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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진단’할 수 없는 사람들 1장 충족되지 않는 나, 상처받기 쉬운 나 2장 몇 명의 나, 진짜 나 3장 마지막 보루로서의 ‘몸’ 4장 자기 회복을 위한 처방전 5장 우연과 필연 나가는 말 괴로운 삶을 멈추기 위해 |
Rika Kayama,かやま りか,香山 リ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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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충족되지 않는 나, 상처받기 쉬운 나
이 장에서는 ‘마음이 괴롭다’ ‘허무하다’는 느낌으로 남들은 모르는 괴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사례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마음속에 구멍이 뻥 뚫린 듯한 공허를 느끼며 이 구멍을 사이에 두고 감정이 양극단으로 갈려 있으며 이러한 감정과 가치관에 질질 끌려다니는 생활 속에 전체적으로는 ‘우울하다’ ‘지겹다’ ‘허무하다’고 느낀다. 항상 밝고 명랑하단 소리를 들으니까, 나는 꼭 그래야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게 돼요. 하지만 그러다 보니 그 반대편에 있는 나약한 나, 어두운 나 자신은 점점 커져가요. 이 ‘또 하나의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p.19 다들 ‘열심히 하는 구나’라고 칭찬해주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지금 이상으로 노력하라는 뜻이잖아요? 힘들겠구나, 쉬어도 돼, 라는 말은 아무도 해주지 않아요. 나 같은 건 죽도록 일만 하다가 죽으면 그만이라고들 생각하겠죠. ---p.21 2장 몇 명의 나, 진짜 나 ‘우울하다’ ‘지겹다’는 감정을 넘어서서 자신의 연속성과 통합성마저 잃어버리고 ‘내가 몇 명이나 있다’ ‘분열된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1장에서 소개한 감정의 양극단을 오가는 사람들보다 괴로움은 덜할지 몰라도 자신의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때에 따라 다른 인격이 발동되어 온전한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 배고프다는 걸 못 느껴요. 뱃속이 텅 빈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배가 고프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먹지 않으면 죽으니까 억지로 먹을 뿐이에요. ---p.47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볼 때 가끔 이게 누구더라, 하면서 물끄러미 바라보곤 해요. ‘네 얼굴이잖아’ 하고 옆에서 말하면 그렇구나 하고 이해는 하는데, 왠지 그게 내 얼굴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아요. 모르는 사람 같아요. ---p.47 3장 마지막 보루로서의 ‘몸’ ‘마음에 구멍이 뚫려 있다’ ‘분열되어 있다’고 느끼는 많은 사람들은 이 ‘빠진 부분을 되찾고 싶다’ ‘하나가 되고 싶다’고 바라지만, 그것을 이루기는 무척 어렵다. 어딘가에 떡하니 ‘나의 조각’이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며 분열된 자신을 붙여줄 접착제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전한 감정과 분열된 느낌을 계속 껴안고서 살아가는 것도 무척 괴롭다. 그럴 때 자기 회복의 수단, 즉 응급처치로 자해와 같은 극단적인 수단을 시도한다. 살아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없습니다. 자기 전에 유체 이탈 같은 걸 경험하기도 하고요. 아픔을 느껴서 어떻게든 현실로 돌아오려고 했습니다. ---p.106쪽 ) 현재 불안한 발작이 덮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호흡이 오지 않도록 호흡 컨트롤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컨트롤할 수 있으면 발작이 아니지 않냐고 말씀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어쨌든 나는 무언가가 불안해서 견딜 수 없습니다. 누가 좀 도와줘! 일단! 브로마제팜 20밀리그램을! 약이 들 때까지 불안 불안.---p.눈물) ---p.115 4장 자기 회복을 위한 처방전 이러한 문제는 의료의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범죄와 자살 같은 파국적인 결과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을지라도 대학을 나온 뒤에도 취직하지 못하거나 좀처럼 결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연애에 심하게 의존하는 갖가지 현실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생각이 비뚤어져 있을 때는 아무리 지적당해도 그것을 깨닫고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중에라도 ‘아, 내가 또 비뚤어져 있었네’ 하고 깨닫는 것이 훨씬 좋으며 자신의 패턴, 즉 마음의 버릇을 알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이렇게 비뚤어져서 실제보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깨닫기만 해도 슬픔과 분노가 한결 줄어든다는 생각에 기초한 정신요법을 ‘인지 요법’이라고 합니다. ---p.166 ‘그 사람이 내 얘기를 전혀 들어주지 않아. 이제 나를 버린 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 ‘이런 건 극단적인 일반화의 자동 사고일지도 몰라’라고 인정하고 ‘그 사람은 요즘 들어 야근이 많아서 피곤하다고 했어. 예전에 여유가 있을 때는 내 얘기를 잘 들어주었으니까, 다음번에 야근이 없을 때 느긋하게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기해보자’ 하고 적응적 사고에 의한 계획을 덧붙이는 것입니다. ---p.169 5장 우연과 필연 앞에서 흩어진 자신을 한데 모으고 싶어 하고,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때때로 자해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살펴보았다. 어쩌면 인간은 ‘진짜 자신을 찾고 싶다’고 일상과 다른 차원에서 자신의 의미와 의의를 찾기 시작하면, 결국에는 일상을 초월한 차원―라캉이 말하는 현실계―에 도달하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게 되고, 동시에 그것은 ‘죽음의 차원’에 발을 들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음의 구멍’을 지니고 있기에 비로소 발생되는 ‘우연’과 ‘필연’을 즐기고, 인지의 비뚤어짐을 바로잡는 훈련이 필요하다. “우연히 일어나는 자살 충동을 멈추는 것은 다만 하나의 필연을 상상하는 것뿐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자신보다 먼저 우연을 선택해버린 존재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생각했을 때 느끼는 절망과 슬픔의 감각만은 필연이며, 그 필연이 우연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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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내가 있나 봐”,“진짜 내 모습이 아닌 것 같아요”,“사는 게 힘들어요”,“허무해요”,“상처받았어요”, “늘 부족하고 충족되지 않아요”,“갈 곳이 없어요”,“아무도 믿을 수가 없어요”,“그냥 사라지고 싶어요”
