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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나는 지금 과도기인 것 같아요
여자의 서른 그 후, 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김재용
시루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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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에세이 top2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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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글을 쓰며
001 - 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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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에세이스트. 마흔을 바라보는 연년생 남매, 은퇴한 남편을 매니저로 두고 사는 결혼 40년 차 주부. 자연과 사람 풍경, 초록을 좋아한다. 제주로 이주해 일상을 여행처럼 산다. ‘그녀들의 글 수다’ 프로그램과 글 쓰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 ‘글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저서로 『오드리 헵번이 하는 말』, 『그나저나 나는 지금 과도기인 것 같아요.』, 『엄마, 나 결혼해도 괜찮을까』, 『마흔, 시간은 갈수록 내 편이다』(공저), 『행복의 민낯』(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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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4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16g | 130*210*20mm
ISBN13
9788998480769

책 속으로

꽃처럼 살고 싶었다. 척박한 땅일지라도 땅을 탓하지 않고 피어나 향기를 뿜는 꽃.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남편은 집안일에 통 관심이 없고, 나는 연년생 아이들 돌보랴, 시집살이하랴 혼을 빼고 살았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살고 싶었던 건 아닌데…. 두루두루 견딜 만하다가도 더는 참을 수 없는 날에는 꽃집으로 갔다. 계절에 상관없이 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설렘의 시간이 좋았고, 꽃 한 다발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가 된 것 같았다.
---「감성이 메마르면 삶도 메마른다. 때로는 밥심보다 꽃심이어야 한다.」중에서

사람마다 모성 총량도 다르고 써야 하는 시기도 다르다. 다른 엄마들과 비교하면서 의기소침해질 필요도 엄마 노릇 제대로 못 한다고 죄책감에 시달릴 필요도 없다. 모성 마일리지는 없어지지 않으니까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 두고두고 쓰면 된다. 엄마 노릇은 졸업도 정년도 없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거니까. 좋은 엄마가 되어 주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릴 게 아니라 차라리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잘 웃는 엄마가 되어 주는 게 어떨까.
---「나는 요즘 젊었을 때 쓰지 못했던 지극한 모성애를 발휘하고 있다. 모성에도 총량의 법칙이 있다.」중에서

매년 한 번씩 종합 검진을 받으러 간다. 검진 받으러 갈 때마다 가슴 촬영은 나를 긴장하게 한다. 가슴을 촬영 기계에 밀착시키고 두부 짜듯 누를 때 저절로 터져 나오는 비명. 생각만 해도 온몸이 굳어지고 고개가 절레절레 저어진다. 그런데 웬걸, 이번에는 그리 아프지 않았다. 같은 병원에서 같은 기계로 검사받는 건데 웬일이지? 가만 보니 내 가슴의 탄력이 떨어진 거였다.
---「세상에는 다 좋고 다 나쁜 건 없다. 갱년기 증후군도 좋은 게 있다.」중에서

쉰이 다 되어 가도록 남편의 아침밥 한 번 거른 적 없었고,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 집을 비우는 일도 없었다. 딸을 품에서 떼어놓기가 싫어서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엉덩이 두드려주며 데리고 잤다. 그런데 남편은 누가 그렇게 희생적으로 살아달라고 요구한 적 있느냐며 비난하고, 금지옥엽 키운 딸은 사사건건 반발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온 것들이 별안간 돌팔매가 되어 날아든 현실에 그녀는 망연자실했다.
---「헌신했으면 행복해져야 하는데 헌신짝이 되어 버린다. 나 자신도 보살피며 살아야 한다.」중에서

“쨍그랑!”
접시가 강한 파열음을 내며 박살이 났다.
큰소리를 내며 부부싸움을 하다 남편이 등을 보이며 현관문을 향해 가는 순간, 고무장갑 낀 손에 들려 있던 접시를 바닥으로 내던졌다. 그것도 팔에 온 힘을 실어서. 측은지심도 이해라는 감정도 임계점이 지나면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내가 참으면 되지, 하며 억눌러왔던 마음이 더는 못 참겠다며 온몸으로 항거하고 있었다. 세상에 남자의 아집만큼 단단한 벽이 또 있을까. 자기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남편 앞에서 난 그만 폭발하고 말았다.

---「늙으면 부부밖에 남지 않는다는 건 이제 옛말이다. 나는 가끔 해혼을 꿈꾼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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