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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숙 교수의 영미소설 특강 시리즈를 펴내며
시작하면서 제1강 제2강 제3강 제4강 제5강 제6강 제7강 제8강 강의를 마치며 작가 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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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나오는 이런 장면을 보세요. 랄프는 촛불을 들고 이사벨에게 오래된 저택의 이곳저곳을 보여줍니다. (…) 그러면서 그는 그림을 들여다보는 이사벨을 바라보지요. 그의 눈에 비친 이사벨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때 랄프가 바라본 이사벨의 초상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두 사람 사이에 중요한 대화가 이어집니다. 이사벨은 말하지요. “이 오래된 집에는 유령도 나오나요? 난 유령을 보고 싶어요.” 랄프가 대답합니다. “유령은 당신처럼 젊고 아름다운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아요. 고통을 겪은 사람의 눈에만 보여요.” 그러면서 덧붙이지요. “난 당신이 평생 유령을 볼 수 없었으면 좋겠어요.” 유령에 대한 두 사람의 이 대화를 기억합시다. 고통을 겪어야 비로소 유령을 볼 수 있다는 랄프의 말. 이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뜨기 위해서는, 고통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소리지요. 이사벨은 눈을 뜰 수 있을까요? 그래서 유령을 볼 수 있게 될까요? 이 질문을 하면서 이사벨에 대해 좀더 알아보지요.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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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화여대 영문학부의 서숙 교수가 자신의 강의록을 소설별로 펴내는 「서숙 교수의 영미소설 특강」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 강의를 담고 있다.
『여인의 초상The Portrait of a Lady』(1881)은 독립심 강하고 생기발랄한 미국 처녀 이사벨이 영국으로 건너와, 생각지 못한 큰 유산을 상속 받고 잘못된 결혼으로 시련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다룬 장편 소설이다. 저자는 이 강의록에서 마치 독자와 소설을 함께 읽어나가듯이 한 장(章) 한 장 차례대로 설명하면서, 개인의 자유와 독립을 갈망하는 한 젊은 여성이 19세기 말 가부장적인 인습과 주류 질서에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나가는지를 꼼꼼하게 추적한다. 아울러, 미국과 영국에서 최고 교육을 받은 엘리트이지만 병 때문에 은둔의 삶을 살며 이사벨에게 막대한 유산을 나누어주게 되는 사촌 랄프, 이사벨에게 청혼한 영국 귀족 워버트 경과 미국인 청년 사업가 굿우드, 그리고 세련된 취향만을 앞세우며 유럽의 변방인으로 살아가는 마담 멀과, 이사벨과 결혼하게 되는 오스먼드 등, 주인공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이 지니는 의미들을 세심히 짚어주고, 이를 통해 미국과 유럽 두 대륙의 규범과 가치를 비교 ? 성찰하는 헨리 제임스의 핵심 주제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 「서숙 교수의 영미소설 특강」 시리즈 소개 「서숙 교수의 영미소설 특강」 시리즈는 이화여대 영문학부에서 30여 년 동안 영미소설을 강의한 서숙 교수가 자신의 강의록을 소설별로 엮은 독특한 형식의 시리즈이다. 대학의 연구와 강의의 결과물들을 전파하는 것을 제1의 사명으로 삼고 있는 대학출판부로서도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대학 강의의 현장을 일반에게 알린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이 특강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내용이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고, 소설의 차례를 따라가면서 쉽고 재미있게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어체를 사용하고 있어서 마치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 같은 친근한 느낌을 준다. 서숙 교수는 머리말에서 “무엇보다 강의라는 형식의 글쓰기를 통해 소설 읽기의 즐거움과 소설 공부하기의 훈련이 별개의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우선 소설을 읽고, 책 뒤에 실린 작품해설을 읽게 되는 현실에서, 즉 소설과 비평이 따로 노는 현실에서, 이 강의록과 같이 소설을 읽어가면서 거기에 연결된 갖가지 비평적 의미들을 녹여내는 방식은 분명 새로운 의미가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미 출간된 『주홍글자』, 『위대한 개츠비』, 『허클베리 핀의 모험』, 그리고 이 『여인의 초상』으로 이어지는 「서숙 교수의 영미소설 특강」 시리즈는 문학작품을 즐겁게 그리고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길잡이로서, 보다 수준 높은 문학적 경험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인문학이 일반 독자들에게 가까이 가는 길을 마련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