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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 개발독재의 정치경제학과 한국의 경험: 이병천
<제1부> 경제개발의 빛과 그늘 1. 한국 산업화의 발전양식: 서익진 2. 박정희시대의 산업정책: 이상철 3. 재벌체제와 발전지배연합: 조영철 4. 금융억압의 정치적?제도적 조건: 유철규 5. 박정희시대의 노동정책과 노사관계: 김삼수 6. 개발독재와 빈부격차: 이정우 <제2부> 개발독재의 정치사회학 7. 유신체제의 형성과 분단구조: 이종석 8. 베트남 파병과 병영국가의 길: 한홍구 9. 폭압적 근대화와 위험사회: 홍성태 10. 죽은 독재자의 사회: 진중권 11. 민주화시대의 ‘박정희’: 홍윤기 <참고문헌> <연표> <필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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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 [개발독재의 정치경제학과 한국의 경험](이병천)은 '개발국가론'의 한계를 넘어서서 '개발독재론'에 대한 이론화를 시도하며, 한국의 박정희체제를 근현대 개발독재 역사 속의 하나의 특수 형태로 파악하는 가운데 그 기적과 위험의 양면성을 드러내 보인다. 개발독재는 독재권력 주도로 산업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발전을 억압·통제하는, 국가주의적 근대화 수동혁명체제로 파악된다.한국의 개발독재 또한 이같은 이중성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냉전-분단상황을 국민동원과 독재권력 축적에 활용한 준전시 개발독재 모델이자, 고도의 집권집중형의 파행적 특성을 갖는다.
<제1부> 1장 [한국 산업화의 발전양식](서익진)은 조절이론에 입각하여 발전양식의 차원에서 한국 산업화체제의 전체적 구도를 그려낸다. 발전양식은 축적체제와 조절양식의 총체인데, 한국 산업화의 발전양식은 차입수출 경제에 기반을 둔 축적체제와 개발독재적 국가조절 양식의 결합으로 규정된다. 이 글은 한국경제가 이같은 발전양식의 여러 구성요소들의 상호연관을 통해서 어떻게 국민적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주변부에서 탈출할 수 있었는지를 분석한다. 2장 [박정희시대의 산업정책](이상철)은 한국 개발정책의 고유한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박정희시대의 산업정책 전반을 다룬다. 이 글은 주류 신고전파적 해석과는 달리 한국의 산업정책은 60년대와 70년대가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60년대 중엽의수출지향정책으로의 전환 이후에도 국가통제에 기반한 수입대체 공업화가 계속 추진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장 [재벌체제와 발전지배연합](조영철)은 국가-재벌의 발전지배연합 체제가 성장체제로 작동했음을 말하면서도 그것의 구조적 한계에 대해 비판의 메스를 대고 있다. 국가자본이 금융특혜의 형태로 재벌에 투자되어 투자성과가 재벌에 귀속되고 재벌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공고화되면서 한국경제가 재벌전횡 시장경제의 시대로 되었다고 분석한다. 97년 경제위기 이후 주주가치 중심의 재벌개혁론이 갖는 한계를 넘어 민주적 재벌개혁론의 역사적 근거를 제시하는 글이다. 4장 [금융억압의 정치적·제도적 조건](유철규)은 한국 발전지배연합 체제의 핵심 구성부분인 금융억압 문제를 다루고 있다. 70년대 중화학공업시기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정부의 금융억압은 중화학분야 전략산업의 우선육성을 위해 사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투자위험을 사회화하는 기제가 된다. 또한 금융씨스템 자체만으로 보면 이는 금융지주계급의 이해를 억압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형 개발체제에서 금융억압은 곧 재벌에 대한 금융특혜가 되고, 수익은 개인에게 손실은 사회로 귀속될 위험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어떻게 정당화되었는지 그 요인을 규명한다. 5장 [박정희시대의 노동정책과 노사관계](김삼수)는 70년대 유신체제하의 노동정책과 노동체제를 분석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는 것은 노동조합의 법적 승인, 무엇보다 파업권의 법인(法認) 문제다. 이 문제야말로 노동자를 시민으로 통합하는 단계의 국민국가체제 성립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글은 유신체제하에서 노동자는 단결권을 총체적으로 부인당하는 존재였고, 국민국가의 구성원 자격에서 배제되었다고 주장한다. 6장 [개발독재와 빈부격차](이정우)에서는 성장과 발전의 개념 구분에서 논의를 시작하며 박정희 모델이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이는 질적 발전, 자유로서의 발전을 희생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 글은 임금·소득분배·토지자산의 세 가지 측면에서 분배문제를 검토하는데,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토지자산의 분배 문제다. 지가폭등이야말로 가계자산 불평등, 빈익빈부익부의 최대 요인인 것이다. <제2부> 7장 [유신체제의 형성과 분단구조](이종석)는 적대적 의존관계와 거울영상효과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70년대 초반 탈냉전 국면에서 박정희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종신집권체제 구축을 위해 정략적·기만적으로 활용했고, 또 어떻게 유신체제에 북한적 요소가 스며들게 되었는지를 파헤친다. 이 글에 따르면 유신체제와 유일체제는 분단상황과 남북대화를 장기집권과 억압적 국민동원을 위해 활용한 적대적 쌍생아 같은 존재다. 8장 [베트남 파병과 병영국가의 길](한홍구)은 베트남 파병이 미국의 압력보다는 박정권의 필요에 의해 적극적으로 추진된 사실을 강조한다. 파병의 영향을 본다면 경제적 면에서 한국이 얻은 이익은 희생에 비한다면 보잘것없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는 베트남 특수를 강조하는 통상적 견해와는 다른 것이다. 이 글이 주목하는 것은 베트남 파병을 통해 박정권이 미국과 군부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사회를 병영국가화하고 남북긴장을 고조시키며 유신체제의 길을 닦았다는 것이다. 9장 [폭압적 근대화와 위험사회](홍성태)는 개발과 파괴, 고성장과 고위험이 동시에 일어난 한국의 모순적 근대화 현상을 주제화한다. 그는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론'의 관점을 수용하면서도 한국적 특수성을 중시하는데, 한국은 파괴적 개발이 진행된 '폭압적 근대화'의 결과로 서구사회보다 더 위험한, 복합 위험사회가 되었다고 본다. 