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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역-만남과 헤어짐 종로 탑골공원-노년의 시간 청진동-야간 비행 청계천-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난곡과 구로 벌집촌-가난의 흔적 역삼동 돈텔마마-성인 카바레 동대문-직업소개소에서 생긴 일 지하철 1호선-인간 시장 대학로, 신촌, 홍익대 앞-낭만을 위하여 서울 점수 매기기-ET의 서울 상륙 <풍경> 제주도 해녀 전상서 보길도의 봄 집달리가 있는 풍경 흰 달걀의 추억 이산가족 할머니의 망부가 한솥밥 이산가족 라디오의 시간 114 안내원 체험 버려지는 아이들 강남 아이들의 과외 일지 대학 축제 변천사 구세군 자선냄비 <사람> 줄타기 청소원 목욕탕 때밀이 너훈아와 이엉자 구두닦이 골프장 캐디의 명랑 관찰기 서울의 여자 택시 운전사 결식아동의 설날 도시인의 귀농일기 아줌마 방청객 한국인이 된 외국인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행복 릴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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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 구경가기>
노인들이 모인 종묘공원이 종로3가 귀금속 도·소매 상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뽕짝 테이프처럼 알싸한 감상을 낳는다. 중절모를 쓰고 지팡이를 든 노인들은 시국의 한탄 속에 번쩍이는 보석 같던 젊은 시절을 훈장처럼 내보이기도 한다. 비록 그것이 싸구려일지라도. (이 책‘종로 탑골공원-노년의 시간’ 중에서) <유머 구경가기> ET는 역삼동에 있는 한 외국인 숙박업체에 갔다. 그곳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가정문화를 직접 체험케 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한국의 가정에서 김치를 담그고, 한복 고름 매는 방법과 장구를 배우고, 가정식 백반을 먹고, 사군자를 한지 부채에 그렸다. ET가 지구라는 혹성에 떨어진 이후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이 책 서울 점수 매기기-ET의 서울 상륙 중에서) <감성 구경가기> 낭만, 당신은 어쩌면 런던 거리를 활보했던 오스카 와일드처럼 오늘도 새빨간 양복을 입고 대학로, 신촌, 홍익대 앞 거리를 휘파람 불며 산보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바람결에 당신의 따스한 체온을 담아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싶습니다.(이 책 '대학로, 신촌, 홍익대 앞-낭만을 위하여 중에서) <연민 구경가기> 아직도 영감의 생일인 9월 초여드레만 되면 영감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영감을 만나면 아니 만나니만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왔다가 그냥 가면 서운함만 커질 것 아닙니까? 그래도 우리 함께 살던 아주 많이 가난했던 시절, 내 밥은 꾹꾹 눌러 많이 퍼 줘, 하던 하늘 같던 철부지영감을 이제야 만나 두 손을 잡아볼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꿈인가 생시인가 합니다. 제가 참 복이 많은가 봅니다. (이 책‘이산가족 할머니의 망부가’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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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그가 내미는 손을 잡고 희망을 엿본다.
왜?
1973년생, 우리 나이로 31살인 저자 김선미는 서태지, 맥도날드 햄버거를 속으로 감춰두고 난곡의 달동네와 탑골공원의 노인들과 줄타기 청소원들을 찾아 나섰을까? 그는 왜 자기만의 안락한 세계에서 한 걸음 걸어나와 바람 불고 추운 세상을 기웃거리고 있을까? <<구경>>은 이기주의, 반사회성, 물신성, 개인주의로 특징지워지는 X세대가 기성세대에게 보내는 소통의 몸짓이다. 신세대 여기자가 고단한 삶의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때로는 무심히 관찰하고, 때로는 깊은 감정이입을 경험한 기록이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고 연민의 투영이다. 세상은 그가 내미는 손을 잡고 희망을 보게 된다. <<구경>>의 탄생은 연민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그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다. "저널리즘의 핵심은 현장성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발달한 매체 환경에서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은 기자가 직접 발로 뛰어 발견하고 느낀 사회현상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다가도 때로는 깊이 감정이입이 되기도 하고,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에는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사는 사람들, 비록 돈이 많지는 않아도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예전에 취재한 현장을 다시 가보면 뭔가 달라져 있는 것이 있다. 우리는 그렇게 나이가 들고 세상은 조금씩 움직인다. 힘들고 팍팍한 세상살이에서 우리 모두가 서로 돕고 양보하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꾼다." 그리하여 이 책은 희망에서 끝을 맺는다. <<구경>>은 그가 연재했던 문화일보와 동아일보 칼럼의 기사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신문 수필인 피처기사에 해당하는 이 글들은 유명인에 대한 것도, 화려하고 특이한 현상에 대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평범하게 마주치는 풍경과 사람들에 대한 잔잔한 관찰기이다. 젊은 그는 단순히 젊기만 한 글을 쓰지 않았다. 그의 글에는 우리가 늘 익숙한 사물과 사람에 대한 성찰과 아련한 향수가 관통하고 있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의 노인들, 청계천과 난곡 풍경, 목욕탕 목욕관리사, 대역배우 너훈아와 이엉자, 서울의 여자 택시운전사, 구세군 자선냄비, 흰 달걀이 사라진 사연 등을 다룬 글에는 진한 휴머니즘이 배어 있고, 때로 명랑한 유머도 있다. 가장 투명한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본 그의 글에는 얼마 전에 우리가 잃어버렸고 지금은 미치도록 다시 찾고 싶은 감성 또한 빠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