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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러스트
201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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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6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필립 마이어

관심작가 알림신청
 

Philipp Meyer

1974년 예술가인 어머니와 전기공 출신의 과학 강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볼티모어의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철강 산업의 붕괴로 성실한 이웃들이 범죄와 실업이 만연한 빈곤층의 ‘가난한 노동자’로 전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열여섯 살이 되던 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미국의 검정고시에 해당하는 GED를 통과했다. 그 후 오 년 동안 자전거 수리공으로 일하며 틈틈이 볼티모어의 트라우마 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코넬 대학에 입학해 영문학을 전공하지만, 졸업 후 산더미처럼 쌓인 학자융자금을 갚기
1974년 예술가인 어머니와 전기공 출신의 과학 강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볼티모어의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철강 산업의 붕괴로 성실한 이웃들이 범죄와 실업이 만연한 빈곤층의 ‘가난한 노동자’로 전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열여섯 살이 되던 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미국의 검정고시에 해당하는 GED를 통과했다. 그 후 오 년 동안 자전거 수리공으로 일하며 틈틈이 볼티모어의 트라우마 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코넬 대학에 입학해 영문학을 전공하지만, 졸업 후 산더미처럼 쌓인 학자융자금을 갚기 위해 월스트리트의 UBS에 들어가 금융파생상품 전문가로 일했다. 학자융자금을 거의 갚아나갈 즈음 미련 없이 월스트리트를 떠났고, 작가가 되려던 자신의 꿈을 좇아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부모님의 지하방에서 생활하며 건설인부, 구급의료기사 등 다양한 직업을 병행하며 글쓰기를 계속했다. 어렵지만 치열했던 이 시기를 마이어는 자기 인생의 “진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응답 없는 글쓰기에 지쳐 구급의료기사라는 두 번째 직업을 진지하게 고민할 즈음 미치너 작가센터의 MFA 프로그램에 선발되고, ‘맥스위니’와 ‘아이오와 리뷰’에 그의 짧은 이야기들이 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9년, 데뷔작 『아메리칸 러스트』로 미국 문단이 가장 주목하는 신예로 떠올랐다. 작가 자신의 독특한 이력이 소설 곳곳에 녹아 있는 이 소설은 2009년 아마존 올해의 책을 비롯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에서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10년 4월 『LA타임스』 문학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뉴요커』가 11년 만에 발표한 ‘미국 문단을 이끌 젊은 작가 20인’에 선정되면서 그간의 격찬이 지나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2010년 구겐하임 펠로십과 더비 펠로십을 받았다.

이후 마이어는 5년에 걸쳐 무려 350권의 책을 독파하고 몸소 인디언 방식의 사냥을 체험하며 텍사스의 역사와 문화, 인디언의 풍습 등을 철저하게 탐구한 끝에 대작 ?더 선?을 탈고했다. ?더 선?은 거의 2백 년에 이르는 한 집안의 파란만장한 연대기를 통해 텍사스의 역사, 나아가 미국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재현함으로써 “미국의 건국 신화를 새로 쓴”, “고전의 품격을 두루 갖춘” “역사 소설의 최고봉”이라는 평단의 극찬과 함께 “흥미진진한 인물과 플롯”을 “정확한 시대 배경 하에서 정교한 디테일”로 구현함으로써 “독서를 멈출 수 없는” 재미를 곁들였다는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까지 얻고 있다. 현재 마이어는 뉴욕과 텍사스 오스틴을 오가며 차기작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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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천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이온 추진 엔진에 대한 연구로 항공 우주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플라스마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에 대한 연구를 한다. 옮긴 책으로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 《티핑 더 벨벳》, 에릭 앰블러의 《디미트리오스의 가면》, 맥스 배리의 《렉시콘》,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자젤》, 마이클 프레인의 《곤두박질》, 마이크 레스닉의 《키리냐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제임스 매튜 배리의 《피터 팬》 등이 있다. 헨리 페트로스키의 《이 세상을 다시 만들자》로 제17회 과학 기술 도서상 번역 부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천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이온 추진 엔진에 대한 연구로 항공 우주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플라스마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에 대한 연구를 한다. 옮긴 책으로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 《티핑 더 벨벳》, 에릭 앰블러의 《디미트리오스의 가면》, 맥스 배리의 《렉시콘》,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자젤》, 마이클 프레인의 《곤두박질》, 마이크 레스닉의 《키리냐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제임스 매튜 배리의 《피터 팬》 등이 있다. 헨리 페트로스키의 《이 세상을 다시 만들자》로 제17회 과학 기술 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시공사의 ‘그리폰 북스’, 열린책들의 ‘경계 소설선’, 샘터사의 ‘외국 소설선’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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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552쪽 | 686g | 145*220*35mm
ISBN13
9788994026633

