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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카와가(家)의 가을
예기된 사건, 호텔 VIP의 해후 가을밤은 네 번 노린다 이토록 머나먼 무죄 사랑과 다이아몬드 |
Jiro Akagawa,あかがわ じろう,赤川 次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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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스케는 이제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어머니는 도둑, 형은 살인자였다.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상대조차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뻔뻔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 끙끙거리며 고민하는 일은 그만두고, 모든 것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기로 했다. 아무리 도둑이라도, 아무리 살인자라도 게이스케는 어머니와 형을 매우 사랑했고, 동생들에게 고통을 주기도 싫었다. 게다가 어머니와 형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들어보아도, 두 사람의 비밀에 관해서는 서로 모르는 듯했다. 자신만 입 다물고 있으면 가족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 게이스케는 그렇게 결심하자마자 의학부에서 법학부로 전과했다. 어머니나 형을 변호해야 할 날이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 --- p.54
게이스케에게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세 가지 있었다. 첫째, 어머니가 잡혀서는 안 된다. 둘째, 마사미가 보석 도난의 책임을 져서는 안 된다. 보석이 도난당하면 마사미가 가장 문제다. 마사미 성격이라면 자살할지도 모른다. 셋째, 어머니가 도둑이라는 사실을 마사미가 알아서는 안 된다. 간단히 말해서, 어머니가 다치바나의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포기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하지만 어머니의 성격에 포기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또 지금까지 해왔던 일의 솜씨를 봤을 때, 어머니는 아주 우수한 부하를 두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훔치기가 어려워진다면 더욱 전의를 불태울 가능성도 높았다. 게다가 어머니는 경비 상황까지 자세하게 들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 p.93 “도대체 누가 한 짓이야!” 게이스케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머리를 긁어댔다. 긴다이치 고스케와 달리 아무리 머리를 긁어봐도 나오는 것은 명추리가 아니라 비듬뿐이었다. 신문기자 시마노, 그리고 옆집에 사는 쓰노다가 살해당했다. 쓰노다에게는 게이스케의 안경과 콧수염까지 애써 얹어놓고…. 대체 범인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 그냥 장난삼아 한 짓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시간이 남아돌아서, 사람 한번 죽여볼까 하고. 이거 원, 히치콕 영화도 아니고! --- p.203 “사건 자체도 그냥 살벌하기만 하지, ‘느낌’이 없어요. 조직이 너무 커서 그런지 수사할 때도 개인적으로 활동할 여지도 없고요. …저랑은 아무래도 맞지 않아요.” “범죄에도 느낌이 있나?” “물론이죠! 꼼꼼한 계획으로 이루어진 범죄에는 ‘미학’이 있어요. 천재적인 범인의 범행은 일종의 예술과 같은 거죠. 저는 독창적인 범죄에 도전하고 싶어요. 아무리 큰 사건이라고 해도 단순하면 흥미가 안 생겨요. 근데 요즘엔 그런 독특한 살인사건을 좀처럼 만나기가 어려워요.” “자넨, 여전히 별나구만.” 오모리가 웃었다. --- p.237 “혹시 시체라도 들었어?” “응, 맞아.” 게이스케는 가볍게 내뱉은 말을 갑자기 끊었다. 게이스케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져갔다. “게이스케 오빠….” “미카, …진짜 시체야?” “응.” “진짜라고? 살아있는 시체야? 아니, ‘살아있는 시체’는 말이 안 되지. 그러니까 내 말은 진짜 사람의 시체냐고?” “응, 하지만….” “야, 미카! 너,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게이스케는 여동생의 어깨를 붙잡았다. --- p.2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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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왕의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둘러싼 수상한 가족의 동상이몽!
도둑, 살인청부업자, 변호사, 사기꾼, 경찰로 구성된 기상천외한 가족. 아무도 서로의 정체를 모른다.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 2008년 500번째 작품을 돌파하며 일본 추리소설계에 유례없는 기록을 남긴 아카가와 지로. 그가 단지 경이적인 다작(多作)으로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1984년에는 베스트셀러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그의 작품으로 채워지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무려 12편의 작품이 영화화되고, 64편이 TV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추리작가다. 이 책은 아카가와 지로의 초창기 걸작 가운데 하나로, 늘 신선한 충격과 재미로 독자를 몰아가는 특유의 스타일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특이하게도 주인공은 한 명이 아닌 한 가족이다. 명목상의 직업에 종사하면서 실제로는 도둑, 살인청부업자, 사기꾼이라는 정체를 지닌 가족이 등장한다. 여기에 경찰인 막내아들, 그리고 식구들의 정체를 아는 단 한 사람, 변호사인 차남이 있다. 이렇게 5인 가족이 진귀한 다이아몬드 컬렉션 전시회가 열리는 호텔에 모두 모였다. 각자 다른 목적을 지닌 채. 과연 이 호텔에선 무슨 일들이 일어날까. 호텔 VIP를 둘러싸고 일어난 다이아몬드 도난과 두 건의 살인. 숨 가쁘게 펼쳐지는 수상한 가족의 기막힌 일상! 호숫가에 위치한 호텔 VIP. 귀국한 석유왕 다치바나 겐이치로가 이 호텔에 투숙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세계 유수의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소유한 그의 주위로 삼엄한 경비작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그를 취재하던 기자 한 명이 펜션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리고 며칠 후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남자가 살해된다. 둘의 공통점은 하나. 하야카와가의 딸이자 사기꾼인 미카와 가까운 사이였던 것. 가족들의 행각을 주시하던 둘째아들 게이스케는 고민에 빠진다. 어머니는 다치바나의 다이아몬드를 노리고, 형은 다치바나의 목숨을 노리고, 여동생은 다치바나를 등쳐먹으려 하고, 남동생은 다치바나의 다이아몬드를 지키려 한다. 그런 가운데 문제의 다이아몬드 컬렉션은 감쪽같이 도난당한다. 과연 누구의 소행일까? 경비를 맡은 아들이 곤란에 처할 것을 알면서도 어머니가 저지른 일일까. 그렇지 않으면 하야카와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다이아몬드 도난과 살인사건의 배후에 있는 것일까. 사태는 점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뜻밖의 진실들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