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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오늘의책
3월의 제비꽃 + 마법사들 + 여흥상사 3권 세트
마음산책X + 북스피어X + 은행나무X 전3권
YES24 201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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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제목과 저자까지 감춘, 그야말로 복면책
스포일러를 하지 않고 어떻게 소개할까, 대략 난감하다. 책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라곤 출판사 이름과 먼저 읽은 문학MD의 추천의 글 정도. 깜깜이 소설이지만 베일을 벗겨 읽어보면 결코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모르고 산 책이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새로운 경험이랄까.
2017.05.02. 소설/시 PD

책소개

저자 소개 1

로맹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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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in Gary,에밀 아자르

1914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14세 때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로 이주, 니스에 정착했다. 법학을 공부한 후 공군에 입대해 1940년 런던에서 드골 장군과 합류했다. 1945년 『유럽의 교육』이 비평가상을 받으며 성공을 거두었고, 탁월하고 시적인 문체를 지닌 대작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같은 해 프랑스 외무부에 들어가 외교관 자격으로 불가리아의 소피아, 볼리비아의 라파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체류했다. 1949년 『거대한 옷장』을 펴냈고, 『하늘의 뿌리』로 1956년 공쿠르상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주재 프랑스 영사 시절에 배우 진 세버그를 만나 결혼하였고, 여러 편의 시나리
1914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14세 때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로 이주, 니스에 정착했다. 법학을 공부한 후 공군에 입대해 1940년 런던에서 드골 장군과 합류했다. 1945년 『유럽의 교육』이 비평가상을 받으며 성공을 거두었고, 탁월하고 시적인 문체를 지닌 대작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같은 해 프랑스 외무부에 들어가 외교관 자격으로 불가리아의 소피아, 볼리비아의 라파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체류했다. 1949년 『거대한 옷장』을 펴냈고, 『하늘의 뿌리』로 1956년 공쿠르상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주재 프랑스 영사 시절에 배우 진 세버그를 만나 결혼하였고,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두 편의 영화를 감독했다. 1958년 미국에서 『레이디 L』(프랑스판 출간은 1963년)을 펴냈고, 1961년 외교관직을 사직, 단편소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1962)를 발표했다. 만년에 이르러서는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1975), 『여자의 빛』(1977), 『연』(1980) 같은 소설을 남겼다. 1980년 파리에서 권총 자살했다. 사후에 남은 기록을 통해 자신이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그로칼랭』(1974), 『가면의 생』(1976), 『솔로몬 왕의 고뇌』(1979), 그리고 1975년 공쿠르상을 받은 『자기 앞의 생』을 썼음을 밝혔다.

로맹 가리의 다른 상품

저자 : 박유경
1984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처음으로 쓴 장편소설 『여흥상사』가 ‘2017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었다.
저자 : 필립 커
Philip Kerr, 1956~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버밍엄 대학에서 법학과 법철학을 공부했다.
1989년, 히틀러 정권 초기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경찰 출신 탐정 베른하르트 귄터가 활약하는 소설 『3월의 제비꽃』으로 데뷔한다. 이 작품은 이후 이어지는 『The Pale Criminal』, 『A German Requiem』과 함께 ‘베를린 누아르 3부작’이라 불리며, 나치 치하에서 냉혹하고 비정상인 것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하드보일드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3월의 제비꽃』으로 필립 커는 프랑스 미스터리 비평가 상과 프랑스 모험소설 대상을 받았고, 영국 대거 상 처녀작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09년에는 이어지는 베르니 귄터 시리즈로 영국 범죄소설가 협회에서 선정하는 엘리스 피터스 역사소설 상과 스페인의 RBA 인터내셔널 프라이즈에서 선정하는 범죄소설 상을 받는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084쪽 | 1167g | 규격외

출판사 리뷰

강렬한 흡인력, 팽팽한 긴장감! 신예 페이지터너의 등장!

