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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모든 그림에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Part 1 우리의 눈에 보이는 별들 01 밤하늘의 아이들 - 별자리의 탄생 02 태양의 제국 - 코페르니쿠스적 관점 03 별이 빛나는 밤에 - 고흐와 소용돌이 은하 04 삶의 빛은 저마다 다르다 - 헤르츠스프룽-러셀도 05 우주의 도상학 - 성운이 그려내는 예술 06 1054년의 불길한 징조 - 죽음과 탄생을 알리는 게성운 07 안드로메다의 ‘A’ - 우리은하의 거울, 안드로메다성운 08 완벽한 조율 - 허블의 소리굽쇠 도표 09 정상과 비정상 - 우주의 이단아, 특이은하 10 서로 다른 세계가 충돌할 때 - 초신성 1987A의 교훈 11 비밀은 우주 저편에 - 허블의 법칙 12 불꽃놀이 이후 - 프리드만의 우주 가설 13 차원의 수수께끼 - 풍선과 팽창우주론 14 단서는 깊숙한 곳에 있었다 - 빅뱅 핵합성 16 암전 - 암흑물질의 역할 17 시간의 더듬이 - CfA의 적색편이 관측 18 최후의 미개척지 - 허블 딥 필드 19 새로운 시간의 출현 - 시공간 다이어그램 20 태초의 시간 - 과거 빛원뿔 21 중력의 무지개 - 인플레이션 우주의 스펙트럼 22 영원한 팽창 - 거품 우주 23 블랙홀에는 털이 없다 - 중력의 익명성 Part 2 공간에 대한 편견 01 인류를 위한 작은 발걸음 - 달에서 바라본 지구 02 어둠 속의 착각 - 머니 맵 03 탐욕에 눈먼 사람들 - 오존 구멍 04 한낮의 우연 - 식(蝕) 05 외계인의 침략 - 화성의 운하를 상상하다 06 황금의 메시지 - 파이어니어 금속판과 보이저 레코드 07 ET, 집에 전화하다 - 비행접시의 신화 08 똑같은 것은 없다 - 벤틀리와 눈송이 09 높은 산에 새겨진 지식 - 훔볼트의 지구생태학 10 지질 대동여지도 - 스미스와 지질도 11 대중의 과학 - 날씨와 기상도 12 빅토리아 시대의 쥐라기 공원 - 오웬의 공룡 13 발자국을 남기다 - 라에톨리의 원시인류 14 과학과 예술의 융합 - 푹스의 식물도 15 살아 있는 시체 - 베살리우스의 해부도 16 벼룩이 뛴다 - 훅의 작은 세계 17 지구는 누구를 위해 움직이는가 - 대륙이동과 판구조론 18 일그러진 세계 - 메르카토르의 지도 19 아름다움의 기준 - 진화와 대칭 20 0.01초의 순간을 보다 - 고속 촬영 기술 Part 3 수와 그림 01 다섯 개의 정다면체와 우주의 비밀 - 플라톤의 입체 02 신은 축구를 한다 - 버키볼 03 프라임 타임 - 에라토스테네스의 체 04 신부의 의자 - 피타고라스의 정리 05 기호의 시대 - ‘+ - × ÷ =’ 06 천국에 이르는 계단 - 파스칼의 삼각형 07 도박에 바진 수학자 - 주사위와 확률 08 논리의 지도 - 벤다이어그램 09 현실과 초현실의 만남 - 뫼비우스의 띠 10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 사인과 코사인 11 갈릴레오의 포물선 - 사슬 곡선 12 신이 0으로 나누는 곳 - 무한 기호 ∞ 13 무한에 관한 새로운 경향 - 칸토어의 대각선 논법 14 플로터 - 그래프의 기원 15 한눈에 보이는 변화 - 플레이페어의 그래프 16 손가락 도레미 송 - 귀도 다레초의 악보 17 차원의 중첩 - 하이퍼큐브 18 극한을 향하여 - 코흐의 눈송이 19 끝이 없는 세계 - 만델브로 집합 20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눈 - 불가능한 삼각형 21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 착시 22 발견과 발명 - 두 개의 타일 23 4의 기적 - 네 가지 색 지도 24 지하의 예술 - 런던 지하철 노선도 25 ‘평균인’의 거짓말 - 확률분포곡선 Part 4 물질 위의 마음 01 과학자의 얼굴 - 아인슈타인과 상대성 이론 02 빛의 바다 - 뉴턴의 프리즘 03 생명의 요람 - 나침반과 지구 자기장 04 보이지 않는 힘 - 패러데이의 자기력선 05 소우주의 세계 - 보어의 원자 모델 06 사라진 원소 - 멘델레예프와 주기율표 07 건축가와 몽상가 - 케쿨레의 벤젠고리 08 생명의 코일 - DNA의 이중나선 09 이야기가 있는 그림 - 분자 구조도 10 Let It Be - 결합 에너지 곡선 11 1945년의 불기둥 - 버섯구름 12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 거품상자 궤적 13 유쾌한 그림의 물리학 - 파인만 다이어그램 14 대통일 시나리오 - 보편적인 3중점 15 우주의 모든 것 - 질량과 크기 16 이상한 고양이 - 슈뢰딩거의 역설 17 미래의 방 - 양자 우리 18 실체와 신기루 - 양자 얽힘 19 최초의 복사 - 칼슨의 제로그래피 20 미래를 보다 - 무어의 법칙 21 일상의 비밀 - 모래 패러다임 맺는말 이미지가 주도하는 새로운 과학의 미래 주석 도판 출처 |
