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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PROLOGUE
026 메이지 시대로의 시간여행|오타루 038 불 꺼진 히라우 웰컴센터|니세코 047 엉덩이의 방해 공작|히라우 웰컴센터 054 반가워 요테이산, 반가워 니세코|요테이산 062 여행은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그랜드 히라우 069 인연은 태풍을 타고|태풍 1 076 딸은 아빠를 닮는다|밀크공방 083 Travel Guide #1|홋카이도 마트 구경 088 간섭쟁이 사장님|송어낚시터 093 가족에도 인연이 있다|삿포로 마루야마 동물원 100 Travel Guide #2|홋카이도 주전부리 104 그들은 ‘샤코탄 블루’라고 부른다|카무이미사키 115 지금도 눈을 감으면 은하수 한 줄기가 찾아온다|도야호 126 Travel Guide #3|니세코 주변 온천 & 니세코 주변 관광지도 134 지구는 살아있다|우스산 로프웨이 144 병 우유 한 모금, 추억 한 줌|무로란 1 152 고마워 태풍아|태풍 2 156 Travel Guide #4|니세코 주변 관광 160 아빠, 우리 정말 행복해요|오타루 수족관 169 아빠에게 보물은 바로 너희란다|시코츠호 180 별나라를 찾아서|하코다테 196 Travel Guide #5|노보리베츠 200 곤니찌와의 대답은 가와이?|신센누마 212 여행을 끝내면서 또다시 떠남을 기약해 본다|무로란 2 223 Travel Guide #6|홋카이도 한 달 살기 Q&A 228 EPI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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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계를 내고 얼마 후 맞이한 여름. 역시나 육아는 만만하지 않았다. 아마 그때 누구라도 나에게 와서 ‘일할래, 애 키울래?’ 하면 뻔한 질문을 왜 하냐고 역정을 냈을 거다. 그렇게 아이들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육아 전쟁을 치르던 어느 날, 뉴스가 연일 폭염 소식으로 도배 될 때쯤 문득 그해 초 다녀왔던 홋카이도(Hokkaido, 北海道, 북해도는 한자를 우리나라식으로 읽은 것)가 생각났다.
우리보다 위도가 높아 겨울이 길고 사람 키만큼 눈이 쌓이는 홋카이도. 여름에도 덥지 않다던 그곳. 당시 회사 창립기념일과 주말이 만들어낸 마법 같은 연휴에 그간 모아놨던 마일리지를 홀라당 사용해서 겨울 홋카이도를 다녀왔었다. 일본의 다른 도시에서 느껴보지 못한 일본 속 작은 유럽의 느낌. 도심을 살짝만 벗어나도 캐나다, 호주 정도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원시의 자연환경까지. 3박 4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아이들 키 높이로 쌓인 눈을 보며 여름 홋카이도를 꼭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홋카이도에서 한 달 살아볼까?’ --- pp.18-19 볼수록 매력적인 니세코. 도심과는 떨어져 한적하면서도 스키어들을 위한 빌라들은 독립적이고 깨끗해 보였다. 게다가 겨울이었으면 떠들썩했겠지만, 여름의 스키장은 한갓지고 조용했다. 그랜드 히라우를 지나는 큰 도로에 닿았다. 큰 도로라고는 하지만 왕복 2차선에 불가하다. 인구가 많지 않은 홋카이도에서는 도로 대부분이 딱 요 정도였다. 좁은 도로가 더 어울리고 큰길은 사치 같이 여겨지는 곳. 그런데도 차가 밀리는 경우가 없이 늘 한적한 곳. 눈이 많이 오는 편이라 지붕은 첨탑처럼 뾰족한 집이 많이 보였다. 스위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조용한 시골 마을 같은 매력에 점점 빠져들어 갔다. 다시 한 번 일상에서 벗어남을 실감했다. --- pp.56-57 카무이미사키로 향하는 길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은 회오리와 비바람이 몰려오고 있고 왼쪽은 푸른 하늘이 이어진다. 드라마틱한 풍경이 신성한 땅에 발을 디뎠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둘째가 점점 무거워지고 숨이 턱에 닿을 때쯤, 샤코탄반도의 바다가 발아래로 가까이 다가왔다. 정말 생전 처음 본 색이다. 그동안 내가 알던 그 어떤 푸른 계열의 색깔 단어를 다 생각해 봐도 어울리지 않는다. 뭔가 다른 푸른색. ‘샤코탄 블루’라는 단어만이 어울릴 것 같은 그런 색이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흐린 날씨 덕분에 못 볼 줄 알았던 그 바다색을 만난 것이다. 아이의 반응은 실로 폭발적이었다. 감탄에 감탄을 이어갔다. “아빠, 태어나서 처음 본 색깔 같아! 