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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히말라야에 가보고 싶다
마침내 장도에 오르다 길을 나서다│사나이 울리는 라면맛 히말라야 걷기 첫날 히말라야, 그 미지의 세계 속으로│그래 이제 시작이다│모순된 삶의 현실│반가움이 순식간에 그리움으로│왜 진작 오지 못했을까│불편함을 겪어봐야 히말라야 걷기 2일째 구름 사이로 설산 탐세르쿠가│서서히 인상을 쓰기 시작하는 두 어깨│드디어 3000m를 넘어서다│남체는 지금 공사 중 히말라야 걷기 3일째 아, 히말라야여 설산이여!│야생화의 천국, 상보체 언덕│포터를 구하자 히말라야 걷기 4일째 길 위에서의 만남과 헤어짐│텡보체, 진정한 히말라얀 라이프의 시작 히말라야 걷기 5일째 일찍 일어난 트레커만이 설산을 볼 수 있다│산이 내게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산에게로│아, 냄새만 맡아도 감동이 히말라야 걷기 6일째 나랑 여행 가지 않을래?│히말라야의 열정 트레커들 히말라야 걷기 7일째 히말라야를 우려내다│삶과 죽음의 기로에서│고적한 로부체의 밤 히말라야 걷기 8일째 5000m를 넘어서다│히말라야에 내리는 비│세상에서 제일 높은 화원 히말라야 걷기 9일째 마침내 동은 터오고│아, 만물의 여신 초모룽마여!│길 위에서 나를 만나다│비아그라는 반 알까지만│하루 종일 걸을 수 있는 끈기와 용기가 있다면 히말라야 걷기 10일째 밤새 비는 내리고│히말라야에서 가장 아름다운 포르체 가는 길│우기에 히말라야를 찾은 순례자의 비애 히말라야 걷기 11일째 빨간 김치에 하얀 쌀밥 한입 먹어봤으면│히말라야는 나에게 무엇이었을까│삶은 전혀 누추해지지 않았다 히말라야 걷기 12일째 익숙함이 지루함으로 변할 때쯤│길에서 만나, 길에서 사랑을 나누다가, 길에서 죽어가는 히말라야 걷기 13일째 히말라야여 안녕!│네팔, 특별하고도 흥미로운 네팔에서의 마지막 날 서울로 돌아가는 날 에필로그 히말라야를 향해 용기를 내라 여름, 히말라야 걷기를 위한 몇 가지 T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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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며 살아가던 사람들은 이제 여행객들에게 음식을 팔고 짐을 대신 들어주며 돈을 벌고 있다. 생활에 변화가 온 것이다. 그렇게 네팔의 삶과 역사는 네팔 왕국이 쇄국의 울타리를 걷어 올린 1949년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진다. 산과 들을 벗 삼아 소박한 삶을 이어가던 이들은 이제 번듯한 롯지 하나 갖는 것을 가장 큰 소망으로 여기며 오늘을 살아간다. --- p.45
해발 6000m를 넘는 산만이 여름에도 눈이 남아 있다고 한다. 네팔 정부에서는 6000m가 넘는 산에 오르는 것을 등산이라고 정의하여 입산료를 많이 받고, 그 이하의 길을 걷는 것은 트레킹이라고 하여 아주 저렴한 요금만 받는다.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오르려면 1인당 수천만 원의 입산료를 내야 하지만, 쿰부 트레킹은 단돈 2만 원만 내면 된다. --- p.71 물통하고 초콜릿바 하나 달랑 든 가벼운 짐인데도 숨이 헉헉 차오른다. 오래 걸을 수가 없다. 조금 쉬었다가 가쁜 숨을 고르고 다시 오르기를 반복하는데, 허리가 90도로 구부러진 노파를 모시고 언덕길을 넘는 아낙이 보인다.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물어보니 쿰중 가는 길이란다. 에베레스트 뷰 호텔을 지나서 30분쯤 더 걸으면 쿰중이다. 차가 다닐 수 없으니 오직 두 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걸을 수 있음이 곧 살아 있음이다. 히말라야에서의 삶은 그렇게 걸을 수 있을 때까지와 더 이상 걷지 못할 때로 나뉜다. --- p.95 세수를 하려고 일층 마당으로 내려서는 순간 멋진 설산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어제 오후에 도착했을 때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우기에 히말라야를 여행하는 트레커들이여, 일찍 잠에서 깨어날지어다! 일찍 일어난 자만이 히말라야의 멋진 설산을 만나볼 수 있으리. 어찌 보면 막 비상하려는 독수리의 흰 날개처럼 보이기도 하고, 흰옷을 어깨에 두른 사제인 양 거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p.124 그렇게 칼라파타르 언덕에 달라붙어 오르기 시작한 지 한 시간쯤 지났을까. 무심코 바라본 밤하늘에 별이 떠 있다. 하나 둘 빠끔히 얼굴을 내미는 별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별이 뜬 히말라야의 하늘을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진한 감흥에 젖어든다. 