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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01 미리보기 시선의 필요와 필연 1. 이 논구의 주제 본연(본래 그런 것) 2. 이 논구의 성격 하나의 현상학적 시도 3. 이 논구의 배경 본연의 현상성과 이중의 문제성 4. 이 논구의 한계 최소한의 개념적·역사적 접근 02 과제 1‘본연’을 둘러싼 몇 가지 개념적인 논의 5. 이 과제를 위한 서언 6. ‘본연’을 향하는 관심은 무릇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의식의 존재/현상의 존재/의식과 현상의 현상학적 조우 7. 본연’은 어떠한 성격을 갖는가 현상성/문제성/자체성/초월성/필연성/항상성/편재성/다양성/당연성 8. ‘본연’은 어떠한 구체적 내용을 갖는가 세상의 존재/사물의 존재/질서의 존재/시공의 존재 9. ‘본연’은 우리 인간과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사태적 관계들/태도적 관계들 03 과제 2 ‘본연’에 관련된 몇 가지 역사적인 이해 10. 이 과제를 위한 서언 11. 과거의 서양에서는 ‘본연’이 어떻게 이해되어 있는가 그 하나, 「창세기」의 경우 12. 현재의 서양에서는 ‘본연’이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가 그 하나, 하이데거의 경우 13. 과거의 동양에서는 ‘본연’이 어떻게 이해되어 있는가 그 하나, 노자의 경우 14. 현재의 동양에서는 ‘본연’이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가 그 하나, 이지성의 경우 04 다시보기 및 내다보기 반복의 필요와 필연 15. 다시 출발선에서, 혹은 연장선에서, ‘본연’을 생각해본다 |
李洙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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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 대한’ 연구에서 ‘무언가에 대한’ 연구, ‘철학 그 자체’를 향한 독자적 시선!
이 책은 ‘고유한 시선’과 ‘역역의 개척’을 향한 이수정 교수의 ‘과감한 일보’이며, 한국현대철학의 주목할 성과이자 현상학·존재론의 한국적 승계다. 철학사의 거대한 주제 ‘본래 그런 것’의 탐색은 보편의 세계에 들어가는 문을 열며, 현상학의 시선으로 철학의 한국화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한다. 원래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이었던 ‘필로소피아philosophia’가 한국 땅에 수입되어 ‘철학’으로서 뿌리내린 지도 이미 상당한 세월이 되었다. 이제 그것이 한국화된 모습으로 재건축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한국인에 의한, 한국어에 의한 오리지널한 철학의 수립, 그러한 작업은 무엇보다도 철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의 의무이자 권리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책이 그러한 작업을 옹호하고 촉구하는 하나의 깃발로서 한국의 지적 공간에 펄럭여주기를 나는 감히 기대해본다.「책머리에」 중에서 ‘본연’, 철학사의 거대 주제로 떠나는 여정 인간들의 지적 관심은 실로 다양하여 수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피웠다가 지곤 한다. 지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저 무수한 책들의 명멸이 그것을 확인시켜준다. 지식들은 유행에 따라 떴다가 가라앉고 왔다가 간다. 저자는 많은 것들이 유행 따라 생성하고 소멸하지만, 지지 않는 대상, 꺼지지 않는 대상, 저물지 않는 대상도 있다고 한다. 세상에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고,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지식이 그것을 알아주건 몰라주건 상관없이 변하지 않는 것, 학문에게는 그런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보기에 우리가 그런 것을 잘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그 너무나도 가까운 당연함, 낯익음, 익숙함, 그런 성격으로 인해 시선에서 미끄러지기 때문이며, 혹은 그 얼굴이 시대와 사회의 빛에 따라서 달리 비쳐짐으로 인해 시선을 혼란시키기 때문이다. 그렇게 비쳐진 다양한 얼굴들이 곧 언어고 개념이다. 언어와 개념의 진폭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머무르는 대상은 있다. 저자는 여기서 그 ‘변하지 않는 것’의 얼굴을 ‘본연’이라는 이름으로 포착하였다. ‘본래 그런 것’, 이것은 사실 엄청난 주제로서, 존재나 로고스나 법칙이나 도나 이치나 하는 그런 거창한 주제들과 친척관계에 있다. 이것에 대한 논의는 일종의 거대담론이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그런 말을 여기서 풀어놓고자 하는 것이다. 보편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본연과 현상학 저자는 본연이라는 주제가 과연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인지, 그런 것은 이제 유행이 지났다고 말해야 하는지, 버려야 하는지를 절실하게 묻는다. 그러면서 이것은 의미가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하며, 이런 주제는 애초에 유행과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 ‘본연’은 누군가가 자기를 바라봐주기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치 않는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바라봄에서 진정한 철학적 물음이라는 것이 자라나온다. 그러한 물음이야말로 이른바 보편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준다. 그것은 인간들의 짧은 시간과 좁은 공간을 훌쩍 뛰어넘는다. 따라서 시대와 사회의 문제들은 잠시 옆으로 비켜나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와 사회의 표피적인 관심사가 꺼져버린 바로 그 지평선에서 보편의 해가 뜨는 것이다. 해는 우리가 아무리 눈을 돌려도 뜨고 있다. 아무리 우리가 눈을 감아도 해는 밝게 빛나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것을 진리라고도 부른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제 눈을 뜨고 함께 그것을 바라보자고 말한다. 오직 그것이 빛이기 때문이며, 그것보다 더한 이유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빛과 봄’, 그것이 철학의 기본구도이며, 바로 그것이 현상학이라고 역설한다. ‘필로소피아’에서 ‘철학’으로, 철학과 한국화와 재구축 이 책은 저자가 지금까지 발표해온 다른 글들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갖는다. 이 책은 ‘누군가에 대한’ 연구가 아니고 ‘무언가에 대한’ 연구에 속하는 것으로, ‘철학 그 자체’이기를 지향한다. 따라서 이것은 ‘문제 그 자체를 향한zu den Sachen selbst’ 독자적 시선을 갖는다. 저자는 현상학으로부터 배운 핵심이 바로 이것이라 한다. 아울러 한국사회의 철학적 글쓰기는 좀 더 일찍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갔어야 마땅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누군가에 대한 연구’에 주로 매달렸고, 철학의 위기가 운위되는 지금도 여전히 그런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요청하며, 위대한 선철들의 사상을 철저히 탐구하고 이해하되, 결국은 그것을 벗어나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 ‘그다음의 과감한 일보’가 우꺸에게는 늘 아쉬웠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시 절실이 묻는다. “우리가 철학사의 영웅들에게 배워야 할 결정적인 모습의 하나는 바로 이런 ‘고유한 시선’과 ‘영역의 개척’이 아니었을까.” ‘필로소피아philosophia’가 한국 땅에 수입되어 ‘철학’으로서 뿌리내린 지도 이미 상당한 세월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 그것이 한국화된 모습으로 재건축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한국인에 의한, 한국어에 의한 오리지널한 철학의 수립, 그러한 작업은 무엇보다도 철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의 의무이자 권리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을 옹호하고 촉구하는 하나의 시금석이자 이정표로서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