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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희망은 직업이 아니라 희망!
전은지 작가는 두 아이에게 합리적인 소비를 가르치기 위해 첫 책 『천 원은 너무해!』를 썼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교육적인 의도가 다분한 출발이었으나, 아이들과 함께한 일상을 실감나게 글로 옮기다 보니 의도를 넘어선 재미가 생겨났더랬지요. 『장래 희망이 뭐라고』 역시 이 ‘의도를 넘어선 재미’가 수시로 호흡 곤란과 배꼽 실종을 유발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그 웃음 끝에 씁쓸함이 묻어나는 것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작가가 소리 채집하듯 옮겨 적은 아이들의 말에 지금 아이들의 현실 인식이 고스란히 담긴 까닭입니다. 아이들은 ‘장래 희망을 정할 때는 네 능력뿐 아니라 집안 형편도 고려해야’ 한다며 미리 한계를 짓습니다. ‘좋아하거나 되고 싶은 걸 먼저 정한 다음에, 그게 되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으면 그거랑 비슷한 다른 거로 바꾸면 되지.’라며 적당히 타협하기도 합니다. ‘장래 희망을 후진 거로 정하면 후진 사람이 되겠다는’ 뜻이라며 편견을 드러내기도 하고, ‘실내화를 만들어 팔면 부자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실내화 회사 사장이 되겠다며 배금주의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주인공 수아는 이런 친구들의 생각과 말에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바른 답을 찾아 나갑니다. 주변 어른들도 교사로 또는 반면교사로 도움을 주지만, 그래도 가장 큰 깨우침을 주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인 동생 헌철입니다. 헌철은 어린이 특유의 직언으로 수아가 겹겹이 껴입은 갑옷을 하나하나 벗겨 냅니다. 엄마의 결정적 한 마디가 수아의 가슴에 제대로 가 박힐 수 있도록 말이지요. “장래 희망은 지금 네가 가진 재능이나 능력으로 이룰 수 있는 미래가 아니라, 네가 꿈꾸는 미래야. 나중에 네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데, 왜 지금 네 모습을 기준으로 장래 희망을 정하려는 거야? 장래 희망의 기준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야. 미래는 아직 오지도 않았고, 어떻게 될지 알 수도 없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예단하고, 현재라는 한계 안에 스스로를 가두려 드는 아이들의 가슴에도 이 말이 그대로 가 닿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