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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모든 사물의 척도 2장 변화 3장 면이 없는 상자 4장 곡선과 차원 5장 시간의 처음과 마지막 6장 공간의 가장자리 7장 무한과 역설 8장 시간은 흐르는가 9장 영화 같은 우주 10장 역사에 대한 간섭 11장 다양한 시간과 공간들 12장 시간의 화살들 맺는 생각 J. W. 던 씨의 꿈과 다른 문제들 더 읽어볼 책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
Robin Le Poide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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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0-09-15
시간이란 무엇일까? 저는 이 질문을 만나면 항상 머릿속에 하얗게 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다룬 책이라면 한번쯤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시간이란 인간이 정한 것일까, 아니면 실재하는 것일까? 참으로 얄미운 것이 ‘시간’은 항상 제 머리로는 풀 수 없는 질문들만 한가득 던지고는 숨어버리곤 했습니다. 그 와중에『사차원 여행』을 만나게 됐습니다. 이 책은 시간과 공간에 대해 정면도전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시간을 생각할 때 꼭 만나게 되는 철학자들, 곧 아리스토텔레스, 제논, 칸트를 들여다보게 했고, 그들이 처한 난처함과 치열한 지적 탐구에 경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뭐랄까요.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숟가락으로 구멍을 내서 감옥을 빠져나왔던 것처럼, 아주 어렵게, 하지만 매우 공들여서 시간이란 문제를 파고들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 무수히 던져지는 질문들을 생각하다보면, 과부하에 걸린 컴퓨터처럼 제 두뇌가 버벅거리곤 했지만, 그래서 근무시간에 곧잘 멍한 얼굴이 되곤 했지만, 지금 여기가 아니라 무한까지 생각할 수 있기도 해서 ‘생각할 수 있는’ 제 자신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습니다. 제 마음을 움직인 질문도 많았습니다. 지구를 넘어, 우리은하를 넘어, 우리 우주를 넘어, 우주의 끝에 가서 그 가장자리에서 손을 뻗으면 어떻게 될까? 손이 경계에 걸려 뻗지 못하게 될까, 아니면 계속 뻗지만 공간도 무한대로 늘어나 손은 결코 경계에 닿지 못하게 될까? 제논의 역설을 마치 레고조각처럼 철저히 분석하는 저자의 열의에 철학자의 태도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느린 거북이가 먼저 출발하기만 하면 빠른 아킬레우스가 결단코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제논의 역설. 맨 처음 이 역설을 만났을 때, 이 역설을 논파할 수 없어서 분통을 느꼈던 게 새삼스럽게 기억나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논의 역설은, 참으로, 걸작입니다. 한번쯤 공간과 시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는 독자라면 질문의 홍수에 지적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여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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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시간을 둘러싼 난점과 역설들을 총망라한 철학서!
“공간과 시간의 역설이야말로 철학이 시작되는 곳이다” “공간과 시간이란 무엇인가· 실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것인가· 마음밖에 존재한다면 독자적인 물체인가, 아니면 사물들과 사건들 사이의 관계들의 모임인가· 그 특징은 무엇이고, 그러한 특징들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으로 해명되는가· 다른 특징을 가질 수도 있었을까· 예를 들어 무한한가, 아니면 유한할 뿐인가· 유한하다면 한계가 존재할까· 무한하게 분할할 수 있을까, 아니면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시간은 어떻게 공간과 다른가· 시간은 실제로 경과할까· 미래는 실재할까· 그리고 시간의 방향은 무엇으로 해명되는가· 이들은 우리가 앞에서 검토해본 의문들 중 일부로서, 대부분의 경우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일상적 견해에서 제기되는 난점들과 역설들을 고찰함으로써 이러한 검토를 수행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공간과 시간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 시간은 흐르는 것일까· 공간의 끝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시간의 처음 이전엔 시간이 있었을까· 우리가 늘 사용하는 공간과 시간 개념은 언뜻 명확한 것처럼 보이지만, 찬찬히 생각하다 보면 도무지 명확한 데라고는 없는 개념들이다.『4차원 여행(원제 : Travels in four dimensions』은 수천 년 동안 철학자와 과학자를 곤란하게 만든 공간과 시간에 관한 수수께끼를 낱낱이 파헤치는 철학책으로, 공간과 시간에 대한 상식적 관념들이 얼마나 모순에 차 있는지를 진지하게 탐색한다. 