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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浩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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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한잎 낙엽으로 떨어져 썩을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 한잎 낙엽으로 썩어 다시 봄을 기다리는 사람을 사랑하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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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은 그치지 않는다. 비바람을 뚫고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다. 나의 삶에는 진정 출구가 없는 것일까.
나는 와불님이 일어나 산책을 하고 계시는지 길게 고개를 내밀고 남쪽 산등성이를 쳐다 보았다. 13미터나 되는 거대한 암반 위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채 누워 있는 한 쌍의 돌부처님. 나는 그들 부부 부처님이 손을 잡고 아무도 모르게 산책을 즐기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p.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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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널 이해해.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거야.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느냐에 따라 사랑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검은툭눈은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또한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에게도 각자 다른 삶이 있을 수 있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이 있을 수 있어.' --- pp.2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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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툭눈아, 정말 고마워. 혹 내 삶에 아름다움이 있다면 그건 나 자신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 날 사랑하는 너에 의해서 형성된 거야.'
나는 검은 툭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검은 툭눈의 검은 눈빛에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흐르고 있었다. 시간이 시간을 낳고, 낳은 시간을 또 시간이 지배하는 동안, 우리는 만나지 못하고 헤어져 있었지만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었다. --- p.1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