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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눈 이야기 분설粉雪 눈의 어제와 오늘 이야기 2장 쥐의 온천치료 영화제작 이야기 과학 이전의 마음 실험실의 기억 비녀를 꽂은 뱀 미래의 발소리 3장 갈고등어 한여름 바다 홋카이도의 여름 도카치의 아침 온천 일식 이야기 순록썰매 8월 3일의 꿈 이구아노돈의 노래 나의 이력서 4장 먹색 오래된 사찰에 대한 단상 기치에몬과 천둥 로한 선생과 신선도神仙道 5장 뭔가 하기 전에 잠깐 생각해 볼 것 기계의 사랑 해설 과학이라는 시詩 - 후쿠오카 신이치 아버지의 말씀 - 나카야 후지코 |
Ukichiro Nakaya,なかや うきちろう,中谷 宇吉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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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는 과학에 대해 매우 효율적이고 세련되게 설명하는 과학자였고 동시에 매우 절제력이 뛰어난 시인이었다. 나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다. 눈의 결정과 꼭 닮아 아주 섬세하고, 차갑고, 완고하고, 아름다운 질서를 지닌 문장. 그것은 아주 순식간에 일어나는 현상들이며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어떤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나카야의 미학이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카야의 문장을 대하는 예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 후쿠오카 신이치
“눈에 보이지 않는 성운星雲이 온몸을 휘휘 감고 있는 허공과 비녀를 꽂은 뱀은 내 과학의 모태다. 사람들은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내 자신만은 끝까지 이것들을 소중하게 가슴 속에 간직할 생각이다.” “과학의 본질을 여기서 설명할 수는 없으니 그건 별개로 친다고 해도 진짜 과학이라는 것은 자연에 대한 순진한 경이驚異와 염원에서 출발해야만 한다. 신기한 것을 해결하는 것만이 과학이 아니다. 평범한 세상 속에서 신기함을 느끼는 것도 과학의 중요한 요소다. 사실 신기한 것을 해결하는 쪽은 많이 발달되어 있다. 지도 방법을 포함해 현재 과학교육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기획들은 거의 대부분 이쪽에 속하는 것 같다. 하지만 신기한 것을 느끼게 하는 쪽은 거의 전무하다. … 미래 일본을 생각해 볼 때 의미 있는 과학이 되려면 본연의 과학을 진보시켜야만 한다. 과학이 전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과학의 본래 모습이 아니다. 과학은 자연과 인간의 순수한 교섭이며 본래 평화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애정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앞으로는 과거에 우리가 받았던 비과학적인 교육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른바 문명의 진보와 함께, 좀 요란스럽게 말하면 물질문명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오늘날의 생활양식은 상당히 복잡해졌다. 이런 생활 조건 아래에서는 상호 이해라는 토대 위에서 사람들의 마음이 협력하고 화합해야 한다. 이해는 현상의 본질을 명백하게 규정하면서 얻어진다. 물론 이해의 방법은 많이 있겠지만 시간과 정신력과 관련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현상의 본체를 명백하게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일체의 호의, 타산, 의식 같은 것을 배제하고 아무튼 일단 모든 사정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사이에 이치가 통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넓은 의미에서 과학적인 사고방식이다. 감정이라든가 의견 같은 것은 실상을 확인한 다음에 천천히 표현해도 늦지 않다.” “과학에는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없고 깨끗한 것도 더러운 것도 없다. 말할 것도 없이 위대한 것과 비천한 것의 구분 따위는 과학 외의 문제다. 꽃은 아름다운 사물이 아니라 그냥 사물이다. 똥도 더러운 사물이 아니라 그냥 똥이라는 사물이다. 모든 사물을 객체로 보고 사물의 본체, 혹은 그 사이에 있는 관계를 캐내는 것이 과학이다. 과학적 사고방식이라고 하면 뭔가 어려워 보이지만 하나도 어려울 게 없다. 쉽게 생각하면 뭔가에 마음을 쏟으면 끝나는 이야기다. 어쩌면 가장 단순하고 간단한 사고방식이 과학적 사고방식이다. 방법이 간단하니 복잡한 대상을 취급하는 것일 뿐이다. 복잡한 문제를 복잡한 방법으로 취급하려고 하면 얼마나 엉망진창이 되겠는가.”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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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머리와 시인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았던 ‘눈 박사’
