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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갈등 _ 아버지는 말 없이 사라질 뿐이다
라이벌 _ 동전의 양면이자 상생의 관계 부부의 사랑 _ 사랑한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다 적과의 사랑 _ 모두를 거는 사랑은 위험하다 동성애 _ 천형인가, 아니면 사랑인가? 정신적 스승 _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분노 _ 무조건 참아야만 하는가? 광기 _ 창조적 에너지의 원천 모험 _ 정신적 성숙을 위한 여정 구출 _ 사람을 구하는 힘은 사랑이다 탈출 _ 자유를 향한 처절한 몸부림 추격 _ 인간의 원초적 놀이 본능 전쟁 _ 명분은 단지 구실에 불과하다 괴물 _ 나와 다르다고 모두 그른 것인가? 거짓말과 속임수 _ 진실과 솔직함만이 정답일까? 숫자 3 _ 세계 신화의 공통분모 지하세계 방문 _ 진정한 영웅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 갈림길 _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이상향 _ 이 세상에 파라다이스는 없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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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_ 동전의 양면이자 상상의 관계
인간은 자신에게는 결핍되어 있지만, 타인에게는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욕망한다. 즉 인간이 욕망을 품는 것은 라이벌을 모방하고, 그를 극복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다양한 라이벌이 등장한다. 영화 '트로이'의 모티프가 되었던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헬레네를 두고 사랑의 경쟁을 벌인 메넬라오스와 파리스 등 많은 신과 영웅이 라이벌을 가지고 있다. 라이벌은 늘 상대를 없애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서로가 있기에 그 존재의의를 지닌다. 적대관계이자 상생의 관계이다. 적과의 사랑 _ 모두를 거는 사랑은 위험하다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이야기는 적과의 사랑이 보여 주는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금지된 사랑이지만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사랑은 금지를 넘어선다. 하지만 그 끝은 비참하다. 크레타의 왕 미노스를 사랑한 메가라의 공주 스킬레, 테세우스를 사랑한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 이아손을 사랑한 콜키스의 공주 메데이아. 이들 모두 적대관계에 있던 영웅을 사랑했다. 스킬레는 아버지의 황금머리칼을 잘랐고, 아리아드네는 미로를 탈출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메데이아는 황금양피의 비밀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녀들을 기다린 것은 남자들의 배신이었다. 남자에 의해 죽거나 배신을 당하고 섬에 버려졌다. 사랑하되 모든 것을 주어서는 안 된다. 광기 _ 창조적 에너지의 원천 “미쳐야 미친다.” 피그말리온은 자신의 조각상을 사랑하였고, 그의 그런 광기는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괴테는 어린 울리케를 사랑하였고, 그 결과 『마리엔바트 비가』를 완성할 수 있었다. 광기를 잘 다스리면 창조적 열광의 힘을 얻을 수 있다. 넘쳐흐르는 힘과 광기를 주체하지 못해 많은 살인을 저지른 헤라클레스는 열두 과업을 완수하면서 자신의 광기를 다스려 영웅이 되었고, 트로이 전쟁 당시 ‘절친’ 아킬레우스를 잃고 모욕을 당한 아이아스는 광기에 빠져 밤새 가축들을 도살했다. 디오니소스의 축제는 형식과 틀을 파괴한 해체의지와 자유의지의 광기였고, 그를 통해 그리스 신화 속 여인들은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어낼 수 있었다. 광기의 주인이 되느냐, 노예가 되느냐에 운명은 달라진다. 탈출 _ 자유를 향한 처절한 몸부림 그리스 최고의 조각가인 다이달로스는 누구도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을 설계했다. 하지만, 테세우스가 실타래를 이용해 미궁에서 탈출하자 미노스 왕의 분노를 사 자신이 만든 미궁에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갇힌다. 그러나 다이달로스는 날개를 만들어 탈출한다. 오디세우스는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의 동굴에 갇히지만, 지혜를 발휘하여 탈출에 성공한다. 탈출은 기본적으로 신체의 구속을 전제한다. 그러나 탈출에서의 성공은 신체의 구속에서 풀려난 것에 그치지 않고, 자아의 발견과 성장으로 이어진다. 전쟁 _ 명분은 단지 구실에 불과하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의 주인공 파울 보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자원 입대하지만, 결국 전쟁의 허구성을 깨닫고 전사한다. 그리스 신화 최고의 전쟁인 트로이전쟁은 표면적으로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를 납치한 사건이 원인이지만, 사실은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세 여신 앞에 떨어진 황금사과 하나였다. 신화 속 여성은 항상 초라하고 왜곡된, 비이성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여신들의 어처구니없는 경쟁으로 전쟁이 일어나고, 패전국의 여성은 희생과 전리품, 선물로 여겨지고, 승전국 병사들의 노리개가 된다. 명분은 헛되다. 대량살상무기라는 명분으로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지만, 전쟁이 끝난 후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폐허가 된 도시, 아무런 힘도 없는 여성과 어린아이들의 희생만이 남았다.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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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웃고, 싸우고, 사랑하고……
