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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겨레의 삶에서 뜻을 전하고 그림을 그리는 가장 중요한 도구인 붓_
서예의 철학과 붓의 역사, 그리고 붓에 관한 용어를 집대성한 최초의 책! 우리 역사를 흔히 5천년 유구한 역사라고 한다. 그 유구한 역사를 우리 겨레의 삶과 함께 해온 어떤 분야에, 그 분야를 소개한 책이 단 한 권도 없다면 어떨까? 이런 놀랍고도 어처구니 없는 일을 우리의 전통 붓 분야에서 보게 된다. 붓은 경남의 다호리 유적에서 발견된 삼한시대의 것이 가장 오래된 유물이다. 이로부터 셈해도 2천년 역사는 되는 셈이다. 이후 붓은 우리 겨레의 삶에서 뜻을 전하고 그림을 그리는 가장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런 붓에 대한 책이 지금까지 없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한국의 붓은 그런 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 책이다. 이 책은 증평 도안에서 40년째 전통 붓을 고집해온 유필무 붓장의 세계를 정리한 것이다. 유필무는 서울의 전통 붓 매는법을 배운 이후, 증평으로 내려가 지금까지 그것을 고집스럽게 실천하는 공예 장인이다. 한국의 전통 붓이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 것은 1993년 한중 수교이후의 일이다. 값싼 중국 붓이 밀려들면서 원가가 3배나 비싼 한국 붓은 경쟁상대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들에게 붓 매는법을 가르쳐서 수입하는 방식으로 붓 시장이 확 바뀌었는데, 그나마도 붓 매는 기술을 익힌 중국인들에게 밀려 붓장이들은 대부분 중간상 노릇하는 것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24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붓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유필무 붓장이 빛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생계를 돌보지 않고 전통 붓 매는 옛 방법을 고집스럽게 지켜서 옛날 방식으로 붓을 만든다. 당연히 장사는 안 되고 가난이 그를 따라다닌다. 전통에 대한 고집과 신념이 그를 버티게 하는 유일한 힘이다. 이런 모습을 우연히 접한 정진명이 그를 만나서 붓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이 책을 엮기에 이른 것이다. 이 책에는 붓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붓을 매는 자세한 과정까지 정리하였다. 붓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공방에 직접 방문해서 붓장의 말과 설명을 듣고 정리하는 방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가득 담았다. 붓을 매는 과정도 사진에 고스란히 담아 하나의 붓이 탄생하기까지에 이르는 정성을 오롯이 기록하였다.또한 붓을 보는 철학과 붓의 역사, 붓에 관한 용어까지 아울러 정리함으로써 단순한 보고서에 그치지 않고, 우리 겨레의 삶 속에 녹아든 전통문화의 영역으로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