한 친구의 죽음에 관여했던 고교 시절 친구들이 8년이 흐른 뒤 다시 만나 그때의 일을 재현한다면? 소설은 위와 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화자인 주은은 고교 시절 재우와 사귀면서 재우의 단짝인 영민과도 잘 어울리게 된다. 셋은 부모님이 인도네시아 공장 일로 부재한 영민의 집 ‘401호’를 아지트 삼아 미드를 보거나 B급 공포 영화를 주로 본다. 영민은 그 모임을 ‘여흥상사’라고 부른다.

기면증. 수시로 잠에 빠져드는 병. 재우는 그 병을 오래전부터 앓고 있었다. 재우는 기침을 멎게 하는 덱스트로메트로판 성분의 천식약과 각성제 암페타민 같은 유의 약들을 상비하고 있었다. 문제는 바로 그 캡슐에 싸인 향정신성 약. 영민은 재우가 가지고 있는 그 약에 대해 병적으로 집착하게 되고 급기야 그 약을 먹어보게 된다. 약간의 흥분 상태와 조증을 유발하는 그 약에 빠져든 영민은 그 약을 학우들에게 팔아보자고 말한다.

그러던 중 영민은 남자아이들 중에서 농구 잘하고 덩치 좋은 호수를 납작 눌러 제 아래에 두고 싶은 욕망을 품게 되고, 재우의 주도 아래 그 약을 호수에게 팔도록 하는 계획을 세운다. 호수는 셋이 예측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약을 팔기 시작한다. 인터넷에 판매 글을 올리고 재우 휴대폰 번호를 쓰는 등 영민과 재우의 계획과 엇나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작은 일탈이 큰 범행으로 번지게 된다. 영민과 재우는 발각될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호수의 동생 호정까지 끌여들여 영민과 재우, 호수와의 힘겨루기는 절정에 달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일을 해결하기 위해 영민과 재우, 호수와 주은 모두 영민의 집에 모인 날.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 영민과 호수가 몸싸움을 벌인다. 그러다 순전히 우연에 의해 호수가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셋은 호수의 죽음을 서로의 묵인 아래 은폐해버린다.

8년 뒤. 주은은 재우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마음의 안정을 주는 남자 성일과의 결혼을 준비하던 참이다. 한국을 떠나 있던 영민이 다시 돌아와 재우와 주은에게 연락을 하고 오래전 잊었던 그 일을 다시 끄집어낸다. 재앙처럼 등장한 영민은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인적이 드문 자신의 옛집, 아지트 ‘401호’에 호수가 죽었던 바로 그 방을 호수가 죽은 날 그대로 꾸미고 재우와 주은을 불러들인다. 다시 그 일을 재현해 영상으로 남기자는 것. 서로의 죄책감을 명확히 구분해보자는 것. 영민이 쓴 대본에 영민 자신은 호수의 죽음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처럼 그려져 있고, 호수 죽음의 진실은 모호함 속에 빠진다. 호수가 죽는 마지막 장면을 연기하고 난 뒤 셋은 영민이 꾸며놓은 밀실에 갇힌다. 주은과 영민, 재우는 또다시 8년 전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놓이고 만다. 그들은 그때 그 일. 다시 8년 전 시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되는데……

심사평

당선작 『여흥상사』는 20대의 화자가 그리 멀지 않은 자신의 학창 시절에 있었던 과오를 짚어나가는 일종의 성장 서사로도 읽힐 수 있으며 스릴러물의 외피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대학과 졸업, 취직과 가족 여행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일상(웨딩드레스로 상징된)을 소망하던 20대의 청춘이 목의 얼룩처럼 간질거리는 채 잠복해 있던 과거의 잘못에 발목이 잡히면서 모든 것이 부서진다는 단순명료한 플롯을 지니고 있는 소설이다. 인간이 일상적으로 감추고 사는 악의를 드러내는 방식을 비롯하여 선과 악의 구분 불가능성을 제시하는 질문의 태도 자체에는 동의하게 되었다. 이것은 작가가 소재를 소비하는 방식, 소재를 다루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시선의 성실성과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이다. 감춰진 비밀을 명료하지 않게 처리함으로써 일상에 편재한 불안감과 과거의 죄의식을 증폭시키는 방법은, 지금으로선 불완전한 외곽선을 그렸으나 추후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라고 보았다.