John D. Ba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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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플라마리옹의 그 책을 읽었음이 틀림없다.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별이 빛나는 밤(La Nuit Etoilee)〉에는 천문학자의 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 어떤 천문학자들은 〈별이 빛나는 밤〉의 제일 윗부분에 배경으로 나오는 별들이 양자리 모양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양자리는 고흐의 탄생 별자리였다. --- pp.38-40
‘무한한 우주’라는 개념을 떠올려보자. 이 개념을 가장 잘 설명한 사람은 화가 마우리츠 에셔(Maurits Escher)다. 에셔는 1952년에 끝없이 반복되는 대들보의 격자를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냈다. 만일 여러분이 이 격자의 어느 한 교차점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 방향으로나 모든 것이 평균적으로 똑같아 보일 것이다. … 이처럼 무한한 우주는 중심이 없다. 그리고 무한하기 때문에 당연히 가장자리도 없다. 실제로, 중심이 필요하지 않은 무한한 우주를 제창한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Giordano Bruno)는 이단으로 몰려 1600년 화형에 처해졌다. --- p.103 파이어니어 10호에 메시지를 붙이자는 발상은 우주과학소설 작가 에릭 버지스(Eric Burgess)에게서 나왔다. 그의 제안을 따라,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의 선구자인 칼 세이건과 프랭크 드레이크가 일찍이 전례가 없던 금속판을 3주 만에 제작했고, 린다 샐즈먼 세이건이 내용을 새겨 넣었다. 금속판에 담긴 내용은 과학을 이해하는 외계인들에게 ‘확실하게’ 이해되도록 고안되었다. 금속판에 그려진 남자와 여자는 그 크기를 알 수 있도록 우주선 테두리의 바로 옆에 세워두었다. 남자의 손은 손바닥이 보이도록 위로 들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여성 성기의 자세한 표현은 NASA에 의해 거부되었다). --- p.210 베살리우스 이전에는 인체해부학을 설명한 그림이 없었다. 왼쪽의 판화는 인체의 정면 근육 체계를 묘사한 베살리우스의 그림으로, 한 장의 그림이 수많은 설명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 이 책의 판화들에는 그 배경으로 이탈리아의 파도바에 있는 아바노 테르메 지역의 풍경이 각기 다르게 그려져 있는데, 판화를 나란히 이어놓으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 베살리우스는 원한다면 누구나 그의 해부 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작업 과정을 열어놓았는데, 한 가지 끔찍한 사실은 종종 처형당한 죄수의 시체를 얻어오거나 무덤을 도굴해서 가져온 시체로 해부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책에서 고백한 내용). 이처럼 작업 과정도 끔찍하지만 그림 자체도 썩 편안하지만은 않은 해부학 책을 그는 황제에게 바쳤다. --- pp.265-267 산술 기호 +, -가 함께 등장한 최초의 활자 책은 독일어로 쓰인 《상업용 산수》다. 요한 비트만이 쓴 이 책은 1489년에 발간되었다. … + 기호는 라틴어 ‘et(그리고)’를 약간씩 다르게 표현하는 여러 방식에서 나온 듯하다. - 기호의 기원은 그다지 분명하지 않은데, 옛 상인들이 전체 위탁 상품의 총 무게를 용기가 제거되었을 때의 무게와 구별하기 위해 사용한 표기법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당신 상인들은 짐을 싣는 용기의 무게를 ‘타레(tare)’ 또는 ‘마이너스(minus)’라고 불렀다. --- p.334 무한은 언제나 살아 있는 주제다. 1975년 이후 물리학자들은 이른바 ‘만물의 이론’을 추구해왔다. 이 이론은 지금껏 알려진 모든 자연법칙을 하나의 수학적 명제로 통합하려는 시도로서 실제의 물리적 무한이 존재한다는 관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입자물리학 이론에서는 측정 가능한 양의 크기에 대한 한 가지 질문에 무한한 답이 나오면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경고 신호라고 생각했다. 수십 년 동안, 어쩔 수 없이 나오는 무한한 답은 계산 과정에서 무한한 부분을 제거하고 오직 유한한 부분만 남겨서 관찰 결과와 비교하는 이상한 과정으로 처리되었다. 이런 ‘재규격화’ 과정의 결과는 실험값과 매우 일치했지만, 그처럼 흉한 결과가 자연의 본질일 수 없다는 깊은 불편함은 어쩔 수 없었다. 