제목이 『4차원 여행』인 것은 때때로 ‘4차원’이 공간의 3차원에 시간을 더한 차원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영국 리즈 대학의 철학과 교수인 로빈 르 푸아드뱅이『4차원 여행』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고전적인 역설들’이다. 저자인 로빈 르 푸아드뱅은 역사, 과학, 문학적 소재를 끌어들여 공간과 시간에 대한 고전적 역설들을 빠짐없이 소개하고자 한다. 말하자면 공간과 시간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지한지를 밝히는 ‘공간과 시간에 대한 철학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 제논, 아우구스티누스, 라이프니츠, 오일러, 칸트, 맥태거트 등 공간과 시간에 대해 사유한 철학자들의 집요하고도 철저한 탐구를 쭉 따라가면서, 공간과 시간 개념이 어떻게 수많은 궤변과 역설, 논쟁을 불러일으켰는지를 소상하게 보여준다. 가령, 저자가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살펴보는 것 가운데 하나는 제논의 역설이다. 어떻게 거북이가 아킬레우스를 이기는가· 제논에 따르면, 거북이가 아킬레우스보다 100미터 앞서 출발하도록 하면 아킬레우스는 결코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아킬레우스가 출발점보다 100미터 앞선 거북이의 출발점에 도착하면, 거북이는 그 거리의 1/10(10미터)을 갔고, 아킬레우스가 그 10미터를 따라잡았을 때, 거북이는 또 1미터를 갔으며, 아킬레우스가 1미터를 갔을 때, 거북이는 여전히 0.1미터를 앞서 있게 된다. 거북이는 계속 앞서 있고, 둘 사이의 거리는 계속 좁혀지지만, 어떤 거리는 무한정 계속해서 10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가 느린 주자가 앞서서 출발하면 빠른 주자는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기이한 결론이 나온다. 저자가 제논의 역설을 주목하는 이유는 시간에 대한 중요한 논의들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묻는다. “임의의 시간적 길이 안에 어떻게 무한한 수의 부분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시간적인 간격이 무한히 분할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무한히 분할된다면 늦게 출발한 아킬레우스는 결코 거북이를 이기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만일 원자론자라면 이 역설을 극복할 수 있다. 크기가 0이 아닌 공간적·시간적 최소량이 존재한다면 이는 분할의 한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할 경우 이는 의심할 여지없이 ‘시간의 무한한 분할’이라는 일상적 관념에 수정을 요구한다. 공간의 무한가분성에 대한 역설로는, 데모크리토스의 원뿔 역설이 소개된다. 먼저 측면이 매끄럽게 기울어진 원뿔을 상상해보자. 이 원뿔을 수평으로 잘라 두 개로 나누었을 때 두 개의 면이 드러나는데, 이 경우 두 면의 면적은 같을까, 아니면 다를까· 같다면 이 원뿔은 결국 원뿔이 아니라 원기둥이 된다. 물체는 면들을 쌓아놓은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웃하는 면들의 면적이 같다면 측면이 기울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두 면이 정말로 다르다면 그 차이는 일정한 양이 될 터이고, 결국 원뿔의 측면은 매끄럽게 기울어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원뿔이란 게 있다면 계단 모양이고 따라서 불연속적인 단위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그러면 불연속적인 계단 모양의 원뿔을 원뿔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저자가 주요하게 다루는 문제 가운데에는 시간여행도 있다. 시간여행이란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불가능한 것일까·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누구나 시간여행에 대해 이러저러한 말을 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시간여행을 정의하려고 할 때 여러 난점에 부딪치게 된다. 왜냐하면 시간여행이 가능하려면 과거와 미래가 변경될 수 없어야 하는데, 이는 우리의 직관적 이해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간여행을 하는 피터와 제인의 이야기를 한 번 들여다보자. 스무 살의 피터와 제인이 산책을 하던 중에 눈앞에 타임머신이 등장한다. 제인만이 타임머신에 올라타 2019년 미래로 여행하면서 여행일지를 작성해야 했고, 제인은 피터가 40세가 되던 날 피터를 만나 그에게 1999년으로 되돌아가면서 여행기록을 작성하라고 제안한다. 그리고 1999년에 도착한 그는 피터와 제인이라는 스무 살의 젊은이들을 만나 제인에게 임무를 맡긴다. 그러면 이 이야기에는 몇 번의 여행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제인이 처음 타임머신에 올라탔을 때 일지에는 몇 건의 여행이 기록되어 있는 것일까· 우리는 무한한 수의 여행을 상상해야 할까· 이처럼 저자는 공간과 시간에 대한 논쟁들을 명료하게 보여주면서, 일상적인 우리의 공간과 시간 개념이 어떤 점에서 논리상의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철저하게 파고드는 작업을 펼쳐 보여준다. 