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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백두대간에 발을 내딛다
2장 아들에게 배운다 3장 고마운 사람들 4장 몸의 신호 5장 세월에 장사 없다 6장 먹고 싶은 것 7장 야영 생활 8장 감사할 일, 욕할 일 9장 산의 소리들 10장 산의 거리, 인생의 거리 11장 사람은 표지를 남긴다 12장 백두대간의 수많은 생명들 13장 스틱의 고마움 14장 내 사랑 설악산 15장 지리산에 안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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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속도로 걷는 날이면 가끔 내 짐---도시락, 물, 간식을 져주러 돌아오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 작은 짐도 기범에게 주고나면 정말 날아갈 것처럼 가볍다는 말이 실감나고는 하지요.
이렇듯 백두대간은 우리가 집이나 다른 곳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들을 서로 나누며, 쌓아가며 확인하는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비록 힘들고 짜증나던 날들도 있었지만요. 하지만 자신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기범에게 해 준 일 중 가장 값진 선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절대 돈으로도 살수 없고 책으로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직접 체험하며 온몸으로 한 공부였다 할 만합니다.---본문 아들에게 배운다 중에서 내가 그동안 기범이를 사랑했으나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 산행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백두대간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절대 평생 알 수 없었던, 알지 못할 것들을 알게 된 것입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그래도 그 동안의 것과 다른 경험을 하며 좀 더 사랑하게 되었고, 좀 더 존중하게 되었으며,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봅니다.---본문 야영생활 중에서 감사할 일은 직접적인 것도 있지만 좀 추상적인 것이 많은 반면, 욕할 일은 참 현실적이고 직접적입니다. 당장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욕 나옵니다. 백두대간 산행 정도 할 사람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쓰레기 버리는 짓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가면 정말 얼마 되지 않을 사소한 쓰레기를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백두대간에 버리면 그것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양심이 버려진 것입니다. 또한 그것을 보면 누구나 욕이 나올 텐데 그 욕은 당사자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욕을 먹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발도 없는 욕은 좋지 않은 기운으로 그 사람에게 분명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산에 절대 쓰레기 버려서는 안 됩니다. 직접 듣는 욕보다 더 나쁜 것이 그런 기운으로 전해지는 욕일 것입니다. ---본문 감사할 일, 욕할 일 중에서 커다란 상실감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산으로, 내게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결혼이라는 굴레 안에 성큼 들어섰고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산악인으로서 삶이 아니라 엄마로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레 지리산이 내게 품을 내주었습니다. 산으로만 올라 다닐 때는 다가오지 않았던 지리산이 비로소 내게 입산을 허락했습니다. 민족의 어머니 품, 지리산에서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나는 그 동안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본문 지리산에 안기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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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중년앓이와 아들의 사춘기앓이를 치유해준 57일간의 유괘한 백두대간!
“나는 아들과 함께 지리산에 삽니다.” 여성 등반가 최초로 백두대간 종주에 성공함으로써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강인한 여성, 남난희. 백두대간 종주 1세대인 남난희. 그녀에게 있어 산은 거울이자 저울이고 기준이며 또 모든 것을 의미한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57일간의 아름다운 백두대간 종주를 감행한다. 지나친 경쟁과 희생을 요구하는 이 시대에 작지만 따뜻한 희망을 건네는 엄마와 아들의 백두대간 이야기 2009년 9월. 엄마는 삶의 방향을 잃은 채 중년앓이에 시달리고, 아들은 사춘기앓이에 시달릴 무렵, 두 사람은 정해진 운명처럼 배낭을 짊어진 채 백두대간에 섰다. 처음부터 상당한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출발했던 엄마와는 달리,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했던 아들 기범은 몹시 힘겨워한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채 한없이 걸어야만 했고 또 야영 생활을 하며 느끼는 갈증, 배고픔, 추위, 아픔까지 두 사람을 괴롭힌다. 매우 단순한 일상이지만 힘에 부치는 등반을 이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엄마의 가슴에는 만감이 교차한다. 그러나 기범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산에 익숙해지고 산을 오르내리면서 참된 기쁨과 즐거움을 온몸으로 배운다. 아들은 산을 뚫고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아침을 알리는 고운 새의 노래에 흥겨워하고, 부드러운 바람의 촉감에 온몸을 맡기기도 한다. 또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자연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자연 속에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2009년, 57일간의 엄마와 아들의 백두대간은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해가 되었다. 젊지 않은 나이에 또 다시 백두대간 종주에 도전한 엄마와 10대라는 어린 나이에 백두대간 종주를 무사히 마친 아들. 그 뒤, 엄마와 아들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엄마는 좀 더 당당한 중년살이를 시작하고, 아들은 사춘기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의 방향을 당당하게 찾아냈다. 백두대간을 성공한 뒤, 엄마는 아들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나를 데리고 백두대간에 가라.” 그 말에 기범은 질색을 하지만 그녀는 마음속으로 꼭 그런 날이 오기를 꿈꾼다. 그때에는 통일된 조국의 백두산까지 아들을 의지하며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지 못하면 자신이 밟히고야 마는 비정한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스펙을 쌓아 가면서도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수많은 젊은이들. 그리고 그런 젊은이들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는 부모 세대에게 그들의 아름답고도 치열한 백두대간 종주는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진정한 가치를 지닌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그것들을 그리워하도록 만든다. 우리는 얼음처럼 차가운 세상에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잃고, 잊고 살고 있다. 이 책은 나와 너. 즉, 우리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안식처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