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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시장의 재발견
덤과 정을 파는 재래시장의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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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문화가 살아있는 전통시장의 매력
프롤로그-시장의 하루

1장 덤과 에누리에 정이 쌓이는 수유시장
01 사람이 흘러서, 시장이 되다
02 시장을 만드는 사람들
03 얼굴이 간판
04 노란 모노륨

2장 나름 멋스러운 시장표 패션
01 즐거운 우리집, 달콤한 상상
02 이 정도는 입어줘야, 아저씨패션
03 조선 나이키
04 시장 부티크
05 현대판 족의
06 배를 감싸주는 넉넉한 씀씀이
07 짝퉁 가방

3장 금강산도 식후경, 수유먹거리
01 시장의 황금어장
02 계절 타지 않는 과일
03 봄기운이 돋아난다
04 엄마 솜씨 2000원
05 덤은 정이 아니다
06 한 뚝배기 하실래예
07 보통사람들의 오아시스
08 밀가루 천국
09 주부들의 겨울고행, 김장
10 한사람의 인생, 먹거리로 보기
11 입맛을 돋궈주는 발 찾기
12 하다 보니 도가 텄지

4장 상인들의 역사가 보이는 보물1호
01 사진으로 보는 수유시장의 풍경
02 시장 가족
03 입담의 마술
04 한 근 주세요
05 상인들의 기대심리
06 장사치, 장사꾼, 사업가
07 상인의복
08 수유보물1호

저자 소개

기획 : 시장문화활력소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2008년부터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문전성시)’을 시행해왔다. 『수유시장의 재발견』은 이 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시범시장 중 한 곳으로 선정돼 기획 제작된 책이다. 13명의 각 분야 전문가와 작가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이 책은 수유시장만의 독특한 문화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작업으로 채워졌다. 이 책을 기획한 시장문화활력소는 문화컨텐츠를 연구하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유리만의 시장잡지인 격월간지 「콩나물」을 발행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53*224*20mm
ISBN13
9788994416137

책 속으로

한창 시절엔, 사람들이 제집 드나들듯 수유시장을 드나들었다. 딱히 장을 보지 않아도 한두 집은 단골집을 두고 있었던 터. 마치 사랑방에 들르듯 지나치지 않고 들렀다. 아니, 일부러라도 찾아갔다. 그 시절, 장바구니 끼고 삼삼오오 마실 삼아 시장을 찾았던 아낙네들이 이제는 머리 하얀 노인이 되어 시장을 다시 찾는다. (…) 시장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다. 상품을 매개로 흥정하고 소통하는 사이, 말이 섞이고 감정이 섞인다. 덤과 에누리를 흥정하는 사이에, 정을 쌓고 단골이라는 관계를 맺어간다. 무표정한 얼굴로 카트에 담긴 물건의 바코드만 읽어 내리기 바쁜 대형마트와는 분명 다른 것이 있지 않은가.
--- p.29

간판마다 상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 이는 재래시장 간판이 다른 곳의 간판과는 차별성을 두고 만들어야 할 이유이다. (…) 시장에서 간판은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단다. 대신 손님들은 상인의 얼굴, 그 얼굴에 대한 기억으로 시장을 온다고 한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동선을 몰래 따라다니다 보면, 의외로 두루 돌아다니기보다 재빠르게 상점 몇곳을 들르고는 시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본다. 손님들은 가게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파는 상인의 얼굴을 기억한다. 안면이 간판인 셈이다.
--- p.32~33

저마다 터를 잡아온 가게의 역사만큼이나 대부분의 상점은 70~80퍼센트가 단골손님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스타일과 맞아떨어져 단골이 된 진단골(진짜 단골)들은 정기적으로 옷을 사러 오거나, 새로 들어온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 들르기도 한다. 그야말로 시장 마담복의 매력을 제대로 아는 ‘마니아’들인 셈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 진단골들은 그저 수다를 떨기 위해 들렀다가 때가 되면 밥을 같이 먹고, 손님이 몰리면 나서서 물건을 팔아주기도 한다.
--- p.65

수유시장내의 반찬가게 골목에 들어서면 각양각색의 반찬들이 진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젓갈을 비롯하여 고추절임, 양파절임 같은 저장식품과 콩자반, 오징어채, 문어조림같이 삼사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이상 보관가능한 반찬들과 오래두고 먹을 수 있는 마른반찬이 가장 인기다. (…) 반찬의 종류는 어느 집이고 비슷하지만, 맛은 각기 다르다. (…) 사실 반찬을 열심히 사먹다 보면 직접 만든 것인지,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든 물건을 받아다가 파는 것인지 구별할 수 있다. 의외로 단순한 방법인데 맛이 균일하지 않은 집을 찾으면 된다. 계속해서 변함없이 똑같은 맛은 오히려 의심해볼 만하다. 공장에서 제품 찍어내듯이 일정한 비율의 양념과 재료로 만들기 때문이다.
--- p.98

수유시장의 명물 중 하나는 꽈배기와 만두다. 매스컴을 통해 유명인사가 된 ‘꽈배기 달인’이자 ‘종합분식의 달인’이 수유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눈 깜짝하는 순간에 공중에서 휘리릭 몸을 감는 꽈배기, 더도 덜도 아닌 한입 크기로 순식간에 모양을 갖추는 야채만두와 고기만두는 맛도 맛이지만 만드는 과정에 넋을 잃고 만다. (…) ‘음식은 손맛’이라고 하지만, 같은 재료를 써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다른 이유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에 있다는 어느 달인의 이야기. 말하자면 고급음식점에서 고가의 음식을 여유롭게 만드는 것보다 시장에서 백원, 천원 단위의 음식을 부지런히 만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데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 p.133~135

시장에서 장사치로 오랜 시간 자리잡기란 쉽지 않다. 좋은 물건을 판별하여 손님에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벌고자 한다면, 장사를 진심으로 하는 진정한 장사꾼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 시장에는 자기일신과 일가족의 풍족만을 위한 삶에서 벗어나 주변을 돕는데 앞장서는 상인들이 많다. 쓰디쓴 삶의 고난 속에서 장사치로의 시장생활을 버텨낸 후 판매의 철학을 지닌 장사꾼으로 시장에 새롭게 자리잡은 지금, 지난날 힘든 시기를 되새기며 어려운 이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돕는 수많은 시장상인들, 그들은 일개 장사꾼이 아니라 시장의 사업가이자 진정한 상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성싶다.

