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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사색’을 펴내며
머리말 1부 유신 공주의 어둠 노예인가 주인인가 노무현의 저주? MB의 저주? 안철수를 다시 생각한다 진보 정당과 연합 정치 벌써 2017년이 걱정이다 제3의 길을 다시 생각한다 박근혜와 링컨 안철수, ‘유시민의 길’을 가려는가 국민 허탈 시대 차베스가 남긴 과제 노회찬은 어디로 ‘반지성’의 한국 사회 안철수 신당의 쟁점들 역지사지의 정치 거리가 아니라 가슴이 답이다 박근혜와 순교자주의 이석기를 넘어서 학문 후속 세대 죽이는 BK 기이한 대한민국, 꼬레아 가네 다시 지하당 시대를 원하는가 문재인의 정치적 감각 기간산업의 사유화를 넘어서 종북의 희화화 김상곤 교육감께 진정한 통합 사당화와 우경화, 그리고 ‘새정치’ 안철수는 거품인가 윤덕홍, 이재정 선생님께 촛불과 데자뷰 틀린 답만 골라 찍는 대통령 차라리 지역구를 없애자 ‘비상함’ 없는 비대위 새정치연합은 어디로? 명량의 길, 선조의 길 10월 ‘신유신’?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께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새해가 두렵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국민모임은 야권 분열인가 비례대표 축소는 위헌이다 시대의 스승, 리영희와 신영복 안철수 대표께 한국예외주의를 넘어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2부 촛불혁명 대통령의 정치학 ‘광화문 항쟁’(11월 촛불혁명)을 생각한다 대의민주주의는 죽었는가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 결국 문제는 정치다 탄핵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 박근혜, ‘반체제 왕정복고 혁명’을 바라는가 문재인 대통령, 무엇을 할 것인가 3부 미완의 에필로그 “그래도 나는 선택받은 삶을 살았다” 마르크스주의, 한국예외주의, 시대의 유물론 ― 서강대학교 고별 강연 |
孫浩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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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쓴 글을 모아놓고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먹물의 자괴감’입니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해가 져야 날기 시작한다’는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이 한 유명한 말입니다. 해가 져서야 날기 시작하는 지혜의 신 미네르바의 부엉이처럼, 사건을 예측하고 갈 길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다 끝나고 나야 비로소 폼을 잡으며 사후적 설명이나 할 줄 아는 지식인은 무능합니다. 대중의 힘과 정치의 역동성을 읽지 못하는 먹물의 한계입니다. --- p. 14
요즈음 박 대통령을 보고 있노라면 초등학교 친구가 떠오르며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초등학교 시절의 사지선다형 문제는 이론적으로 보자면 답을 찍기만 해도 확률적으로 4분의 1은 맞아야 한다. 그러나 그 친구는 답을 몰라 찍으면 틀린 답만 골라 찍는, 특이한 ‘재주 아닌 재주’가 있어 꼴찌를 도맡아 했다. 박 대통령도 꼭 그 꼴이다. 박 대통령의 인사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에 찍어도 찍어도 그렇게 틀린 답만 골라 찍는 것도 재주’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골라도 골라도 그렇게 문제 있는 사람들만 골라 선택하기도 정말 어려운 일이다. --- p. 108 진보 정당의 성장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더민주 같은 자유주의 정당들이 좌클릭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른 양극화가 냉전적 보수 세력의 지지 기반(‘강북 우파’)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정책에 대한 발본적인 반성과 청산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까지 유지된 ‘노동 없는 복지’ 노선에서 ‘노동 있는 복지’로 바꿔야 한다. 진보 정당은 민주노동당으로 상징되는 진보 정당 운동 3기를 끝내고 새로운 순환을 시작해야 한다. 과거의 ‘친북 노선’을 넘어서고 비정규직, 청년 세대, 이주 노동자를 포괄하는 노동운동의 재구성, 여성운동, 환경운동 등을 포괄하는 무지개 연합을 추구해야 한다. 