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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흡인력, 팽팽한 긴장감! 신예 페이지터너의 등장!
한 친구의 죽음에 관여했던 고교 시절 친구들이 8년이 흐른 뒤 다시 만나 그때의 일을 재현한다면? 소설은 위와 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화자인 주은은 고교 시절 재우와 사귀면서 재우의 단짝인 영민과도 잘 어울리게 된다. 셋은 부모님이 인도네시아 공장 일로 부재한 영민의 집 ‘401호’를 아지트 삼아 미드를 보거나 B급 공포 영화를 주로 본다. 영민은 그 모임을 ‘여흥상사’라고 부른다. 기면증. 수시로 잠에 빠져드는 병. 재우는 그 병을 오래전부터 앓고 있었다. 재우는 기침을 멎게 하는 덱스트로메트로판 성분의 천식약과 각성제 암페타민 같은 유의 약들을 상비하고 있었다. 문제는 바로 그 캡슐에 싸인 향정신성 약. 영민은 재우가 가지고 있는 그 약에 대해 병적으로 집착하게 되고 급기야 그 약을 먹어보게 된다. 약간의 흥분 상태와 조증을 유발하는 그 약에 빠져든 영민은 그 약을 학우들에게 팔아보자고 말한다. 그러던 중 영민은 남자아이들 중에서 농구 잘하고 덩치 좋은 호수를 납작 눌러 제 아래에 두고 싶은 욕망을 품게 되고, 재우의 주도 아래 그 약을 호수에게 팔도록 하는 계획을 세운다. 호수는 셋이 예측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약을 팔기 시작한다. 인터넷에 판매 글을 올리고 재우 휴대폰 번호를 쓰는 등 영민과 재우의 계획과 엇나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작은 일탈이 큰 범행으로 번지게 된다. 영민과 재우는 발각될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호수의 동생 호정까지 끌여들여 영민과 재우, 호수와의 힘겨루기는 절정에 달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일을 해결하기 위해 영민과 재우, 호수와 주은 모두 영민의 집에 모인 날.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 영민과 호수가 몸싸움을 벌인다. 그러다 순전히 우연에 의해 호수가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셋은 호수의 죽음을 서로의 묵인 아래 은폐해버린다. 8년 뒤. 주은은 재우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마음의 안정을 주는 남자 성일과의 결혼을 준비하던 참이다. 한국을 떠나 있던 영민이 다시 돌아와 재우와 주은에게 연락을 하고 오래전 잊었던 그 일을 다시 끄집어낸다. 재앙처럼 등장한 영민은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인적이 드문 자신의 옛집, 아지트 ‘401호’에 호수가 죽었던 바로 그 방을 호수가 죽은 날 그대로 꾸미고 재우와 주은을 불러들인다. 다시 그 일을 재현해 영상으로 남기자는 것. 서로의 죄책감을 명확히 구분해보자는 것. 영민이 쓴 대본에 영민 자신은 호수의 죽음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처럼 그려져 있고, 호수 죽음의 진실은 모호함 속에 빠진다. 호수가 죽는 마지막 장면을 연기하고 난 뒤 셋은 영민이 꾸며놓은 밀실에 갇힌다. 주은과 영민, 재우는 또다시 8년 전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놓이고 만다. 그들은 그때 그 일. 다시 8년 전 시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되는데…… 심사평 당선작 『여흥상사』는 20대의 화자가 그리 멀지 않은 자신의 학창 시절에 있었던 과오를 짚어나가는 일종의 성장 서사로도 읽힐 수 있으며 스릴러물의 외피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대학과 졸업, 취직과 가족 여행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일상(웨딩드레스로 상징된)을 소망하던 20대의 청춘이 목의 얼룩처럼 간질거리는 채 잠복해 있던 과거의 잘못에 발목이 잡히면서 모든 것이 부서진다는 단순명료한 플롯을 지니고 있는 소설이다. 인간이 일상적으로 감추고 사는 악의를 드러내는 방식을 비롯하여 선과 악의 구분 불가능성을 제시하는 질문의 태도 자체에는 동의하게 되었다. 이것은 작가가 소재를 소비하는 방식, 소재를 다루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시선의 성실성과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이다. 감춰진 비밀을 명료하지 않게 처리함으로써 일상에 편재한 불안감과 과거의 죄의식을 증폭시키는 방법은, 지금으로선 불완전한 외곽선을 그렸으나 추후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라고 보았다. - 심사위원 성석제(소설가) 김형중(문학평론가) 정이현(소설가) 구병모(소설가) 작가의 말 (……) 인간의 기억이란 불완전해서 그로 인해 수많은 오해가 생긴다. 나는 가끔 사후 세계란 누군가의 의도가 전산에 입력된 코드처럼 타인에게 해석의 여지 없이 전달되는 곳이라 상상하기도 한다. 시간에 얽매이고 언어에 얽매인 인간이 해방되는 곳. 그곳은 이쪽과 저쪽을 나누지 않고, 너와 내가 포개지며, 내가 너인지 또 네가 나인지 구분할 수 없는 곳일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여기 있으니 여기에 대해 쓸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를 쓰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 있다면, 이 이야기를 읽는 사람이 주은을 이해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나아가 주은을 괴물이라고 여기길 바랐다. 나 또한 괴물이고, 내가 느끼기엔 괴물이 아닌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평범한 한 인간을 생생하게 그리면 되는 일이었지만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고백하자면 그게 소설을 쓰는 내내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 - 박유경 추천의 말 『여흥상사』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탈이 어떻게 여흥을 넘어선 범죄가 되고 직접적 위험에 접속하는지, 최선의 경계를 잃어버린 젊음의 불안 심리와 두려움을 그려낸다. 값을 치르지 않은 과거의 잘못된 행위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언제고 돌아와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의 발목을 잡는다. 그것은 많은 소설과 영화 속에서 법률적 단죄로, 개인적 응징으로, 때론 초자연적 현상 등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로 인해 되살아난 죄책감은 우리 일상에서 자기도 모르게 신경이 쓰여 계속 만지작거리게 되는 목의 가려운 얼룩처럼 잠복해 있을 것이다. 소설은 감추고 싶은 그 얼룩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며 일상의 파국을 극한까지 끌고 가는 집요한 시선을 독자 앞에 드러낸다. _구병모(소설가) 죄를 감추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마음속에 지옥을 안은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말끔한 겉모습 뒤 메말라가는 일상. 지옥에서 벗어나고자 진흙탕으로 뛰어들었지만 발밑은 꺼져간다. 진흙탕 싸움의 끝은? 교보문고 박수진 쉬지 않고 읽을 정도로 흡인력 있다. 작은 점에 불과했지만 점점 커져 삶을 뒤덮는 ‘불안’에 대한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YES24 문학상’이 있다면 수상작이어도 좋을 작품. YES24 김도훈 한때 소년의 방이었던 공간. 네 사람이 있었고, 이젠 세 사람뿐이다. 소년들과 소녀와 말랑말랑한 캡슐에 싸인 흰색 알약. 여흥을 즐기기 위해 시작한 ‘여흥상사’에 대한 기억은 커다란 구덩이가 되었다. 피부 위로 퍼진 불길한 질병처럼 더는 도망칠 방법이 없다. 알라딘 김효선 친구의 죽음에 휘말려 자신은 피해자, 상대방은 가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해자와 목격자, 선과 악, 쉽사리 판단할 수 없는 문제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본다. 인터파크도서 양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