참된 이론은 유한해야만 했다. --- p.392 하지만 우리는 극미의 세계를 보여주는 양자역학을 통해 앞으로의 세상을 엿볼 수 있다. … 작은 세계의 개척은 아마도 미래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작은 세계는 우리가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에 대해 얼마나 좁은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도 일깨워준다. 우리는 우주에 고등 문명이 있다면 행성이나 별 개발과 같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만 상상해왔다. 심지어 몇몇 천문학자들은 그처럼 정열적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활동에서 배출된 쓰레기들을 찾아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런 활동이 지속 가능한 기술 발전의 길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있?. 아마 외계의 고등 문명은 활동 규모가 작고 원자재를 적게 사용하여 최소한의 쓰레기와 오염물질만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명에 사는 외계인들의 우주선은 우리가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크기일 수도 있다. --- pp.482-483 양자역학은 일종의 블랙박스다. 양자역학은 원자나 아원자 입자들과 관련된 실험을 실시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확실하게 알려주며, 그런 결과를 매개하는 과정이 불가사의함을 말해주는 이론이다. … 슈뢰딩거는 이렇게 주장했다. 양자역학의 표준 해석에 따르면 실험자가 방 안을 살펴보기 전에 고양이는 ‘죽은’ 상태와 ‘살아 있는’ 상태가 일정 확률로 혼합되어 있는 상태로 존재한다. … 그렇다면 이처럼 완전히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이상한 확률의 혼합으로 존재하는 고양이는, 실험자가 방 문을 열었을 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은 고양이나 살아 있는 고양이로 바뀌는 것일까? 최종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주체는 실험자인가? 아니면 가이거 계수기인가? 그도 아니면 고양이 자신인가? 양자역학은 고양이와 같은 큰 물체에는 적용되지 않는 이론일까? --- pp.579-5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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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별자리를 만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 어떤 TV 광고에 등장한 카피다. 광고를 보면, 두 손 안에 들어올 만큼 작은 태블릿 PC를 밤하늘을 향해 들어 올리는 장면이 나온다. 곧 PC 화면 안에는 PC가 향한 밤하늘의 별자리가 나타나고, 손가락으로 별자리를 늘였다 줄였다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밤하늘을 수놓는 먼 우주의 별들을 비롯해, 인간과 자연을 이루는 모든 원소와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등은 아주 먼 옛날부터 인류의 관심사였다. 인류는 이런 관심을 동굴 벽화에서부터 숫자나 활자와 같은 기호 등으로 표현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너무 멀리 있거나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실제로 볼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게 되었다. ‘우주, 진화하는 미술관’(존 D. 배로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은 이와 같이 ‘눈으로 보는’ 시대의 흐름에 적합한 책이다. 수식과 복잡한 설명으로 가득한 기존의 과학 서적들과는 달리, 컬러로 된 사진과 아름다운 그림들이 중심을 이루는 새로운 개념의 과학책이다. 또한 현대의 첨단 촬영 기술로 찍힌 사진들뿐 아니라, 과거 과학사의 이슈가 되고 패러다임이 된 핵심 이미지와 도해들을 담고 있어 그간의 과학 발전을 한눈에 가늠해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말하듯, 어떤 그림들은 언어와 숫자에 필적할 정도로 인류와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다. 일부 뛰어난 상징체계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문법을 갖춘 이미지들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사고하지 않아도 많은 현상들을 더 광범위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담긴 그림은 글보다 더 많은 정보와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그림들은 단순한 자연 현상과 무심한 세월을 넘어 우리 인간의 마음을 이어가는 매개가 된다. 