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솔라닌
사랑 굶주림 방울벌레 열정 비밀 봄 창 밤 거짓말 달콤하다 바꽃 |
Kaori Ekuni,えくに かおり,江國 香織
에쿠니 가오리의 다른 상품
신유희의 다른 상품
|
간단한 일이었다. 집 안과 밖을 구분하면 되는 거다.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비밀이 조금은 있어야 일이 두루두루 잘 굴러간다. 요 몇 달 새 사토시는 그것을 배웠다. 애초에 뭐든 아내에게 이야기하는 게 이상한 거였다. --- 「봄」 중에서 “중요한 건, 하루하루를 함께 살아가는 데 있다고 봐.” 사토시는 응, 하고 대꾸한다. “함께 자고 함께 일어나고, 어딜 나가더라도 다시 같은 장소로 돌아온다는 거.” “응.” “그런 게 중요한 것 같아.” “응.” “기억해둬, 알았지?” --- 「봄」 중에서 만남을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토시가 겉보기와 달리 사교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비히로의 가족도, 학교 때 친구들도, 사토시의 내부에 제대로 닿아 있지 않은 듯 보였다. 아니면 적어도 명백하게 사토시는 그것을 거절하고 있었다. 아이 같은 옹고집으로. 그때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전철 문이 열리고 플랫폼으로 나오면서 루리코는 떠올린다. 의지가 되고 필요한 존재. 우리는 아마도 마이너스 요소로만 맺어져 있지 싶다. --- 「밤」 중에서 “아니면, 거짓말이라도, 상관있다고 하던지.” 루리코는 울음이 터져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상관있어.” 라고 인정했다. “그리고 이건 거짓말이 아냐. 난 너에게 절대 거짓말은 하지 않아. 알잖아? 너도 내게 거짓말 못하는걸.” 그리고……, 하고 말을 이었다. 하루오는 방 안을 향해 서서 루리코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 이제부터 자신이 하려는, 쓸쓸하기 그지없는 말에 루리코는 주춤거렸다. 마치 말이 가슴 속에서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 “그리고 뭐?” 루리코는 하루오를 노려본다. 하루오는 언제나 가차 없다. “그리고.” 루리코는 간신히 입을 연다. 오싹하리만치 쓸쓸한 목소리가 나왔다. “왜 거짓말을 못하는지 알아? 사람은 지키고 싶은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 혹은 지키려는 사람에게.” --- 「거짓말」 중에서 |
|
서른 살 테디 베어 작가인 루리코와 스물여덟 자동차보험 계약 처리 담당 사원인 사토시는 결혼 3년 차 부부이다. 사토시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루리코는 자신의 일과를 하나하나 보고하고, 사토시 역시 루리코에게는 무엇이든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 기분으로 시시콜콜한 일들을 전하지만, 둘은 전혀 대화한다고 느끼지 못한다. 사토시와 둘이 꼭 붙어 지낼 수 없다면 솔라닌으로 동반 자살 하겠다고 다짐해온 루리코. 그러던 어느 날, 루리코는 여자 친구를 위해 자신이 만든 베어 ‘나나’를 찾아다니는 남자 하루오를 만나 연애를 시작하고, 사토시 역시 대학 스키부 동문회에서 만난 후배 시호와 사적인 만남을 지속하게 된다.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늘어나는 두 사람의 비밀과 거짓말. 과연 이들의 결혼 생활은 루리코가 ‘솔라닌’을 택하는 일 없이 지켜질 수 있을까?
|
|
『냉정과 열정 사이』 작가 에쿠니 가오리가 그리는
결혼과 거짓말, 사랑과 진실의 상관관계 나 연애해. 하고 싶지 않은데. 사실은, 남편만 사랑하고 싶어. -아내, 루리코 아내 몰래 처음으로 비밀을 만들었다. 딱히 뭘 한 것도 아닌데. -남편, 사토시 “사람은 지키고 싶은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 결혼과 거짓말, 사랑과 진실에 대한 에쿠니 가오리식 고찰 일상을 파고드는 섬세한 관찰력과 담백하면서도 감각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문장으로 10년 넘게 국내 여성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에쿠니 가오리가 『빨간 장화』에 이은 결혼에 관한 연작 장편 『달콤한 작은 거짓말』을 선보인다. 비밀과 거짓말로 유지되는 루리코와 사토시 부부의 결혼 생활을 담은 이번 작품은, 다른 모든 연애와 다를 바 없이 ‘사랑’에서 출발한 관계가 ‘결혼’이라는 종착역에서 ‘굶주림’이란 단어로 표현되기까지의, 아는 것 같아서 알고 싶지 않은 현실의 쓸쓸함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남편 이외의 남자(하루오), 아내 이외의 여자(시호)에게서 사랑을 찾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서로를 필요로 하는 두 사람을 통해 에쿠니 가오리는 결혼이라는 쓸쓸한 진실에 대한 또 하나의 물음표를 남긴다. “낮에는 밖에 나가서 일을 하거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간혹 바람을 피우더라도, 밤이 되면 각자 집으로 돌아오잖아. 참 신기한 것 같아.” 같은 장소로 돌아가기 위한 아내와 남편의 ‘작은’ 거짓말 하루오의 집에서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남편 사토시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을까 봐 서둘러 그곳을 떠나는 루리코. 자신의 생활에 작은 냇물 같은 시호가 있어 루리코의 섬세함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하는 사토시. ‘비밀’이 있어 일이 두루두루 잘 굴러간다고 생각하며, 이미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거짓말을 해버린 두 사람. ‘마이너스 요소로만 맺어져’ 있어 때로 ‘플러스’를 찾게 되는 관계. 거짓말이라고 소리치고 싶은, 조금은 뻔뻔한 듯한 이들의 관계에서 오히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생활감이 느껴져 두려워진다. 에쿠니 가오리의 전작들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던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다’는 전제가 소설 전체를 관통하며, 동시에 묘한 광기까지 더해진 『달콤한 작은 거짓말』은 ‘아침 7시 반에 집을 나가 하루 종일 회사에서 내근하다 저녁 6시 반에 회사를 나와 7시 반에 집에 돌아오는 단조로운’ 사토시의 일상만큼이나 삶의 피로가 엿보이는 동시에 초기 작품에서의 청아함이 살아 있어 더욱 독특한 느낌으로 완성됐다. 당신의 가을을 달콤하게 채워줄 루리코와 사토시의 외로운 거짓말을 지금 만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