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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스타의 눈 나의 주인, 당신 뉴욕의 밤 포기 귀고리 플라자 호텔 방콕 알링턴 국립묘지 어젯밤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
James Sal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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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는 데 그게 전부니? 허구한 날 쫓아다니는 게 힘들어서 이혼했어. 만날 이렇게 저렇게 둘러대는 통에 말이야. 한번은 런던에 있는데 새벽 2시에 전화가 왔어. 다른 방에 가서 전화를 받더라고. 그때 완전히 깨달았지. 물론 그 여자가 전부는 아니었어.
---「뉴욕의 밤」중에서 우리는 그런 얘기를 가끔 했다. 무엇을 바꿀 수 있고 또 바꿀 수 없는가에 대해서. 사람들은 언제나 뭔가, 말하자면 어떤 경험이나 책이나 어떤 인물이 그들을 완전히 바꾸어놨다고들 하지만, 그들이 그전에 어땠는지 알고 있다면 사실 별로 바뀐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상대방이 매력적이긴 해도 완벽하지는 않을 때, 사람들은 결혼한 다음에 전부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론 잘해야 한 가지 정도를 바꿀 수 있을 뿐이고, 그것마저도 결국은 예전처럼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포기」중에서 아직도 그를 겁먹게 한, 그 첫마디만 생각났다. 그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지 가상의 리허설을 계속했다. 과연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진실은 중요하지만 아무도 원하지 않는 어떤 것이다. ---「귀고리」중에서 나도 몰라. 그냥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바보 같은 충동을 느꼈을 뿐이야. 행복은 다른 걸 갖는 게 아니라 언제나 똑같은 걸 갖는 데 있다는 걸 난 그때 몰랐어. ---「방콕」중에서 나머지는 그리 강렬하지 않았다. 삶을 꼭 닮은 장황한 소설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다 어느 날 아침 돌연 끝나버리는. 핏자국을 남기고. ---「어젯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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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중요하지만 아무도 원하지 않는 어떤 것이다.”
우리의 위선을 발라내는 열 편의 이야기 소설집 『어젯밤』에는 표제작 「어젯밤」을 비롯해 총 열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설터는 미국 중산층 연인과 부부의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그들 사이에 도사린 성적 욕망과 탐닉, 그리고 이후에 벌어지는 배신과 치정의 순간을 정교하게 포착해낸다. 인물들은 무모한 열정에 이끌려 빠져들다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지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남편의 지난 불륜을 폭로하는 「혜성」, 젊고 아름다운 정부에게 빠져든 남자를 그린 「귀고리」, 병든 아내의 안락사를 도운 뒤 벌어지는 배신 등을 그린 「어젯밤」까지. 설터는 생각지도 못한 순간 등장인물들을 엉망이 되어버린 현실 앞에 덩그러지 던져둔다.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녁을 함께 먹고 카드를 몇 번 쳤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은 실제로 아무것도 모른다. 언제나 놀라게 된다.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 _19쪽, 「혜성」에서 아내의 얼굴은 여러 장의 사진 같아서 그중 잘 안 나온 건 골라서 버려야 했다. 오늘 밤 그녀의 얼굴이 잘 못 나온 사진 같았다. _69쪽, 「나의 주인, 당신」에서 누군가 궁금해하지만 넘볼 수 없는 타인의 세계. 제임스 설터의 소설은 금단의 영역을 침입해 들여다보는 은밀한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독자들은 우리의 욕망 역시 그들의 것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설터의 문장은 관음의 대상을 타인에서 우리로 옮기며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하성란 소설가가 “화장 안 한 맨얼굴로 골목에 나갔다가 제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딱 마주친 느낌”이라고 말했듯, 설터의 날렵한 칼은 우리의 우아한 위선을 가차 없이 발라내며 숨겨둔 민낯을 들추어낸다. “그가 조각한 문장엔 시가 있고 진리가 있다.” 작가들이 칭송하는 최고의 스타일리스트의 문장들 설터의 문장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존재한다. 대사 한 줄에도 계산된 리듬이 있고, 묘사 하나에도 카메라의 시선처럼 정교한 앵글이 있다. 번역을 맡았던 박상미 번역가는 “장면들 자체가 내러티브”이며, “과거 시제로 진행되지만, 장면 자체는 불멸의 현재를 닮았고, 게다가 불쑥불쑥 현재 시제로 바뀌며 장면의 ‘현재성’을 전달한다, 그림처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단어들은 저마다 다른 무게와 질감과 색채를 갖고, 더 큰 의미에 종속되기 이전에 작은 오브제처럼 빛났다. _「옮긴이의 말」에서 제임스 설터는 간결하고도 강렬한 문체를 구사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문장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담는다. “셰익스피어도 흡족할 만한 언어의 향연”(존 어빙), “설터를 읽으면서 글을 진액이 될 때까지 졸여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줌파 라히리), “제임스 설터는 한 문장으로 인생의 모든 면을 담아낼 수 있다”(퓰리처상 수상자 미치코 가쿠타니) 등 그의 문장을 향한 찬사들처럼 설터의 문장은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고 빛이 난다. 설터 특유의 독보적인 스타일은, 인용되는 단 몇 줄의 문장만으로도 ‘미국 최고의 문장가’이자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는지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