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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 하나, 날마다 없어지는 달걀 두 개
보충수업이 사라진 뒤에 농사지으며 정도 늘고 일기 보배 아빠, 멋진 아빠! 자연… 그대로의 이름으로 어느 하루 깎다 보니 빡빡! 우리 언니 해후 - 병렬이 2 '어이 택시, 시청 앞' 우리 어머니는 청소부 먹을 거 안 먹고 모은 학원비 1000500301 딸 셋인 친구의 결혼식 오~예, 우린 이제 앉아서 똥을 눌 수 있다! 떡볶이 사먹었어요 우리 어머이 우리 할머니 어느 협박범이 베푸는 사랑 친정아버지 미군 희생자 날마다 없어지는 달걀 두 개 다방구가 뭐야? 천냥 할아버지와 싹싹 할머니 박양 내가 했던 자랑스러운 일 열 가지 부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느끼는 글모음 둘, 아무리 흔들어도 국물도 없다? 새벽 첫차에 내 꿈을 싣는다 종종거리며 오늘도 일터로 스물네 시간 맞교대 나는 신자유주의를 기다리며 선생도 철밥통이던 때는 지났다니께 집에서 하루 더 퍼져 있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조합을 만든 병역특례병 의사와 노동자 앗! 강병호?? 오리역 노숙마저 쉽지가 않네 노동을 우습게 여기는 놈은 처먹지도 말라! '아빠, 왜 맨날 똑같은 옷만 입어?' 목 안 짤리고 일만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꽃다운 나이였던 우리들 명순이 아줌마를 떠나보내고… 하루... 경비원 박 씨 '너, 손도 없잖아!' 아무리 흔들어도 국물도 없다? 선전물 뿌리기 3만 원을 쓸 때 자장면 파티 내가 받은 돈 2만 5천 원! 상처로 남은 책 잔업, 특근 안 하고도 살 수 있으면 다시 태어나면 큰 회사에 다니고 싶어 제발 죽지 맙시다 맞는 답 고르기 공고 아이들의 졸업식 고작 2,100원짜리 인생이 아니다 나도 결혼하고 싶다 형제 이야기 글모음 셋, 우린 끝까지 간다 사장도 사장 나름이지요 일 년짜리 소모품 '우린 사장이 아니에요' 정규직 그 하나만을 바라보고… 더 이상 ‘희생과 봉사’는 없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누가 사장 시켜 달라고 했나? 프리랜서, 빛 좋은 개살구 해고 협박과 눈칫밥 따위에 기죽지 않는다 우린 끝까지 간다 택시 사납금 제도는 살인 제도다 환자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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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내 쪽으로 가까이 오자 공장 둘, 노무과 조장 한 명과 사원들이 내 앞을 가로막고 섰다.
'구속동지 석방하라! 부당징계 철회하라!' '구속동지 석방하라! 부당징계 철회하라!' 내가 구호를 외치자 나를 가로막고 서 있던 인간들이 나를 붙잡고 밀고 입 틀어막고 난리들이다. 난 더 흥분되었다. '강병호는 퇴진하라! 강병호는 퇴진하라!' 사장이 웃고 지나간다. ‘어라 저게 비웃어?’ '매국노! 야! 개새꺄!' 사장이 지나가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일을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앗! 강병호?’ 방금 지나간 그 웬수 같은 사장은 강병호가 아니라 정주호다. 강병호는 그전 사장 이름이다. ‘으… 이런 실수가 있나…….’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그 후에 나는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사람들 얘기로는 인사위원회에 걸려고 해도 걸 만한 이유가 없어서 안 하려고 했는데, 사장이 내 이름을 물어보더니 수첩에다 내 이름을 적더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인사위원회에 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작업장 이탈도 하지 않았고, 작업 거부도 아니고, 사규 위반으로 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걸 수 있는 것은 전 사장 강병호 개인이 명예훼손으로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사장 측근들이 무조건 걸라고 했다는 것이다. 해고당해 있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놀리기 시작했다. '넌 해고야. 어떻게 사장 이름도 모르냐? 넌 괘씸죄로 해고야.' 나는 반성문을 썼다. 아주 정중하게 썼다. '모처럼 방문한 사장에게 아부 떨려고 준비한 부서와 관리자들에게 찬물 끼얹는 짓을 해서 심히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후로는 사장 이름 정확히 알겠습니다.'---본문 중에서 2004년 6월 15일 띠리리. '여보세요.' '향아, 엄마다. 점심은 먹었나? 