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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젝트 레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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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1 「유리로 만든 하루」
2 『맥베스』
3 「마이너리티 리포트」
4 현미경의 시야
5 망원경의 시야
6 귀고리와 풍경
7 사진
8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9 「유리 심장」
10 바다 유리
11 구글 글래스
12 상표권
13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14 「스트레인지 데이즈」
15 유리를 통해 어둡게
16 표면들
17 ‘유리로 만든 세계’
후기 내 주머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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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

거울 밖으로_주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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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존 개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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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Garrison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르네상스 문학 연구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소니 일렉트로닉, 마블 엔터테인먼트, 야후, 파나소닉, 워너브러더스 등 유수의 기업에서 기술 개발과 마케팅 혁신 분야 업무를 담당하다가 학계로 돌아왔다. 이채로운 경력과 르네상스 문학을 향한 깊은 애정에 기반해 현재 캐럴 대학 영문학과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활발히 저술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우정과 퀴어 이론』(2014)이 있고 『초기 근대 영국의 섹슈얼리티와 기억』(2015)을 공동 편집했으며 다수의 르네상스 문학 연구 논문을 집필했다.
사회학을 공부했고 현재 신촌에서 작은 바 ‘틸트’를 운영 중이다. 더불어 다양한 매체에 술에 관한 짧은 글을 기고하거나 번역하고 있다. 술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이야기에 술을 들이붓는 것도 술에 이야기를 섞는 것도 좋아한다. 코리아 베스트 바 100의 말석에 오른 신촌의 바 틸트를 10년째 운영 중이고, 이런저런 글을 여기저기 쓴다. 『보건과 사회과학』(29집)에 「한국 성 소수자들의 성 파트너링 유형 파악」을 기고했고, 데이비드 위셔트의 『위스키 대백과』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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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34g | 122*185*20mm
ISBN13
9791196166045

책 속으로

우리가 종종 유리와 결부시키는 물리적 작용들―응시, 비춤, 투명함―은 또한 우리가 우리 자신과 세상을 지각하는 법을 기술하는 추상적인 개념으로도 기능한다. 유리 덕분에 작가나 영화감독 들은 세계와 세계 안에 있는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놀랍고도 때로는 직관에 반하는 통찰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근래에는 인터랙티브 유리가 등장해 인간이 이 물질에 관해 오랜 기간 품어 온 환상―연결되고자 하는 우리 욕망에 반응하는 성질을 타고났다는―을 한층 자극하고 지원하고 있다.
--- p.10

왜 우리는 유리 앞으로 향하는가? 이것이 우리 책의 핵심 질문 중 하나다. 『맥베스』의 이 장면은 (우리가 다룬 코닝사의 영상이나 앞으로 다룰 소재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유리를 보는 것은 거기에 비친 대상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가올 세계나 대안적인 세계를 멀리 내다보기 위해서라고 암시한다.
--- p.24

시인이 보고 있는 것이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일 수는 있지만 그가 떠올리는 사람은 젊은이다. 거울을 바라보는 행위가 나르시시즘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셰익스피어는 우리가 거울에서 다른 이의 얼굴을 볼 수도 있다고 환기시킨다. 직관과는 반대로 거울은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서 떨어뜨리는 사물이 된다. 「소네트 62」에서 시인은 스스로에게 충고한다. 그는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며, 다음 행에서 스스로를 꾸짖는다. “그처럼 자기를 사랑함은 죄악이에요.” 거울을 통해 스스로를 보는 행위는 타인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고민하고 마음의 시선을 내 사랑을 받을 만한 타인에게로 이동시킬 기회를 만들어 준다.
--- p.58

아이폰이나 여타 유사한 기기들은 우리가 소통에 이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유리 형태 중 하나다. 그리고 우리는 온갖 방식으로 이 유리와 상호작용한다. 촉각 차원에서 우리는 계속 스크린을 탭하고 스와이핑한다. 상호작용 차원에서 우리는 스크린을 통해 우리 자신을 보고 다른 사람을 보며 무언가를 검색한다. 감정 차원에서 우리는 이 유리 조각 때문에 조바심을 내기도 하고 이 조각을 무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것은 항상 거기 있다. 이는 입구요 유리창이며 접속 지점이다. 그리고 액정이 깨지거나 부서지기 전까지는 그것이 유리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일이 별로 없다.