피타고라스 이전 시대부터 현재까지, 과학사의 중요한 모든 순간들을 이미지로 보여주다! 과학, 특히 과학의 역사를 다루는 대부분의 책에서는 복잡한 숫자들과 도해, 설명, 그리고 학자들의 빛바랜 흑백 사진들을 구경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오래된 관습처럼, 오늘날의 일반 독자들에게서 과학에 대한 아무런 관심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이자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인 존 D. 배로는 바로 이런 점을 간파하고, 과학사의 핵심 이슈가 된 200개 이상의 이미지를 선별하여 피타고라스 이전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흥미로운 문제들만 짚어냈다. 예를 들면 무한의 개념, 다이어그램, 양자역학, 인플레이션과 팽창우주론 등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굵직굵직한 주제들을 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최초로 별자리를 만든 사람이 지구의 어느 장소에서 별을 관찰했는지,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지, 우리의 몸과 얼굴은 왜 대칭으로 이루어졌는지, 더하기와 빼기 같은 산술 기호는 언제 어디서 유래했는지, 우리가 평소 이용하는 지하철 노선도나 일기예보 기상도는 누가 만들었는지 등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들을 담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그런 이슈들을 단순히 나열하고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각 장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저자의 의도는 이미지에 담긴 인간의 마음과 이를 보는 우리의 마음을 향한다. 1부에서 소개한 ‘우리의 눈에 보이는 별들’의 모습에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비밀과 이를 끝없이 상상하고 파헤치는 인간의 노력이 숨어 있다. 또 2부에 소개된 어두운 밤에 촬영된 지구의 사진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 아니라 자본이 많이 모여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밝게 빛나고 있어, 처음 본 모습이 사물의 진정한 모습은 아니라는 교훈을 전달해준다. 일부를 정확하게 그리려고 하면 일부는 왜곡되는 세계지도처럼,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 사물의 모습은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다 정확하게, 보다 진실에 가깝게 사물을 관찰하고 이론을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이는 것을 믿어야 할까, 아니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눈을 가져야 할까? 이와 같은 모순은 양자역학의 모순에서도 드러난다. 4부에 소개된 슈뢰딩거의 ‘이상한 고양이’ 역설을 살펴보면, 방사능에 노출되도록 장치해둔 실험실 안의 고양이는 관찰자가 실험실 문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죽어 있거나’ ‘살아 있는’ 이상한 상태로 존재한다. 양자역학의 계산에 따르면, 이 고양이는 관찰자가 보기 전까지는 확률적으로 죽어 있거나 살아 있는 상태다. 방사능을 방출하는 가이거 계수기가 방사능을 내보낼 수도, 내보내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 있거나 죽어 있는 상태란 정의는 모순이다. 우리는 오직 실험실 문이 열렸을 때만 고양이의 운명을 ‘발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너무 멀리 있거나 너무 작욾서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역시 그 세계가 우리 눈앞에 열려 측정될 수 있을 때에만 우리는 그 세계를 정의할 수 있다. 이렇듯 자연과 인간, 상상력과 창조물 사이의 흥미로운 관련성은 이 책을 읽는 기쁨을 더해줄 것이다. 자연은 소리도 향기도 색도 의미도 없는 지루한 현상일지 모르지만 우리 인간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수와 그림, 물질과 마음, 과학과 예술의 무의미한 구분을 떠나 사물과 이미지를 대할 때 우리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