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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nar Mar Gudmunds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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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가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실 또한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피장파장인 셈이다. 그러나 현실은 내게 해야 할 그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던 반면에 나는 현실이 내게 당연한 듯 요구한 대가를 모두 치렀다.
자신의 이론들이 현실과 어긋난다는 말을 들었을 때 헤겔이 했던 대답을 들려줄 수만 있다면 나도 참 좋겠다. ‘한심한 현실, 나는 현실이 정말 딱하게 여겨집니다.’ 그런 글은 시인들이나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말은 철학자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병원에 끌려가고 시설에 갇혀 있어야 하는 우리에게는 우리의 생각이 현실과 어긋날 때 할 수 있는 대답이 없다. 이 세상에서는 우리 아닌 다른 사람들이 옳으며, 옳고 그름의 차이를 아는 것도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니까. --- pp.13-14 나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던 때를 기억하고 있지만, 그건 베를린 장벽 붕괴가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했거나 나와 무슨 상관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저 벽은 무너질 수 있지만 나와 세상 사이의 벽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겠지. 맨눈으로는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지만 그 벽은 갈라진 틈 하나 없이 견고하게 서 있으니까.’ --- p.19 인생이라 불리는 그 미끄러운 길에서 내가 왜 더 잘 딛고 서 있지 못했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왜 주도로를 따라서 곧바로 잘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두침침한 골목을 끝없이 헤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 p.76 맞아, 뢰근발드. 정신병원은 도처에 있어. 단지 병원이 아니라, 단지 궁전이 아니라, 너무 가늘어서 어느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임금님도 아이들도 너나 나도 알아볼 수 없는 그런 실로 짠 옷 같은 거야. --- p.196 피에튀르와 함께 쓰던 방에는 책상 하나랑 의자 하나가 있었고, 벽에는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었다. 사실 우리가 정신병원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일깨워주는 것이라고는 철제 침대와 병원 이름이 수놓인 침대보밖에 없었다. 그 같은 방침은 정신병원을 되도록 가정과 비슷하게 만들려는 것이었는데 그건 아마도 가정이 정신병원과 무척 비슷해져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 p.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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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북유럽문학상 수상작... 영화 ‘버림받은 천사들’의 원작 소설
전 세계 22개국에 번역 출간된 아이슬란드 현대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 아이슬란드 현대 작가 중 외국어로 가장 많이 번역되어 소개된 작가인 에이나르 마우르 그뷔드뮌손에게 평단의 절대적인 찬사와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소설. 1995년 북유럽문학상 수상작으로 22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1993년에 출간되어 같은 해 아이슬란드 일간지 〈DV〉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소설’ 상을 받은 이 소설은 2000년에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프리드리크 소르 프리드릭손에 의해 영화화되어 아이슬란드 국민 절반이 영화를 봤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밴드 시우르 로스(Sigur Ros)가 사운드트랙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동명의 영화는 2000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아이슬란드가 나토에 가입한 날 레이캬비크에서 태어난 파우들. 꿈 많고 재능 많은 어린 시절을 보냈던 파우들에게 어느 날 정신병의 그림자가 덮쳐오고, 파우들은 정신병원을 드나들며 인생을 보내게 된다. 병원에서 파우들은 ‘비틀스’에게 곡을 써주고도 그 사실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여기는 올리 비틀, 히틀러의 망령에 사로잡힌 빅토르, 불빛과 바다에 대한 몽상과 중국에 대한 망상을 갖고 있는 피에튀르 같은 친구들을 만나 우정을 나누기도 하지만 자신을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어둠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결국 정신병이라는 어둠의 나락으로 추락해가던 파우들은 삶의 고통을 벗어버리고 죽음의 평화를 택한다. 이 미친 세상에 추락해 날개가 꺾인 우주의 천사들 아이슬란드의 전후 세대 시인이자 소설가인 에이나르 마우르 그뷔드뮌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도로 진행된 도시화 과정이 낳은 사회적 병폐들과 도시 문화가 빚어낸 평범하지 않은 군상들의 모습을 시적이고 환상적인 문체와 사실적이고 탄탄한 이야기 구조 속에 담아낸 작품들을 써왔다. 그의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 시골과 도시, 어린이와 어른, 꿈과 현실 등 서로 충돌하는 대립적인 세계들이 실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얽혀 있으며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슬란드 현대 소설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 중 하나인 이 소설에서도 그뷔드뮌손은 아이슬란드의 수도이자 자신이 나고 자라면서 지켜봐왔던 레이캬비크라는 도시의 시대적 혼란과 인간 군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꿈과 현실, 정상과 비정상, 광기와 예술 등 그 구분조차 모호한 대립적 세계들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일반인과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구분하는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잣대가 실상은 아주 모호한 것임을 드러내고, 비정상으로 분류되어 소외당하는 정신병 환자들의 처우 문제와 정신병 환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사회적 인식을 고발한다. 그뷔드뮌손은 실제로 정신병을 앓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형의 삶을 바탕으로 한 사람이 정신분열증으로 추락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정신이상자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그 광기의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신병을 앓던 주인공이 세상을 떠난 뒤에 자신의 생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주인공이 태어나기 전과 죽음 이후까지의 이야기도 포괄하고 있으며 때로는 앞뒤로 시간적인 도약을 하거나 비논리적인 진행을 보이기도 한다. 그 같은 시점과 서술 방식 덕분에 이 소설은 위선적인 사회에서 배척당하고 소외당하는 정신이상자들의 내면 세계를 더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공감을 얻어낸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온, 매혹적이고도 특이하며 새로운 목소리.” _이언 매큐언(『속죄』, 『암스테르담』의 저자) 작품의 분위기는 자욱한 안개 속을 걷듯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아이슬란드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와 우울하고도 비극적인 정서가 지배적이지만 그뷔드뮌손의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은 시종 서정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으며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도 같은 위트와 유머 덕분에 따뜻하고도 잔잔한 분위기가 감돌기도 한다. 이와 같은 독특한 매력 때문에 이 소설은 1993년에 발표되자마자 현지 독자와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레이캬비크의 일간지 〈DV〉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소설’ 상을 받았고, 1995년에는 ‘북유럽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범유럽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2000년에는 아이슬란드의 ‘국민 감독’ 프리드리크 소르 프리드릭손이 이 소설을 영화화하여-국내에서는 ‘버림받은 천사들’이라는 제목으로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었다-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영화는 2001년 아이슬란드의 에다 어워드에서 최우수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여우조연상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했고, 같은 해에 유러피언 필름 어워드 남우주연상 부문과 아카데미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해외 서평 글쓰기라는 천형을 받은 그뷔드뮌손은 이 소설에서 일류 작가다운 기막힌 상상력을 보여준다. ―타임스 정신분열로 추락하는 한 청춘의 냉담하고도 환각적인 이야기. 무척이나 시적인 이 소설은 약물 치료에 의존하는 정신병원에 문제를 제기한다. 유머가 가득하지만, 주인공 파우들의 내면을 꿰뚫는 정신적인 고통은 독자들의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한다. ―퍼플리셔스 위클리 인생의 불확실성에 관한, 아주 강렬하고 매혹적인 소설. ―덴마크 인포메이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