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코끼리의 등
옮긴이의 글 |
Yasushi Akimoto,あきもと やすし,秋元 康
이선희의 다른 상품
|
떠나는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 된다. 시간이 얼마 없다는 이유로 자기 멋대로 행동하기도 하고, 이제 곧 헤어진다는 이유로 모든 잘못을 용서받으려고 한다. 보내는 사람 역시 누구나 이기적이 된다. 시간이 얼마 없다는 이유로 아픔을 혼자 떠안고, 이제 곧 헤어진다는 이유로 모든 잘못을 용서한다. 떠나는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남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코끼리는 자신의 죽음을 알아차렸을 때, 무리를 떠나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간다고 하다. 과연 인간은 아내에게, 남편에게, 자식에게,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홀로 저 세상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 '옮긴이의 글' 중에서 숨쉬기 힘들 정도로 심장이 빠르게 방망이질치고 호흡이 가빠졌다. 갑자기 찾아온 죽음의 공포로 인해 도저히 서 있을 수 없어 엉겁결에 문 옆의 손잡이를 잡았다. 나는 죽는 것일까? 왜 나만 반년밖에 살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마음 깊은 곳에서 누구에게도 따질 수 없는 분노가 솟구쳤다. 나는 유리창에 비친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렇게 차분하게 내 얼굴을 바라본 것이 얼마 만일까? 여드름이 덕지덕지 났던 중학생 시절 이후 처음이 아닐까? 남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거울이 아닌 사건을 통해서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큰 고독은 어느 누구도 내가 고독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닐까? --- p.16 “인생이 이렇게 허무할 줄 몰랐어. 영화를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가슴 두근거린 순간, 어처구니없이 엔딩 자막이 올라가는 듯한 심정이야. 인생도 영화도, 내 멋대로 기대를 했기 때문이겠지. 솔직히 말하면 내 인생이 6개월밖에 안 남았다는 거, 아직도 남의 일 같아. 입으로는 비극의 주인공처럼 말하지만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더군. 하지만 몇 시간마다 공포가 밀려오기도 해.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하고……. 아침에 세면대 거울 속에 있는 나를 봤을 때, 역 플랫폼에 서 있을 때, 휴대전화로 일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불시에 공포가 밀려오는 거야.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다리가 덜덜 떨린다고.” --- p.40 나는 인생을 되돌아보고 싶다. 내 인생이 이런 것이었다고 확실히 알고 싶다. 인간은 죽기 직전에 자신의 인생을 주마등처럼 되돌아본다고 한다. 아니, 주마등이 아니라 더 느긋하게 되돌아보자. 남은 6개월을 아낌없이 투자해서 내 인생에 관련된 사람을 만나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자. 그것이 남은 6개월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제 6개월이 짧다고 한탄하는 짓은 그만두자. 그런 번뇌는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잊어버리는 것이다. 2005년의 막이 오르면 내 인생에 관련된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에게 유서를 전하자. 유서는 편지가 아니라 대화라도 좋고, 눈빛이라도 좋고, 생각만이라도 좋다.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 방법으로 유서를 전하자. 나는 커피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서, 유서를 남기고 싶은 사람의 목록을 만들기 시작했다. --- p.49 한밤중에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기침을 했다. 너무도 괴로워서 침대 위에 엎드려 있자, 새하얀 시트 위에 혈담이 떨어졌다. 나의 목숨은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 나는 옆 침실에서 자고 있는 아내가 눈치 채지 못하게 수건을 물에 적셔 시트에 묻은 혈담을 닦아냈다. 세면장에서 등을 구부리고 피를 닦아내는 내 모습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갑작스레 한심한 생각이 들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리고 그 정도로 눈물을 흘리는 나 자신이 한심해서 다시 눈물을 흘렸다. 말로는 아내에게 고통을 나눠주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침대에 누워 있자 허리 주위가 차가워졌다. 지금 물수건으로 닦아낸 부분의 물기가 잠옷에 스며든 것이리라., 눈을 감자 보이지 않는 세계가 확대되었다. 