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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
이영미의 세대공감 대중가요
이영미
두리미디어 2011.05.16.
베스트
예술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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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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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 대중가요, 추억을 넘어 성찰로

1부_ 트로트, 식민지 근대의 비애와 사유방식


트로트에 대한 진실과 오해
사오십대는 모태 트로트 팬? | 트로트의 일본풍, 그것이 문제였나 | 트로트의 핵심적 특징은 음계 | 식민지 신세대들의 최신 인기 경향, 트로트
트로트의 신파성, 굴욕적 절망의 비극성
같은 뿌리를 가진 신파극과 트로트 | ‘아니오’라고 말 못하고 그저 눈물만 | “흑흑, 제가 죽일 년이에요!” | 감정적 해소와 과잉된 눈물 | 민요처럼 시원스레 이야기하지도 못하고
모던 경성 젊은이들의 세련된 절망
‘묻지 마라 갑자생’ 아버지 | ‘모뽀모걸’을 아시나요 | 신파적 눈물의 세련성
왜 나이가 들면 트로트가 좋아지는가
원더풀 청춘! | 나이 들고 촌스러워진 트로트 | 부모처럼 살지 않겠다 했던 청년들도
꽃미남 애인 남인수와 구슬픈 나그네 고복수
목소리와 가창법에도 유행이 있다 | 애인의 목소리와 나그네의 목소리 | 또랑또랑한 청춘의 목소리, 남인수 | 쓸쓸하고 지친 나그네의 목소리
식민지 조선의 가냘픈 애인, 이난영
필적할 대상이 없는 가왕, 이난영 | 가성의 유려한 사용과 트로트적 장식음 | 소극적이고 가냘픈 식민지 여인 캐릭터 | 애인인가 어머니인가
어머니, 조강지처, 누이, 이미자
‘엘레지의 여왕’이 의미하는 것 | 기교 없는 정직한 목소리 | 어머니이자 누이 | 이미자의 외모는 경쟁력이다

2부_ 포크, 근대의 완성과 반성

청년문화 세대의 포크에 대한 이해와 오해
포크가 가장 건강하고 수준 높은 노래라는 선입견 | 포크 신화는 어떻게 완성되었나 | 통기타만 들면 모두 포크? | 1970년대 포크와 록의 차이, 악기와 학벌 | 잘난 고학력자들의 여유와 자유로움
세상 어딘가에 순수와 진실이 있다는 믿음
순수하고 힘없고 가난하고 소박하고 어린 존재들 | 순수와 비순수의 이항대립 | 《어린 왕자》 열풍 | 기타를 애인처럼 안고 독백하는 마음으로
미니스커트, 긴 생머리, 청바지. 그리고…
긴 머리 짧은 치마 | 도발성과 순수, 관조와 비판의식
‘잘살아 보세’ 외쳐도 부족한 판에, 이것들이!
이 정신 나간 젊은 것들아! | 청소년기에 도달한 전후 세대 | 어른이 하라면 하는 시늉이라도 하라고요? | 달걀로 바위를 치던 바보들
언제나 사랑한 건 내 조국, 그리고 나 자신뿐
2000년대 공익광고의 단골 노래, 포크 | 애국심의 시작은 국가가 아니라 나 자신 | 저 험한 세상 등불이 되리 | 그래 니들 잘났다!
논리적이고 섬세한 근대적 지식인의 체취, 김민기
오래된 신화, 김민기 | 이해는커녕 오해도 힘든 사람 | 사랑 노래 한 곡도 없는 대중가요 창작자 | 일관성과 논리성 | 감정을 통제하며 모든 것에 의미를
미국형 부산말로 자유로움을 노래한 한대수
부산말로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 서울, 미국, 부산, 다시 미국, 그리고 서울로 | 자유에 목마른 젊은이 | 한국인이 되기도 안 되기도 힘들었던 한대수
중년의 무게감을 획득한 한국의 비판적 포크, 정태춘
나이 쉰까지 꾸준히 신곡 음반을 내는 가수 | 평택 촌놈 | 서울이라는 낯선 이름을 안고 언더그라운드로 |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다 | 다시 차분하게, 그러나 치열하고 성숙하게
너무도 다른 윤형주와 송창식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가수네 | 순수한 목소리의 엘리트, 윤형주 | 명랑한 청년들의 초상 | 트윈폴리오, 깨진 게 다행이다 | 고통에 대한 깊은 공감과 해학적 거리 | 어른이 된 송창식을 발견하는 기쁨