독자들은 평소에 자명하게 여겨지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그 의문을 철저하게 파고들면서, 도중에 멈춰서는 게 아니라 혹시라도 간과하고 있었던 도그마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가 하면서 또다시 파고드는 저자의 태도에 철학적 논의가 이뤄지는 전장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공간과 시간 개념에 대한 탁월한 해부와 통찰 이 책에 처음 등장하는 문장은 다음과 같은 문장이다. “그렇다면 공간과 시간이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공간과 시간 속에 묻혀 있으면서도, 정작 공간과 시간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혀버리곤 하는 것일까· 누구나 알고 있듯, 공간과 시간은 일상적이면서도 추상적인 개념이자, 자연스럽게 느껴지면서도 인위적인 듯한 개념이며, 공기처럼 존재감이 없으면서도 필연적으로 우주의 기원을 사유하게끔 인도하는 중요한 철학적 개념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의도한 것은 철학적 논의들에 대한 단순한 소개가 아니다. 철학자들의 이론, 궤변, 논쟁을 소개하면서도, 시공간철학에 입문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져 놓음으로써 독자들이 한 발짝 더 나아가기를 주문한다. 시공간철학은 이미 완결된 철학이 아니라, 보다 독자적이고 철저한 탐구로 완결되기를 기다리는 철학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내가 그러했듯 이러한 문제(공간과 시간의 역설)에 흥분하고 또 그만큼 해결책을 찾을 필요성에 열심을 느낀다면 내 목표는 달성된 것”이라면서 “독립적인 생각을 더욱 고무하기 위해 각 장 뒷부분에 독자를 위한 질문을 덧붙여놓았다”라고 언급한다. 이 책에 소개된 공간과 시간 개념을 둘러싼 논쟁들을 쭉 따라가다 보면, 공간과 시간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우리는 인간의 경험, 기억, 관념, 자유의지 등을 해명할 수 있는지,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면 시간을 관통하여 존재하는 자아의 동일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시간이 비실재적이라면 죽음이란 결국 어떤 의미인 것인지 등등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공간과 시간에 관한 일상적인 견해가 뒤집히는 사고실험을 경험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의도한 일차적인 목적이랄 수 있다. 때문에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은 질문과 함께 마무리된다. “시간과 공간 개념이 뭐가 문제인지에 대해 탐구한다는 것은 지금 여기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 것일까·” 언뜻 굳이 따질 필요가 없는 문제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시간과 공간이 우리 자신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 이러한 철학적 논의가 지닌 현재적 의미가 선명하게 부각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공간을 차지하면서 돌아다니고,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받으며, 수많은 변화의 유발자이자, 시간을 관통하며 존재하는 존재자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공간적·시간적 행위자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연구하던 끝에 공간과 시간이 (…) 세계의 실재적인 특징으로 생각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떠한 존재로 생각하는가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시간의 경과를 부정하는 것이 이른바 미래가 과거만큼이나 고정되어 있다는 의미라면 그래도 계속 우리 자신을 자유행위자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라며 시간과 공간 개념이 지닌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그에 따르면, 공간과 시간 개념에 대해 곰곰이 따져보다 보면, 우리 자신이 시간을 관통하여 존속한다는 관념 역시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매 시점 동일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공간과 시간이라는 개념은 동일한 정체성을 지닌 철학적 인간으로서의 존재에 물음표를 던진다. 저자가 책의 한 귀퉁이에 “공간과 시간의 역설이야말로 철학이 시작되는 곳이다”라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이다. 공간과 시간이라는 개념은 깊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한없이 복잡해지는 개념이자,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 같은 개념이다. 누구나 한번 쯤 ‘무한’을 생각하며 아득한 현기증을 느끼는 것처럼, “공간과 시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던져진 철학적 질문이랄 수 있다. 저자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들 일부 · 우주의 모든 변천 속도가 갑자기 두 배가 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가· · 모든 것이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원자들 사이에는 빈 공간이 있어야 할까· · ‘평지’라는 곳은 공간에 2차원만 존재하는 우주이다. 