진보 정치를 통해 신자유주의와 보수 독점 정치의 결과인 사회 양극화를 해소해야만 시장의 낙오자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형 파시즘의 기반을 해체할 수 있다. 정상적인 좌우 두 날개로 나는 정치,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다. --- p. 158 문재인 진영과 야권이 신자유주의 노선을 답습하는 한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김대중·노무현의 ‘헬조선 1기’, 이명박·박근혜의 ‘헬조선 2기’에 이어 ‘헬조선 3기’가 시작될 뿐이다. 그러면 수그러든 박정희 향수는 다시 살아나고 제2, 제3의 박근혜 또는 ‘한국판 트럼프’가 나타날 것이다. 사실 박정희 향수가 살아나고 박근혜 정부가 탄생할 수 있던 것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민생 파탄 때문이다. 1997년 대선에서 가난한 사람일수록 김대중을 찍었지만 10년 뒤 대선에서는 가난한 사람일수록 이명박을 찍었다. 시민들이 이룩한 민주 혁명을 탐욕스럽고 무능한 야권이 말아먹은 4·19 학생 혁명, 1980년 봄, 1987년 6월 항쟁의 비극을 이번에는 반복해서는 안 된다. --- p. 197 촛불도 한국예외주의에 따른 대의제의 실패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직접민주주의의 강화도 중요하지만, 질 나쁜 대의제를 질 좋은 대의제로 바꿔야 한다. 이미 헌법재판소가 인구 편차 2 대 1을 넘는 선거구 획정이 위헌이라고 했다. 과거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11퍼센트였는데 의석은 3퍼센트에 불과했다. 현재 정의당도 6퍼센트 지지율을 얻었는데 의석은 2퍼센트다.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은 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을 갖고 있다. 진보 정당에 던진 표는 보수 정당에 던진 표에 견줘 4분의 1밖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 이런 위헌적 선거 제도를 고쳐야 한다. --- p. 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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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사람의 사색을 엿보다 ? ‘비주류의 비주류의 비주류’ 손호철의 사색
색깔 있는 사람, 손호철의 사색(思索)은 사색(四色)이다. 때로는 상대를 사색(死色)으로 만드는 날카로운 논쟁을 벌이지만, 각자의 사색(思色)을 존중하는 태도에는 진보를 향한 낙관주의가 짙게 드리워 있다. 그런 낙관주의를 바탕으로 삼아 ‘비주류의 비주류의 비주류’로 살아온 개발 독재 세대의 한 지식인이 정년퇴직이라는 강제 종료 상황을 마주했다. 1차 레이스를 담담히 끝낸 멀티플레이어가 새로운 순환을 향해 삶과 생각을 리부트한다. 2018년 정년을 맞아 대학을 떠나는 손호철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매력을 지닌 사람이다. 독단에 빠지지 않는 진보적 학자, 날카로움과 따뜻함에 기민함이라는 미덕을 두루 갖춘 저널리스트, 차별받고 억압받는 민중들 곁을 지키는 거리의 실천가, 경계를 가로지르는 교양인이라는 면모를 모두 지닌 르네상스형 지식인이다. 그림을 그리고, 문학과 음악과 미술 평론을 하며, 사진을 찍는가 하면, 다작과 달필을 자랑하는 저술가다. 이른바 ‘학진 체제’가 자리를 잡기 전에 학문적 정세에 개입하며 쓴 짧고 긴 논문부터 그때그때 한국 사회의 쟁점들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정치 평론, 분과 학문의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 폭넓은 주제 의식과 자유로운 글쓰기를 보여주는 인문학적 에세이, 정치 기행이라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 여행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많은 글을 쉬지 않고 썼다. 화가를 꿈꾸던 까까머리 고등학생 미술학도에서 학자, 저널리스트, 실천가, 교양인 등 네 가지 빛깔을 고루 지닌 한 사람의 삶과 생각이 ‘손호철의 사색’이라는 새 옷을 입고 독자들을 찾아간다. 1991년부터 2017년까지 한 달 평균 2.5편을 쓴 정치 평론집 5권, 길고 짧은 논문집 7권, 청년 시절의 감수성에서 출발해 즐거움의 원형을 찾아가는 에세이 1권, 전문가 수준의 사진을 곁들인 여행기 2권, 지성사를 겸한 자서전 1권까지 모두 16권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