3부_ 댄스음악과 록, 탈근대의 희망과 절망

1992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뭐? 서태지가 벌써 마흔? | 1992년에 일어난 일들 | ‘순정적 사랑’에 얼음을 뿌리다
민중가요? 천만에! | 나, 개인, 할 말은 많다
개인의 발견
개인은 좋은 말일까 나쁜 말일까 | 나는 나다! | 본원적으로 외로운 존재, 인간 | 지금 유일한 이 순간의 욕망에 충실하기
1990년대 신세대는 무엇을 먹고 자랐을까
아파트에서 거버 이유식 먹으며 자란 아이들 | 혈연 지연 떼어버리고, 어깨에 힘 빼고 | 물질이 아니라 기호를 소비하는 세상의 욕망 | 자신에게 솔직함, 그리고 민주주의
청년문화 세대와 신세대, 한판 붙어볼까
세상은 타락했는데, 그럼 나는? | 희망 혹은 절망 | 웬 약한 척? 완전 닭살! | 한판 붙어볼까
서태지 세대, H.O.T. 세대도 나이 들면
너무나 많은 이해와 오해 속의 서태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요 | 영어 억양에 한국어를 짜맞춘 서태지의 랩 | 국악 붐 속의 [하여가] | 혁명이자 상술 | 갑자기 은퇴는 왜 | 은퇴, 그 이후
도발성과 논리정연함을 아우르는 오지랖, 신해철
익숙한 논리정연함의 냄새 | 검은 조끼의 귀공자 사진을 기억하시나요 | 논리적 설득력의 힘 | 대마왕의 매력

목재적 질감의 로커, 그 엉뚱함과 편안함, 강산에
니 와 그라는데 | 엉뚱, 삐딱, 치열, 솔직 | 시치미 떼며 할 말 다 하기 | 목재적 질감의 로커

에필로그 | 우리, 포크 세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 소개 1

대중 예술 평론과 한국 대중 예술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작가로 1961년 서울의 동대문 밖에서 태어나 죽 서울에서만 자란 서울내기이다. 어쩌다가 집에서 먼 ‘국민학교’를 다닌 덕분에 신설동에서 을지로 6가까지 서울 거리를 눈 감고도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누비고 살았다고 한다. 그녀는 아기 때부터 텔레비전 앞을 떠날 줄 몰랐던 ‘텔레비전 키드’로, 방송극과 「쇼쇼쇼」 같은 오락 프로그램에 열중했던 ‘조기교육’으로 인해 지금의 전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고려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나 남들은 별로 관심 갖지 않는 연극이나 대중 예술에 관
대중 예술 평론과 한국 대중 예술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작가로 1961년 서울의 동대문 밖에서 태어나 죽 서울에서만 자란 서울내기이다. 어쩌다가 집에서 먼 ‘국민학교’를 다닌 덕분에 신설동에서 을지로 6가까지 서울 거리를 눈 감고도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누비고 살았다고 한다. 그녀는 아기 때부터 텔레비전 앞을 떠날 줄 몰랐던 ‘텔레비전 키드’로, 방송극과 「쇼쇼쇼」 같은 오락 프로그램에 열중했던 ‘조기교육’으로 인해 지금의 전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고려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나 남들은 별로 관심 갖지 않는 연극이나 대중 예술에 관심을 가진 좀 별난 학생이었고, 1984년부터 본격적으로 평론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한국 대중 예술의 흐름과 대중성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자신의 화두임을 깨달았고, 대중 예술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연구만 골라서 하면서 혼자 뛰면 늘 1등을 할 수 있다고 믿는 무모함으로, 오늘도 옛날 방송극 자료 더미에 묻혀 끙끙거리며 연구중이다.