--- p.168~169

출판사 리뷰

다양한 스토리가 움직이는 수유시장의 재발견
역사가 45년이나 된 수유시장은 서울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10분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상가수가 400여개로 구성되어 채소나 야채를 파는 도매시장과, 잡화와 패션을 다루는 상가형시장, 그리고 식품을 주로 파는 골목시장이 함께하는 시장마을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수유리마을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기에 수유시장은 재래시장이지만 마을시장으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한다. 이 책은 수유시장이 왕성한 재래시장의 모습으로 자리잡기까지의 문화적 가치를 알아가는 데 있다. 특히 시장에서 보이는 풍경은 여러 가지 이야기가 숨어 있다. 물건과 음식을 포함한 다양한 품목들이 어떻게 진열되는지, 역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간판의 이름들은 어떤 스토리가 담겨있는지, 대를 이어 상인으로 자리잡기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장사기술에는 어떤 철학이 녹아있는지가 『수유시장의 재발견』에서 꼼꼼히 확인할 수 있다.

정과 문화를 나눌 수 있는 훈훈한 재래시장!
재래시장은 그곳의 물건이나 값싼 가격만으로 생존하는 게 아니다. 단지 물건만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야 진정한 시장이다. 수유시장은 가게의 역사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단골의 의미다. 내실이 꽉 찬 단골들, 대부분의 상점들 70퍼센트가 단골손님으로 운영된다. 특히 잡화와 패션을 다루는 상가형 가게들은 그들만의 진단골을 다루는 노하우가 있다. 단골들의 안부를 내일처럼 챙기는 것이다. 그들의 주요고객은 시장패션의 매력을 제대로 아는 마니아들이다. 이런 진단골들은 때로는 수다 떨기 위해 방문했다가 상인들과 밥도 같이 먹고, 때로는 손님이 몰리면 나서서 물건을 팔아주기도 하는 진풍경을 보여준다. 단순히 손님과 상인의 관계가 아닌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가족의 모습으로 진화하는 경우다.

땀과 세월이 만든 생활 속 '무형문화재'
출출한 속을 채워주는 수유시장의 분식집들은 나름 달인들이 주름잡는다. 게다가 시장을 돌며 장을 보는 사람들의 요기를 맛깔스럽게 풀어주는 역할은 단연 분식집이 담당한다. 똑같은 속도로 동일한 크기의 만두를 빚어내는 손끝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눈깜짝하는 순간에 꽈배기를 감는 달인, 떡썰기의 달인, 전부치기에 도가 통한 전집 사장님, 이들은 수유시장을 빛내는 달인들이다. 수유시장의 한켠을 자리잡고 있는 재래시장의 상인들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장인이다. 수유시장에서 가장 일찍 문을 여는 곳은 바로 이들 장인들이 만드는 먹거리 가게다. 미리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장인으로 만들기까지의 원동력은 다름 아니다. 부지런함은 기본일뿐더러, 중요한 것은 일을 즐기는 마음이다. 오랜 세월 같은 자리에서 자신의 땀과 열정을 바치는 수많은 이름모를 장인들의 마음이 이곳 수유시장의 먹거리를 만들어왔다.

생계형 여성의 애환을 가진 시장엄마들
혈연관계가 아니지만 시장에서 여성상인들을 부르는 말들은 ‘이모’와 ‘언니’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조카는 과연 몇이나 될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호칭에 대한 끈끈함이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시장에는 수많은 엄마들이 있다. 시장에 장이나 볼 줄 알았다던, 그래서 내내 살림만 하다가 시장일터로 생계를 끌어안게 됐다던 여성들의 사연들은 가지각색이다. 시장에서 자리잡기까지의 어려움은 말로 다 표현을 못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생계형사업을 하면서 마주하는 손님들과는 가족처럼 지낸다. 나아가 그들을 이 자리에 꼿꼿한 성실함과 적극성으로 무장하게 만드는 건 자식을 사랑하는 힘이다. 단골엄마, 그릇이모, 왕고모네 등 시장엄마들이 시장이라는 공간에서 만들어가는 가족공동체의 모습은 그래서 흥미롭다. 상인과 손님이 아닌 가족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수유시장의 맛과 멋
세련되진 않지만 은근히 눈을 사로잡는 냉장고원피스, 언제나 그 자리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뚝배기집, 산나물을 한달음에 캐온 나물할머니, 시장나들이에 배고픈 이를 위한 든든한 먹거리 분식들, 다양한 색의 조화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전집, 이 모든 조각들이 하나둘 모여서 다양한 맛을 보여준다. 여기저기 발품을 팔수록 구수한 시골인심 같은 상인들과 정을 나눌 수 있는 곳, 때로는 가족처럼 희로애락을 느끼는 수유시장은 지역주민에겐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메마른 삶 속에 시원한 냉수 한사발 같은 존재를 우리 곁으로 가져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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