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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것, 그것은 - 독수리와 물고기의 사랑의 춤
품을 수 없는, 안길 수 없는 - 참나무와 인형의 사랑의 고통 감아 안아야 할 그 아름다움의 이름, 사랑 - 담쟁이덩굴의 사랑의 열망 찰나에 만나다 - 대리석 조각 남녀의 사랑의 외침 나비, 시인, 그리고 여자 - 영원을 꿈꾸는 이들의 사랑의 이상 툴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 어느 노인의 사랑의 행로 |
Aziz Nesin,본명 : 메흐멧 누스렛 Mehmet Nus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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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것, 그것은
누구나 사랑을 합니다. 어느 선까지는 자신이 얼마나 열렬히 사랑하는지 설명하고 표현할 수 있죠. 하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면 언어로는 자신의 사랑을 설명하고, 상대방의 사랑을 이해하는 데 한계를 느끼죠. 바로 이 단계에서 춤이 시작되는 거예요. 이 순간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랑 혹은 사랑의 감정은 오로지 발레나 팬터마임으로만 설명될 수 있어요. 다른 감정들도 다르지 않아요. 우리는 시시때때로 분노하고 질투하고, 기뻐하고, 슬픔에 잠기죠. 하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러서는 이 감정들도 언어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저는 바로 그 순간 고요한 움직임으로 언어의 한계를 넘어 발레와 팬터마임의 무언의 동작으로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설명하고,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합니다. --- p.15 품을 수 없는, 안길 수 없는 네 입장에서는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겠지. 어찌됐든 넌 한 그루의 참나무로서 네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아직도 모르겠어? 네게는 너 자신이란 것이 있단 말이야! 그러니 이렇게 마음이 넓은 척하며 타협하는 아량을 가질 수 있겠지. 하지만 난 말이야, 네 안에 있고, 네가 날 이렇게 꽉 죄고 있는 한 나 자신이라는 것이 없어. 왜 날 이해하지 않으려는 거야? 네가 네 삶을 살아가듯 나도 내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 p.63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유요? 이유는 아주 많죠. 우선 그녀를 찾고 있지만 찾을 수 없고, 찾는다 할지라도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그녀를 향한 열정은 갈수록 강렬해집니다. 시간이 갈수록 열정은 점점 거세지고 어느 순간 저 자신을 불태워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기까지 합니다. 제 가슴은 불씨들로 가득 차 있죠. 그녀에게 닿을 수 없어 제 몸 안의 불길로 재가 되어 사그라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 튤슈와의 사랑은 제게 찰나의 삶으로 남을 겁니다. 단지 번개가 치는 듯한 그 순간만큼만 그녀를 느낄 수 있죠. 이 때문에 그녀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항상 사랑할 겁니다. 튤슈를 사랑하는 것 이외에 제가 할 일은 없습니다.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 p.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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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국민작가 아지즈 네신의 단편집《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_사랑의 여섯 가지 이름》(원제 : Macınli Kız Icin Ev)이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사랑을 소재로 한 단편만을 선별해 엮은 이 작품에서 주인공들이 불가능한 사랑에 도전한다면, 아지즈 네신은 불가능한 사랑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도전한다. 풍자 문학의 거장이자 우화의 마술사답게 탁월한 관찰력과 상상력으로 이름 없는 사물, 스쳐 지나가는 동식물에 빗대어 인간의 미묘한 감정을 표현한 이 작품은, 사회 비판적 성격이 강했던 아지즈 네신의 이전 작품들과 달리 인간의 보편적 감정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