많이 힘들제. 근데 니 서울에 있을 때 뚜쟁이 아줌마한테서 전화 왔더라. 니 선보라고.' '뭐? 진짜? 웬일로……. 나의 미모를 이제 알아보는가 보지?' '…….' '어떤 사람이라던데? 자세하게 물어보지.' '근데 그 아줌마가 니보고 정식(정규직)이냐고 묻더라. 그래서 그냥 전화 끊었다. 전화 끊고 나니깐 괜히 울화통이 터지데. 니가 정식 안 되고 싶어서 안 되는 거가?' '그래도 얘기해주지 왜……. 이번에 파업 끝나면 정식 된다고. 그때 연락하면 안 되나?' 2004년 7월 저의 직원 명찰에는 아직도 ‘계약직 간호사 윤정향’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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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누가 사장 시켜 달래?』는 2000년 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작은책』에 실렸던 글 가운데 재미있고 감동 있는 글만을 고르고 골라 추렸다.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시리즈 둘째 책이다. 작은책에 들어오는 글은 모두 살아있는 글이었다. 노동자, 농민, 학생, 주부들, 모두 어쩌면 그렇게 맛깔스럽게 글을 쓰는지 놀랍다.
그때 쓴 글을 다시 보면 그 당시에 봤을 때보다 글 내용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또한 그때 봤던 세상까지 다시 보일 것이다. 송승훈, 장영란, 이한주, 안미선, 송경동, 이상석 같은 분들은 지금 책 한두 권씩 낸 분들이다. 아, 이분들이 그때부터 글을 쓰고 있었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된다. 책은 갑자기 내는 게 아니라 이렇게 모은 글들을 엮는 것이다. 그때 그분들이 썼던 글과 지금 글을 견주어보면 세상이 변한 모습이 보인다. 광동고등학교 송승훈 선생은 “보충수업이 사라진 뒤에”라는 글을 썼다. 그 글을 읽고 어? 한때는 보충수업이 없었구나, 지금은 초등학교도 보충수업을 해야 할 정도가 됐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송승훈 선생의 착은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장영란 씨가 쓴 글을 보는 것도 새롭다. “농사지으며 정도 늘고”라는 글을 보면,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살면 식구 사이가 가까워진다고 했다. 부부가 서로 소 닭 보듯 살고 있는 분들이 읽어 볼 만하다. 장영란 씨는 노동운동을 하던 남편과 서울에서 살다가 귀농을 했다. 그 뒤 장영란 씨는 책을 서너 권이나 냈다. 지난달 3월에는 『농사꾼 장영란의 자연달력 제철밥상』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안미선 씨 글도 실려 있다. 옛날에 다니던 출판사에서 일하다 손목이 아픈 병을 얻고 회사를 그만두는 과정을 썼다. 그 뒤 안미선 씨는 『작은책』에 “여성의 일과 삶”을 연재했고 그 글을 모아 『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철수와영희) 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작은책에 글을 실었던 분들은 거의 책을 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다. 노동자 시인으로 유명한 송경동 시인과 철도노동자 이한주 시인이 쓴 글도 있고, 이상석 선생이 쓴 글도 실려 있다. 이 책을 보면 세월이 가면서 사람들과 세상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뀌지 않는 건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요 삶이다. 비정규직은 더욱 어렵게 살고 있다.그 밖에도 글을 쓴 사람 가운데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들도 많다. 이들은 모두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적었다. 그 소소한 일상은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민중들의 이야기는 모두 역사다. “역사는 인간이 살아온 이야기이되, 기록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만 간추려 엮어놓은 기록이다” 조정래 선생 말씀이다. 글 모음 하나, 날마다 없어지는 달걀 두 개 일하는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입말로 썼다. 글 모음 둘, 아무리 흔들어도 국물도 없다?는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노동을 이야기한다. 글 모음 셋, 우린 끝까지 간다는 우리의 노동현실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