저서로는 『한국 대중 가요사』, 『한국인의 자화상, 드라마』, 『대학로 시대의 극작가들』, 『마당극 양식의 원리와 특성』, 『마당극 리얼리즘 민족극』, 『이강백 희곡의 세계』,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 『광화문 연가』, 『노래이야기주머니』, 『재미있는 연극 길라잡이』, 『민족 예술 운동의 역사와 이론』, 『서태지와 꽃다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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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90g | 153*224*20mm
ISBN13
9788997715248

책 속으로

“‘모시는사람들’이란 극단에서 만든 [블루 사이공](김정숙 작, 권호성 연출)이라는 뮤지컬이 있습니다. 그 뮤지컬의 한 장면에 이미자 노래가 나옵니다.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도 모른 채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고엽제를 고스란히 맞으며 정글에서 쉬고 있던 한국인 병사들이, 누군가 이미자 노래를 부르자 “이건 울 엄니 노래여. 이건 그냥 앉아서 들을 수가 없어.” 하면서 모두 무릎 꿇고 노래를 들으며 눈물 흘리는 장면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1부」중에서

“이렇게 1970년대 초 우리나라의 포크는, 그 사회에서 약간 ‘잘나서 자유로웠던 인간’들의 노래였지요. 만들고 부르는 사람도 좀 잘났고, 그걸 듣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대학생이거나 인문계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덜 상업적이고 공동체적이며, 덜 상투적이고 더 자유로운, 뭔가 먹물기가 있어 보이는 노래, 바로 이것이 당시 포크가 주는 매력이었다고 봅니다. 이것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그 시대까지의 기성가요계는 물론이고 이후의 대중가요와 비교해서도 1970년대 포크가 탁월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2부」 중에서

“이러니 이들에게 기타는 얼마나 중요한 악기였겠습니까. 피아노처럼 거대하고 권위적이지도 않고, 관현악기가 다 갖추어 있는 빅밴드 혹은 캄보밴드처럼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소박하기 이를 데 없고 음량도 그리 크지 않은 어쿠스틱 기타는, 노래하는 사람의 품에 쏙 들어오고, 노래하는 사람 맘대로 움직여지는 악기입니다. 청년들은 마치 애인처럼 그걸 껴안고, 기타와 한 몸이 되어 노래를 부릅니다.” --- 「2부」 중에서

“그런데 문제는, 이 시기에 나타나기 시작한 ‘정신 나간 젊은 것들’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지 20년도 안된 나라에서, 그것도 남북이 대치되어 있는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뼈 빠지게 벌어준 돈으로 학교 다니는 주제에, 허구한 날 ‘데모질’이고 장발에 미니스커트, 고고춤이었거든요.
…당시 어른들은 이런 꼴을 보면 “으이구, 그놈의 자유! 자유가 문제야!”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그 ‘망할 놈의 자유’를 부정할 수 없었다는 것이 어른들의 딜레마였죠. 왜냐하면 어른들은 늘 ‘반공’을 강조하며 ‘자유가 억압당하는 공산주의 북한’과 우리 ‘자유 대한’은 다르다고 늘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 「2부」 중에서

“세시봉 관련 프로그램에서 그 멤버들은 항상 김민기를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작 김민기는 방송에는 물론 콘서트에도 나타나지 않는 인물입니다.
…1984년에는 동아일보사에서 문화 담당을 원하는 신입 수습기자들에게 김민기를 취재해오라는 숙제를 낼 정도였습니다. 그게 당시 신문사로서는 가장 힘든 미션 임파서블이었던 셈이지요” --- 「2부」 중에서

“‘물 쫌 주쏘’만 부산 말인 건 아닙니다. ‘목마르요’란 말도 경상도식이지요. 그런데 한 대수의 노래는 경상도 느낌만 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의 말에는 경상도 말과 영어 억양이 부대찌개마냥 섞여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어의 서투름을 빙자하여 자기만의 표현을 고집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는 ‘돈’을 꼭 ‘화폐’라고 말하고, ‘좋다’를 ‘양호하다’라고 말합니다. 한국에서 세월이 결코 짧지 않으니, 이 정도의 단어를 몰라서 못 쓰는 건 아니라고 보입니다. 그냥 자기식의 표현인 셈이지요.” --- 「2부」 중에서