책 속으로

살인은 아니지만 둘이 한 짓은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포는 이번 일이 자기 탓인 걸 알고 있었다. 아이작이 오줌을 누러 나간다며 일어섰을 때 진짜로 오줌을 누러 가는 것이 아니라는 걸 포는 알았다. 그저 빌리 포의 오래된 다혈질에 불이 붙은 거였다. 이런 식으로 곤경에 빠진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포는 그 자식들을 손봐주고 싶었다. 혼자서 놈들 셋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셋 정도는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포는 하마터면 놈들에게 죽을 뻔했으며 조그만 아이작 잉글리시가 그를 구했다. 그 덩치 큰 스웨덴인을 다치게 한 정도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죽여버렸다. 성경에 나오는 것처럼, 칼이 아니라 돌로 말이다. --- p.40

상황은 점점 나빠졌다. 둘은 상황이 나아지기를, 공장 사정이 나아지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공장은 계속해서 사람들을 해고했고, 밸리에는 해고당한 사람들로 가득했으며, 이윽고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그레이스에게는 어린아이가 있었고, 그걸로 학교생활은 끝이었다. (……) 한편 제강소에서 구 년 반 동안 근무하며 높은 급료를 받던 버질의 사촌은 수영장이 딸린 멋진 집과 부인과 딸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렸다. 은행은 집 자물쇠를 바꿨고, 그의 아내는 딸을 데리고 휴스턴으로 떠났으며, 버질의 사촌은 자기 집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 부엌에서 총으로 자살을 했다. 밸리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 비슷한 사연이 있었다. --- p.73

포는 지금까지 평생 동안 잠만 자며 두 손 놓고 운명의 파도에 휩쓸려 다녔다. 포를 실은 파도가 점점 더 거세지는데도 눈치 채지 못했다. 마침내 포는 종점에 와 있었다. 대몰락이었다. --- p.435

아이작은 자살하려던 마음을 바꿨을 때 포를 찾아왔다. 포는 아이작을 따뜻하게 감쌌고 아이작의 이야기를 열심히 귀 기울여 들어주었고, 그들은 함께 앉아 밤새 이야기를 했다. 그게 계시가 아니라면, 그건 포가 그게 계시인 줄 못 알아봤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모든 일엔 이유가 있었다. 포는 비록 도노라에서 온 소년을 거의 반 죽여놓았지만 아이작 잉글리시를 구했다. 이건 계시였다.

--- p.480

출판사 리뷰

2009년 미국 문단을 사로잡은 신예,
필립 마이어의 강렬한 데뷔작


2009년 2월 필립 마이어가 데뷔작 『아메리칸 러스트American Rust』를 발표했을 때 미국 문단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미국 문학계를 이끌어갈 비범한 신인의 출현”, “존 스타인벡, 어니스트 헤밍웨이, 코맥 매카시, 데니스 루헤인에 비견될 만한 신인”이라는 찬사와 함께, 2009년 아마존 ‘올해의 책’ 선정,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뉴스위크』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언론이 선정한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리며 미국 문단을 뜨겁게 달구었다. 1970년대 후반 범죄와 실업이 만연한 볼티모어의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자라난 필립 마이어는 자신의 첫 소설 『아메리칸 러스트』에서 작가의 어린 시절을 연상케 하는 쇠락한 철강 마을을 무대로 우연한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두 청년과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탄탄한 플롯과 숨 막히는 내러티브로 강렬하게 펼쳐 보였다. 미국의 산업 붕괴와 그에 따르는 거대하고 폭력적인 변화들, 그리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들의 도덕적 딜레마를 신인답지 않은 묵직한 통찰력으로 그려낸 이 소설에 대해, 베스트셀러 작가인 퍼트리샤 콘웰은 “퓰리처상을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는 말로 애정을 숨기지 않았고,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는 『뉴욕타임스』의 미치코 가쿠타니조차 “본능에 가까운 타고난 스토리텔링 능력”, “어떻게 하면 완벽한 비극을 창조해낼 수 있는지 잘 아는 작가”라는 유례없는 찬사로 재능 있는 신인의 탄생을 기꺼이 축하했다. 실패한 아메리칸 드림과 후기산업사회의 황량한 풍경 속에서 가난과 절망에 빠진 인간들의 모습과 그 절박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가치를 대담하게 파고든 『아메리칸 러스트』는 현재 유럽과 아시아 등 16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만든 월터 살레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될 예정이다.