풍자 문학의 거장,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터키 최고의 작가 터키 문학사의 한 획을 그은 풍자 문학의 거장, 아지즈 네신(1915-1995)은 터키의 대표 지성知性이자, 터키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작가이다. 시, 소설, 희곡, 평론, 칼럼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백여 편에 이르는 작품은 탄탄한 이야기와 날카로운 풍자로 대중에게 널리 읽히고 사랑받고 있다. 터키인 중에서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고, “완전히 아지즈 네신의 소설이군”이라는 관용어가 있을 정도라고 하니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은 에세이집 《다른 색들》에서 아지즈 네신에 대해 “이처럼 대중적인 필치로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와 사람들의 삶을 세밀하게 꿰뚫어본 작가는 전 세계 문학계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지즈 네신 문학의 성공은 바로 이것이다”라고 극찬했다. 뛰어난 입담과 흡입력 강한 서사의 구비문학적 성격이 강한 터키 문학의 정점에 있는 그의 작품은 세계적으로도 문학성을 인정받아 이탈리아와 러시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지에서 수여하는 황금종려상, 황금고슴도치상과 같은 풍자 문학상을 두루 수상하였다. 이야기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는 작가 국내에 출간된 아지즈 네신의 작품으로는 대표작 《생사불명 야샤르》와 《제이넵의 비밀 편지》그리고 《당나귀는 당나귀답게》가 있다. 이들 작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문학의 본령인 서사에 충실하여 뛰어난 이야기성을 갖추고 있는 동시에 현대사회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풍자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적인 상황이나 사회 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터키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는 우리에게 한층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아지즈 네신은 자신의 풍자관을 “풍자는 세계를 웃음거리가 되는 것으로부터 구제해줍니다”라는 짤막한 글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풍자를 통해 세상의 불의와 권위를 비판하면서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그의 노력과, 이를 통해 우리 삶의 기반을 더 이상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으려는 순수한 꿈을 엿볼 수 있다. 아지즈 네신은 작품 속에서 광범위한 사회 계층의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다루면서 각 계층의 언어, 행동양식, 세계관, 감정, 사고를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그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부조리와 모순, 현학적인 자기만족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특히 성숙한 자기비판적인 시선으로 사회 시스템-정치구조, 생계수단, 남녀의 권력 역학 구조, 도시 이주민 문제 등-에서부터 일반 대중들의 무기력하고 위선적인 삶까지 전방위적으로 문제 삼는다. 미래를 위해 어린이에게 희망을 심어준 실천적 지식인 아지즈 네신이 국민작가로 추앙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작가 이전에 실천적인 지식인으로서 평생을 기득권 세력과 투쟁하는 데 바쳤기 때문이다. 그는 터키의 폭력적인 정권, 특히 언론인에 대한 정부의 검열과 탄압을 정면으로 비판한 작품들로, 내란선동이나 좌익활동 죄목으로 250번 이상 재판을 받았으며 유배와 수감생활을 반복하였다. 1980년 육군참모총장 케난 에브렌 주도하에 전격적인 무혈 쿠데타가 성공하자 앞장서서 군사정권에 대항한 사건이나, 1990년 살만 루시디의 《악마의 시》를 터키어로 출간하려다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의 표적이 된 사건,? 1993년 마드막 호텔 사건(터키의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이 좌파적 성향을 지닌?아지즈 네신을 공격하기 위해 그가 참가한 축제 장소를 공격한 사건. 이로 인해 36명의 예술가가 죽고 24명이 중상을 입었다) 등은 그가 인간 존엄성의 회복과 보호에 얼마나 치열한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아지즈 네신은 어린이를 사랑하고, 그들에게 끝없는 관심을 쏟으며 불우아동돕기에 발 벗고 나섰다. 1972년에는 고아들에게 교육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네신 재단’을 설립했으며, 1995년 사망 후 유언에 따라 작품에서 발생되는 모든 인세가 이 재단에 기부되고 있다. 불가능한 사랑의 모험, 사랑에 관한 최고의 은유 우화의 마술사가 펼치는 사랑의 빛나는 순간들 아지즈 네신은 단편집《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에서 사랑의 다양한 조건과 국면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날카로운 관찰력과 마술 같은 상상력으로 사랑의 섬세한 감정을 동식물의 특징에 빗댄 단편들은 풍자 문학의 거장다운 솜씨를 느끼게 한다. 수록된 단편들은 각기 미묘하게 다른 주제들을 담고 있지만 사랑의 공통적인 딜레마를 다루고 있다. 상대방과 하나가 되려는 열망, 하지만 결국에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상理想, 그럼에도 그곳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는 절박함. 이처럼 복잡다단한 사랑의 결들이 독수리와 물고기, 참나무와 인형, 대리석 조각상의 목소리를 타고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감미롭게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