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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 Woo Kim,金宣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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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선우의 첫 동화집 ‘바리공주’>
이미지의 육화와 빼어난 묘사로 90년대 이후 대표적인 여성 시인으로 주목받아온 시인 김선우가 그녀만의 아름다운 ‘바리공주’를 탄생시켰다. 의고체의 문장으로 쓰여진, 다분히 시적인 문장들은 우리나라 여성신화인 ‘바리공주’의 풍만한 품으로 독자들을 데려가며, 우리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씻기고 고단한 삶을 보듬어준다. 김선우 시인의 말처럼 “바리공주가 죽음을 보듬는 방식은 사랑의 이름으로 산 자의 상처를 씻기고 삶을 보듬는 일”이기도 하므로. <우리네 살아 있는 서사무가 ‘바리공주’> 바리공주는 우리의 전통적인 망자 천도굿인 지노귀굿과 오구굿에서 구송되어온 살아 있는 텍스트다. 저승을 다스리는 여신으로 샤먼들의 어머니이기도 한 바리공주는 씻김을 통해 죽은 자의 원혼을 보듬고 또한 산 자의 상처를 보듬는다. 바리공주의 공통적인 서사구조는 딸이 많은 집에 태어난 딸이 부모로부터 버려지지만 훗날 죽을병에 걸린 부모를 살리기 위해 약수를 구해온다는 것이다. 다분히 남성 중심적인 지배 이데올로기에서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버림받은 여인이 효 이데올로기를 실천하면 상처 입은 것들의 어머니로 다시 태어난다는 이야기다. <바리공주는 내 어머니의 상처로부터 시작된 시업(詩業)!> 시인 김선우는 “내 어머니도 남아를 생산해야 한다는 가부장적 불문율 속에서 아홉 번의 산고를 치러야 했던 분”이라며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나는 바리공주에게 빚이 있다. 바리는 내 시 속에 문득문득 그녀의 이름을 들이밀기도 하고 남루한 버려진 것들의 그림자 속에서 시시로 고개를 들며 나를 흔들어오기도 한다. 바리는 무조신으로 좌정한 여신이기 이전에, 내 어머니의 삶이 투영되면서 내가 한없는 연민을 가졌던 인물이다”라고 고백한다. 시인의 그런 절실한 시심과 애정, 그리고 한없는 연민으로 <바리공주>는 탄생했다. <바리공주>는 그녀의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의 어머니……가 지녀야 했던 상처의 그늘로부터 시작된, 시업(詩業)이었던 셈이다. <시인 김선우만의 새로운 바리공주 탄생!> “김선우 이본의 특징은 바리데기의 어머니 길대부인의 슬픔을 극대화시켜 아버지 오구대왕과 차별하고, 무장승의 도깨비 같은 무지막지한 모습을 순화시킨 점이다. 그래서 김선우 식 바리데기는 어머니와 사랑하는 사람과의 유대를 한층 강화시켜, 표면에 부상한 효 이데올로기를 걷어내고, 바리데기를 한 사람의 일상인, 여염집 아낙으로 부각시킨다. 그리하여 ‘바리공주’가 사랑의 텍스트가 되게 하였다.” ---김혜순(시인,서울예대문예창작과 교수) <버려짐으로써 사랑을 얻은 존재이니 버려진 것들의 원과 혼을 이끄는 존재가 되겠나이다> 불나국 오구대왕의 일곱 번째 공주아기씨가 태어난다. 오랫동안 태자를 기다리던 오구대왕은 “버려도 버릴 것이고 던져도 던질 것이니 바리공주라 지으라”며 바리공주를 서해용왕에게 보내 진상이나 구하라 명한다. 바리공주의 어머니 길대부인은 그러나 바리공주를 불나국 국경에 있는 영산 수미산에 버리라 한다. 바리공주의 목숨이라도 구하고자 함이다. 옥함에 넣어져 수미산에 버려진 바리공주는 수미산에 깃들어 사는 비럭공덕할아범 비럭공덕할멈에게 발견되어 그들의 손에서 자란다. 바리공주를 버린 후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던 오구대왕의 꿈속에 동자가 나타나 서천서역국 무장승의 약수와 오색 도화꽃만이 대왕을 살릴 수 있으며 바리공주를 찾으라 이른다. 약수는 팔만사천지옥은 건너야만 구해올 수 있는 것. “아버님께 하루 저녁 신세지고 어머님 뱃속에서 열 달을 피를 받아 세상에 나왔으니 그 은공을 갚겠나이다”라고 아뢴 뒤 바리공주는 무쇠 옷으로 차려입고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구할 생명수와 오색 도화꽃을 찾으러 서천서역국으로 떠난다. 죽음으로써 팔만사천 지옥을 건넌 바리공주는, 하늘의 법도를 어기고 쫓겨 내려와 약수 지키는 일을 명 받은 무장승과 세 아이를 낳은 뒤에야 약수와 오색 도화꽃을 구하고 죽은 아버지를 살린다. 그리고 나라와 재산도 마다하고 “버려짐으로써 사랑을 얻은 존재이니 버려진 것들의 원과 혼을 이끄는 이가 되”기 위해 황천강으로 떠난다. <해학과 파격이 담긴 일러스트> 독창적이면서도 다양한 기법을 사용,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그려내며 한참 주목받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정경심이 그림을 그렸다. 익살스러운 듯하면서도 친근한, 그리고 그 속에 해학과 창조적 파격이 담겨 있는 정경심의 그림은 바리공주를 여성스러우면서도 강인한 모습으로 살려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