너무 예뻐서 내 스케치북에 담고 싶어.” “응, 아빠도 처음 본 색깔의 바다야.” --- pp.112-113 “우와! 저기 하늘 좀 봐봐.” 아내가 감탄을 자아내어 속도를 줄이고 전조등을 살짝 껐다. “우와! 저게 다 별이구나.” 광해가 없는 홋카이도 하늘. 빽빽하게 흩뿌려 놓은 별들이 말 그대로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차선도 없는 외길이라 혹시 마주 달려올 차가 걱정이긴 했지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차를 세우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촘촘히 박힌 별들이 손을 휘휘 저으면 닿을 듯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별을 본 적이 없었다. 숨이 턱 하니 막혀 온다는 말이 이해가 됐다. “은하수다!” 차의 시동을 완전히 꺼 버렸다. 내 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어둠이 찾아왔다. 다시 눈을 들어 하늘을 보는 순간. 하늘에는 한 줄기 은하수가 빛나고 있었다. “우와! 보여?” “응, 보여!” …… “아이들 깨울까?” “아니. 아마 꿈에서 더 많은 별을 새겨 넣고 있을 거야.” --- pp.122-123 1944년 6월부터 2년간 분화를 한 우스산과 쇼와신산. 여기에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1943년 12월 강한 지진으로 시작된 우스산 화산활동이 1944년부터 활성화되었다. 당시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일본은 화산활동이 혹시나 패전의 징조로 소문나는 것이 걱정되어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우체국장이었던 ‘미마쯔 마사오’가 2년에 걸쳐 매일 분화를 기록으로 남겼다고 한다.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는 중 민둥머리의 쇼와신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보통 용암이 폭발하면서 산이 생기는데 특이하게 쇼와신산은 땅속에서 용암이 굳으면서 솟아올라 산이 된 드문 케이스라고 한다. 로프웨이에서 내려 전망대로 올랐다. 공업 도시 ‘무로란(Muroran, 室蘭)’은 물론 저 멀리 홋카이도의 꼬리 부분인 ‘하코다테’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높은 봉우리 네 개가 보이는데 화산이 폭발할 때마다 하나씩 생겼다고 한다. 1600년대에 생긴 화산도 아직 하얀 연기를 쉼 없이 뿜고 있었다. --- p.138 해가 지면서 슬슬 도시에 불이 켜졌다. 세계 3대 야경이라고 하더니 사진을 찍는 것도 잊은 채 넋 놓고 야경을 봤다. 어슴푸레 어둠이 내리며 하나둘씩 켜지는 불빛이 정말 미니어처처럼 반짝였다. 수많은 사람이 모두 숨죽여 초 단위로 어두워지는 야경을 연신 눈에 담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찾는 야경이지만 또 많은 사람이 보지 못하는 야경이기도 하다. 변화무쌍한 바다 날씨 덕에 구름과 안개로 못 보는 날도 많다고 한다. 오늘 이렇게 깨끗한 야경을 허락한 하코다테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속으로 남겼다. 이제 중반을 넘어 한 달 살기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는 지금. 무엇을 얻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그러고 보면 다른 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야경이기도 했다. 야경이 주는 아름다움보다는 멍하니 눈의 초점을 풀어놓게 만들고, 정리되지 않던 생각들을 하나씩 지워 주는 듯한 편안함이 좋았다. 도심의 불빛이 하나씩 켜질 때마다 고민의 불은 하나씩 꺼져갔다. --- pp.194-195 혹시나 해서 미리 준비해 온 드론(Drone-초경량 무인비행기)을 띄웠다. 신선이라면 우리처럼 땅에서만 놀지는 않았겠지? 호수 위로 드론을 올렸다가 뒤로 돌려 우리가 걸어온 방향으로 날려 보냈다. 아! 새의 시선으로 바라본 신센누마는 확연히 달랐다. 커다란 메인 호수 외에 우리가 걸어온 모든 데크길 사이로 작은 ‘소(沼, 늪)’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낮게 바라봤을 때는 길게 자란 풀잎에 가려 그냥 들판처럼 보였지만 하늘에서 바라본 신센누마는 정말 신선이 다녀갈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비스러웠다. --- p.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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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간 홋카이도,