- 심사위원 성석제(소설가) 김형중(문학평론가) 정이현(소설가) 구병모(소설가)

작가의 말

(……)

인간의 기억이란 불완전해서 그로 인해 수많은 오해가 생긴다. 나는 가끔 사후 세계란 누군가의 의도가 전산에 입력된 코드처럼 타인에게 해석의 여지 없이 전달되는 곳이라 상상하기도 한다. 시간에 얽매이고 언어에 얽매인 인간이 해방되는 곳. 그곳은 이쪽과 저쪽을 나누지 않고, 너와 내가 포개지며, 내가 너인지 또 네가 나인지 구분할 수 없는 곳일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여기 있으니 여기에 대해 쓸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를 쓰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 있다면, 이 이야기를 읽는 사람이 주은을 이해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나아가 주은을 괴물이라고 여기길 바랐다. 나 또한 괴물이고, 내가 느끼기엔 괴물이 아닌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평범한 한 인간을 생생하게 그리면 되는 일이었지만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고백하자면 그게 소설을 쓰는 내내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

- 박유경

추천의 말

『여흥상사』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탈이 어떻게 여흥을 넘어선 범죄가 되고 직접적 위험에 접속하는지, 최선의 경계를 잃어버린 젊음의 불안 심리와 두려움을 그려낸다. 값을 치르지 않은 과거의 잘못된 행위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언제고 돌아와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의 발목을 잡는다. 그것은 많은 소설과 영화 속에서 법률적 단죄로, 개인적 응징으로, 때론 초자연적 현상 등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로 인해 되살아난 죄책감은 우리 일상에서 자기도 모르게 신경이 쓰여 계속 만지작거리게 되는 목의 가려운 얼룩처럼 잠복해 있을 것이다. 소설은 감추고 싶은 그 얼룩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며 일상의 파국을 극한까지 끌고 가는 집요한 시선을 독자 앞에 드러낸다.
_구병모(소설가)

죄를 감추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마음속에 지옥을 안은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말끔한 겉모습 뒤 메말라가는 일상. 지옥에서 벗어나고자 진흙탕으로 뛰어들었지만 발밑은 꺼져간다. 진흙탕 싸움의 끝은? 교보문고 박수진

쉬지 않고 읽을 정도로 흡인력 있다. 작은 점에 불과했지만 점점 커져 삶을 뒤덮는 ‘불안’에 대한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YES24 문학상’이 있다면 수상작이어도 좋을 작품. YES24 김도훈

한때 소년의 방이었던 공간. 네 사람이 있었고, 이젠 세 사람뿐이다. 소년들과 소녀와 말랑말랑한 캡슐에 싸인 흰색 알약. 여흥을 즐기기 위해 시작한 ‘여흥상사’에 대한 기억은 커다란 구덩이가 되었다. 피부 위로 퍼진 불길한 질병처럼 더는 도망칠 방법이 없다. 알라딘 김효선

친구의 죽음에 휘말려 자신은 피해자, 상대방은 가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해자와 목격자, 선과 악, 쉽사리 판단할 수 없는 문제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본다. 인터파크도서 양단비
베네치아 광대 집안 마지막 후손의 기록
모험, 농담, 사랑이 담긴 지독한 성장담