이대로 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눈초리에서 넘친 눈물 한 줄기가 귀로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p.100 “내 이기심이라고 여겨도 상관없지만 난 당신이 하루라도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침대에 묶여 있더라도, 의식이 없어지더라도…….” 아내의 마음은 가슴 아플 만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입에서는 정반대의 말이 튀어나왔다. “내가 아무리 괴로워해도?” 순간, 아내가 숨을 들이마셨다. 그 이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호흡마저 멈춘 듯했다. 이대로 아침이 되는 게 아닐까 여겨질 만큼 기나긴 침묵이 흘렀다. 시간으로 따지면 2~3분 정도였을지 모른다. 옆에서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당신이…… 없으면…… 난…… 난…… 어떻게…… 하지?” 죽을힘을 다해 짜내는 소리가 띄엄띄엄 들렸?. 그 말을 들은 순간, 내 몸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p.166 “후지야마! 솔직히 말하면 오늘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들어서 마음이 무거워. 자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자네는 동정하지 말라고 하겠지. 그래서 생각해봤어. 내가 자네라면 무엇을 원할까 하고…… 그랬더니…….” “그랬더니?” “생각났어, 내가 이런 상태에 있을 때 친구가 어떻게 해줬으면 하는지.” “어떻게 해줬으면 하는데?” 나는 반대 상황에 있는 것처럼 물었다. 이시카와는 술을 단숨에 들이켠 뒤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어줄게.” 다음 순간 등줄기에 차가운 기운이 내달리고, 심장이 세찬 종을 쳤다. --- p.241 소리도 없고 빛도 없는 세계에서 내 의식은 새로이 눈을 떴다. 육체와 동떨어진 정신의 세계, 이것이 죽는다는 것일까? 코끼리는 자신의 죽음을 알아차렸을 때, 무리를 떠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간다고 한다. 자신의 죽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세상의 미련을 끊고 싶기 때문일까?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고독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자 모습을 감출 수는 없다. 고독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자 모습을 감출 수는 없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배웅을 받고 싶다. 그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다고 박수를 받고 싶다……. --- p.384 |
|
중견 부동산회사에서 이사대우로, 그리고 아내와 두 아이들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안정적인 나날을 보내던 후지야마 유키히로. 그는 어느 날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건강 이야기를 나누던 중 최첨단 의료시설을 체험해야겠다는 생각에 불현듯 건강검진을 받는다. 하지만 그에게 안겨진 검진 결과는 폐암 말기라는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그에게 남겨진 여생은 겨우 6개월여. 믿기지 않는 현실을 부정하며 괴로워했지만, 침대에 묶인 채 고통스럽게 삶을 연장하고 싶지는 않았던 후지야마는 죽는 그 순간까지 인간답게 살기로 마음먹는다. 처음에는 자신의 병으로 인해 괴로워할 가족들을 떠올리며 비밀로 하려 하지만 장남 슌스케에게는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며 자신의 짐을 덜어놓는다. 그리고 또 젊은 애인 에쓰코에게도 약한 소리를 하지만 아내와 딸에게는 비밀로 한다.
후지야마는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 동안 지금까지 만나왔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기로 결심한다. 그간 바쁘다고 돌아보지 않았던 자신의 삶을 자기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이별을 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첫 사랑, 싸우고 만나지 못했던 친구, 옛 동료 등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유서를 남긴다. 회사에서 쓰러진 것을 계기로 자신의 병을 아내가 알게 되고, 아내와 함께 점차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날이 야위어가며 죽음의 문턱에 가까이 가는 후지야마는 그동안 자신의 곁에서 사랑을 주었던 아내에게 러브레터를 건네주고 프러포즈를 한다. “다시 태어나도 나와 결혼해주겠습니까?” 죽을 때를 깨달으면 조용히 떠나는 코끼리와는 정반대로 후지야마 유키히로는 사랑하고 있는 가족에게 자신의 뒷모습을 보이며 죽음을 맞이한다. |
|
일본 최고의 히트 메이커 아키모토 야스시가 선보이는 화제작!