거기에 베이스캠프 니세코는 역시 신의 한 수 였다 육아휴직을 결정했을 당시 홋카이도 한 달 살기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육아 전쟁을 치르던 2016년 여름. 그는 그해 초 회사 창립기념일과 주말을 이용해 3박 4일의 짧은 기간 동안 다녀왔던 홋카이도가 생각났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서 겨울이 길고, 눈이 오면 아이들 키 높이로 쌓여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버리는 홋카이도를 보면서 여름에 꼭 다시 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여름의 홋카이도 모습은 어떻게 변할 지가 궁금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여름 최고 기온이 25~27도로 덥지 않다는 홋카이도라면 여름 나기에 최적의 여행지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그의 예상은 완전히 적중했다. 홋카이도 하면 대부분 겨울 여행을 생각하지만 여름 홋카이도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거기에 베이스캠프로 겨울에는 스키어들로 북적북적하지만 여름에는 한적한 홋카이도 남부 작은 마을 니세코로 정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그 덕에 수많은 온천과 밀크공방이 있는 니세코를 중심으로 오타루, 삿포로, 샤코탄반도, 도야호, 시코츠호, 무로란, 하코다테, 노보리베츠까지 홋카이도 남부를 보다 자세히, 보다 여유롭게, 마치 현지인처럼 지낼 수 있었다. ‘일상 같은 여행, 여행 같은 일상’ 그 꿈은 계속 이루어진다 어찌 보면 허준성 작가에게 있어서 한 달 살기는 ‘홋카이도’가 처음은 아니었다. 2014년 그의 아내와 첫아이 윤정이는 ‘제주도 한 달 살기’를 감행했고, 허준성 작가는 그 당시 5월에 있었던 황금연휴와 매 주말을 가족들과 제주도에서 ‘일상 같은 여행’을 즐기는 법을 배웠다. 하루 만에 이곳저곳 찍기 바빴던 여행에서 느긋하게 한 곳에 머물며 하루를 보냈고, 여행자 혹인 이방인의 눈이 아닌, 현지인의 시선으로 여행지를 바랄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라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러한 제주도 한 달 살기가 마무리되는 마지막 날 밤, 그는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다음 한 달 살기는 해외로 하자”라고 아내에게 말했고 그 꿈은 둘째 수정이가 태어난 뒤 2016년 여름 ‘육아휴직한 아빠의 육아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가능해졌다. 간절한 바람을 입 밖으로 말하는 순간 그 말은 힘을 발휘한다는 공식이 성립되었다고나 할까? 곳곳에 숨겨진 보물도 찾고 가족의 행복도 찾고 스위스의 시골 마을을 떠오르고, 캐나다나 호주 정도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는 복 받은 홋카이도. 그중에서도 태어나서 처음 본 색깔이라며, 자신의 스케치북에 담고 싶다며 일곱 살 윤정이가 연신 감탄을 이어갔던 샤코탄 블루, 호주의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12사도와 닮은 듯한 무로란 8경 중 하나인 톳카리쇼, 수백 년 동안 켜켜이 쌓인 낙엽송 잎으로 발걸음이 푹신했던 도야호의 나카지마섬 그리고 그날 숙소로 돌아가면서 봤든 은하수, 일곱 살 윤정이 눈에는 별나라로 보였던 고료카쿠와 세계 3대 야경으로 손꼽히는 하코다테 야경, 신선이 다녀갈 정도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호수 신센누마와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도롯가에서 마주했던 던 야생 여우, 여전히 화산활동을 하는 우스산. 하나하나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 아름다웠던 홋카이도 여행. 거기에 이 여행에 소소한 재미와 의미를 더해 준 보물찾기(지오캐싱 앱 설치)와 일본 천왕도 다녀간 무로란의 텐동 전문점 ‘텐카츠(天勝)’에서 먹은 스페셜 텐동(그 맛을 잊지 못해 홋카이도를 떠나오기 전날까지 세 번을 방문했던 곳), 안 좋은 날씨 덕에 들렸던 다테시 관광물산관(?光物産館)에서 아이 염색(쪽 염색) 체험 등 볼거리, 먹거리, 체험 등의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홋카이도는 가족의 행복을 더해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