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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판 서문
- 초판 서문 - 프롤로그 1. 창의성의 미스터리 2. 지금까지의 이야기 3. 불가능에 관한 고찰 4. 정신의 지도 5. 컴퓨터 개념 6. 창의적인 연결 7. 비낭만적 예술가들 8. 컴퓨터 과학 9. 우연, 무질서, 무작위성, 예측 불가능성 10. 비범한 사람 대 평범한 사람 11. 인간과 꽃등에 - 에필로그 - 감사의 말 - 주석 - 참고문헌 |
Margaret A. Bo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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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심리적(psychological) 창의성’과 ‘역사적(historical) 창의성’을 구분하는 것이다(줄여서 ‘P-창의성’과‘H-창의성’이라 하겠다). P-창의성은 자신에게 새롭고, 놀랍고, 귀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능력이다. 그 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반면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가 H-창의적이라면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이전에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것이어야 한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어야 한다는 뜻이다.---pp.12-13
새로운 결합은 의도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원자를 태양계에 비유하는 물리학자나 정치가를 흉측한 동물에 비유하는 칼럼니스트를 떠올려보라. 아니면 시나 시각예술에 등장하는 창조적 비유와 연상도 좋다. 위와 같이 색다른 결합을 만들어내거나 그것을 감상하고 즐기는 행위는 언제나 그 사람의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폭넓은 지식과 그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p.14 창의성이 초인적이거나 성스러운 근원에서 솟아난다거나, 몇몇 특별한 천재들에게서만 나타나는 불가해한 현상이라면, 컴퓨터를 통해 창의성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완전히 엉뚱한 짓이다. 비단 ‘반(反)과학적’인 영감 지상주의자들이나 낭만주의자들만이 그런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쾨슬러처럼 심리학을 통해 창의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창의성과 관련된다는 주장을 거부한 경우가 많다.---p.40 마법이나 신성한 영감이 아니라면, 창의성은 인간의 정신으로부터 생겨나야 한다. 그래서 창의성이라는 수수께끼를 풀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미 예전부터 인간의 머릿속에 존재하던 요소들을 새롭게 조합한 결과물이 바로 창의성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수학자 아다마르는 “수학을 비롯해 어떤 분야에서든 새로운 발명이나 발견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의 조합으로부터 생겨난다”고 말했다. 앞에서 보았듯 푸앵카레 역시 아다마르의 의견에 동의한다. 쾨슬러는 서로 관련 없는 두 가지 사실이나 아이디어가 통합되면서 창의성이 발현되는 이연 현상을 통해 창의성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설명했다.---p.84 한마디로 우리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 느끼는 놀라움은 단지 기존 아이디어들의 낯선 조합 때문이 아니라, 인간 정신에 내재된 암묵적 또는 명시적 생성 원리를 통해서는 생겨날 수 없다고 믿었던 우리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뜻밖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인식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화학, 시, 음악 등을 관장하는 두뇌 영역의 일상적인 인지처리 과정을 통해서라면, 그런 참신한 아이디어는 단순히 생겨날 법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전혀 ‘실현 불가능’하다. 마법이 아니라면 그런 참신한 아이디어가 도대체 어떻게 떠오르는 것일까? 왜 어떤 아이디어는 다른 아이디어들보다 더 놀랍고 창의적인가? 창의적 활동이 단순한 조합이나 무관한 요소들 간의 이연 현상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대체 그것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 근본적 창의성은 과연 어떻게 해야 발현되는 것일까?---p.104 컴퓨터 프로그램은 이미 귀중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생산해냈다. 사람의 정신이 그것들을 생각해냈다면 이 아이디어들은 많은 이들의 존경, 심지어는 흠모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생화학의 특정 분야를 다루고 있는‘전문가 시스템’이라는 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훌륭한 연구 결과를 얻어 과학 전문지에 실렸고, 어떤 프로그램은 새로운 과학 특허에 밑바탕이 된 아이디어를 생산해냈으며, 참신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전 세계 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렇다고 컴퓨터가 창의적으로 보일 수 있느냐는 러브레이스 두 번째 질문에 반드시 ‘그렇다’고 답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 질문은 사실상 컴퓨터가 창의성을 모델화할 수 있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p.254 이뿐만이 아니다. EURISKO는 ‘창의성 경연대회’에 참가하여 인간 참가자들을 제치고 우승한 적도 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대회는 주어진 예산으로 전함을 구축한 뒤 다른 참가자들의 전함과 싸우는 시뮬레이션 전쟁 게임이었다. 첫 참가에서 EURISKO가 설계한 전함은 너무나도 파격적이어서 다른 참가자들이 배꼽을 쥐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우승을 차지하자 그들의 웃음은 뚝 그치고 말았다. 이듬해 대회에서는 EURISKO에 불리하도록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은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다음번에 또 한 번 규칙이 바뀌었다. 바로 ‘컴퓨터 참가 금지’였다.---pp.382-383 1980년대 초에 만들어진 한 프로그램은 송유관을 통해 석유가 효닀적으로 이동하도록 조절하는 데 ‘만약 그렇다면’ 규칙을 사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석유의 유입과 유출량, 주입구 압력, 배출구 압력, 압력 변화 빙율, 계절, 시각, 날짜, 온도 같은 데이터를 매 시각 전송받았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이용해 주입구 압력을 조절하여 수요량 변화에 대응했다. 또한 송유관 안에 누출 지점이 있는지 추정하여 그에 따라 유입량을 조절하였다. 이 모두가 유입량을 조정하거나 누출을 감지하는 데 어떠한 규칙을 사용할지 프로그래머의 지시를 전혀 받지 않은 채였다. 프로그램 스스로 이러한 규칙을 발견한 것이다.---p.383 윌리엄 블레이크는 ‘로크의 베틀’과 ‘뉴턴의 물레방아’에 창의성과 자유, 주관성 같은 개념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하였다. 그 결과 수 세기에 걸쳐 과학계에서 정신의 중요성이 하찮게 취급되었다. 따라서 영감주의자와 낭만주의자들이 주장한 근거 없는 믿음이 우리 귀에는 훌륭한 음악처럼 곱게 들렸던 것도 놀라울 일이 아니다. 과학이 상상력에 대하여 입을 다무니 자연히 과학에 반대하는 노래가 빈 무대를 차지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 마침내 계산주의 심리학이 바로 그러한 것들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돕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경이나 자존감은 어떤 식으로도 약화시키지 않은 채로 말이다. 아니, 오히려 반대로 평범한 사람의 정신이 얼마나 비범한지 보여줌으로써 그것들을 더욱 증대시킨다. ---p.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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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떻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가?
