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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제1부 빨치산 부대를 찾아서 숲속의 은신자 빨치산 부대를 찾아서 아나키스트 빨치산 대장 노보셸키 빨치산 수도원 사춘기 소년대원의 선물 율리빈 대장의 고독 유태인 풍자극 제2부 카틴숲 대학살 멘델의 사랑 빨치산 바이올리니스트 빨치산 오락회 유태인 사형수의 노래 실성한 소년대원 카틴숲 대학살 총 든 자유인 불타는 강제수용소 전위예술품 콜 니드라이 빨치산 결혼피로연 제3부 지금이 아니면 언제? 우물 속의 지하벙커 독서토론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 피의 복수극 디아스포라 지금이 아니면 언제? 작품해설_ 디아스포라의 장엄한 서사시 |
Primo Michele Le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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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책 없는 빨치산 배낭은 실탄 없는 총이나 조종사 없는 전투기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네. 그런 자들은 좋은 세상이 와도 살 자격이 없는 인간쓰레기들이지. 그리고 책은 읽고 난 다음엔 반드시 덮게. 모든 길은 책 바깥에 있으니까.” --- 〈빨치산 부대를 찾아서〉 중에서
“내 친구 중에 노래를 하는 가난한 음유가수가 있었네. 나치친위대 장교가 처형하기 직전에 30분간의 시간을 주며 마지막 노래를 만들어 보라고 했지. 그 음유가수는 애절한 노래를 남기고 두 번 죽었네. 첫째는 빨치산이라는 이름으로 교수형을, 둘째는 유태인이라는 이름으로 총살을…. 이렇게 두 번 죽었지.” --- 〈카틴숲 대학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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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아우슈비츠’가 오더라도 쉽게 볼 수 없는 인문적 감성과 성찰의 작가!
이탈리아의 세계적인‘캄피엘로상’과 ‘비아레조문학상’ 동시 수상작! 191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난 프리모 레비는 화학박사이다. 파시스트를 반대하는 레지스탕스와 빨치산으로 활동하다가 체포된 그는 1944년에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 그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경험은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제목의 자전적 성찰회고록에 잘 나와 있으며, 두 권 모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1977년 토리노의 한 화학공장을 그만 둔 이후 줄곧 집필에만 전념하다가 1987년에 돌연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프리모 레비는 생존 당시 세계의 수많은 양심적인 지식인들과 인문주의자들이 ‘당대의 가장 고결하면서도 가장 고독한 작가’로 주목했다. 그는 인류역사 가운데 가장 참혹했던 시대의 가장 참혹한 곳에서 살아남았다. 그를 보면서 세계의 수많은 작가들은 나치의 아우슈비츠와 소련의 굴락(스탈린시대의 정치범 강제수용소)을 심정적으로만 이해하는 척할 수가 없었다. 실제로 많은 생존자들이 경험담을 썼고 또 레비보다 더 참혹한 세월을 겪은 이들도 많았다. 세계의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주목한 가장 고결하고 가장 고독한 작가 그러나 프리모 레비만큼 깊은 통찰과 성찰의 글을 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이유는 아우슈비츠라는 똑같은 상황에서 받아들이는 마음의 넓이와 바라보는 눈의 깊이가 서로 달랐던 것이다. 또 그는 가장 비인간적인 상황에서도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 폴란드와 러시아 유태인들로부터도 큰 깨달음을 얻었다. 주인공이 소속된 유태인 빨치산 부대는 이쪽저쪽 모두 경멸과 조롱을 받는 고아 같은 슬픈 집단이다. 1982년 이 장편소설이 〈지금이 아니면 언제?〉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자 이탈리아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움베르토 에코나 이탈로 칼비노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이 앞다퉈 극찬했다. 이 책은 목숨 걸고 나치에 저항한 동유럽 유태인 빨치산들과 레지스탕스들에게 바치는 슬픈 진혼가이다. 