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梁貴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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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의 통화는 언제나 그렇지만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다.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가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하듯이 요즘에는 고향에서 걸려오는 전화 또한 온갖 불길함을 예상하게 만들었다. 될 수 있는 한 외출을 삼가고 집에만 박혀 있는 나에겐 전화가 세상과의 유일한 통로인 셈이었다.
--- p.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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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등골이 오싹했지만서도 대낮에 장정이 오십 명이라 이거지. 그냥 산속으로 파고드는데 점점 바람이 거세어지는 것이 흡사 산속에 못들어오게 밀어내는 것 같드란겨. 더 해괴헌 게, 바람이 휘몰아치는디도 잎사귀 하나 꿈쩍 않고 풀잎도 꺼떡 없이 그대로 있다는겨. 앞서가던 예비군들부터 이상타고 해쌈시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는디 그래도 어쩔것이여. 앞으로 나가야지."
"앞장섰던 예비군 몇 명은 바람에 밀려서 막 허우적거리다 꽁무니를 뺐어요." 김반장이 참지 못하고 불쑥 알은척을 하다가 주씨한테 옆구리를 쥐어박혔다. "허허, 지방방송 치아라!" "그래갖고 장대봉으로 빠지는 능선까지 간신히 밀어붙이긴 혔는디 바로 그때였단 말이시. 앞장서서 숲 속으로 들어가던 예비군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돌아섰지." "왜요?" 엄씨가 또 한번 침을 꿀꺽 삼켰다. --- pp.128-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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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와 청소부 아버지는 딸년들이야 시집보낼 만큼만 가르치면 족하다고 언니들을 모두 중학교까지만 보냈는데 웬일인지 선옥이언니만 고등학교를 보냈었다. 그래서 더 골치이긴 하지만. 기껏 고등학교까지 나왔으니 공장은 싫다, 차라리 영화배우가 되는 편이 낫다고 우거지 상을 피우던 언니가 김반장네의 콧구멍 같은 가게가 성에 찰 리 없을 것이었다.
--- p.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