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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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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은 『사기꾼 펠릭스 크룰의 고백』을 1905년에 구상하고, 1910년에 집필하기 시작하여 1954년에 완성한다. 이 기간 동안 일어났던 제1차 세계대전, 나치 제국, 제2차 세계대전 등의 끔찍한 체험을 거친 후 토마스 만은 삶과 현실과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얻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한 비정치적 인간’의 정치적 개안을 보여 주는 『마의 산』(1924), 나치의 유대인 핍박과 학살이 너무나 끔찍해서 직접적인 저항이 무의미함을 자각한 결과 파시즘을 지원하고 있는 지식인들한테서 신화를 빼앗아 그 신화를 인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4부작 『요젭과 그의 형제들』(1943), 정치적으로 미숙한 독일 민족이 악마와 같은 히틀러와 결탁하게 되어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정치적 비극을 낳았음을 보여 주는 『파우스트 박사』(1947), 그리고 이후 보다 낙천적이고 신화적인 세계로 방향을 전환시켜 주인공 그레고리우스가 죄인으로부터 교황으로 고양되는 내용을 담은 『선택받은 사람』(1951) 등에서 토마스 만의 새로운 인식에의 고뇌를 넘어선 사투를 벌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선택받은 사람』의 발표 직후 토마스 만은 『사기꾼 펠릭스 크룰의 고백』을 다시 집필하기 시작한다. 이 『사기꾼 펠릭스 크룰의 고백』은 토마스 만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특이한 점을 지니고 있다. 집필 기간이 거의 50년에 가깝다는 점과 자서전적인 고백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특히 중요한 것은 토마스 만의 다른 모든 작품이 주도면밀한 가공에 따라 완결되어 출간된 데 반해, 이 작품은 세 번이나 미완의 단편으로 남아 있는 미완성작이라는 것이다. 이 작품은 그 1편이 1922년 독일에서 「어린 시절의 책(Buch der Kindheit)」, 2편이 1937년 암스테르담에서 펴낸 확대판, 마지막으로 1954년에 이르러 「회상록 제1부(Der Memoiren erster Teil)」로 단편(斷篇) 형태로 발간된 토마스 만의 최후 작품이다. 토마스 만의 마지막 작품 『사기꾼 펠릭스 크룰의 고백』이 그답지 않게 미완성으로 끝나지만, 그것이 또한 토마스 만다운 특징을 보인다. 왜냐하면 미완성이라고는 하지만 완결된 작품으로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고, 또 독자들에게 스스로 채울 수 있는 여백을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작품은 토마스 만의 초기로부터 후기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같이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의 산』이 시대적인 지성을 너무나도 무겁게 지니고 있고, 『요젭과 그의 형제들』이 종교적인 소재를, 그리고 『파우스트 박사』가 지나친 문제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면 『사기꾼 펠릭스 크룰의 고백』은 소재와 지성이 가장 균형 잡힌 형식으로 소설화되어 있어서, 토마스 만 문학의 핵심인 삶과 정신 사이의 조화의 원칙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토마스 만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