“송창식은 결코 정확한 음높이를 놓치거나 음이 떨어지는 법이 없는데, 그렇게 정확하면서도 서양음악식 7음계의 꽉 짜인 틀이 답답하다는 듯 이렇게 종종 일부러 소리를 훑어내리기도 하고 우그러뜨리기도 하고 흔들기도 하는, 그런 성향이 이 첫 작품에서부터 역력히 드러납니다.
…저는 나이를 먹은 송창식의 모습을 [참새의 하루]에서 여실히 확인합니다. 제가 이 노래를 듣던 스물여섯 시절에는 이 느낌을 잘 몰랐지요. 그런데 30대 후반이 될 때쯤 다시 이 노래를 듣다가, 시쳇말로 ‘빵 터졌습니다’. 소시민 가장의 모습을 이렇게 적나라하고 적확하게, 그리고 애정 있게 그려낼 수 있을까요.” --- 「2부」 중에서

“청소년들 사이에는, 한국어로 랩이 안 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이걸 해냈으니 서태지는 천재라는 칭찬이 이어졌고, 구세대는 점점 낯설어가는 노래에 당혹스러워지기 시작했지요.
…서태지와아이들의 [내 맘이야](1994)는 논리적으로 전혀 연결되지 않는 말들을 마치 ‘의식의 흐름’을 말로 풀어놓은 듯 아무렇게나 늘어놓고는 맨 마지막에 ‘내 맘이야’라고 외칩니다. 아무런 의미 없이 그저 ‘딸기가 좋아, 딸기가 좋아’를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로, 게다가 일부러 아주 조악하게 만든 음질로 수십 번 반복하여 외치는 기괴한 노래인 삐삐밴드 [딸기](1995)도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지요.” --- 「3부」 중에서

“저는 1990년대 신해철(혹은 그가 이끈 그룹 넥스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종종 동병상련이 느껴집니다. 신해철로서는 이 말이 다소 불쾌할 수도 있겠습니다만(늙다리 아줌마가 뭔 ‘동병’ 운운하는 게 유쾌할 리 있겠습니까), 어쨌든 저는 그렇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희한하게 풍기는 1970, 80년대의 냄새 때문일까요. 그렇다고 그의 노래에서 1990년대 신세대의 특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가 보여주는 세계관의 내용은 분명 1990년대 신세대의 그것이지요. 하지만 묘하게도 거기 한 귀퉁이에서 1980년대 냄새가 납니다.” --- 「3부」 중에서

“이 작품의 충격적 제목은, 그 상태의 감각을 단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사막에서 똥’. 와! 작명 감각이 예술입니다.
…정말 이 노래를 들으면 사막에서 똥 누고 싶습니다.(가사에서 ‘덩 너 반나’로 표기한 것은, 음반 가사지에 그렇게 써 있기 때문입니다. ‘똥 눠 봤나’라고 가사지에 쓰려니 좀 부담스러웠겠지요. 그러나 노래로 들으면 경쾌한 라틴 리듬 덕분에 별로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자연 속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방뇨를 하는 것도 시원한데 사막에서 똥 누기는 얼마나 시원할까요.”

--- 「3부」 중에서

출판사 리뷰

트로트·포크·신세대 가요를 디딤돌로 펼치는 세대공감 이야기!
세시봉 열풍으로 돌아보는 한국대중음악사+청년문화세대론

왜, 다시 ‘세시봉’인가.


2010년 하반기부터 불어온 세시봉 열풍은 해가 바뀌어도 사그라지지 않고, 열풍에서 광풍으로 변화하고 있다. 세시봉을 기억하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대다수가 세시봉 출신 가수들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2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공명이 일고 있다. 통기타 붐과 더불어 세시봉 외에 잊혀져온 음악과 가수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등 여파도 만만치 않다.

자연스럽게 세시봉의 부활과 인기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돌과 걸그룹의 인공음에 식상한 대중의 새로운 기호, 격이 없고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세시봉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잃어버린 공동체성을 발견한 대중들의 화답, 포크 음악이 가지는 순수한 음악성 등부터 거대 기획사가 장악한 음악시장에 파열음을 내기 위한 특정 세력의 계획된 역공세라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그만큼 세시봉 광풍은 우리 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고, 사회/문화적인 분석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998년 한국대중문화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저작인 《한국대중가요사》를 펴내고,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2002), 《광화문 연가》(2008) 등을 쓴, 대중문화평론가 이영미 씨가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로 ‘세대론’을 통해 이 ‘어메이징한 현상’을 설명하고자 시도했다.