여기 “하늘이 보낸 편지”를 제대로 읽기 위해 평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정結晶’을 들여다본 사람이 있다. 세계 최초로 인공눈雪을 만든 일본의 물리학자 나카야 우키치로다. “눈은 하늘이 보낸 편지다”는 나카야 우키치로의 가장 유명한 문장 중 하나다. 낭만적인 시의 한 구절처럼 들리는 이 문장 안에는 “눈의 결정 구조를 조사하면 상공의 기온이나 수분 상태를 알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카야 우키치로는 지루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과학적 사실을 이렇게 감성적인 문장으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고 명료한 문장으로 표현할 줄 알았던 사람이었다. 후쿠오카 신이치의 표현을 빌자면 나카야 우키치로는 “과학에 대해 매우 효율적이고 세련되게 설명하는 과학자였고, 동시에 매우 절제력이 뛰어난 시인”이었다. 냉철한 이성과 섬세한 감성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교차하고 있는 그의 글들은 과학적 사실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학가의 유려한 산문 한 편을 읽어 내려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과학의 출발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애정 눈 연구부터 영화 제작, 날씨, 먹을거리, 고古사찰, 온천, 여름 바다, 원자력, 컴퓨터 등 에세이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과학 이전의 마음』에 실린 나카야 우키치로의 글은 ‘본연의 과학’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평생 눈이라는 자연 현상을 연구했던 과학자는 “자연을 연구하려면 우선 자연을 보는 것에서 시작해야만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과학은 자연과 인간의 순수한 교섭이며 본래 평화로운 것이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순진한 경이와 염원에서 출발해야만 한다”고 믿었다. 그를 과학자로 만든 것은 어린 시절 시골 마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비녀를 꽂은 뱀 이야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던 진화론 이야기, 창세 이전 우주 저편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었던 성운星雲 이야기 같은, 황당무계하면서도 비과학적인 것이었다. “평범한 세상 속에서 신기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의 중요한 요소라는 나카야 우키치로의 말은 현재 우리의 교육, 특히 과학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과학적 사고방식이란 가장 단순하고 간단하게 생각하는 것 첨단 과학 시대를 사는 요즘 사람들에게 나카야 우키치로의 글은 너무나 ‘구닥다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학에는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없고 깨끗한 것도 더러운 것도 없다. 모든 사물을 객체로 보고 사물의 본체, 그 사이에 있는 관계를 캐내는 것이 과학이다”고 말하는 나카야 우키치로는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이야말로 생활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이라 믿었다. 그는 과학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모든 사정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사이에 이치가 통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라 했다. “뭔가에 마음을 쏟아, 가장 단순하고 간단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과학적 사고라는 것이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나는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나카야 우키치로의 글에는 ‘성찰’을 유도하는 힘이 있다. 과거의 과학자들이 어떻게 연구했는지를 상상할 수 있게 해 주는 글이나, 트랜지스터나 초기 컴퓨터 이야기 같은 것은 현재와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래의 발소리’ 같은 글을 보면 과학의 미래에 대한 나카야 우키치로의 생각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원자력의 해방’이 인류의 문화를 파멸에 이르게 할 수도, 지상 낙원을 세우게 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며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과학이 아닌 인간”이라고 말한다. 첨단 기계를 만든 인간이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은 오늘날 과학기술을 맹신하는 사람들에게도 울림을 준다. 글 뒤에 나오는 이 책을 엮은 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의 해설과 나카야 우키치로의 둘째 딸이자 미술가인 나카야 후지코의 글도 흥미롭다. 특히 후쿠오카 신이치가 지적한 ‘과학의 한계’에 관한 부분은 책을 다 읽은 후에 한 번쯤 곱씹어 볼만한 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