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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han Pamuk,Ferit Orhan Pamuk,페리트 오르한 파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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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려움에 가득 차 있었고, 매우 부끄러웠다. 아무도 내 그림을 보지 않았으면 해서 공책에 그렸다.”내 안의 화가를 다시 깨워 낸 무구한 시간, 풍경에의 골몰튀르키예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많은 소설이 6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도 꾸준히 장편 소설을 발표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오르한 파묵. 그는 어린 시절부터 화가를 꿈꿨지만 22세에 자기 안의 화가를 죽이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50대 중반을 넘은 2008년, 그는 충동적으로 상점에 들어가 두려움과 즐거움을 품고 연필과 붓을 잔뜩 산 다음 작은 화첩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몰스킨 공책에 매일 한 면 이상 글과 그림을 기록했다. 그는 풍경에 대해 이렇게 쓴다. “풍경을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을 잊고 순식간에 다른 사람이 된다.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이 광활한 풍경처럼 개방적이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아름다운 풍경은, 이 장면은 나에게 세상과 우주를 존중하도록 만든다.” “풍경은 또한 삶과 상상으로의 초대다…….”그에게 풍경은 신비로운 미지의 공간이자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다. 이 책의 제목 속 ‘먼 산’은 지한기르에 있는 그의 집 발코니에서 바라다보이는, 아무리 바라봐도 지루하지 않은 섬이다. 그는 먼 산을 보며 섬에서 보낸 행복한 시절을 떠올리거나 그곳에 무엇이 있을까 상상한다. “저 멀리 또 다른 삶과 세계가 있다는 상상, 멀고 거친 풍경이 암시하는 다른 삶에 대한 생각은 나의 모든 삶을 정의하고 항상 나를 사로잡았다.”이것이 파묵이 그림과 문학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글을 쓰고, 풍경을 바라보고,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 이는 상상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 소설 『페스트의 밤』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그는 이 작품을 쓰며 “소설은 산을 보면서 파노라마, 풍경, 그리고 민족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들어가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오르한 파묵에게 “산다는 것은 보는 것”이다. 그는 “인생은 일련의 그림으로 구성”된다고, 그래서 “사람은 그림 뒤에 오는 그림을 궁금해한다.”는 말을 전한다. “이곳은 나에게 속한 세상이다. 비밀스러워서가 아니라 내가 가장 자유로운 느낌으로 글과 그림을 결합했기 때문이다.”작은 공책 속에서 피어나는 오롯한 사생활과 창작에 대한 깊은 고뇌“나는 이 공책에 모든 것을 작게 작게 적는다. 마치 세상을 이 안에 숨기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내가 살 수 없는 삶을 이 페이지에서 살려고 하는 것 같다.”는 파묵의 말처럼 그는 자신의 물리적인 세상은 물론 머릿속의 세상 전부를 공책에 담아낸다. 아담한 작업실의 풍경, 종일 소설을 쓰고 나서 거실 소파에서 잠이 든 자기 자신, 그리고 꿈에서 본 풍경……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대가의 아우라에 가려졌던 한 작가의 소박한 사생활을 만나게 된다. “오후 2시에 페리데, 젬과 아파트 9호에서 만나 재단-박물관-비용-지불에 대해 논의했다. 결국 내 돈이니 집중해야 하지만 이 주제는 너무 지루하다.” “아침 8시에 일어났다. 온 세상이 죽은 듯이 고요했다. 수영복을 입고 해변으로 걸어갔다. 밖은 여전히 시원하다. 바다는 잔잔했다.” “너무 피곤했다. 이스탄불에서 지난 며칠 동안 대여섯 시간의 수면으로 버티고 있다.” 그 속에서 하루 열두 시간씩 내리 소설을 쓰며 등장인물에게 흠뻑 빠져 있는 소설가를 만나기도 한다. “소설 속으로 들어가 다른 세상을 잊고 메블루트(『내 마음의 낯섦』의 주인공)가 되면 기분이 좋다.” “어서, 메블루트. 너는 지금부터 몇 페이지 안에 쉴레이만과 함께 라이하를 납치해야 해. 반면 몇 달간 전혀 쓰지 못해 겪는 고통이 생생히 전해져 오는 페이지도 있다. “소설을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작가가 얼마나 절망적인지 잊고 있었다.” 이 책은 이 시대의 세계적인 소설가가 문학과 예술을 잉태하는 생생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한국에도 소개된 『순수 박물관』, 『빨강 머리 여인』, 『내 마음의 낯섦』, 『페스트의 밤』 등의 집필 과정에서 작가가 어디에서 어떤 조건 아래 있었는지,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다. 지금 예술, 문화, 격렬한 정치적 흐름 등 세계 문학에서 중요한 목소리 중 하나를 형성한 위대한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어 보자.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창작의 내밀한 과정을 함께 하는 즐거움이, 오르한 파묵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화가로서의 면모까지 만날 수 있는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아침 6시에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온 세상이 너무나 멋졌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풍경, 짙푸른 산과 암석들을 보며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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