--- p.119

출판사 리뷰

투명해서 언뜻 우리 시야에 들어오지 않지만
그 속에 온갖 다채로운 상상과 이야기가 깃든 오브젝트
‘유리’가 약속해 온 세계에 관한 열일곱 편의 에세이

2013년 구글은 ‘글래스’라는 심플한 명칭의 제품을 발표했다. 착용 시 자신이 보고 있는 광경을 웹에 올릴 수 있고 시야에 들어온 대상의 정보를 내려받을 수도 있으며 그 밖에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이 웨어러블 기기는 한정판으로 발매된 초기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구글 역시 이 제품에 막대한 기대를 걸었는지 glass라는 일반명사를 사용한 이 제품명의 상표권을 등록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특허청은 이 시도를 기각했다. “등록하려는 상품명이 단순히 제품의 특징이나 물질적 구성 요소를 설명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주된 사유였다.
그런데 구글은 상표권을 신청하면서 ‘유리라는 소재’를 강조하지 않았다. 구글은 글래스를 “컴퓨터의 하드웨어이자 소프트웨어로, 디지털 콘텐츠의 생산 및 그런 콘텐츠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기”로 구상했고, 제품을 설명하면서도 유리라는 소재가 아니라 이 제품이 보유한 인터랙티브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다면 특허청이 구글의 제안을 잘못 이해한 채 기각 사유를 제시한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특허청이 무의식적으로는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유리』의 지은이 존 개리슨은 말한다.
왜냐하면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구글이 자사 제품을 설명하며 묘사한 것과 비슷한 속성과 기능을 유리에 부여했기 때문이다. 보통 유리는 안과 밖을 구분하고 안에 있는 것을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창문, 유리 용기, 거울 등을 떠올려 보라. 그런데 유리는 이런 실용적인 기능을 충족하는 동시에 우리의 욕망과 결부된 심리적 역할도 수행하리라 기대받는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문학에서 유리는 과거를 돌아보거나 미래를 내다보는 소재로 종종 등장했고, SF 영화 속 유리들은 각종 인터랙티브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일상에서 우리는 거울을 보며 타인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자문하기도 하고 유리로 된 각종 인터페이스를 통해 더욱 많이 혹은 잘 보고 싶은 욕구를 채우기도 한다. 이렇게 몇 가지 사례만 떠올려 봐도 어디에나 있고 너무나 평범해 보이던 유리가 낯설게 느껴지면서 이 사물이 우리의 상상력 속에서 특별한 성질들을 지녀 왔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우리는 늘 유리를 통해 본다. 하지만 유리 자체를 보는 건 아니다. 그러면 우리는 유리 표면에서 무엇을 보고자 하는 걸까?


르네상스 문학에서 SF 영화까지
유리가 자극한 상상력의 역사

『유리』의 지은이 존 개리슨은 르네상스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소니, 야후, 워너브러더스 등 유수의 기업에서 기술 개발과 마케팅 혁신 분야 업무를 담당하다가 다시 학계로 돌아온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과 관심사를 확보한 학자인 만큼 분야와 시대를 넘나들며 유리에 스며든 인간의 문화적 상상력을 이야기할 적임자라 할 수 있다. 열일곱 편의 간결하고 신선한 에세이를 담은 이 책은 단순히 유리라는 물질의 역사와 기능을 묘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유리가 자극한 상상력을 펼쳐 보여 주는 데 주력한다.
일례로 중세와 르네상스를 지나오면서 유리 기술이 발달해 망원경과 현미경처럼 시각을 증폭해 주는 도구들이 개발되었다. 그런데 이 발전은 과학과 학문 영역에 한정되지 않았고 회화와 문학 등 예술 분야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시기 상당수 문학 작품에 유리가 소재로 등장하며, 망원경과 현미경이 열어 준 흥분이, 즉 새로운 세계(눈에 보이지 않던 미세한 세계든 우리 시야 너머의 저 먼 세계든)를 볼 수 있다는 흥분이 여러 작품을 휩싸고 있었다. 예를 들어 존 던(1572~1631)과 마거릿 캐번디시(1623~1673)는 각자 「벼룩」과 「귀고리 속 세계」라는 시에서 현미경적인 시야를 이용해 마냥 작게만 보이던 사물을 하나의 거대한 세계로 상상했고, 앤드루 마벌(1621~1678)은 「애플턴 저택에 부쳐」라는 시에서 애플턴 저택을 묘사하며 현미경과 망원경의 시야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유희를 펼치기도 했다.
나아가 유리는 공간뿐 아니라 시간적 상상력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 마녀들과 마주친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왕권을 누가 쥐게 될지 묻는다. 마녀들은 환영을 불러내 여덟 왕의 모습을 보여 주는데 마지막 왕은 손에 거울을 들고 있다. 그런 뒤 맥베스의 친구이자 그가 권력욕에 사로잡혀 살해한 뱅코의 유령이 등장한다. 맥베스에게 뱅코의 모습은 가까운 과거를 상징하며 환영들은 미래를 지시한다. 또 셰익스피어 시대의 관객에게 이 환영들은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이며, 후대의 독자에게는 이 모두가 과거를 표상한다. 여기서 거울은 일종의 타임머신처럼 기능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 불러 모아 “복수의 시간성을 물질화”하는 셈이다.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 캐스린 비글로의 「스트레인지 데이즈」나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같은 SF 영화들을 보면 유리로 된 표면들이 행복했던 과거를 추억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19세기에 발명된 사진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지만 이 영화들에서는 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생생한 동영상이 눈앞에 펼쳐져 주인공들은 한층 그 장면에 몰입하게 된다. 마치 현재의 자신이 과거 속에 있고 과거 사랑했던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 자신과 함께 있는 듯이 말이다. 이처럼 유리로 된 사물들은 과거에도 오늘날에도 공간적?시간적 한계를 넘어서는 속성을 지녔다고 상상돼 왔다.