아키모토 야스시가 죽음으로 이야기하는 가장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 『코끼리의 등』 작사가이자 탤런트, 영화감독, 방송 작가 등 다재다능한 능력으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을 만들어내며 일본 최고의 히트 메이커로 꼽히는 아키모토 야스시. 그의 장편소설 『코끼리의 등』은 지금까지 연애소설 위주로 출간된 이전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다. 이번 작품에서는 폐암 말기라는 선고를 받은 48세의 중년 남자가 남은 6개월의 삶을 보내면서 가장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산케이신문에 연재될 당시부터 중노년층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큰 공감과 감동을 가져오며 큰 화제를 뿌렸다. 『코끼리의 등』은 죽음이라는 심오한 테마를 리얼하게 파고들지만, 그 내용이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죽음이 꼭 두렵고 무서운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아내와 두 아이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후지야마 유키히로는 어느 날 폐암 말기로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는다. 갑작스레 다가온 믿기지 않는 현실을 부정하며 몸부림쳤지만, 후지야마는 죽는 순간까지 인간답게 살기로 마음먹는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바쁘다고 돌아보지 않았던 자신의 삶에 이별을 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첫 사랑, 절교했던 친구, 옛 동료들에게 자신이 암이라며 유서를 남기던 후지야마는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그동안 곁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주었던 아내에게 편지를 건네며 프러포즈를 한다. 6개월이라는 시간을 껴안고 죽음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뎠던 후지야마는 그렇게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숨을 거둔다. 『코끼리의 등』은 고통스런 죽음과 가족의 고통이 수반되는 슬픈 이야기이지만, 죽음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데, 2005년 산케이신문 연재, 2006년 단행본 출간, 그리고 2007년에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션 작가인 시로이 아야城井文에 의해 〈코끼리의 등―여행을 떠나는 날〉이라는 제목으로 DVD 애니메이션화 되었다. 그리고 또 같은 해 이사카 사토시 감독, 야쿠쇼 고지, 이마이 미키今井美樹 주연으로 영화화 되었다. 이처럼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과 지지는 곧바로 단행본,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으로 이어지게 만들 만큼 폭발적인 것이었다. 소설 작가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아키모토 야스시였지만 그만의 필력과 경력, 그리고 노력으로 『코끼리의 등』이라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독자는 물론이고 작가, 평론가, 그리고 배우까지 이 작품을 읽은 이들은 그 누구나 눈물을 흘렸고, 또 자신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일본에서 최고의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는 이 작품에 대해 “단순한 삶과 죽음의 드라마가 아니다. 고뇌와 참회, 해탈의 도정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라고 평할 만큼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홀로 외로이 죽음을 맞이하는 코끼리의 뒷모습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세상과의 이별을 시작하다! 코끼리는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자리를 떠난다. 자기가 죽어가는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고 홀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고통을 전이하고 싶지 않은 ‘배려심’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코끼리의 마지막 모습은 너무나도 쓸쓸하다. 하지만 이는 코끼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도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고통을 넘기지 않기 위해 죽기 직전까지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식구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자 일부러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그런데 『코끼리의 등』은 진정한 사랑은 바로 모든 것을 함께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가감없이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죽음’이라는 테마이기에 작품 속 분위기는 밝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코 무섭지도, 어둡지도 않다. 오히려 살아오면서 무심하게 지나쳐왔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코끼리’처럼 병명을 숨겨야겠다고 생각하던 주인공 후지야마 유키히로도 점차 사랑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 진정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학창시절의 첫사랑에게 그 시절의 감정을 전하고, 사소한 다툼으로 절교했던 친구와 화해를 하고, 몹쓸 짓을 해버렸던 옛 동료에게 사죄하고, 대학시절 무참하게 차버렸던 연인에게, 그리고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그의 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넨다. 그들과 만나면서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유키히로는 결국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한다. “이제 더 이상 미련은 없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한 그의 말은 그렇기에 더더욱 의미가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제를 살 수는 없다.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할 뿐이다. 지나온 세월을 바꿀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삶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다. 어차피 한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이라면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극단적인 상황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아름다운 삶을 이야기한 아키모토 야스시. 그는 이번 작품 『코끼리의 등』을 통해 인간 군상이 가진 각양각색의 모습과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를 그려내었다. 쓸쓸하고 외롭게 죽어가는 코끼리의 뒷모습이 아닌, 사랑하는 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는 이 세상 마지막 길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웃음, 눈물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