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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호텔 유랑
1 호텔 유령 2부 여행 가방에서 찾은 히스테리의 단편들 2 호텔 프로이트 3 결혼 엽서 4 홈텔 5 호텔 일기 6 『독일 하숙에서』 7 호텔 막스 (브러더스) 8 대화 요법 9 호텔 막스 10 호텔 스물여섯 곳에서 보낸 엽서 감사의 말 호텔 에세이_이예원 원주 찾아보기 |
Joanna Wa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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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정리를 거들어 줄 사람이 난 필요했다. 하루가 다 저물도록 집 방방이 침대가 정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을 때가 왕왕 있었다. 아예 그대로 다시 밤을 맞는 침대도 있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내가 아니고서야 누가 정리해 준다? 저희 스스로 침대를 정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이다. 그러기에는 머리가 덜 컸고, 갓난아이에 불과했고, 엄마가 필요했고, 유모가 필요했고, 가사 도우미가 필요했다. 내가 그 역할을 맡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마침 앞치마를 두른 사람이 나 말고 달리 있었던가?
--- p.56 당신과 나는 집 이외에도 각자의 기예를 지닌 사람이기에, 집의 기예를 추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두 가지 어려운 일을 동시에 좇기란 대체로 어려운 일이다. 보통은 파트너 중 한쪽이 집을 좇는 것으로 충분하다. 보통 이 사람은 여자다. 다른 한 사람은-보통 남자로-집이 꾸려지고 살림이 챙겨지는 모습을-단 그이 손에 의해서는 아니다-흐뭇이 바라볼 수 있다. 이게 집일이다. --- p.57 되감기: 결혼 생활에 숨어 있는 생각의 폭력 중 하나. 당신이 집에 없을 때 난 당신 호주머니를 뒤지기 좋아했다. 무엇이든 입증해 줄 단서를 찾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 무엇이 뭐가 될지는 나도 몰랐지만. 주머니가 있는 것도, 주머니에 넣을 것이 있는 것도 남편이다. 내 호주머니들은 작고, 아예 봉해진 경우도 있다(뭐든 집어넣었다가는 옷매무새를 망가뜨릴지 모른다는 걸 상기시켜 주는 장치다). 나는 호주머니에 뭘 넣는 일이 드문 반면에 당신은 늘 호주머니를 영수증, 메모지, 수개월 지난 불법 주차 딱지 따위로 가득 채웠다. 바닥이 닳고 닳아 내용물이 옷 안감으로 흘러내릴 지경에 이르도록 주머니를 채웠다. --- p.62 여자가 떠난다. 남자도 떠난다. 세 명의 여자가 남는데 각기 혼자 앉아 있다. 우리는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레스토랑에 앉은 여자들에게 응집이란 없기에. 미끄러지듯 서로를 비껴 나는 우리에게 연대란 없다. 혼자인 여자는 언제나 다른 여자들과 비교돼야 한다. 혼자인 여자는 위험하다. 맥락이 없는 한 혼자인 여자에게는 나이가 없다(아니면 다만 덜 나이 든 것에 불과하거나). 저를 완성해 줄 다른 여자들도, 그렇다고 아이들도 주변에 없는 여자는, 남자에 의해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앉은 초대장이다. (혹은 완성되지 않은 그 자체로 위대하거나.) --- p.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