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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 소네트
개암나무 201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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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아이린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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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 남부에서 태어나 일리노이 대학과 미네소타 대학에서 공부했으며 콜로라도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 여러 해 동안 일리노이의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사우스 다코타 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작품으로는 뉴베리 아너 상과 루이스 캐럴 상을 수상한 『Across Five Aprils』등이 있다.
역자 : 홍주진
연세대학교 음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유타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반주 강사와 국립안동대 강사를 역임했고 방송작가로도 활동했으며, 현재는 번역과 영어교육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바틀렛의 빙산 운반 작전』『엠브이피』『맨발로 희망을 쏘다』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02g | 135*204*20mm
ISBN13
9788992844550

책 속으로

달이 밝소. 이런 밤이었을 거요.
산들바람이 나뭇가지에 살며시 키스하며
소리 없이 스쳐 가던 밤. 이런 밤이었을 거요.
트로일러스 왕자가 트로이의 성벽 위에 올라가
크레시다가 잠들어 있는 그리스 군 진영을 바라보고
땅이 꺼져라 영혼의 시름에 겨워 탄식을 토하던 밤.?

달빛 아래를 걷는 동안 브렛이 이 구절을 나에게 읊어 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내가 다음 구절을 노래할 텐데.

이런 밤이었을 거예요.
바빌론의 미인 티스베가 가슴 졸이며 이슬을 밟고
애인에게로 다가갔지만 애인을 보기도 전에
사자 그림자에 혼비백산해 도망친 때도

브렛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길 너무나도 간절히 바랐다. 빛나는 달밤에 제시카와 로렌조 사이에 있었던 것과 같은 친밀감이 우리 둘 사이에도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브렛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지도 않았을 뿐더러 만약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모두 알고 소네트를 다 외웠다 할지라도 그 순간 불후의 명시를 인용할 만한 기분도 아니었을 것이다. 브렛의 팔이 갑자기 나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널 너무 사랑해, 나의 귀여운 줄리, 나의 달콤한 사탕…….”
그날 밤에 브렛은 고급 레스토랑의 달콤하다는 디저트란 디저트는 모두 다 들먹일 것 같았다. 평소에 나는 그런 종류의 애칭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에는 거부하지 않았다.
--- pp.173-174

“이모, 이건 기적이에요. 인생이 달라진 것 같아요. 어젯밤까지만 해도 브렛에게 받은 상처를 안고 잤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 브렛에게서 완전히 해방된 느낌이에요. 이제 더 이상 브렛이 생각나지 않아요. 모두 잊었어요.”
이모가 마음을 놓는 것 같았다. 확실했다. 그래도 이모는 평소와 다르지 않게 차분히 자리에 앉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변한다고 변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요…….”
이모는 토스트 바구니를 내게 건네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인용하였다.
이모의 기분이 즐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모는 기분이 좋을 때 셰익스피어를 인용하기 때문이다.
이모와 함께 앉아 먹는 아침 식사가 그때처럼 맛있었던 적은 없었다.
“이모, 앞으로 이런 라즈베리를 또 먹게 될 날이 있겠죠. 이렇게 싱싱하고, 이슬 맺힌 라즈베리를 말이에요. 그럼 나는 생각하겠죠. ‘이상하네. 오래전에 그토록 기쁨에 젖어 먹었던 맛이랑 다르잖아?’ 그리고 나 자신에게 속삭이겠죠. ‘물론 다르지. 그때는 숲을 내다볼 수 있는 햇살 가득한 부엌과, 2층에는 아침을 맞는 아름다운 내 방이 있고,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인용하는 이모가 있고, 무엇보다도 기적을 경험한 열여섯 살의 소녀가 있던 때였으니까.’ 이모, 결코 같을 수 없어요. 그렇죠? 이렇게 달콤한 라즈베리는 다시는 먹지 못할 거예요.”
이모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마 그렇겠지.”

--- pp.185-186

출판사 리뷰

뉴베리 메달 수상에 빛나는 10대 소녀의 달콤 쌉싸래한 성장기

이 책은 7살의 고집쟁이 소녀 줄리가 17세의 아름다운 숙녀로 자라는 과정을 따라가는 성장 소설로, 1967년 뉴베리 메달 수상작이다. 20세기 중반 미국을 배경으로, 한 해가 다르게 성숙해 가는 한 소녀의 눈을 통해 삶의 다양한 이면을 그려 내고 있는 이 작품은 다채로운 등장인물과 섬세한 심리 묘사로 독자들에게 진한 공감을 느끼게 한다.
병약했던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부터 일곱 살 줄리의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엄마를 잃고 큰 충격에 빠진 아빠와 언니를 대신해 엄격한 노처녀 교사 코델리아 이모의 시골집에서 살게 된 것이다. 엄마를 잃은 슬픔에 더해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들에 둘러싸인 꼬마 줄리는 마음의 문을 닫고 이모네 집 벽장 속에 틀어박힌다. 아무도 상처 입은 줄리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지 못하지만 유일하게 한 사람, 코델리아 이모만이 줄리를 어두운 벽장 바깥으로 끌어내게 된다. 꼿꼿하고 엄격해서 융통성이라곤 조금도 없어 보이는 코델리아 이모와 줄리의 애정 어린 특별한 관계는 이렇게 시작된다.
두 살 위인 오빠 크리스와 함께 코델리아 이모와 하스켈 삼촌이 사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살게 된 줄리는 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이기도 한 코델리아 이모의 가르침 아래 새로운 생활에 곧 적응하고 평생을 함께하게 될 친구 대니와 카를로타를 만나 티격태격하면서 우정도 쌓는다.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던 크고 고풍스러운 코델리아 이모의 시골집은 어느 샌가 줄리에게 아빠와 로라 언니가 살고 있는 시내의 집 대신 더없이 소중한 ‘우리 집’이 된다.
물론 코델리아 이모 집에서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단히 매력적이지만 거짓으로 가득 찬 하스켈 삼촌의 비틀린 삶은 줄리에게 혹시 자신에게도 삼촌 같은 거짓된 면이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만든다. 또한 언제나 곁에 있을 거라고 믿었던 아름답고 다정한 로라 언니의 결혼은 줄리에게 커다란 질투심과 상실감을 안기고, 불우한 동급생 아그네스의 비극적인 죽음도 세상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예기치 못한 아빠의 재혼과 새엄마의 등장, 이기적인 행동으로 쓰디쓴 실망감을 안겨 준 첫사랑 브렛 역시 줄리를 성숙하게 만드는 시련이다. 그러나 기분이 좋은 날이면 셰익스피어의 시 구절을 인용하곤 하는 코델리아 이모처럼 줄리 역시 어느덧 이모만큼이나 셰익스피어를 사랑하게 되고, 이모와 함께 달콤한 라즈베리를 먹으며 삶에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는 나날의 소중함을 알아가게 된다. 또한 한평생 인기 작가 행세를 해 왔던 거짓말쟁이 하스켈 삼촌의 뜻밖의 세심한 지도 아래 몰래 품어 왔던 작가의 꿈에도 한 발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이러한 성장의 과정을 거치면서 줄리는 고교를 마치고 새로운 희망을 품은 채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17세의 아름다운 숙녀로 성장한다.
줄리의 이야기 속에는 유년기의 추억과 사춘기의 혼란, 가슴 벅찬 첫사랑과 미래를 향한 꿈 등이 모두 담겨 투명하게 빛난다.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다르지만 같은 관심사를 안고 있는 오늘날의 청소년은 물론 그러한 십대 시절을 지나온 어른들에게까지 이 작품은 감성을 건드리는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사랑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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