인간의 모든 고뇌는 신화에 있다. “신화는 어떤 것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인간의 원시적인 욕망을 그대로 보여 준다.” 2009년 『신화, 세상에 답하다』를 출간한 신화학자 김원익의 두 번째 신화 에세이 《신화, 인간을 말하다》가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부자갈등을 시작으로 라이벌, 여러 가지 모습의 사랑, 분노 광기, 모험 등 인간이 원초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19가지 문제를 신화에 빗대 이야기하고 있다. 신화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을 살피는 것이다. 어떤 것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인간의 원시적인 욕망을 신화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오랜 세월 쌓여 온 신들의 이야기인 신화에는 인간사 거의 모든 사연들이 녹아 있다. 신들도 우리처럼 사랑하고, 질투하고, 절망하고, 복수하는 존재들이었고, 인간 역시 그들의 모습을 따라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신화를 인간의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원형 혹은 꿈으로 정의한다. 신화는 인생의 모든 이야기가 집약되어 있는 저수지와 같다. 그렇다고 아무 이야기나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 중에서도 인간사의 전범이 될 만한 고갱이들만 정선되어 있다. 신화 속에는 인생을 살면서 생길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답이 숨어 있다. 지금 여기의 눈으로 신화를 읽다 이 책은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지금 여기로 끌어와 인간의 삶에 연결시키고 있다. 즉 다른 나라의 신화를 소개하여 그것을 깊이 연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면, 이제는 그 신화가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읽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이 세 번째 의미에서 그리스 신화를 읽고 있다. 이 책에는 부자갈등, 사랑, 라이벌, 분노 같은 인간적인 감정을 비롯해 구출과 탈출, 거짓말과 전쟁 같은 인간이 벌이는 온갖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한데 엮여 있다. 특히 저자는 신화 속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과 다른 것을 ‘괴물’로 정의해 이것을 처치하는 것이 ‘정의’이자 ‘계몽’이 된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을 끌어들여 오디세우스가 세이네레스와 대면하는 방식을 이야기 한다. 또한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등 이방의 괴물을 물리친 수많은 신화 속 영웅들을 이야기하며 고대 그리스의 선민사상을 비판한다. 또한 그리스 사랑에 빠진 아폴론이 요정 다프네를 쫓아가는 사랑의 추격, 황금양피를 찾아 떠난 이아손과 아이에테스 왕의 추격전, 달리기 시합을 핑계로 결혼을 미루던 아탈란테와 그녀를 쫓아가 결혼에 성공한 멜라니온의 어색한 추격 등의 추격 장면을 통해 ‘숨바꼭질’과 ‘술래잡기’ 같은 인간의 원초적인 놀이 본능을 이야기한다.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의 이야기는 부자갈등의 일면을 드러내고, 헤라클레스의 모험을 통해서는 속임수와 거짓말도 때때로 유용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이아손과 적국 공주였던 메데이아의 사랑은 일방의 헌신적인 사랑은 늘 비극으로 끝남을 보여 주고,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는 황금사과는 전쟁의 명분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것인지를 보여 준다. 또한 ‘거짓말과 속임수’를 이야기하면서 영화 '굿바이 레닌'을 끄집어내고, 부자갈등을 이야기하면서 박찬일의 시 '집안의 산보자들'을 인용한다. 괴테의 『마리엔바트 비가』를 소개하면서 피그말리온의 광기를 이야기하고, 테이레시아스와 칼카스 같은 신화 속 예언자를 언급하면서 김수한 추기경을 추억한다. 이렇게 이 책은 그리스 신화와 바로 지금의 우리를 연결시키고 있다. 신화는 결국 인간의 이야기이다 “호메로스는 인간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수치스럽고 치욕스러운 일들을 신들에게 뒤집어 씌웠다” _ 그리스 철학자 크세노파세스 세상에는 수만 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류는 이야기를 만들어 왔고, 그것은 각각 구전과 문자를 통해서 민담, 소설, 시, 희곡 등 다양한 형태로 전해져 왔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의 패턴을 살펴보면, 사실상 세상에는 몇 가지의 이야기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모든 이야기는 그 원류에서 갈라져 나온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원류는 바로 신화이다. 신화에는 인류가 풀어낼 수 있는 모든 이야기의 씨앗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고대 그리의 신화 작가들은 신들의 이야기에 바로 인간 자신의 이야기를 투영했다. 그들도 인간과 같이 사랑하고, 질투하고, 싸우고, 간통한다. 그래서 그리스 철학자 크세노파세스는 그런 신들의 모습에 경악해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를 비난했다. 그러나 이 신화 작가들은 신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