“세시봉 광풍의 에너지를 중년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것에 소진해버리고 말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다른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세대의 등장이 그러했듯이, 이 광풍을 통해서도 세대와 시대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대중가요가 단지 추억을 불러내는 것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협력하며 살아가고 있는 각 세대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살펴보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프롤로그 중

1955년부터 1964년까지의 ‘베이비붐 세대’ 한복판에 위치한 저자는 우선 대중문화의 소비에 대한 오해 또는 편협함에 발을 건다. 저자는 “대중문화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강의를 요청받을 때마다 “대중문화의 영향은 어른도 많이 받지요.”라고 말하려다가도 까칠하게 보일까 봐 꿀꺽 삼키곤 했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세시봉 열풍이 상징하는 것은 청장년이 향유하는 대중문화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 조짐이라고 예견한다.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세시봉 친구들’을 처음 소개한 것이 2010년 추석 특집이고, 또다른 프로그램에서 ‘세시봉 콘서트’를 연 것은 2011년 설 특집이었습니다. …두 프로그램이 모두 명절 특집이었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프롤로그 중

‘묻지 마라 갑자생’부터 ‘58년 개띠’에 ‘유신세대’, ‘한글전용세대’, ‘졸업정원세대’, ‘이해찬 세대’ 등 수많은 ‘세대’가 회자되고 사라지지만 ‘베이비 붐’ 세대로 불리는 현재의 40~50대 세대야말로 숫자도 많을 뿐 아니라,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끈 핵심 세대이다. 그리고 그들이 질곡의 현대사를 거치며 고단한 몸을 추스릴 즈음에 마침 등장한 세시봉을 적극 수용하고 향유하면서 열풍의 진원지이자 전파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명절 특집의 단골메뉴가 국악에서 트로트로, 이제 포크로 이동하는 것은 이 같은 맥락의 세대교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세시봉 열풍의 배경을 짚은 후 이들 ‘세시봉 세대’의 재등장과 세대교체가 담고 있는 사회적 함의를 ‘세대공감’으로 연결시킨다. 세시봉 열풍을 한순간 유행으로 남길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강고한 세대 장벽을 허물고, 음악을 통해 각 세대의 문화를 소통하게 만드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중간격인 ‘세시봉’이 ‘서태지’와 앞 세대인 ‘트로트’ 세대를 불러(Call)와 대화를 시도하는 셈이다.

“혹시 평소에 이런 것이 궁금하지는 않으셨나요? 왜 요즘 젊은 애들은 왕싸가지인지, 왜 40~50대들은 밥맛없게 잘난 척을 하는지, 왜 우리나라 노인들은 저토록 품격 없고 비겁한지, 중딩 때에는 HOT 왕팬이었고 따분한 포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20대 후반이 되니 김광석의〈서른 즈음에〉를 듣고 있는지, 어느 틈에 유치하다고 고개를 돌렸던 뽕짝이 마흔이 가까워지면서 어느 틈에 좋아진 건 왜인지…” -프롤로그 중

이 책은 식민지 신세대들의 최신 인기 음악이었던 트로트가 어떻게 신파와 촌스러움의 대명사가 됐는지, ‘잘 살아보세’를 외쳐도 시원찮을 판에 등장한 청바지와 통키타의 포크가 결국 순수와 비순수의 이항대립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인 이유, 욕망에 충실했던 신세대들이 어떻게 자신에게 솔직한 모습을 가요로 투영시켰는지를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경험에서 비롯된 식견과 위트로 능수능란하게 풀어간다.

‘세대론’이란 프리즘을 통해 글을 풀어가다 보니 다소 딱딱할 수 있음에도 수다체 입말을 구사해 쉽게 다가온다. 이 또한 세대간의 대화를 이끌기 위한 저자의 장치이다. 아울러 트로트/포크/신세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의 스토리는 톡톡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나이 지긋한 독자들에게는 좋아하던 가수를 떠올리는 향수를, 젊은 독자들에게는 전설로 불리는 가수들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까지, 귀로 듣는 음악만으로 채우지 못하는 정보와 흥미로운 독서체감을《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는 선사하고 있다.

미당 서정주의 고백을 빌려 “나를 키운 건 8할이 대중가요였다”라고 말하면 공감할 만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 시절 라디오와 늘어진 테이프, 튀는 시디에서 흘러나오는 대중가요는 최고의 친구였다.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는 그때의 음악과도 같을 것이다.

리뷰/한줄평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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