우리의 욕망을 투사하는 오브젝트인 유리,
유리는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약속하고 있을까?

유리는 실생활에서나 학문적?예술적 상상력 속에서나 멀리 떨어진 것, 아주 미세한 것을 보고자 할 때, 과거와 미래를 돌아보거나 내다보려 할 때 이를 돕는 도구로 이용된다. 그리고 유리가 이런 기능을 발휘하리라는 기대를 품게 되는 이유는 이 투명한 물체가 우리에게 여러 욕망과 환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인간은 타인과 사물, 세계를 더 잘 보고 싶다는 욕구를 늘 느낀다. 이런 욕구가 망원경, 현미경, 사진 같은 장치를 발명한 원동력이었고 이 기구들에는 모두 유리 렌즈가 장착돼 있다. 또 SF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마트 기기들 역시 대개 유리 표면을 소재로 삼고 있으며, 먼 미래에나 실현될 것만 같았던 이런 첨단 기기들이 하나둘씩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다. 이 책이 르네상스 문학과 영화, 과거의 발명품과 현재의 신기술을 살피며 보여 주고 있는 것이 바로 보는 것에 대한 욕망과 기술 발전, 문화적 상상력이 주고받는 상호 영향 관계다.
한편 우리는 거울을 보면서 나 자신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는 기회를 갖는다. 더불어 인간은 타인의 시선을 받는 존재이며 그렇기에 종종 다른 사람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고 그에 맞춰 정체성을 구축한다. 통상 거울을 보는 행위는 자아도취적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지은이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들과 에드먼드 스펜서의 『선녀 여왕』에서 발견하듯 거울 보기는 나르시시즘을 거두고 타인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투명한 유리 용기는 그 안에 담긴 대상의 아름다움을 보존해 줄 것 같은 인상을 불러일으키며, 다른 재질의 용기보다 더욱 자연에 가깝다는 착각도 낳는다. 이렇게 이 책은 존 던의 시 「부서진 마음」에 등장하는 깨진 거울, 바다 유리와 번개 유리, 유리 제조업체의 홍보 영상 등 낯설고 신선한 사례들을 둘러보며 우리가 유리에 투사하는 욕망과 유리에 품는 환상을 조명해 준다.
물론 이 욕망이 늘 건전한 것은 아니다. 「스트레인지 데이즈」와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의 작품들이 묘사하는 것처럼 과거의 이미지에 과도하게 집착하면 제대로 된 관계를 맺기가 어렵다. 또 더욱더 많은 것을 보고 싶다는 욕구는 음험한 관음증을 부추길 여지가 크다. 실제로 구글 글래스가 출시된 이후 시애틀의 어느 바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근거로 고객이 영업장 내에서 글래스 착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유리가 약속하는 미래는 디스토피아적인 SF 작품들이 그리는 어두운 미래와는 거리가 있다. 좋은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한다면 유리는 우리의 생활과 생각을 돕고 타인과의 의사소통 및 협력을 매개하는 아주 소중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
세계적인 유리 제조업체인 코닝사는 2014년 「유리로 만든 하루」라는 연작 단편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많은 사물이 유리로 되어 있고, 이 유리 표면들은 거의 모두 인터랙티브 기능을 갖추고 있다. 코닝이 상상하는 앞으로의 세계는 유리 스크린이 우리를 고립시키는 폐쇄적인 세계가 아니다. 편리하고 효율적일 뿐 아니라 유리를 이용해 한층 더 다층적이고 긴밀하게 타인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세계다. 정말이지 ‘구글 글래스’가 발명되기 한참 전부터 인류는 유리에 상호작용이라는 속성을 부여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저 상상력이 얼마나 다채로운 유리 사물들에 반영되었는지는 보게 된다.
*
이 책의 말미에는 지은이만큼이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옮긴이 주영준의 에세이 「거울 밖으로」를 실었다. 사회학을 공부한 뒤 대학가의 낙후된 상가 건물 한 층에서 바를 운영하고 있는 옮긴이는 얼마 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이 에세이에서 옮긴이는 입점할 때 떼어내지 못하고 엉성하게 감춰 두었던 미용실 거울을 철거하면서, 악연의 단골이 번듯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과정에 힘겹게 가게를 지탱해 온 자신의 지난 시간을 비추어 본다. 이제 미용실 거울은 없지만 단골과 자신 사이에 놓인 바도 거울과 다르지 않다는 걸 말하는 듯하다.

