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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0-04-07
초보 농부 청라씨와 직장 선후배로 만난 인연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는 편집자입니다. 이 책을 쓴 청라씨는 직장 생활을 할 때부터 귀농을 꿈꾸던 친구였습니다. 그 진정성을 몰라보고 귀농 이야기를 할 때면 '혼자 몸으로 귀농이 쉬울 것 같아?' 라고 놀리곤 했지요. 그리고 몇 년 뒤 청라씨는 진짜 농부가 되어 나타났습니다. 흙물 묻은 고무신을 신고 고무줄로 머리 질끈 동여메고, 새까만 얼굴로 말이에요. 어찌나 그 모습이 예쁘던지요. 청라씨가 살고 있는 마을로 당장 따라가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휴! 무지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청라씨가 마을 어르신의 논을 빌어 처음으로 벼농사에 도전하겠다는 말을 듣고 옳거니 했지요. 바로 이 이야기를 들려줘야겠다 하고요.
이 맘때쯤 아이들이랑 서울 밖으로 벗어나 드라이브 할 때면 모 내는 시골 풍경을 볼 때가 간혹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벼 구경을 못한 서울내기 엄마는 해 줄 말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아는 게 있어야 말이지요. 청라씨 덕분에 책을 만들면서야 씻나락 고르는 이야기, 모가 자라 벼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처음으로 배울 수 있었답니다. 게다가 더 좋았던 것은 청라씨 마을로 가족과 함께 모내기 여행을 떠난 거였어요. 서울 촌놈들이 초승달배미 논에 들어가는 영광을 맛 보았지요^^ 저희야 반나절 농사놀이를 했을 뿐이니 힘든 줄 모르고 즐거웠지요. 허나 일 년 열두 달 농사일이 어디 쉽나요, 청라씨가 추수 마치고 서울에 잠깐 올라왔을 땐 코 밑이 다 헐었더라고요. 그러고 몇 달 뒤 청라씨가 추수한 곡식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그 햇곧곡식으로 밥을 짓는데 밥 맛이 정말 기가막혔어요. 밥이 어찌나 부드러운지 밥에서 착한 기운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어요. 고마운 마음으로 먹어서 그런 걸까요? 지금도 그때의 밥맛이 입 안에 아른아른 합니다.^^ 우리집 두 아이도 청라 이모 곡식으로 지은 밥이라고 하니 한 톨도 안 남기더군요. 이것만큼 좋은 밥상머리 교육이 또 있을까요?^^ 이 뿐 아니라 청라씨 덕분에 한동안 아이들과 밥상 앞에서 이 애기 저 얘기 나눌 수 있었는데요, 청라 이모처럼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자!는 수준 높은 얘기부터 청라 이모의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성공한 귀농 총각과의 연애담까지 수다가 넘치는 저녁 시간을 괘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지요. 이 모든 게 다 착한 농부 청라씨 덕분이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