아우슈비츠에서는 아무도 기도하지 않는다. 신이 없기 때문이다. 1945년 1월에 아우슈비츠에서 해방된 레비는 그러나 자기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나치의 패전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었지만 연합군의 치안업무와 뒤처리 수습이 그야말로 혼란의 소용돌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무려 8개월 동안이나 폴란드와 독일, 벨라루스, 러시아 등의 동유럽 각국을 떠돌다가 이탈리아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 고난의 여정은 레비에게 ‘근원적인 경험’의 일부가 되었고, 이 소설의 전체적인 구성의 뼈대로 자리잡았다. 자신의 고통스런 체험을 회상하는 작품 속에는 물론 자신의 존재가 그 안에 녹아 있어야 하지만,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냉정한 절제의 미학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특히 홀로코스트 같은 참혹한 이야기일수록 더욱 그렇다. 또 레비는 “홀로코스트를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인간의 언어가 너무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아우슈비츠의 홀로코스트 앞에서는 그 어떤 언어도 무력하고, 그 어떤 진실도 밝힐수록 더욱 초라해진다. 하지만 진정한 문학은 그 지점부터가 시작이고 싸움이다. 부질없고 참담해 보이지만 그게 진실이다. 우리가 지닌 깊은 슬픔은 언어를 초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언어로 표현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운 희망 아우슈비츠에서 해방된 뒤 동유럽을 전전했던 자신의 경험이 토대가 된 〈지금이 아니면 언제?〉는 강렬하면서도 시적인 목소리를 담고 있다. 등장인물들 대부분 길을 잃고 헤매는 나이어린 병사들이라 생존문제 자체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누더기를 걸치고 굶주림에 허덕이던 그들은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과 죄책감이 뒤엉켜 생존해 있다는 실존적인 감정조차도 없다. 줄곧 무력한 유태인 빨치산 부대의 투쟁을 통해 정처 없는 디아스포라의 본질과 그 내면적인 상처의 뿌리를 건드린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유태인의 고난과 모험이 압축된 색다른 디아스포라의 로드무비라고 할 수 있다. 유태인 빨치산 부대의 행동은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아무런 중요성이 없다. 작전도 성공에 대한 강박감보다는 전투과정의 몸부림과 그 사고의 편린에 더 집중한다. 당연히 전쟁의 프로들이 아니라 아마추어들이다. 적을 죽여야 하지만 자신만큼은 가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순진한 소년전사들이다. 질식상태 직전의 마지막 호흡 같은 소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나치의 추적과 공포로부터 숲속으로 도망다니는 이질적인 두 젊은 유태인의 야영생활이다. 멘델과 레오니드, 그들이 처한 허름한 거처와 정처 없는 고난의 행군은 당시 유태인들이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비록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굳이 그걸 붙잡고 싶은 희망은 마치 질식상태 직전의 마지막 호흡과도 같은 것이다. 소설은 중반부의 고개를 넘어가면서부터 이야기가 급물살을 탄다. 흥미진진한 빨치산 부대의 활동, 여러 강제수용소 포로들의 고백들, 러시아와 폴란드 빨치산 부대들과의 만남, 이따금 마주친 나치병사들, 빨치산 대원들의 사랑, 유태인 풍자극, 내면의 고통과 정신적인 변화 같은 이야기들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특히 두 어깨에 항상 총과 바이올린을 둘러멘 게달레 빨치산 대장은 아주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또 예민한 사춘기 소년들과 청년들에게 충분히 있을 법한 성적 농담들도 뜨거운 가슴의 지뢰밭에 복병처럼 깔려 있다. 소설 속의 모든 장면들이 아우슈비츠 생존 유태인 자신을 동유럽 유태인들의 상황에 대입해 그들과 동일시하려는 몸부림으로 느껴진다. 여기서 소설은 하나의 거대한 상징적인 우화로 바뀌고, 그것은 다시 학살된 수많은 형제들을 살려내는 작가의 도덕적 성찰을 통해 거듭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