『마법사들』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뿌리를 두었지만 마녀사냥과 흑사병에 쫓겨 러시아로 이주한 광대 집안의 마지막 후손이 먼 훗날 소설가가 되어 돌아보는 가문의 연대기이자 성장담이다. 회고의 형식을 띤 이 소설에서 주인공 포스코 자가는 풍자와 웃음으로 좋은 세상을 노래하던, 진지함과 폭압과 혁명과 박해 때문에 이제는 사라져버린 광대와 마법사의 한세상을 자신의 집안이 겪은 일들로써 추억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때는 예카테리나 2세의 통치기 전후인 1760년대. 광대의 훌륭한 자질인 순수함을 지닌 포스코 자가는 라브로보 숲에서 집에서 괴물을 낚고 나무와 대화하는 등 마음껏 상상에 젖어 살며 광대로서의 재능을 일깨우는 중이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전통대로 집안의 본적지인 베네치아에서 신부를 데려오는데, 포스코 자가는 자신보다 고작 세 살 반 많지만 여러 큰일을 겪으며 살아온 어린 새어머니에게 연민과 사랑의 감정을 품고서 애틋한 유년을 보낸다. 하지만 박해를 피해 고향을 등지고 정착한 이곳 러시아는 이즈음 귀족과 민중의 갈등이 첨예했고 결국 농민반란의 불길을 피하지 못한다. 두 ‘진지한’ 계급의 충돌에 말려들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모함당하고 농락당하고 인간의 잔혹함만을 목격한 자가 집안은 마침내 춥고 넓고 삭막한 러시아 땅을 떠나 고향 베네치아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아버지는 이따금 가죽 가방에서 귀한 천체 안경을 꺼내어 여름 하늘이 내주는, 동양 태수처럼 호사스러운 다이아몬드와 황금 먼지를 응시하는 데 몰두했다. (…) 황소와 암소의 울음소리는 광막한 대초원에 친근하고 마음 놓이는 실체를 제공했다. 우리 하인들은 언제나 가장 먼저 잠이 들었다. 그 순박한 영혼들은 시보다는 피로에 더 민감했기 때문이다. 민중은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 이때는 별똥별들의 계절이었는데, 나는 왜 별똥별들이 익은 과일과 같은 달月을 골라서 떨어질까 궁금했다. 똑바로 누운 채 나는 하늘을 헤매고 다녔다. 은하수를 거닐었고, 나무에 오르듯 큰곰자리에 기어올랐고, 곰자리에 오르다가 손바닥에 생채기가 났고, 시리우스를 자주 찾았고, 너무 겸손해서 내게 이름을 말하지 않는 이름 모를 별들을 발밑에서 주웠다. 나는 조개 소리를 들을 때처럼 그 별들을 귀에 대고 그들의 속삭임을 기다렸고, 사람들이 대개는 장난기 많은 걸 잘 알지 못하는 쌍둥이별 카스토르와 폴룩스를 가지고 저글링을 했다. 그렇게 나는 한창 꿈을 꾸다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깨면 그토록 눈길을 사로잡으려고 안달하며 하늘을 수놓았던 반짝이는 양탄자는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289~290쪽

『마법사들』은 베네치아에서 러시아로 이주한 광대 집안사람들이 격변기의 소요 속에서 인간에 실망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랑과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어린 포스코 자가의 노력과 인간 군상의 모습을 로맹 가리의 유머러스하고 예리하되 때로 동화 같은 문장으로 그린다. 그런 포스코 자가의 유년을 다채롭게 만드는 건 개성 있는 수많은 인물과 그 에피소드다. 대중에게 필요한 건 진실이 아니라 환상임을 알았던 할아버지 레나토 자가, 신중하고 냉철하지만 제 능력을 감추고 위악을 부리던 아버지 주세페 자가, 가업을 등지고 혁명가로서 현실에 투신한 큰삼촌, 거세가수가 되어 예술에 귀의한 작은삼촌, 어두운 세상에 광대가 되어 그저 웃음을 주는 것으로 족하던 큰형, 만성 변비로 인한 히스테리로 온 러시아를 긴장시키던 예카테리나 2세……. 로맹 가리는 지칠 줄 모르는 이야기꾼답게 각양각색의 방대한 이야기를 하나의 화려한 직물로 짜낸다. 유머, 풍자, 사랑, 모험, 역사 등 크고 작은 일화들을 그만의 호흡 긴 문장과 고유한 수사에 실어 점묘화 같은 스토리텔링의 마법을 부린다.