평지인에게 사물은 어떻게 보일까· 공간의 3차원이라는 개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공간이 굽어 있다는 개념을 어떻게 이해할까· · 오른손과 왼손의 차이는 정확히 어떤 것인가· · 시간이 순환적이라면 조물주라는 개념은 어떻게 되는가· · 공간에 실제로 경계선이 있다면 이것을 통과하려 할 때 어떤 느낌이 들까· · 팔을 주어진 공간으로 뻗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로부터 그 팔을 받아들일 공간이 이미 반드시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 사물들이 공간의 가장자리에 다가가면서 크기가 줄어든다면 이를 감지할 수 있을까· · 시간상의 한 기간이나 공간상의 한 영역을 무한히 분할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까닭은 무엇인가· · 처음에는 정지해 있던 우주선이 일정한 순간에 움직이기 시작한다. 1분이 지나고 나서 속도는 두 배가 된다. 30초가 지난 후 속도는 다시 두 배가 되고, 15초, 7.5초, …에도 계속 이러한 과정이 반복된다. 처음 1분 동안 그 속도가 100km/s였다고 가정하자. 움직이기 시작하고 나서 2분이 지난 다음 그 속도는 얼마나 될까· · 현재만이 존재하며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 반드시 시간이 걸린다면 변화는 실재적인가· · 미래로의 시간여행의 가능성은 과거의 실재를 필요로 할까· · 시간이 뒤로 갈 수도 있을까· · 시간이 오로지 마음속에 존재할 뿐이라면 방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까닭은 무엇인가· · 원인이 그 결과와 동시에 발생하는 사례가 하나라도 존재하는가· 장별 주요 내용 1장 모든 사물의 척도 시간 측정기준에 관한 규약주의에 따르면, 한 간격의 길이가 다른 간격의 길이와 같은 것은 특정한 측정 체계에 의한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규약주의자에게 이러한 체계가 올바른가 아닌가 하는 질문은 부적절하다. 그러나 측정기준에 관한 규약주의는 물리적 법칙에 대한 우리의 견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속도와 가속의 개념에 함의되는 측정기준에 대한 사실들이 단지 관습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운동법칙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참이라고 볼 수 있을까· 2장 변화 도대체 공간과 시간은 무엇일까· 시간을 변화와 동일시하고 공간을 물체들 간의 모든 공간적 관계들의 모임라고 하면 어떨까· 이는 각각 시간에 대한 관계론과 공간에 대한 관계론(의 한 형태)이다. 그러나 변화 없이도 지속되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상정할 수 있는데, 이는 분명 시간과 변화가 별개의 것임을 함의한다. 2장에서는 ‘빈’시간의 이해 가능성 혹은 가능성에 반대하는 세 개의 유력한 논증을 살펴본다. 그들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빈 시간이 인과적으로 자동력(自動力)이 없으며 이는 그 존재를 사실로 가정할 이유가 결코 없으리라는 것을 함의한다. 3장 면이 없는 상자· 공간적 진공의 존재는 이론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간을 물체들 사이의 공간적 관계의 모임으로 보는 견해가 곧바로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3장에서는 물체들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공간의 존재를 함의하는 개념인 절대운동을 옹호하는 논증들도 살펴본다. 완전히 공허하고 변화도 없는 우주에서는 하나의 장소나 순간을 다른 장소나 순간과 구별할 근거가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처럼 특징 없는 매질은 우리가 관찰하는 것에 대해 그야말로 아무런 해명도 되지 않으며 이론적 추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공간과 시간에 참으로 특징이 없을까· 4장 곡선과 차원 모순 없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이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첫째, 이로 인해 물리학적 진리와 기하학적 진리 사이의 구분이 손상되었?, 따라서 점유되지 않은 공간적 지점의 존재를 옹호하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둘째, 공간에 일정한 모양(구부러짐, 차원성, 경계의 존재 혹은 부재)이 있다는 사실은 사물들이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실질적인 차이를 가져올 수 있고, 따라서 공간이 무력한 매질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원인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5장 시간의 처음과 마지막 시간에는 시초가 있었을까· 끝이 있을까· 우리 우주의 기원이 되는 ‘빅뱅’에 대한 증거는 시간의 시초에 대한 불확실한 증거 가운데 하나다. 우주의 시초를 시간의 시초와 동일시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빅뱅에 선행하는 영겁의 빈 시간이라는 심상을 끌어들이면, 빅뱅이 왜 그 이전이나 이후가 아니라 바로 그때 발생했는가 하는 까닭은 결국 설명되지 못한다. 우주에 시간상의 시초가 없었고 다만 과거로 무한히 연장된다면, 무엇으로 그 존재가 해명될까· 그리고 시간이 순환적(cyclic)이어서 시작도 끝도 없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건들이 스스로의 원인이 된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가· 6장 공간의 가장자리 공간의 가장자리라는 개념은 시간의 시초와 마찬가지로 상상하기 힘들다. 