가난과 절망으로 부식되어가는 인간들의 살인과 배신, 그리고 속죄의 오디세이
펜실베이니아의 쇠락한 작은 도시 부엘. 한때는 철강 산업으로 번성을 누렸지만 이제 마을의 제강소 대부분은 문이 닫혀 녹슬어가고, 주민의 대부분은 집과 일자리를 잃은 채 가난과 절망에 빠져 무기력한 세월을 보낸다. 스무 살 청년 아이작 잉글리시는 ‘천재’라 불리며 아이비리그 대학에 들어가리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어머니의 자살을 겪은 후 대학을 선택하는 대신 마을에 남아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본다. 아이작의 친구 빌리 포는 고등학교 시절 잘나가던 풋볼 선수였지만 지금은 별다른 직업 없이 어머니의 트레일러에 얹혀사는 다혈질 청년이다.
소설은 아이작이 아버지 책상에서 4000달러를 훔쳐 집을 도망쳐 나오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아이작은 캘리포니아로 가서 천체물리학을 공부하리라는 막연한 꿈을 갖고 빌리에게 같이 갈 것을 제안하지만 빌리는 거절하고 둘은 마을 입구까지만 동행한다. 그러나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폐공장에서 둘은 부랑자 셋을 만나고, 위험을 직감한 아이작은 그 자리를 피하려 하지만, 싸움이라면 피해본 적 없는 빌리는 이들에게 맞선다. 결국 위험한 상황에 처한 빌리를 구하기 위해 아이작은 의도치 않게 부랑자 한 명을 죽이게 된다.
한 사내가 죽었고, 그 죽음에 대한 도덕적 책임은 모호하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실수 앞에 선 두 친구는 이제 우정과 진실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한다. 아이작은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체포 영장을 피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고, 살인 혐의로 감옥에 들어간 빌리는 그곳에서 더 큰 위험에 직면한다. 진실을 알고 있는 아이작의 누나 리는 동생에 대한 사랑과 빌리에 대한 연민으로 고뇌하고, 아들이 범인이 아님을 믿는 빌리의 엄마 그레이스는 절망으로 점점 무너져가며, 그런 그레이스를 구하려는 마을 경찰서장 해리스는 자신의 인생을 건 위험한 결심을 한다.
우연한 살인 사건으로 시작된 『아메리칸 러스트』는 두 친구를 중심으로 한 주변 인물들을 혼란에 빠뜨리며 비극을 향해 거침없이 치닫는다. 가난과 절망에 부식되어가는 등장인물들의 꿈과 실패, 절박한 상황에서 그들이 맞닥뜨리는 도덕적 딜레마, 그리고 인간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가치가 시험받을 때 일어나는 다층적 혼란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펼쳐지며,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인간들의 깊숙한 상처와 내면 속으로 독자들을 단숨에 빨아들인다.

