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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역사 이야기
임진왜란 당시 밀정들의 전쟁, 얼마나 치열했나?
〈선조실록〉의 기록에는 비변사를 포함해 조정의 비밀 작전들이 다수 들어 있다. 백성 중에 왜적의 밀정이 많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든지 그것을 역으로 이용해 왜군들의 사정을 정탐하는 것에 대한 논의들이다. 〈선조실록〉 29년(1596년) 12월의 기사에는 비변사 비밀낭청에 대한 언급도 있다. 군사 기밀이 누설된 책임으로 비변사의 비밀낭청을 파직하고 도승지를 추고(推考)한다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왜장 가운데 가장 포악했던 가토 기요마사에 대한 암살 논의와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 청야(淸野) 작전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들도 기록되어 있다. 이순신의 〈난중일기〉에도 많은 항왜(降倭)들이 있었고, 그 중 거짓으로 항복해 온 왜병들을 처리했다는 내용이 여러 차례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왜란 중에 겉으로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의 또 다른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현대적인 의미로 말하면 첩보전이다. 닌자는 요인암살을 위해 정말 조선에 건너왔을까? 닌자에 대한 사실적인 기록은 일본 역사에도 그리 많지 않다. 그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는 오다 노부나가에 의해 막을 내린 100여 년의 전국시대(戰國時代)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가장 싫어하고 두려워한 노부나가에 의해 거의 몰살 당하다시피 했다(1579년 이가의 난).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몸을 의탁한 핫토리 한조처럼 영주의 가신이 되어 신분을 바꾸거나 더 은밀히 숨어들었다. 닌자란 적대세력들 간의 암투와 전쟁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으므로 그들 중 상당수가 전쟁 중인 조선으로 들어왔다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이순신을 암살하려는 왜군의 시도가 정말 있었을까? 명량해전에서 대패한 왜군은 그 분풀이로 이순신의 고향인 아산에 병사를 보내 가족을 잡아오게 했다. 이때 왜적을 맞은 셋째아들 이면이 순절했다. 이순신을 직접 죽이는 것이 더 쉬웠다면 멀리까지 군사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한산도에 여러 차례 나타난 거짓 항왜들은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항복해 왔을 것이고 그 중 일부는 이순신을 암살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비밀낭청은 어디에 소속되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나? 비변사는 조선 중종(1510년)때 설치되고 명종(1554)을 거쳐 임진왜란 때는 최고의 권한과 권력을 지니게 된 비상군사기구였다. 비변사의 수뇌부인 당상은 삼정승을 비롯한 거의 모든 고관들이 겸직했다. 낭청(郎廳)은 비변사뿐 아니라 여러 기관에 있는 종6품~정7품의 벼슬인데, 실무책임자라 할 수 있다. 평시에 비변사에는 열두 명의 낭청이 있었으나 왜란 때는 상당히 증원되었고 그 중 일부는 비밀 낭청이 되었다. 현대적 의미로는 주요 기밀을 다루는 정보책임자라 할 수 있다. 현대와 마찬가지로 군사 외교에 관한 기밀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군사작전의 바탕을 마련했다. 적아의 밀정을 총괄하는 일도 비밀 낭청이 담당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어떤 자료들을 참고했나? 도서 및 문헌 자료 이순신, 『난중일기(亂中日記)』 조경남, 『난중잡록(亂中雜錄)』 황신, 『일본왕환일기(日本往還日記)』 유성룡, 『징비록(懲毖錄)』 이순신, 『임진장초(壬辰狀草)』 백동수,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이민웅, 『임진왜란 해전사』 민승기, 『조선의 무기와 갑옷』 김성태 외, 『한국 무예의 역사 ? 문화적 조명』 한국고문서학회, 『조선시대 생활사』1, 3 강재언, 『조선통신사의 일본견문록』 케이넨, 『임진왜란 종군기』 최관, 『일본과 임진왜란』 김희영, 『이야기 일본사』 박경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일본사』 片野次雄, 김택수 옮김, 『이순신과 히데요시』 피터 루이스, 김일현 옮김, 『닌자 이야기』 니토베 이나조, 양경미?관만규 옮김, 『일본의 무사도』 구태훈, 『일본 무사도』 인터넷 자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宣祖實錄) 인터넷 조정-사이버 조선왕조 국사편찬위원회 국립중앙박물관 다음 백과사전 네이버 백과사전 위키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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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베일 벗는 간자(間者)들의 치열한 암살·첩보전
사실(史實)로 밝힌 비밀 낭청, 신비(神秘)를 벗긴 닌자 흥미로운 역사의 사각(死角) 만약 〈자칼의 날〉의 거장 프레더릭 포사이스가 한국 작가라면?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한국 역사를 소재로 쓴다면 어떤 작품이 탄생할까? 이 기분 좋은 상상을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만끽할 팩션이 출간되었다. 정유재란 직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출발시킨 일본 간자의 이순신 암살 사건을 다룬 『달과 그림자』가 그 작품이다. 이가의 난에도 살아남은 요미는 도깨비라고 불릴 만큼 신출귀몰하는 닌자며, 타인의 얼굴을 그대로 닮고 흉내 내는 재주가 있다. 죽은 사람이 살아서 다닌다는 소문과 함께 드러난 그의 정체는 선전관 장호준을 혼란에 빠트린다. 비밀 낭청이기도 한 장호준은 정체불명의 간자 요미를 추적하면서 그가 닌자라는 사실을 파악한다. 곽재우 가까이 있었지만 암살 시도가 없었다는 정황을 통해 더 중요한 요인 암살이 목적일 것이라 추정한다. 전쟁종결자 이순신을 지키기 위해 요미가 되려는 장호준. 이순신을 죽이기 위해 장호준이 되려는 요미. 조선과 일본 최고 간자들의 대결이 줄곧 숨 막히게 이어진다. 미수에 그친다는 결말에도 불구하고 요미의 암살 진행 과정은 박진감과 스릴이 넘친다. 두 주인공, 추적자 장호준과 암살자 요미는 일종의 밀정들이다. 비변사의 비밀낭청은 전쟁 중에는 첩자의 역할까지 수행했고, 일본의 닌자들 역시 조선에 들어와 간자가 되었다. 임진왜란에서 이들 밀정들의 전쟁은 역사의 사각(死角)에 있어 형상화된 적이 거의 없었다. 작가는 닌자에게서는 신비를 벗기고 비밀 낭청의 존재는 사실(史實)로 밝혀내 둘의 대결을 구체화시켰다. 그러자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한 편의 서스펜스 팩션으로 탄생했다. 둘의 대결을 중심으로 그렸음에도 전쟁이라는 배경은 조금도 휘발되지 않았다. 그들의 행적을 따라 500년 전의 약탈 전쟁은 더욱 세밀하고 끔찍하게 살아났다. 그 바람에 〈자칼의 날〉과 달리 가슴에는 읽는 내내 일말의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 바로 우리의 역사이며, 우리 선조들의 비극이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