과연 절대공간의 가장자리에서 사물들이 어떠한 행동양식을 보일 것인가· 이는 단히 말하기 곤란한 질문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와 마찬가지로 무한히 계속되는 공간이라는 개념 역시 지적으로 불편하게 여겨진다. 이들 문제에 대해 저자는 공간이 유한하면서 무계할 수 있다는 제안으로 끝을 맺는다. 7장 무한과 역설 우리는 직관적으로 시간적인 간격이나 공간 영역이 분할될 수 있는 정도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념은 운동에 대한 제논의 유명한 역설인 ‘아킬레우스’와 ‘이분법’을 포함한 엄청난 수의 역설들로 이어진다. 이러한 역설들에 대한 두 개의 중요한 철학적 해결책이 등장한다. 유한론과 원자론이 그것이다. 유한론자는 실제로 존재하는 물체들로 이루어진 무한한 집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시간의 간격이나 공간의 영역은 실제로 무한한 수의 지점들을 포함하지 않는다. 원자론은 크기가 0이 아닌 공간적·시간적 최소량이 존재하며, 이는 모든 분할의 한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론은 일군의 역설들과 관련된 아리스토텔레스의 난문, 데모크리토스의 원뿔 역설을 해결하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8장 시간은 흐르는가 시간의 경과에 대해 맥태거트는 사건들을 순서짓는 두 가지 방식, 즉 A-계열(과거냐, 현재냐, 미래냐에 따라 사건들을 순서짓는 것)·과 B-계열(사건들을 이전과 이후라는 견지에서 순서 짓는 것)을 구분한다. 여기서 핵심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두 개의 순서지음의 기초가 되는 사실들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어느 쪽이 어느 쪽을 결정하는가· 관념상의 모순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시간의 실재성을 부정해야 하는 것일까· 9장 영화 같은 우주 시간의 역설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은 현재주의를 취하는 것이다. 현재주의는 현재인 것만이 실재한다는 견해이다. 현재주의는 시간에 대한 우리의 직관적 개념을 명료하게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과거는 더 이상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미래는 아직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주의는 몇몇 만만찮은 난점에 직면한다. 첫째, 과거에 대한 진술들이 어떻게 참이나 거짓이 될 수 있는지를 해명할 수 있는지가 전혀 명확하지 않다. 둘째, 현재주의는 운동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난점들을 야기한다. 예컨대,『1984년』에서의 오웰의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상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과거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10장 역사에 대한 간섭 공간과 시간이 칸트가 생각했듯 우리의 마음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면, 즉 오로지 하나의 시간과 하나의 공간만이 존재하며, 만약 시간과 공간이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면 이는 모든 경험 대상이 공간적·시간적으로 다른 모든 대상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간과 시간이 우리의 마음과 무관하게 존재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이 둘이 본질적으로 통일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이유가 하나라도 있는가· 여기서 통일되어 있다는 말은 모든 물체와 사건들이 실은 다른 모든 물체 및 사건들과 공간적·시간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11장 다양한 시간과 공간들 일부 맥락에서는 복수의 공간들 및 시간-계열들이라는 개념(소설 속의 ‘평행우주’라는 개념과 같은)이 유용하게 이용될 수도 있다. 그러한 맥락들 중 두 가지는 일부 우주철학자들이 품고 있는 다중우주 가설과 빛을 이용한 이중 슬릿 실험이다. 그런데 복수의 공간이라는 개념은 어쩌면 놀라울 수도 있겠지만, 논란의 여지는 있어도, 심각한 개념적 난점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12장 시간의 화살들 우리가 시간을 이전으로부터 이후로의 방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경험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시간의 화살이 인과적 화살(원인에서 결과로의), 심리학적 화살(경험에서 기억으로의) 그리고 열역학적 화살(질서에서 무질서로의)과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까닭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러한 의문들과 씨름하면서, 논의의 상당부분을 시간순서의 인과적 분석에 할애한다. 그러나 모든 사건들이 인과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인과적 분석은 시간이 우주의 서로 다른 부분들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가능성을 함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