연약하고 불안한 영혼들의 쓸쓸한 목소리
『아메리칸 러스트』는 주요 인물 여섯 명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다층적 구조의 소설로,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처음 1장을 제외하면 모든 장에는 여섯 인물의 이름이 번갈아가며 제목으로 등장한다. 인물들은 각자 희미한 꿈을 갖고 있으나 현실에서 그들의 삶은 가난과 절망으로 유기된 상태다.
비상한 머리를 지녔지만 사회성이 결여되어 세상과 단절된 채 삶을 방치하던 스무 살 청년 아이작은 겨우 자신을 위해 용기를 냈을 때 맞닥뜨린 살인 사건으로 자신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길을 가게 된다.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과,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자기 대신 살인 혐의를 받고 있을 친구를 애써 외면한 데 대한 죄책감으로 그는 끊임없이 환영에 시달리고 자신을 조롱하며 길을 떠돈다.
반면, 아이작처럼 똑똑한 아이작의 누나 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예일대에 입학함으로써 녹슨 마을을 탈출했다. 아버지를 동생에게 떠맡겼다는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남을 구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구해야” 하는 법이라고,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동생을 보살피겠노라는 생각으로 그런 감정을 애써 지운다. 신분 상승을 위해 부유한 대학 동창생과 결혼한 후에도 여전히 옛 연인인 빌리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던 리에게 아이작과 빌리가 얽힌 살인 사건은 외면하고 싶던 자신의 처지를 직면하게 한다.
아이작의 친구이자 리의 남자친구인 빌리는 폭력적이고 경솔하며 한 번도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대해본 적이 없는 “두 손 놓고 운명의 파도에 휩쓸려 다”닌 인물이다. 그러나 강물에 뛰어든 아이작을 구한 행동이 자신이 “한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라고 여기는, 비록 스스로 인식하지는 못해도 내면에서는 인간의 양심과 가치를 믿는 인물이기도 하다. 감옥에 들어간 후에야 비로소 삶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갖게 된 그는 자신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임을 잘 알면서도 명예롭고 ‘올바르게’ 행동하고 싶어 한다.
빌리의 어머니인 그레이스 역시 한때 부엘을 빠져나가려는 계획이 있었다. 대학에 가서 학위를 받고 카운셀러가 되고 싶었지만 망나니 같은 빌리 아버지와의 불안한 결혼생활로 부엘의 낡은 트레일러를 떠나지 못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이 자기뿐 아니라 빌리 역시 망가뜨린 게 아닌지 두려워하며, 자신의 의지와 늘 반대로 흘러가는 운명에 좌절한다.
그런 그레이스를 오랫동안 바라보며 뒤를 돌봐준 이 지역 경찰서장 해리스는 정의와 진실에 대해 나름대로의 신념과 기준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중요한 건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지 법을 지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마을 사람들을 도우려 한다. 그는 아들의 체포로 절망에 빠진 그레이스를 돕고 싶은 욕망과 빌리가 진짜로 살인을 저질렀을지 모른다는 의심 속에서 괴로워하지만, 끝내 자신이 할 수 있는 ‘올바른 일’을 선택하려 하다.
자신을 위해, 친구를 위해, 가족을 위해 매순간 어려운 선택을 감행하는 각각의 인물들은 그렇게 절망의 나락에 빠졌다가 끝내는 희미한 희망에 의지해 다시 일어서는 서글프고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이들의 연약하고 불안한 목소리는 필립 마이어의 치밀한 플롯 안에서 정교하게 직조되며 풍성하고 섬세한 이야기층을 구축해낸다.

녹슨 아메리카, 황량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초상

『아메리칸 러스트』는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탐구와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인 동시에 후기산업사회의 불안에 대한 날카로운 초상이기도 하다. 소설 속 무대가 되는 부엘은 신문과 잡지에서 미국 중산층의 몰락과 빛바랜 아메리칸 드림을 이야기할 때 예로 삼을 만한 그런 도시다. “미국, 아니 엄밀하게 말해 전 세계 철 생산의 심장부”였던 부엘은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한때 부흥했던 산업으로 풍요로움을 누렸지만 지금은 “고대의 폐허처럼” 보이는 버려진 공장과 녹슨 트레일러들만이 거대한 자연 속에 남아 있다.
1970년대 후반 필립 마이어가 어린 시절을 보낸 볼티모어의 ‘햄든’이란 작은 마을은 그즈음 시작된 경제 침체로 인해 이미 큰 타격을 받은 곳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지역 유대감이 강한 곳이었지만 점차 일자리가 줄어들고 약물 소비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무기력과 범죄에 익숙해졌다. 선량하던 ‘중산층’ 이웃들이 어떻게 빈곤층의 ‘가난한 노동자'로 전락하는지를 지켜본 마이어는, 버려진 공장과 녹슨 트레일러처럼 버림받고 상처받은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의 삶에 연민 가득한 눈길을 보내면서도 결코 감상에 빠지지 않는다.

상황은 점점 나빠졌다. 둘은 상황이 나아지기를, 공장 사정이 나아지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공장은 계속해서 사람들을 해고했고, 밸리에는 해고당한 사람들로 가득했으며, 이윽고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그레이스에게는 어린아이가 있었고, 그걸로 학교생활은 끝이었다. (……) 한편 제강소에서 구 년 반 동안 근무하며 높은 급료를 받던 버질의 사촌은 수영장이 딸린 멋진 집과 부인과 딸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렸다. 은행은 집 자물쇠를 바꿨고, 그의 아내는 ?을 데리고 휴스턴으로 떠났으며, 버질의 사촌은 자기 집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 부엌에서 총으로 자살을 했다. 밸리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 비슷한 사연이 있었다._73쪽