같은 별을 보고도 각자가 얻는 감흥과 깨달음은 다를 것이다. 이 순간 정말 함께하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그것은 같은 것을 보고 같이 아름답다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길게 꼬리를 늘어뜨리며 유성 하나가 떨어진다. 길조다. 히말라야 여신이 나를 받아들이겠다는 신호를 보내온 건 아닐까. --- p.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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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5천 미터 이상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쿰부 트레킹은 잠시 신의 영역을 넘보기는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을 잇는 길을 걷는다. 길을 걸으며 그저 바라만 보겠다는 사람들에게 히말라야의 여신은 화를 내지 않는다. 넉넉한 품으로 감싸 안아줄 뿐이다.”
일상을 놓지 못했던 초보 트레커, 열망하던 꿈의 길 위에 서다! 지은이는 매일 병원에서 아이들을 진료하며, 주말마다 수없이 산길을 걸으며 가슴 깊이 품은 소망이 있었다. “아, 히말라야에 한번 가보고 싶다!” 히말라야 언덕을 오르내리고 싶었고, 좁은 벼랑길과 벌판을 표표히 걷고 싶었다. 걷다가 힘들면 차를 마시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고 싶었고, 같은 소망을 안고 찾아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떠났다. 히말라야로. 게다가 남들이 잘 가지 않는 8월 몬순 우기에 그곳으로 들어갔다. 여름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비는 어느 정도나 오고 기온은 어느 정도까지 내려갈까? 진짜 거머리가 하늘에서 쏟아질까?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하나? 더욱이 이 시기에 가본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정보도 많지 않았다. 부딪쳐보리라. 다녀와서 히말라야에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시간을 내 여행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세세히 알려주리라. 꼼꼼하고 걱정 많은 이 초보 트레커는 이런 순수한 다짐으로 여행 동안의 날씨, 경로, 소소하게 겪은 일들, 길에서 만난 현지인과 트레커, 소중하고 아름다운 풍광 등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그의 히말라야 여정은 멀리서 히말라야를 갈망하기만 하는 이들에게 직접 떠나 볼 용기와 희망을 오롯이 전할 것이다. 올레길, 둘레길을 걷듯 신비로운 히말라야 속을 거닐어 보자!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서려는 것이 아니라면 히말라야는 그렇게 두렵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그저 바라보는 경외의 대상이 아니라 가서 직접 겪어보고 느껴봐야 하는 체험의 대상이다. 지은이는 15일간 쿰부 히말라야(에베레스트 지역)를 걸었다. 인기 있는 안나푸르나 지역보다 몬순의 영향을 덜 받고 우기의 골칫거리인 거머리가 없다는 이유로. 그곳은 남들이 우려하는 것만큼 두려운 곳이 아니다. 걸을 수만 있다면 누구나 갈 수 있다. 수칙을 잘 지켜 고소증만 예방한다면 체력이나 신체 조건은 장애가 되지 않는다. 밧줄을 잡고 암벽을 타야 하는 것도 아니고, 빙벽화를 신고 얼음 위를 올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걸을 수 있는 두 다리만 있으면 된다. 요즘은 언저리길 산행이니 둘레길이니 해서 꼭 정상에 오르지 않고도 산을 즐기는 법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히말라야도 마찬가지다. 휴가로 일주일 정도 잡고 떠나봄직도 하다. 실제로 유럽 사람들은 5일이나 7일만 걷다 가기도 한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네팔까지 가는 직항편도 생겨 히말라야는 더욱 가까워졌다. 푼힐 전망대는 3박 4일이면 다녀올 수 있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는 일주일이면 가능하다. 쿰부 지역도 5일, 7일 일정으로 히말라야 걷기여행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