플레이타임이 펴내는 ‘오브젝트 레슨스’ 시리즈

‘오브젝트 레슨스’Object Lessons는 영국 블룸스버리Bloomsbury 출판사에서 출간하고 있는 시리즈다. “일상적인 사물을 소재로 한 아름답고도 짧은 시리즈”를 기치를 내걸고 한 권에 하나의 오브젝트, 제한된 분량,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글쓰기를 통해 그냥 거기 있는 듯 보였던 대상들의 감춰진 이야기를 독창적인 필치로 풀어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플레이타임 출판사는 현재까지 출간된 30여 권 중에서 현지의 반응과 국내 독자들의 관심사를 고려해 『호텔』, 『쓰레기』, 『패스워드』, 『유리』를 우리말로 옮겼다. 이 네 권은 모두 우리가 그간 당연시하며 지나치던 사물들에 시선을 쏟고 새로이 바라보게 만든다는 공통점을 지니며, 그와 동시에 각 권이 저마다 고유한 빛깔을 발하고 있기도 하다. 나아가 ‘오브젝트 레슨스’ 한국어판을 그 자체로 매혹적인 하나의 오브젝트로 만들고자 단순한 해설 식의 옮긴이 후기를 피하고 옮긴이들이 집필한 ‘독립적인 에세이’를 권말에 추가했으며, 각 오브젝트를 부각하면서 시리즈의 일관성도 유지할 수 있는 아름다운 커버로 본문을 감쌌다.

추천평

이 명민한 책은 우리가 유리를 통해 보도록 이끌고, 그럼으로써 이 일상적인 사물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존 개리슨은 문화 속에서 유리가 어떻게 다른 세계를 바라보는 창문을 거듭 열어젖혔는지를 눈부시게 설명하고 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깊이부터 멀리 떨어진 우주까지, SF가 열어 준 상상적 미래부터 우리 욕실 거울에 담긴 기이한 세계들까지.
- 콜린 밀번(Colin Milburn)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과학 및 인문학과 교수)

이 책의 미덕은 한둘이 아니다. 첫째, 담담하고 명료하다는 것, 둘째, 놀라울 정도로 해박하다는 것, 셋째, 역사와 문학, 테크놀로지의 영역을 넘나들며 그 이음매를 정교하게 펼쳐 보여 준다는 것 등등.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유리’라는 대상을 낯설게 보게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거울이며, 렌즈이며, 장신구이며, 문학의 오래된 소재이며, 정보를 입출력하는 미래의 인터페이스다. 유리는 하나의 매혹적인 사물이자 다른 대상을 보여 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이 낡고 오래된, 그러나 변덕스럽고 새로운 소재가 없었다면 우리의 일상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김현호 (사진비평가, 『VOSTOK 매거진』 편집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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