“‘마음에 구멍이 뚫린 느낌’ ‘무언가 소중한 것이 결여된’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은 현재 도처에 수없이 많이 존재합니다. 그중에는 은둔형 외톨이가 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든 학교와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도 있고 작가나 뮤지션 등으로 사회적인 성공을 이룬 사람도 있습니다. 연인이 있는 사람도 있고 친구는 물론 가족조차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수준도 제각각입니다. 그런 객관적인 상황에 관계없이 ‘살기 힘들다’ ‘허무하다’ ‘마음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습니다. 극단적이지 않더라도 ‘마음속에 뚫린 작은 구멍’과 ‘모든 것이 있는데 그 가운데 어떤 소중한 것 하나가 빠져 있는 느낌’을 맛보는 사람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괴로운 것은 당신만이 아닙니다. 이 말이 진부하게 들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똑같은 괴로움을 갖고도 자기 나름의 답을 찾아 인생을 살아온 ‘선배’들이 지금까지 많이 있습니다. 시간이 걸릴지는 몰라도 자기 마음을 원만하게 통합하고 구멍을 막고 지금의 괴로움을 극복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진찰실에서 만난 사람들도 그래왔습니다. 그들도 해결의 길을 찾았으니 여러분이라고 찾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지쳤을 때 ‘마음이 뻥 뚫린 것 같아’ ‘나 우울증인가 봐’라는 말을 한다. ‘살기 힘들다’ ‘허무하다’ ‘진정한 내 모습이 아닌 것 같다’ ‘상처 입었다’ ‘충족되지 않는다’ ‘갈 곳이 없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 ‘사라지고 싶다’는 등 꽤 심각한 표현을 쓰면서도, 대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자신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흔히 쓰는 말들이지만 이를 이유로 병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가 된 뒤로 진찰실 안팎에서 ‘우울한 기분’을 호소하는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왔다. 그동안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그들의 말에서 증상을 유추하고 머릿속에 있는 진단 기준을 적용해 진단을 내리고 환자가 된 사람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일련의 작업을 해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저 말 없이 그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미니 우울증, 어덜트 칠드런, 자기중심, 은둔형 외톨이, 청소 못하는 여자, 연애 의존증, 인터넷 동반 자살, 스토커 같은 신조어들이 확산되는 동안 환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가 확실히 변했기 때문이다. 가면성 우울증부터 의태우울증까지 그 양상도 다양하다. 이제 그것을 기존의 정신의학 개념과 용어로 설명하고 치료하기는 어려워졌다. 정신의학의 기본인 ‘병’ ‘이상’과 ‘건강’ ‘정상’의 구별은 이제 거의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저자는 일단 이 점을 인정해야 ‘살기 괴롭다’ ‘힘들다’고 호소하는 젊은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이러한 ‘마음이 뻥 뚫린’ 것 같은 기분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다. 다른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데 본인은 반복해서 힘든 경우가 많다. 객관적으로 보면 평균 이상으로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가난이나 질병 같은 현실적인 고뇌도 없으며 실제로 고독한 존재도 아니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세계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인생이란 괴로운 것일 뿐이고, 하루하루 심한 외로움과 분노를 느끼지 않는 날이 없다. “아무리 친구가 많아도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본인이 ‘외롭다’고 하면 그게 사실인 것이다.” 게다가 그 고통을 유발하는 구체적인 원인이 없는 만큼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점점 시름만 깊어질 뿐이다. 그 화살은 이따금 자기 주위에 있는 가까운 사람들이나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다. 때로는 감정에 따라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까지도 저지르고 마는 것이다. 우울증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건ㆍ사고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흔히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감기처럼 누구나 쉽게 한 번쯤 걸리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쉽게 이겨낼 수 없는 병이기도 하다. 이 책은 특히 최근 많이 나타나는 “해리성 장애”에 집중한다. 다중인격으로 대표되는 이 해리성 장애, ‘장애’라고까지 할 수 없어도 ‘해리적’인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타인에게 자신을 맞추고 자기 안에 생겨난 양극성에 상처를 받는 것을 넘어서서 ‘두 개의 자신’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커져 ‘어느 쪽이든 전부 나’라는 감각을 잃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해리란 이대로 가면 정신이 붕괴될 것이라는 사태에 직면했을 때에야 비로소 스위치가 켜지는, 이른바 최후의 매커니즘이다. 요즘에는 이 최후의 매커니즘에 손쉽게 도달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들에게 눈앞에 닥친 현실은 그 무엇보다 파국적이다. 해리는 저것에 직면하느니 차라리 비록 큰 문제가 일어난다 해도 인격을 몇 개로 쪼개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 인간이 선택하게 되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비상 장치 같은 것이다. 저자는 현대인들의 이러한 양상을 ‘충족되지 않는 나, 상처받기 쉬운 나’ ‘몇 명의 나, 진짜 나’ ‘마지막 보루로서의 몸’이라는 세 형태로 나누어 진단하고 ‘자기회복을 위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많은 사례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