉아 머리를 기대다가 창밖에 뽀얗게 핀 목련을 발견했다. 창문 바로 밑에 목련 나무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만약에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면 나는 영영 모르는 채로 이 봄을 보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 p.232 |
|
반드시 소포라고 부르고 싶은 배달물이 있다. 엄마가 보내신 소포다. 서울로 올라와 혼자 살기 시작한 지 어느새 7년을 채워가니 이제 웬만한 주부보다 낫다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되었지만, 처음에는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때 엄마는 일주일에 한 번씩 소포를 보내셨다. 상자를 열면 스티로폼 속에 큼지막한 얼음 팩이 보이고, 멸치조림, 장조림, 장아찌, 금방 구워 밀봉해서 보내신 김 등의 밑반찬에, 그때그때 포장을 뜯어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다듬고 잘라서 이름까지 붙이신 음식 재료, 작은 메모지에 적은 조리법과 편지, 그리고 수세미나 군것질거리처럼 서울에서도 충분히 살 수 있는 것들까지 차곡차곡 정리되어 들어 있었다. 나는 “이렇게 많이 보내봐야 다 먹지도 못할 텐데, 안 먹는다니까 또 보냈네” 하는 등의 못된 소리를 일삼았지만, 마음은 고맙고 미안해서 아릿아릿했다.
요즘 엄마는 이런 패키지형 소포를 보내지 않으신다. 딸을 멀리 보내고 이제야 조금 안심이 되셔서 가끔 밑반찬을 보내시거나 계절이 바뀌고 새 음식이 날 때 고춧가루 같은 것을 보내주실 뿐이지만, 엄마의 소포는 늘 따뜻하다. --- p.242 |
|
“밑반찬과 갖은 재료들, 요리법까지 꼼꼼히 적어 보내주신 엄마의 소포는
외로운 자취 생활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었습니다. 어느새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진 만큼이나 요리는 울고 웃는 일상의 중심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그리움과 추억, 설렘을 담아 나를 위한 따뜻한 밥을 만들어 봅니다.” “밥은 나의 힘” 20대의 혼자 사는 여성 대부분이 그렇듯 라면과 캔 음식, 초콜릿 등으로 대충 때우던 자취 식탁. 점점 몸에 무리가 오고 급기야 응급실 신세를 지게 된 일은 ‘몸’과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병원비를 치르고 집에 들어와 벌레 먹은 쌀 봉지를 열어 밥을 안치자 밥이 끓으며 좁은 자취방이 삶을 부추기는 냄새로 채워져 갔다.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이 온몸에 스며들고 힘을 주는 밥상. 밥은 건강한 삶을 주고 삶에 대한 여유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움을 담은 따뜻한 요리” 작가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데에는 엄마의 소포가 큰 도움이 되었다. 재료까지 하나하나 싸주시고 편지와 함께 보내주신 요리법. 엄마의 노하우와 정성이 담긴 레시피의 주 재료는 사랑이었다. 어린 시절 온 가족을 함께 모이게 해주었던 앉은뱅이 밥상, 아빠를 닮은 가지의 빛깔, 동생과 몰래 사먹었던 포장마차 표 오뎅, 추억을 함께 나눈 떡볶이…. 고향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 추억을 살포시 담아 적어 내려가는 요리법에는 고향의 벚꽃 향기가 물씬 풍긴다. “브라보 청춘” 벌써 혼자 살기 시작한 지 7년.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진다. 성장하는 만큼 요리와 함께한 추억도 깊어져 간다. 이제 그녀의 요리는 다른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선물이 되기도 한다. 외로울 때 힘이 되고 상처를 보듬어 주고, 타인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그녀의 요리법은 오늘도 초록빛을 머금고 소곤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