역사의 틈새를 메우는 로맹 가리의 상상력
실제와 허구를 뒤섞는 마법


로맹 가리는 『마법사들』에 큰 역사적 사건을 빌려와, 거시사의 사각지대에서 사실과 허구를 섞는 재기로 더욱 오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 소설은 주인공 포스코 자가가 어렸을 적인 1760년 이후를 회상하는데, 실제로 1762년은 예카테리나 2세가 사이가 안 좋던 남편 표트르 3세를 몰아내고 여제로 등극한 시기다. 하지만 그녀가 자기 기반을 확고히 하려고 귀족 계층의 특권을 확대한 나머지 사회적 불평등은 악화했고, 결국 1770년대 초 푸가초프의 주도하에 농민반란이 일어나 예카테리나 2세의 계몽 절대주의는 큰 위기를 맞았으나 농민반란은 몇 년 만에 진압됐다. 소설 속에서 자가 집안은 실제로 훗날 화장실에서 죽었다는 예카테리나 2세의 만성 변비를 치료해 환심을 얻고 평안한 길을 걷지만, 그 탓에 농민반란군에 잡혀가서는 조롱과 모욕을 당하며 인간의 잔혹함을 목격하게 되고, 이 곤욕을 치른 뒤에는 귀족들로부터 농민반란군에 부역했다는 음해를 당한다. 어느 편에서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자가 집안사람들은 결국 러시아를 떠나기로 하는데, 로맹 가리는 이처럼 현실의 빈틈을 넘치는 재기와 상상력과 유머로 메우며 어디엔가 실재했을지 모를, 역사에 남지 않은 인물들의 삶을 혹독하지만 애틋하고 순수한 성장담으로 그려낸다.

예카테리나의 변비는 만성 질병이었는데 심할 때는 온 나라가 괴로움에 시달렸다. 역사가 그루친은 변비가 길어지면 국가적 재앙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온 러시아의 여제는 똥을 누려고 지독히도 격렬하게 용을 쓰다가 뇌졸중을 일으키고 변기 위에서 죽게 될 것이다.
아버지는 최후의 방책을 예비로 준비해두었다. 유명한 유다의 사자 지부 소속의 어느 독일인 학자가 그에게 보내준 새로운 탕약이었는데 어수리, 쇠뜨기, 마디풀, 발트 해의 몇몇 생선 지방에서 추출한 기름을 섞은 것이었다. (…) 이어지는 시간 동안, 우리가 아버지와 아들이 된 이후 처음으로 나는 아버지가 불안에 사로잡혔다고 느꼈다. 우리의 운명은 전적으로 여제의 장에 달려 있었다.
-211쪽
국가가 범죄에 앞장서던 시대,
베를린에 탐정이 나타났다!


‘베를린에 필립 말로가 있었다면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쓴 필립 커의 데뷔작이다. 챈들러 특유의 활달함과 유머를 고스란히 따랐지만 철저한 역사연구와 디테일한 묘사로 “전쟁의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1936년의 베를린을 가장 완벽하게 재현한 소설”이라는 평과 함께 프랑스 미스터리 비평가 상과 프랑스 모험소설 대상을 받았다.

베를린 누아르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의 제목인 ‘3월의 제비꽃’은 1933년 3월 23일, 히틀러가 나치 독일 정권에 입법권을 위임한 전권 위임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독재자의 자리에 오르자 앞 다투어 나치당에 입당했던 기회주의자를 뜻하는 말로,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36년의 어수선한 독일 사회 분위기를 암시하며 작품의 복선으로 작용한다.

역사상 범죄가 가장 노골적으로 자행된 1930년대의 베를린. 베른하르트 귄터는 사라진 사람을 찾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경찰 출신 사립탐정이다. 그런 그에게 철강 재벌 직스는 딸 부부를 살해하고 보석을 훔쳐간 범인을 찾아, 경찰보다 먼저 보석을 되찾아 달라는 의뢰를 한다. 사건의 실마리는 나치 친위대였던 직스의 사위, 파울에게 집중되는데…….

리뷰/한줄평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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