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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목소리 부초(浮草) 상실의 벽 껍질을 벗고 싶다 그 남자의 쪽배 오동나무꽃 향내 나는 나무도마 가족사진 모네의 수련 너는 날마다 조금씩 사라진다 곁 분홍색 고무장갑 짧은 그 거리 손목터널증후군 오래된 나무의 내부 제2부 담쟁이넝쿨 해바라기 경주 남산 눈동자가 없는 시 저물어 가는 사람 정물 꽃기린 선인장 불면증 TV를 보다가 바닷가 도서관 독거(獨居) 목련꽃 늙은 냉장고 삐삐 주전자 바람의 통로 제3부 유리의 방 늙은 고로쇠 나무 마른 장마 새싹 비빔밥 금촌 오일장 골목길 착한 여자 지붕위의 폐타이어 환절기 귀여운 여인 하얀 꽃무늬 레이스가 있는 식탁 인공눈물 버진로드 날마다 빌어야 사는 여자 복면가왕의 노래 제4부 넝쿨장미 화양연화 빈집 애기 할머니 난타 (亂打) 개기월식 엄마의 일생 도서관에서 스크린 도어 아름다운 구속 금촌역 냉각수가 필요해 오 헨리의 가을 우기(雨期)의 나날 숙성 작품해설 홍신선 |여성적 삶과 앎의 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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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한 편의 시는 잃어버린, 내 목소리의 메아리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최병숙 시인의 시는 하나의 여지(餘地)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미개척지인 자신을 유심하게 살핀다. 마치 “윤이 나는/ 오동나무 반닫이”의 속을 자세히 보듯이. 이러한 내밀한 일도 시가 해야 하는 큰 몫의 일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최병숙 시인이 행하는 이 주의 깊은 살핌의 내용은 평범하지 않고 남다르다. 이 시집을 읽고 나면 “신선한 마음들”을 만날 수 있고, “바람의 통로”를 발견할 수 있다. - 문태준 시인 이번 시집에서 최병숙 시인은 일상 가운데의 쇄말한 사상(事象)들을 주로 시적 대상으로 삼는다. 그들을 통해 일관되게 자신의 삶을, 세계의 의미를 성찰한다. 길 안내 삼아 읽은 몇 편의 시들은 그러한 성찰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서의 유로라는 낭만주의자들 생각처럼 시가 감정의 여린 금선(琴線)만을 타는 게 아니다. 시는 삶이나 세계의 깊이 있는 의미를 탐색하는 한 방편이기도 하다. 일련의 사상들을 들여다보고 시인은 그에 따른 생각들을 반추하고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 그렇다. 우리네 일상이나 세계가 그대로 대형서고이고 서책들이 아닐까. - 홍신선의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