창조는 단지 영감과 직관의 산물인가? 인공지능을 통해본 창조의 비밀 “컴퓨터는 창의적인가, 혹은 창의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 스스로 수학공식을 만들거나 작곡을 하거나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의 활약이 소개되면서, 컴퓨터의 창의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복잡하고 예민한 논쟁이 결론을 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다. 컴퓨터가 적어도 창의적으로 보이는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과정과 방법을 통해 이것이 가능할까? ‘창조의 순간’(마거릿 A. 보든 지음, 21세기북스)은 각종 컴퓨터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의 창조 프로세스를 상세하게 분석함으로써 이 질문에 답한다. 그리고 컴퓨터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인간이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과정과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주어진 과제를 탐색한 후에 여러 가지 제약과 규칙을 찾아 적용하여 답을 만들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간의 창조 과정도 마찬가지다. 이미 존재하는 지식을 파악하고, 여기에 여러 가지 규칙을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창조가 일어나는 것이다. ‘창조의 순간’은 컴퓨터 인공지능의 과제 수행 방식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이 창의성을 실현하는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창조의 프로세스를 규명하여,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다. ‘창조’를 배울 수 있는가?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창조는 확실히 신비로워 보인다. 창조를 설명할 때 이러한 신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입장이 있다. 그들은, 창조는 영감이나 직관의 산물이며 천재의 특권이라는 낭만주의적 의견을 내놓는다. 이들과 정반대편에 선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창조는 아예 존재하지 않고, 기존의 것들을 낯선 방법으로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는 조합적 창조를 주장한다. 이 두 주장과 다른 흐름에서 창조를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바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계산주의 심리학’의 입장이다. 계산주의 심리학에 의하면, 창조는 불가지의 신비로운 영역이 아니다. 그렇다고 익숙한 것들을 낯선 방식으로 조합함으로써 생기는 단순한 것도 아니다. 창조는 인간의 보편적 사고 과정을 통해서는 도저히 생겨날 수 없을 것 같은,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일이다. 익숙한 것끼리의 ‘조합’이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의 ‘변형’이며, 새로운 생각의 ‘탄생’이다. 그렇다면 ‘생각의 공간’ 자체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란 무엇인가? 계산주의 심리학은 그 힌트를 컴퓨터 인공지능 프로그램에서 찾고 있다. 컴퓨터와 창의성을 연결하는 이들의 시도는 엉뚱해 보인다. 창조에 대한 낭만적 입장은 물론 조합적 관점의 학자들조차 이러한 접근법에 대해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대한 창조적 업적을 이룩한 과학자들이나 예술가들이 생각했던 방법과 발전된 컴퓨터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은 굉장히 비슷하다. 영국의 화가 해럴드 코헨(Harold Cohen)의 드로잉 프로그램 시리즈 ‘AARON’은 인공지능의 창조 과정을 잘 보여준다. AARON의 작업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무수한 가능성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모든 관련 제약을 탐색한다. 사람을 그릴 때는 인체 정보, 즉 팔다리의 숫자나, 인체의 비율, 가능한 움직임, 구도 등을 분석한다. 그리고 그 규칙을 적용하며 창조를 수행한다. 초기에 간단한 추상화만 그릴 수 있던 AARON은 버전이 높아지면서 채색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왼쪽의 그림이 AARON이 그린 추상화다. 인공지능이 창조했다고 믿기 힘든 결과다. 인공지능은 주어진 과제를 탐색한 후에, 직관을 배제한 상태에서 모든 해결 규칙을 검토한다. 그리고 그 규칙을 적용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인간의 창조 방식도 마찬가지다. 기존 사고의 틀에서 출발하여 무엇인가 새로운 계기나 접근법, 제약, 조건 등을 통해 생각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컴퓨터가 ‘생각하는’ 방식을 통해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조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추천평 “읽는 내내 매우 즐거웠다. 재미있는 소설보다 더 읽기 쉽고 지적이다.” _〈인디펜던트〉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를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가져다 줄 새로운 모델” _〈타임스〉 “마거릿 보든은 ‘사고’를 심도 있게 분석했으며, 이러한 주제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논평을 내놓았다.” _〈네이처〉 “마거릿 보든은 데카르트적 미신을 몰아내고, 두뇌란 섬세하고도 매우 뛰어난 기계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앞장섰다.” _〈뉴욕타임스 북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