파괴적 개발의 위험에 대한 분석은 자연과 사회 양면에 걸쳐 이루어진다. 10장 [죽은 독재자의 사회](진중권)에서는 박정희체제를 한국인의 몸과 정신세계에 깊이 새겨져 그 인성구조를 바꾸어놓은, 광의의 파시스트적 생체권력이라고 파악한다. 바로 이 생체권력적 성격 때문에 독재자는 죽었지만 그의 혼은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살아있으며 그 기반 위에 박정희의 적자와 수구세력들이 기생한다는 점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11장 [민주화시대의 박정희](홍윤기)는 박정희 담론을 권력담론과 비판담론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박정희 우상화 담론은 현실역사와는 거리가 먼 신화적 박정희를 가공해낸 이데올로기적 성격과 한국의 취약한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성을 띠고, 반민주적·반시민사회적·반인륜적 '패륜'을 범하고 있다. 이 글은 우상화 담론과 대척에 선 비판담론 성격의 '우리 안의 파시즘론'에 대해서도 이 담론이 박정희체제의 대중적 기반과 국민적 합의기반을 비현실적으로 과장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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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에서 박정희시대만큼 논란이 많은 연대는 없을 것이다. 한편에서는 기적적인 경제발전을 통해 과거의 빈곤과 후진성을 극복하고 오늘의 풍요로운 한국을 있게 만든 황금기로 묘사되며, 한편에서는 파쇼적 통치와 민주주의의 압살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갖가지 모순과 병폐가 싹튼 암흑기로 묘사된다. 이들 관점을 각각 '동아시아 기적'의 시각과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시각으로 이름할 수 있다면 이 책의 엮은이 이병천 교수(강원대, 경제학)는 접점을 마련하기 어려웠던 이 두 시각 간의 비판적인 대화와 상호대질을 통해 박정희 개발독재시대의 양면성을 고찰함으로써 오늘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적 기원을 탐문한다.
엮은이는 박정희시대의 개발과 독재, 경제기적과 정치억압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나아가 한국의 개발독재와 민주화운동은 각기 어떻게 자리매김되어야 하는지 등의 기본문제에 천착하는 가운데, 이 시대의 경제적 성취를 애써 외면하는 '근본주의적 비판'과 냉전적 국가주의와 성장제일주의의 위험성을 망각하는 '무반성적 승리주의'를 비판한다. 물론 비판의 무게중심은 후자에 놓여 있으며 특히나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성장에 찬물을 끼얹는 박정희 우상화 담론이야말로 탈냉전 민주화시대 박정희 바로보기의 최대의 장애물로 규정하고 있다. 해외학자들이 박정희시대를 평가하는 주류적인 관점은 동아시아 성장론에 입각한 '개발국가론'이란 이론적 견지에서 경제발전의 성과를 강조하는 것이다. 박정희 모델은 고도성장 모델이며 분배 또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평가인데, 이러한 시각은 한국의 학계에도 일정정도 수용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그 시대를 몸으로 겪어온 한국인들로서는 이러한 견해의 일면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성장의 이면에 감추어진 문제점들이 제대로 규명될 때 비로소 이 시대에 대한 올바른 역사상을 정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경제성장이라는 문제를 해명할 필요가 제기되는데, 개발과 독재가 공생하면서 발전하는 '반동적 근대화' 체제로서의 '개발독재론'의 시각은 문제 해결의 단서를 제공해준다. 그간 두 가지 관점 사이에서 종합을 시도하는 연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종합의 지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종종 개발과 성장의 측면으로 경도되기도 했다. 이 책은 한국사회과학계의 쟁쟁한 중견·소장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박정희시대를 분석하며 현재의 관점에서 박정희시대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 책의 부제 '우리 시대의 정치경제적 기원'이 말해주듯, 박정희시대는 한국의 근대가 파행적으로 형성된 시기로서 오늘 우리의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의 밑바탕을 이루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요즘 다시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라크전 파병문제를 옳게 보기 위해서는 박정희시대의 베트남전 파병문제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으며(8장 [베트남 파병과 병영국가의 길: 한홍구] 참조), 최근한 통계조사에서 발표되었듯이 서울 강남 거주자들이 다른 지역 주민들에 비해 부동산은 2배, 금융자산은 최대 4배 가량 가지고 있는 등 우리 사회의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 또한 그 시대에 기원을 두고 있다(6장 [개발독재와 빈부격차: 이정우] 참조). 박정희시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적지 않은 전문적 연구성과가 나와 있지만 이 주제에 대해 대학 캠퍼스나 시민 공론장에서 적절한 안내서를 찾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이 책은 이런 갈증을 해소하려는 의도에서 박정희시대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민강좌 성격의 대중학술서를 집필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책은 총론에 이어 두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1-6장)에서는 박정희시대 경제개발의 성공 요인과 개발체제의 특징을 해명하면서 한국의 산업화 성공이 신기루가 아니라 뚜렷한 정책적·제도적 바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것의 파행성과 불균형성을 주목한다. 제2부(7-11장)는 정치적·사회적 측면에서 개발독재의 야만과 위험에 대해 살펴보고, 민주화시대에도 유령처럼 출몰하곤 하는 박정희 신드롬과 박정희 담론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