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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국의 저녁, 나는 불태워져 어떤 향을 남기게 될까요?
2. 예수의 큰상좌와 어라연 3. 한 여자 이야기 4.진실로 자신에게 속지 않는 법 5. 섬 마을 상갓집에서 쓰는 편지 6. 자발적 가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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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풍상에 깎이고 깎여 채석강은 저토록 빼어난 풍경을 얻었을 것입니다.
사람도 고된 풍상을 오래 견디고 나면 저렇듯 아름다워질 수 있는 걸까요. -94페이지 잊고 있었지만 나도 장애인입니다. 다리 하나가 없어야 장애인입니까. 팔 하나가 없어야만 장애인입니까.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해야만 장애인이 아닙니다. 눈이 있어도 안경 없이는 보지 못하는 나도 시각 장애인입니다. 몸은 반듯해도 나는 정신지체 장애인입니다. 귀가 있어도 아픈 사람의 신음 소리 듣지 못하는 나는 청각 장애인입니다. -122페이지 부를 쌓아두고 나누지 않을 때 존재가 작아질 것이란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산다 해서 존재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니’라던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이제 나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수록 존재는 더욱 커진다고 믿습니다. 부자가 돼서 나누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부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삶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328페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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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이루고 남기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가는 사람이야말로 실로 놀라운 사람입니다. 흔적을 남기지 않은 사람이란 본디 무소유의 삶을 살다 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보길도에서 산다. 그러나 그의 글을 딱히 시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살아가는 일일 뿐. 그 삶이 시가 되고, 생활이 산문이 되어 우리 곁에 찾아왔다. 강제윤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 하지만 깊이 파고든다. 보길도에서 태어나 20년이 넘게 타향을 전전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시인 강제윤. 그의 두 번째 산문집『숨어사는 즐거움』이 간행되었다. 그의 글에는 그가 살아왔던 결코 녹녹치 않은 시간들이 흘러든다. 결코 거창하지 않지만,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속에서 우러나는 생활에의 성찰, 사람에 대한 애정, 삶의 힘이 담겨 있다. 그는 최근 보길도 댐 증축공사 반대를 위해 33일 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청와대 문재인 민정수석이 보길도로 찾아와 댐 건축 전면 재검토를 약속하고서야 단식을 풀었다.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으며, 자신에게 속지 않고 살고 있다. 『숨어사는 즐거움』에는 약 60여 편의 시와 산문이 들어 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내용 없고, 가감할 내용도 없다. 그만큼 시인의 깨끗한 감성과 삶에 대한 진솔함이 흐른다. 이 책에서 강제윤은 ‘자발적 가난’에 대해 깊이 성찰한다. 나눔이 무소유의 소극적 실천이라면 자발적 가난은 적극적 실천입니다. 역설적이지만 모두가 가난해지려고 노력할 때, 이 세계의 모든 가난은 끝나게 될 것입니다. -‘자발적 가난’ 중에서 ‘부자 되세요’가 덕담이 되어버린 세상, 하늘 한번 쳐다보지 못하며 바쁘게 하루를 살고, 닭장 같은 아파트 숲에서 삶의 여유는 찾았을지라도 생각의 여유를 망각한 도시인들에게 강제윤의 글들은 따뜻한 고향과 삶의 원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