『아메리칸 러스트』는 미래에 대한 심각한 불안과 불확실성의 정점에 있는 현대 미국의 심장부로 독자를 데려간다. 그러나 이 어둡고 비극적인 이야기는 IMF를 지나온 지구 반대편의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아메리칸 드림으로 대변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막대한 파급력을 생각할 때 이는 비단 미국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15만 명의 사람들이 해고됐지만 다들 조용히 직장을 떠났다. 실직 사태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분명 있었고, 밸리 주민 전체를 실직자로 만든 결정을 내린 자들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이런 자들은 아스펜에 별장을 가지고 있었으며, 아이들을 예일대에 보냈고, 제강소를 문 닫으면서 재산이 더 늘어났다. 하지만 상류 계급들이 다니는 교회로 숨어 들어가 부유한 목사들에게 스컹크 기름을 뿌린 일로 유명해진 몇몇 사람들 외엔 아무도 손을 들어 항의하지 않았다. 참으로 미국적이었다. 운이 나빴다고 자신을 탓하기. 사회적 힘이 자기 삶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생각지 않으려 했다. 큰 문제들을 개인의 행동 탓으로 돌리는 것. 아메리칸 드림의 추악한 이면이었다._348쪽

‘아메리카’를 전면에 내세운 이 소설이 출간 즉시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16개국에 판권이 팔린 것은 전 지구적인 현재의 경제 불안을 시의적절하게 조명하고 있음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주민 반수가 실업 수당을 받고, 다른 반은 수렵 채집”을 하며 살아가는, 일자리도 없고 나아질 가능성도 없는 지역의 삶이 주는 비극을 현실감 넘치는 문체로 파고든 이 소설을 두고 “대공황 시기의 불안한 삶을 그린 존 스타인벡이 환생한 듯하다”,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리처드 루소, 러셀 뱅크스의 최고작을 떠올리게 한다”는 호평이 쏟아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언론사 서평

몰락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둡고 폭력적인 서사시…… 데니스 루헤인, 코맥 매카시, 그리고 헤밍웨이의 경지에 비견될 만하다. _데일리비스트

독자의 마음을 빼앗는 플롯, 풍부하고 깊은 인물 묘사, 간결하기 그지없는 문장. 황폐한 현실을 아름답게 쓴다는 건 모순처럼 들리지만, 필립 마이어는 데뷔작에서 훌륭하게 해냈다. _USA 투데이

마이어는 실패한 꿈을 묘사하는 데 소름 끼칠 만큼 날카로운 눈을 가졌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장소와 인물과 배경을 어떻게 조합하면 완벽한 비극을 창조해낼 수 있는지 잘 이해하는 작가다. 『아메리칸 러스트』는 재능 있는 새 작가의 탄생을 선포하고 있다. _미치코 가쿠타니(뉴욕타임스)

절박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고투…… 삶이 주는 비극을 존 스타인벡만큼이나 큰 스케일로 묘사했다. _워싱턴포스트

낯익은 설정이지만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필립 마이어는 영악하게도 소설 문학의 전통을 알고 있다. _옵저버

이야기의 팽팽한 긴장감에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멋지다. _이코노미스트

소설가들은 고전으로 남을 단 한 작품을 위해서 생애를 바친다. 필립 마이어는 데뷔작에서 그 위업을 달성했다. 『아메리칸 러스트』는 미국 소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을 것이다. _데이튼 데일리 뉴스

마이어는 데뷔작으로 이미 헤밍웨이, 스타인벡, 포크너와 같은 문학의 거장들에 비견되는 영광을 얻었다. _클리블랜드 플레인딜러

마이어는 벌써부터 존 스타인벡과 비견된다. 그리고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_에스콰이어 UK

서글픈 희망으로 가득 찬 소설… 삶을 지속하기 위한 흔들림 없는 용기와 투쟁에 대한 깊은 존경으로 빛난다. _캔자스시티 스타

추천평

아름답고 쓸쓸한, 궁극적으로 구원을 말하는 역작. 『로드』 이후 미국에서 나온 최고의 소설이다.
크리스 클리브(소설가)
굉장한 흡인력을 지닌 소설. 『아메리칸 러스트』는 퓰리처상을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퍼트리샤 콘웰(소설가)
강렬한 내러티브와 날카로운 사회적 통찰력. 필립 마이어는 거짓 감상이나 동정 없이 노동 계층의 인물들 속으로 들어갔고, 그들의 세계를 능숙하게 되살려냈다. 비범하고 흡인력 있는 이 소설은 굉장한 재능에서 탄생했다.
조지 펠레카노스(소설가)
존 스타인벡이 멋지게 환생했다. 그의 이름은 필립 마이어다.
조지 윌리엄슨(디 오스트레일리안 수석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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